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계사를 뒤흔든 16가지 발견
구드룬 슈리 지음, 김미선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인간이 이 땅의 주인이 되어 역사시대를 맞이한 이래 인류는 실로 엄청난 변화를 겪어 왔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위대한 발견과 발명이 항상 동반되기도 했다. 그러한 발견들에는 시대를 앞서가는 선구자의 공도 물론 크긴 했지만 그와 아울러 우연에서 발견되는 요소들 또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그러한 발견들을 단순한 우연이라고 할 수 만은 없는 것은 그러한 위대한 성과를 이루어낸 사람들의 노력이 계속되었기에 그들은 우연이라는 요소를 필연으로 바꾸어낸 결과를 이끌어내지 않았을까.
이 책 <세계사를 뒤흔든 16가지 발견>은 독일 밤베르크 대학의 구르툰 슈리 교수가 인간이 살아오면서 카다란 전환점을 맞을만큼 중요한 발견들을 한데모아 16가지 소재로 엮어낸 책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무엇인가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열린 눈으로 세상을 응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기에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혜와 통찰력을 보다 창조적으로 해석해내야 한다고 저자는 또한 강조하기도 한다. 그러한 마음가짐을 바탕에 둔 세심한 관찰과 과정이 이어지면서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얻어내기도 하며 또한 그러한 시도끝에 우연은 과학적으로 재해석되어 우리 인류에게 커다란 선물로 되돌아 오는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다양한 분야의 발견들을 소개한다. 인간의 문화와 역사, 과학 뿐만 아니라 보다 세세한 고고학, 건축학 등의 분야까지 세심한 자료를 열거하며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로마의 포도밭 아래에서 평범한 농부 프레디스에 우연하게 발견된 라오콘 군상은 당시의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많은 논쟁을 낳기도 했다. 그러한 논쟁들은 예술연구라는 분야의 많은 발전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휴가차 등산을 하던 부부에 의해 우연히 발견된 아이스맨이라 불리우는 외치는 고고학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가장 오래된 인류의 조상을 만날수 있다는 작은 흥분을 가져다 주기도 했다. 그저 눈속에 파묻힌 시체라고만 생각되었던 외치는 얼음속에 숨겨진 세계유일의 신석기 시대 미이라였던 것이다. 그러한 발견은 당시에 살았던 인류의 조상들의 삶과 죽음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게되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발견된 포유류라고 알려진 오카피는 문명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엄연히 존재하고 있던 동물이었다. 그것은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루는 마다가스카르의 실러캔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오카피와 실러캔스는 그를 추적하는 학자들의 노력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으며 그들의 그러한 성과에 의해 우리는 그들을 만날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현재의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될 현대과학의 혜택중의 하나인 X-선은 뢴트겐이 그저 우연하게 발견했다고 단정지을수만은 없다. 또한 전쟁의 상흔에서 고통받고 있던 인류를 구원하게 해준 페니실린 역시 플레밍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었지만 그 역시 우연이라고 할 수 만은 없을 것 같다. 그것은 그들이 그러한 결과를 얻어내기까지 얼마만큼의 노력을 기울였는지에 대해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본다면 충분히 증명될 수 있을 것이다. 뢴트겐은 연구자가 되는 과정에서 많은 시련을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광선연구에만 초점을 맞춰 끝내 인류사의 커다란 성과를 남긴 것이다. 플레밍 역시 군복무시절 즐겨했던 폴로경기에 호감을 느끼고 찾아간 병원이 마침 세균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던 곳이었기에 그러한 성과를 거두게 된다. 누구나가 하찮게만 여기던 곰팡이에서 인류를 구원한 커다란 발견을 이뤄낸 플레밍의 업적은 우리들의 삶에 커다란 진보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인류에게 커다란 혜택을 주었으며 우리가 평소에 알고 싶어했던 것들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각각의 장에서 보다 깊이있게 다루어지지는 못한채 끝을 맺는다. 물론 이 책이 대중적인 교양 역사서를 지향하고 있기에 보다 전문적인 내용을 요구할 순 없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사실들 보다는 흥미로운 몇가지에 집중하여 탐구했었더라면 좀 더 내실있고 풍성한 책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또한 아무리 독일인이 저자라고는 하지만 제목을 세계사를 뒤흔든 발견이라고 지은 만큼 보다 넓게 시각을 돌려보았으면 어떠했을까란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만약 저자가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세계사는 일방적으로 서양중심으로만 흘러왔다는 결론밖에는 유추할수 없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