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뼈 - 마키아벨리와 다 빈치가 펼치는 고도의 두뇌추리
레오나르도 고리 지음, 이현경 옮김 / 레드박스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중세를 암흑으로 몰아넣었던 봉건제가 서서히 무너지면서 12세기의 이탈리아에는 새롭고도 이질적인 정치단위와 정치체제가 생겨난다. 주변의 작은 도시들을 통합하면서 생겨난 '도시국가'라 불리우는 새로운 형태는 끝없는 그들간의 경쟁과 세력다툼으로 인해 계속되는 전쟁을 야기하기도 했다. 그 격렬한 분쟁속에서 거대한 금융자본을 토대로 피렌체의 전제정권이었던 메디치가가 결국 15세기말 민중들의 봉기에 의해 추방당하고 공화정이 복구된다. 반란 지도자 피에로 소데리니는 <군주론>으로 유명한 마키아벨리를 최고 서기장에 임명한다. 르네상스의 돌풍이 휘몰아치는 혼란의 시기 그 가장 중심에 서있던 마키아벨리를 주인공으로 레오나르도 고리의 팩션 <신의 뼈>는 시작된다.

 

르네상스를 이야기할때 빠질 수 없는 인물이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로 대표되는 르네상스 3대 화가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다 빈치는 조각, 건축, 토목, 수학, 과학, 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면에 그 재능과 업적을 남기면서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천재적인 화가이자 과학자 그리고 사상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 그는 대중들에게 그리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았을 정도로 신비로운 삶을 살아간 인물이기도 하다. 많은 팩션에서 그를 다루는 것은 중세의 이탈리아를 이야기할때 그를 빼고는 이야기할수 없을 정도로 그가 흥미로운 인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 <신의 뼈>는 다빈치가 만년에 이르러 인체에 관한 관심을 기울였던 점에 착안하여 이야기를 풀어 낸다.

 

1504년 피렌체 공화국의 작은 항구도시 리보르노에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정도로 많은 원숭이떼가 나타나고 도시는 공포에 휩싸인다. 그 혼란을 비집고 겨드랑이에 큰 책을 끼고 달리는 한 남자와 그를 쫓는 자들의 추격전이 시작된다. 그는 어딘가에 그 커다란 책을 넘겨주었지만 이내 추격자들에게 살해되고 만다. 같은 때 피렌체 공화국 최고 서기장 마키아벨리는 이웃 도시 피사를 압박하기 위해 건설중이던 아르노 강의 운하현장에서 시체가 발견되고 하얗게 석회를 바른 나무에 메세지가 남겨졌다는 것을 이번 여행을 동행했던 젊은 귀족 두란테와 그의 아름다운 아내 지네브라와 함께 지켜보고 있다.
'악마의 비밀 무기는 마키아벨로의 엉덩이에나 꽂혀라.'
발견된 시체는 아프리카 흑인 4구와 거대한 고릴라의 시체 하나이다. 이미 부패가 시작된 시신들은 누군가 해부한 흔적이 보안다. 마키아벨리는 그것이 운하 건설의 총책임자이며 마에스트로라 불리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 의해 이루어졌음을 직감한다. 현장감독은 그에게 다빈치가 이미 가지고 있던 모든 책을 갖고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이야기한다. 이제 피사인들이 이야기하는 비밀무기와 공사장에 던져진 고릴라와 흑인의 시체 그리고 사라져버린 다 빈치까지 이제 모든 사건의 해결은 마키아벨리에게 있는듯 보여 진다.

 

두란테는 해부에 관한한 자신이 다 빈치의 거의 유일한 제자임을 밝히고 발견된 시체들을 다시 해부하고 무언가 메세지를 발견다. 스승의 흔적을 쫓아 찾아간 철학교수 펠리포 델 사르트의 집에서는 수많은 뼈와 함께 대들보에 목을 매단 그의 시체만이 발견된다. 그리고 두번째 메세지가 이어진다.
'지옥에서 온 끔찍한 메세지'
두란테는 스승이 곤경에 빠졌음을 직감하고 몰래 현장을 빠져 나간다. 마키아벨리와 지네브라는 두란테의 뒤를 쫓지만 그 역시 차가운 시체로 발견된다. 그리고 역시 해부한 흔적이 있는 그의 몸엔 또다른 메세지가 있다.
'구하면 찾을 것이다."

 

알 수 없는 메세지를 쫓아 마키아벨리와 좀처럼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인 지네브라의 여정은 계속된다. 그 과정속에서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두란테가 가지고 다니던 작고 오래된 기도서에 그가 남긴 메세지의 비밀은 과연 무엇이고 무엇때문에 다 빈치는 쫓기고 있는 것일까.
'레오나르도에게, 철학은 실증의 이름으로 진실에 반대할때만 무기의 힘을 갖는다. 철학은 씨앗의 변화를 따른다.'

 

그다지 어울려 보이지 않는 인물인 마키아벨리와 다빈치를 연결했을 만큼 소설은 커다란 비밀을 지니고 있는듯 보여진다. 교황과 술탄을 비롯한 많은 통치자들이 다 빈치를 쫓고 있기에. 하지만 의외로 소설의 서술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힌트가 남발되기에 이미 그 비밀에 대해 추론이 가능해 보인다. 물론 당대에는 그 모든 사람이 지켜내야 할 만큼의 엄청난 비밀이었을런지는 모르나 소설을 읽고 있는 현재의 독자들에게 그 비밀은 그다지 그리 크게 와닿지는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숨겨진 다 빈치의 비밀보다는 그를 쫓는 과정이 더욱 흥미진진해 보인다. 또한 소설에 또하나의 중요한 인물이기도 한 지네브라의 정체를 알기 위해서는 당시의 복잡했던 이탈리아의 정치구조에 관한 이해가 필요할듯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숨가쁘게 전개되는 속도감은 물론이며, 신비로운 인물 다 빈치 뿐만 아니라 강력한 군주 밑에서 이탈리아가 통일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마키아벨리의 젊은 시절 흔적 역시도 우리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해 보이는 작품으로 기억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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