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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의 리더십 - 열린 대화로 새로운 현실을 창조하는 미래형 문제해결법
아담 카헤인 지음, 류가미 옮김 / 에이지21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분쟁이란 언제나 있어왔던 서로간의 충돌이며 그것은 조금이라도 자신의 이익을 확보하려는 개인 혹은 그 개인이 소속된 집단의 양보할 수 없는 존재의지이기도 하다. 그렇게 서로 다른 두 개의 견해가 맞부딪히면서 발생하게 되는 분쟁은 힘의 우위에 의해 강제적으로 판가름나거나 아니면 그대로 만성적으로 해결이 되지 않은채 고질적인 문제거리로 남게 된다. 우리는 그러한 어려운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지만 서로 다른 방향만을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에서 절충을 찾기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님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지금도 세계곳곳은 첨예한 대립이 진행중이며 각 이해 당사자들은 자신의 입장만을 내세워 조금의 양보도 없이 대치하고 있다. 지난 20여년간 그러한 분쟁과 갈등의 현장에서 직접 그들과 부딪히며 함께 대화하고 토론하는 워크숍을 진행했던 아담 카헤인은 이 책 <통합의 리더십>을 통해 그러한 갈등의 해결에 또다른 방법이 있음을 이야기하려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들어갔던 직장에서 저자는 파벌과 왜곡이라는 불합리를 직접 경험하게 되고 결국은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 다음으로 그가 선택한 직장이 세계적인 석유회사 쉘이었다. 그곳에서 그는 경영진의 창조성을 자극하고 사고방식을 넓히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욕을 넓혀줄 아이디어를 생산해내 그들의 토론능력을 높여주는 일을 하게 된다. 그 방법중의 하나가 바로 시나리오를 만드는 것이었고 그것은 그가 이후에도 많은 분쟁의 현장에서 대립을 막고 보다 진지한 토론이 이루어질수 있게 만드는 최고의 방법이자 수단으로 이용하게 된다. 그는 그일을 진두지휘하는 자보르스키를 만나게 되면서 현실적이기만한 자신의 과학적 사고방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직감하게 되고 그의 지도를 통해 자신이 대학시절 꿈꾸었던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 다시금 살아나는 것을 느끼게 된다.
1991년 중반 회사가 시도하는 새로운 시나리오의 기획팀을 돕기 위해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보내진 그는 워크숍의 진행을 맡게 되면서 보다 현실 참여적인 시나리오를 비로소 접하게 된다. 아파르트 헤이트라는 지독한 분리정책이 서서히 풀어지는 시점에서 그때까지 억눌려만 있던 다수의 흑인들은 몽블레라는 곳에 모여 저마다의 다양한 견해를 내세우며 부딪히기 시작한다. 그러나 저자는 그들이 남아공화국이라는 그들의 국가의 현재 상황이 잘못되었다고 느끼고 그것을 고치는데 헌신하기 위해 이 워크숍이 기획되었음을 알고 있었고, 얼마전까지만해도 죽느냐 사느냐하는 격렬한 투쟁을 하던 그들이 밝고 창조적이고 열린 마음으로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것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게 된다. 그에게 몽플레 기획은 놀라운 발견이었고 새로운 깨달음이었던 것이다. 결국 그는 그들의 열정과 열린 마음에 반해버린 저자는 쉘이라는 안정된 직장을 포기하고 그곳에 남을 것을 결심한다. 그리고 몽플레 기획이 왜 그토록 중요했는지 어떻게 워크숍 참가자들은 그러한 일을 해낼수 있었는지 고민해보게 된다. 그는 자신의 전공인 물리학적인 분석을 통해 그는 몽플레 기획이 중요하고 특별했던 이유가 그들이 사회를 창조적으로 혁신하는데 매우 알맞는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이으며, 또한 워크숍 참가자들이 그러한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냈던 원동력이 말하기와 듣기를 통해 이루어졌음을 알게 된다.
우리는 상대방과 어떠한 논쟁을 할 때 결코 상대방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것은 마음속에서 미리 결정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가 가장 간과하고 있는 말하기와 듣기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이해를 도우려 노력한다. 폭력이 난무하던 콜롬비아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그는 참여조차 하지 않으려던 좌파 게릴라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 워크숍에 참여하는 데 유일한 조건이 있다면 그것은 기꺼이 자신의 주장을 말하고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겁니다."
남아공화국의 몽플레 기획이 직접적으로 나라를 변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데 비해 콜롬비아에서의 워크숍은 그들의 나라에서 벌어지는 폭력을 해결해내지는 못했지만 상대편을 믿고 신용하며 안전하게 대화할 수 있는 자리로 그들을 이끌어 냈다. 무엇보다도 솔직함이라는 요소가 그들을 대화로 이끌어낸 것이다.
저자는 열린마음으로 듣는 것이 모든 창조의 바탕이라고 이야기하며 혁신적인 프로그램으로 사업을 이끌었던 제록스의 부사장 존 엘터의 말을 인용한다.
"열린 마음으로 듣는 것, 그게 전부입니다... 진짜 어려운 문제는 사람들 사이의 권력투쟁을 해결하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고 타협하는 일이죠... 우리가 열린 마음으로 듣지 않는다면, 우리는 전혀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없을 겁니다."
말하기와 듣기를 통해 우리는 세상과 소통한다. 하지만 그저 쉽사리 내뱉고 남의 이야기들어도 스쳐 지나가듯 흘려보낼 뿐이다. 하지만 우리가 처한 상황속에서 새롭고 보다 나은 미래를 창조해내기 위해서는 잠재되어 있는 최상의 가능성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과테말라에서 벌어진 비젼 과테말라 워크숍에서 저자는 오차에타라는 인물을 통해 감정이입과 신성에 대해 배우며 마침내 치유라는 문제해결에 대해 인식하게 된다.
현재 우리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 역시 소통의 부족에서 왔음을 우리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 그것은 소수의 권력자와 리더에 의해 지금껏 진행되어 왔던 문제 해결에 이제 모두가 대화로 문제해결을 해야 함을 주장하는 것이다. 단방향적인 정책만을 고집해왔고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던 우리들에게 어쩌면 지금의 혼란은 앞으로 더 나은 미래로 가는 새로운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대화가 부족하고 좀처럼 남의 말을 듣지않으려 하는 지금의 분위기에 이 책은 어쩌면 새로운 돌파구를 만드는 해결책이 되어 주지는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