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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첨론 - 당신이 사랑하고, 시기하고, 미워하는 사람 모두에게 써먹고 싶을 128가지 아첨의 아포리즘
윌리스 고스 리기어 외 지음 / 이마고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우리 인간들은 살아가면서 많은 것들을 필요로 한다. 물론 물질적인 요소도 중요하겠지만 결코 정신적인 요소를 간과할수는 없다. 그것은 어떠한 일에 부딪혔을때 개인적인 능력이나 가능성 이외에 정신력이라는 알 수 없는 요소가 작용하고 그것이 바로 일의 성사에 지대한 공헌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에 따라서 신중한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들은 흔히 그때그때의 기분에 따라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그러한 한때의 기분이나 정신들은 주위에서 들려오는 한마디로 인해 급작스런 상승을 보이기도 한다. 그것이 바로 아첨이다. 아첨이란 단어의 사전적인 의미는 '남의 환심을 사거나 잘 보이려고 알랑거리는 것'이다. 물론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도 아첨은 소인배나 하는 행위로 경멸받고 멸시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 성공하거나 자신의 꿈을 이룬 이들 중에는 아첨을 교묘히 이용한 사람이 무수히 많았음을 이 책 <아첨론>은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대 출판부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윌리스 고스 리기어는 <아첨론>을 통해 아첨의 역사와 아첨의 기술을 정리하며, 아첨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결코 비겁한 것이 아니며 얼마든지 성공전략의 하나로 채택할 수 있는 요소라 주장하고 있다. 또한 그것은 '힘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우리가 즐겨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자 도구'이며 그것은 인간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였다고 주장한다. 그것을 저자는 동서고금의 수많은 책에서 인용한 문구들을 이용해 증명해 낸다. 하지만 저자가 제시한 128가지 아첨의 법칙들은 그저 옛 문헌에서 빼내온 한마디의 문구로만 우리들에게 와닿지만은 않는다. 왜냐하면 저자가 인용하는 아첨은 시대를 바꿔놓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하기도 했으며 그것은 고대 그리스와 중국 뿐만 아니라 나폴레옹의 시대나 히틀러의 시대에도 여전히 존재했다. 때로는 아첨을 통해 이권을 가질수도 있었지만 그 위험요소로 인해 파멸로 이끈 경우 역시 많았음을 저자는 잊지 말아야 할 것 이라고 충고 하기도 한다.
이 책은 단순히 아첨의 역사만을 기술한 책이 아니다. 실제 우리 생활에서 아첨을 이용하는 적극적인 방법까지도 제시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아첨하는 사람은 위생, 취향, 친근함, 신중함, 사전조사, 타이밍이라는 여섯가지의 기본적인 요소를 연습해야 한다고 한다. 즉, 칭찬을 하면서 구취를 풍기거나 침을 튀긴다면 아무리 듣기 좋은 아첨이라도 결코 좋게만 들리지는 않기에 위생에 철저해야 하며, 아첨을 해야하는 상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야만 그 포인트에 맞는 아첨을 할 수 있으니 취향을 알아야 한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아첨하는지 하나씩 반응을 살펴보는 친근함과, '세력가라는 사람은 명목상일 뿐 실세는 그 아랫사람인 경우가 많다'라는 말에서 볼 수 있듯 실권을 누가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는 신중함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또한 상대방이 어떠한 시점부터 더 이상 귀를 기울이지 않는지 그 범위를 측정하는 사전조사와, '작별인사 할 때 상대가 거듭 되새길 귀에 쏙 들어오는 말을 하라'라는 말 처럼 여운이 오래 갈 수 있는 최고의 찬사를 남기기 위한 타이밍 역시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하기도 한다.
책에는 갖가지 아첨에 관한 명언들이 줄을 잇고 있다. '보상을 기대하는 칭찬이 아첨이다'처럼 아첨의 극명한 성격을 드러내는 말이 있는가하면 아첨도 과학이라는 흥미로운 주장까지도 펼친다. 물론 아첨이라는 단어 자체에서 풍기는 강한 부정적인 뉘앙스 때문에 저자는 아첨의 긍정적인 면을 전면에 내세우기는 한다. 하지만 저자는 아첨의 부정적이며 위험한 요소들을 잊지 않고 충고 하기도 한다. 아첨은 마약처럼 작용하기도 하며, 아첨은 전염과 함께 앙심을 낳을 수 있으며, 결국에는 부패하고 거만과 탐욕이라는 파멸로 이끌수도 있음을 경고하기도 한다.
'모든 인간관계에 맛과 향을 더해 주는 것이 아첨이다'라는 에라스무스의 말처럼 적당한 아첨은 서로가 서로에게 전할 수 있는 최고의 칭찬임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그러한 의미의 연장으로 '칭찬을 받으면 그 값을 하려는 마음에 우리는 장점을 더 키우려고 노력하고, 재치나 용기 또는 외모를 칭찬받으면 그것을 더 발전시키려 힘쓴다'는 프랑스의 사상가 라로슈푸코의 말은 과연 우리가 아첨을 어떻게 이용하여야 하는지 보여주고 있는 말인듯 하다. 저자 역시 말미에 이 책을 읽은 보답으로 가족과 친구에게 멋지게 아첨할 수 있으면 한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이제 저자가 이끄는 대로 아첨의 끝인 명예든 불명예든 그 끝을 향해 나아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