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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386 - 진짜가 온다 2035세대!
커밍아웃 2035 편집부 엮음 / 메카북스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우리 국민들은 다시 한번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날의 많은 문제제기와 논란을 뒤로 하고 10년만에 우파 보수주의에 다시 한번 정권을 넘겨주는 선택을 감행했다. 그리고 지금 그간의 패배감에서 벗어나 새로운 희망의 꿈을 키우려 하고 있다. 그것은 결과론적으로 지난 10년 개혁적 성향의 좌파정권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됐다. 경제가 바닥에 떨어지고 국민들의 실생활에서 느끼는 차가운 한기는 이전의 시대보다 더욱더 냉혹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대다수의 국민이 그것에 동조하고 또한 결과가 그렇게 나타났기에 어쩌면 그것은 당연한 이치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과연 현재의 암울한 경제상황들이 모두 이전정권들만의 탓일까. 또한 386으로 대표되는 세대들이 중심에 서있던 지난 세월은 과연 그들의 무능함을 보여주는 그저 잊고 싶은 지나간 세월일까. 또한 현재의 냉소주의적 가치관들이 386이라는 세대가 만들어낸 결과적 산물이기에 그것을 딛고 일어서야 하는 이후의 세대인 2035세대에게 너무나 힘든 고통만을 안겨주는 것일까. 이러한 암울한 때에 포스트386이라 일컬어지는 2035세대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세상은 과연 어떤 것일까.
<포스트386 진짜가 온다 2035세대>라는 책의 표지에는 386세대를 넘어 2035세대의 독립을 선언하고 2035세대의 정체성을 말하고 2035세대의 권리를 찾기 위해 이 책이 쓰여졌다는 광고카피가 붙어있다. 어쩌면 너무나도 시대적인 관심을 끌수있는 소재이기에 쉽게 손이 갈 수 있는 책이다. 나 자신이 어떤 세대이기를 논하기전에 이전의 시대에서도 세대간의 충돌은 언제나 있어왔고 새로운 세대의 출현은 우리사회의 내일을 바라볼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책의 구체적 논점은 당연히 새로운 세대인 2035에게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그러나 이 책의 대부분은 386이라는 집단의 폄하에 그 모든 초점을 집중시키고 있다. 억눌려왔던 그들은 87년의 항쟁 하나의 이 사회의 모든 기득권을 쟁취했으나 이후의 시대에 대해서는 아무런 준비가 없는 집단이었고 실제 정권의 중심부에 들어서는 수없이 많은 실패와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전반에 지울수 없는 상처만을 남겼다고 주장한다. 또한 각종 철학적 이론을 동원해 그간에 있었던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심리학적 분석까지 동원하기도 한다. 결국 그것은 386이란 집단의 아집과 독선에서 비롯되었고 결코 앞으로나 뒤로나 쉽게 섞일수없는 그들만의 괴리감중의 하나였다고 분석해 버리기도 한다.
과연 386이란 무엇일까. 현재 지금의 시대적인 담론들은 그들의 실패만을 주장하기도 한다. 나아가서는 그러한 연장선상에서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표현을 쓰기도 한다. 10년의 세월동안 모든 사회의 중심에는 386이라는 불리우는 이전의 저항적 시대정신을 계승한 세대들이 자리잡고 있었기에 그러할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 새로운 세대들의 출현은 기존의 기성세대들에게는 그저 지나가는 시대의 물결이라 치부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419세대는 그들의 손으로 설익지만 민주화라는 우리국민들이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시대를 열어냈고, 6.3세대는 굴욕적인 한일회담에 반대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온국민들에게 전했다. 서슬퍼런 박정희정권 아래의 70년대 학번들은 희망의 내일을 꿈꾸었지만 그들이 할수 잇는 거라곤 그저 냉소적 낭만주의 아래 짓는 쓴 웃음 뿐이었다. 유신시대의 종말과 함께 어렵게 찾아온 서울의 봄은 그러나 그 꽃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다시 한번 군부독재라는 어둠속으로 국민들을 밀어냈다. 저항하던 젊은이들은 마침내 87년 민주항쟁으로 거리로 쏟아져 나온다. 그들은 결코 치밀한 계획하에 거리로 나온 것이 아니다. 시대의 요구였고 부름이었기에 강의실에 앉아 한가히 수업을 들을 수 없었고 그들은 마침내 그들이 원하는 민주화라는 것을 이뤄냈다.
그래서 그들이 얻은게 기득권이고 이젠 실패했다고 쉽게 규정할수 있을까. 모든 세대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요구에 따라 출현한다. 탈권위주의적이며 자유분방하고 개성이 뚜렷한 X세대와 현대의 정보통신을 기반으로 그들의 영역을 인터넷이라는 공간으로 확대시킨 n세대의 출현역시도 인위적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감성의 출현이었고 또한 역동적인 시대가 만들어낸 또다른 세대였다.
끝없는 386의 비판 퍼레이드 뒤에 마지막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중요 논제인 2035의 나아갈 길이다. 좀 더 많은 지면을 할애했더라면 좀 더 이 책이 건전한 비판의 장으로도 자리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포스트386의 미래에 대해 이 책이 던지는 비젼은 단 하나 바로 '선순환의 철학'이다. 하지만 그 대전하에서도 교과서적이고 상투적인 말들만을 늘어놓을 뿐이다. 이전의 시대에 끊임없는 난제들을 낳았던 이분법적인 사고나 양비론등은 이젠 지나가버린 시대의 유물일뿐이다. 아직도 보수와 진보라는 편가르기가 있을런지는 모르지만 이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건전한 비판은 새로운 시대와 정책의 모티브를 제공할 수도 있지만 무조건적인 비판은 각 세대간의 단절만을 초래할 뿐이다.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사회 오로지 정책만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비판하는 사회가 오길 기대한다. 386, 포스트386처럼 세대를 규정짓기보다는 서로가 원만히 화합할 수 있는 길이 모색되길 희망해본다. 그리고 반대가 아닌 반대라고 분명히 천명했지만 이처럼 무조건적인 비판아래 과연 포스트386이라 칭하는 2035가 무얼 배울수 있는지 묻고 싶다. 체계적으로 제대로 맞춰지지 않은 억지스러운 논리와 궤변만으로는 이 책의 타킷이 될 2035세대에게 쉽게 다가설수 없음을 이야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