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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변화 : 미국은 왜 오바마를 선택했는가 - 가장 미국적인 인물이 밝히는 미국의 가장 감추고 싶은 치부들
뉴트 깅리치 지음, 김수진.김혜진 옮김 / 지상사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영원할것만 같던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이 흔들리고 있다. 전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문화까지도 지배하고 있는 미국에서 촉발된 금융위기는 상상한 것 이상으로 세계 곳곳의 많은 나라에게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간 우리에게 비춰져왔던 미국의 모습은 강력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가장 이상적인 시스템의 민주주의 바로 그것이었고 그러한 미국은 언제나 자신들의 이념을 내세워 세계변화의 중심에 서 있었다. 언제나 다른 나라의 변화만을 강요해온 미국이지만 위기는 미국에도 찾아왔고 미국 역시 이제는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공화당 출신의 뉴트 깅리치 전 연방 하원의장은 현재의 미국을 지배하는 정치 사회적 시스템이 부패와 붕괴 그리고 재앙의 지름길에 놓여있다고 경고한다. 그리고 그러한 불합리한 시스템이 계속 이어진다면 앞으로의 미국엔 그 어떤 희망도 없을거라 단언하며 생존을 위한 변화를 추구해야 함을 이 책 <진정한 변화>를 통해 밝히고 있다.
깅리치는 정치인이고 공화당 소속의 주축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속한 공화당의 입장도 그렇다고 민주당의 입장도 대변하지 않는다. 두 정당 모두가 현재의 미국을 잘못 이끌어가고 있다고 판단한다. 우선 그는 자신의 공화당에 대한 철저한 비판으로 책을 시작한다. 1950년대이후 민주당은 언제나 의석수에서 공화당보다 다수의 위치에 잇었다. 하지만 깅리치가 주축이 된 1994년의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서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한다. 그는 그것이 우연이 아닌 철저히 계산된 전략의 결과물이라 자평한다. 하지만 오랜기간 소수당으로 지내왔던 공화당에게는 그 승리가 결국 단발성으로 그치고 만다. 그 과정을 통해 저자는 자문단 중심의 공화당구조를 비판하기에 이른다. 민주당 역시 강력한 노조의 입김때문에 제대로된 정책을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결국 자신들의 자리 지키기에 급급했던 미국의 정치들이 오늘의 상황을 만들게 된 것이라 그는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를 교육정책의 실패와 디트로이트의 몰락으로 증명하고 있다.
저자 깅리치는 미국의 위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 이야기 한다. 건국이후 많은 위기가 있었음에도 그때마다 난국을 헤쳐나왔던 것은 자신들에게 맞는 새로운 시스템을 설계하기 위해 많은 부분에서 커다란 변화를 이끌어 냈으며 그때마다 성공적으로 변화를 이루어 냈기 때문에 오늘의 미국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모든 바탕에는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원칙'에 기반을 두고 그것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형태로 권력을 조직화해야 한다면서 성공적인 줄리아니 뉴욕시장의 정책과 미국의 대 이라크 정책을 비교하여 비판하고 있다. 저자 깅리치가 이 책을 통해 가장 많은 지면을 할애해 비판하는 대상이 바로 실패한 정부관료주의의 모습이다. 워싱턴의 엘리트들이 합의한 성공에 대한 정의가 평균적인 미국인들과는 너무나 다른 현실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진정한 변화라는 책의 제목처럼 진정한 변화가 일어나려면 그에 걸맞는 진정한 해결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깅리치는 현재 미국사회의 여러가지 정책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하고 자신이 주장하는 해결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의 몫이라 할 수 있는 균형적인 예산집행과 사회보장, 이민정책, 사법제도 그리고 국가안보와 의료체계, 교도소 문제까지 그의 다양한 문제제기와 현실을 통해 오늘날의 미국이 어떠한 시스템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미국 국민은 현재의 실패를 만회하도록 다함께 헌신하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대변해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야 하는 도덕적 의무를 지니고 있다."
책은 어쩌면 가장 전형적인 미국인에 의해 쓰여졌기에 철저히 미국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언제나 그랬듯이 미국인들에게는 희망이 있고 선천적으로 옳은 것을 추구하는 대중들이 있기에 미국이 세계 제일의 자유롭고 성공한 나라로 남을 수 잇다는 그의 말은 그러한 그의 견해를 대변하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그가 이야기하는 수많은 공공정책의 실패를 통해 특정 이익단체들을 위한 미국정부의 불합리한 면모가 보이기도 한다. 견고한 관료주의는 비단 미국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소위 철밥통이라 불릴만큼 공무원 사회는 그 누구의 간섭도 제재도 없이 견고할 뿐이다. 그 안에서 어떠한 불합리와 부조리가 양산되는지 일반 국민들에게는 그저 먼 이야기일 뿐이다.
분명 미국은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은 어쩌면 그것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것 역시도 미국 국민들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국민들을 위하지 않는 체제를 바꾸는 무서운 힘을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저자가 말하는 진정한 변화 역시 국민들이 주축이 되는 것이다. 국민들 모두가 진지하고 새로운 건강한 토의로 부터 모든 정치적 사회적 변화를 시작할 수 있다는 그의 말이 이제는 우리에게도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