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대답해주는 질문상자
다니카와 슌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이레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문명이 발달하고 급속도로 빠른 정보화시대가 도래하면서 우리들은 이제 적어도 과학적인 요소에서는 많은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냈고 또한 그것들은 이미 정답이라는 설득력을 얻어내고 있다. 그러나 우리들의 일상속에서 벌어지는 많은 사회현상과 인간관계 등 실질적으로 우리가 사회속에서 살아나가는데 발생하는 많은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의문에 부딪히곤 한다. 물론 그때마다 각자가 지금껏 터득해왔던 방법들을 이용해 그 의문들을 해결하려 하겠지만 우리에게 던져진 그 의문들은 어쩌면 애초부터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기에 우리는 그 명쾌한 답을 쉽게 얻어내지는 못한 것 같다.

 

이 책 <무엇이든 대답해주는 질문상자>는 평소에 우리가 알고 싶었던 여러가지 의문들에 대해 일본의 시인이자 작사가로 유명한 다니카와 슌타로가 답을 해주는 형식으로 엮어진 책이다. 질문을 하는 사람들의 연령대는 아이부터 할아버지까지 다양하며 질문의 분야 역시 단순한 질문에서부터 뭔가 철학적 메세지를 요구하기까지 다양하기만 하다. 현명한 이웃집 할아버지같은 다니카와의 답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살아가면서 그동안 가졌던 몇몇의 의문에 대한 해답을 얻어낼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자리에서는 화를 내지 못하고 나중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는 질문에 대해서 그것마저 자신의 개성으로 삼으면 이후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답변이나 반대의견을 들었을때 흔들리는 마음을 갖기보다는 자신이 옳다라는 보다 건강하고 건설적인 믿음을 가지라는 대답은 질문에 대해 신중하게 답변하는 저자의 생각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귤, 수박, 달, 지구 등 왜 둥그런 것이 많냐는 질문에 대해서 '둥그런 것은 더는 손을 댈 필요가 없을 만큼 그 자체로 완벽하다는 느낌을 준다' 는 어쩌면 철학적이면서 명료한 답을 제시하는 것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철학적이나 신중한 답을 요구하는 질문들보다 이 책을 더욱 재미있게 만드는 것은 조금은 황당한 질문들에 대한 저자의 유머넘치는 답변들이다. 자신은 죽기싫다며 사람은 왜 죽냐는 여섯살짜리 꼬마의 질문에 대해서 일단 같이 부둥켜안고 울겠다는 답이나 왜 매일 목욕을 해야 하냐는 스물여섯살짜리 아가씨의 질문에 대해서 어쩌다 이런 질문을 하게 되었냐며 자신도 매일 목욕을 안한다고 답하는 저자의 재치넘치는 답은 실로 웃음을 자아내게 하기도 한다.

 

저자 다니카와 슌타로는 이러한 질문과 대답이 재미있긴 하지만 인생상담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라 이야기 한다. 아마도 그것에는 정답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독자들의 질문에 대답해나가면서 저자는 기쁜 마음으로 임할 수 있다고 말하며 이웃의 마음을 이해하는 기분으로 답변을 작성했다고 말한다. 그러기에 이 책은 모두가 공감할 만한 답을 제시해주고 우리에게 보다 넓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열린 마음을 제시하고 있는 듯 하다. 인터넷 웹상에서 이 친절한 할아버지의 답변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니 뭔가 어려운 질문을 한 번 해보면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