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서 구하라
구본형 지음 / 을유문화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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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의 폭풍이 우리를 덮친 뒤 이제 10년이 지났다. 폐허가 된 경제와 산업환경속에서 우리는 다시 태어나려 노력했고 어쩌면 우린 이제 그 격랑을 헤쳐나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후폭풍과 아픔은 너무나 컸고 아직도 우리 주위엔 그 후유증을 겪고 있는 이들이 많다. 그 모진 바람을 버티고 견디어낸 사람들 마저도 그 잔영을 쉽게 떨쳐버리지는 못한다. 또한 그 기간을 겪으며 우리가 희망하는 모습의 리더들 역시도 우리에게 아무런 비전도 제시하지 못한채 쓸쓸히 사라져 갔다. 시중엔 수 많은 책들이 앞다퉈 새로운 시대의 리더가 될것을 이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 길이 쉽지 않은 것만은 사실이다.

 

대표적인 경영전문가인 구본형 소장이 쓴 <사람에게서 구하라>는 어쩌면 이렇게 리더의 부재인 시기에 우리가 돌아 보아야할 진리와 리더십을 중국의 고전에서 찾아보는 방법을 제시한다. 어쩌면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은 이미 혼란의 시기를 겪었던 중국의 고대와 그리 다르지 않음을 우리는 이 책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상대를 제압하지 않으면 곧바로 내가 제압당하는 내일이 없던 시기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는 BC 8세기에서 BC 3세기에 이르는 중국이 역사상 가장 많은 국가로 나뉘어 있던 시기를 말한다. 약간의 힘과 세력이 있으면 누구나가 제후국이라 칭하기를 주저하지 않았으며 수많은 나라들이 더 큰 세력으로 성장하기 위해 다른 제후국과의 처절한 경합을 벌였던 시기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나라든 어떤 사상과 이론이든 힘의 원리하에 지배되었고 그 힘을 얻기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현명한 군주를 찾아 이나라 저나라를 왕래하기도 했다. 또한 오늘날까지 역사에 이름을 남긴 군주들은 현인을 볼 줄 알고 인재를 가려내는 혜안을 가졌던 인물들이며 또한 그러한 인재들 역시도 그러한 힘의 우월을 좌우할 수 있는 사람들이기도 했다. 결국 사람이 한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기도 했고, 또한 그 인재를 대하는 군주의 태도에 따라 인재들은 스스럼없이 그 나라를 떠나기도 했다. 결국 그 시대는 너무나도 많은 인재가 필요했던 시대였고 또한 그 인재들의 선택에 따라 많은 나라들이 사라지기도 하고 생겨나기도 하는 혼란의 시기였다.

 

그 혼란은 많은 성공의 모습과 실패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순간의 선택으로 돌이킬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천하를 얻기도 하는 사람들의 명멸을 그 시대는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중국 최고의 사서인 <사기>를 지은 사마천은 한 사람을 변호하다가 궁형이라는 치욕적인 형벌을 당한다. 하지만 그 울분과 치욕을 이겨내면서 자신의 문장을 오늘날까지 남기는 대단한 업적을 기록한다. 한낱 장사치에 지나지 않던 여불위는 이웃나라의 볼모로 잡혀가있던 자초에게 투자함으로써 자신의 인생의 성공시대를 열기도 한다. 시장에서 남의 가랑이를 기어가던 한신은 후에 한고조 유방에게 발탁되어 항우를 물리치고 한나라가 건국하는데 일등공신이 된다. 하지만 여불위와 한신 모두 자신의 성공만큼이나 비참한 최후를 맞기도 한다. 그것은 무엇보다 창법보다 수성이 어렵다는 현대의 진리를 어김없이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책이 그러한 인물들의 명멸을 거론하면서 그러한 처세술과 방법론을 배우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하지만 이 책 <사람에게서 구하라>는 그러한 인물들의 명멸을 오늘날의 코드로 접목시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도요타 자동차의 전 회장 오쿠다 히로시나 프랑스의 위대한 정치가 샤를 드골 같은 인물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해내고 물러나 자신의 여생을 즐겼으며,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나 MS의 빌 게이츠같은 이들은 지금까지도 세계를 이끌어 나가는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대가 급격히 변해갈수록 우리는 어쩌면 그 흐름을 잃고 순식간에 표류하는 경험을 맞기도 한다. 그때마다 우리는 리더의 부재를 논하곤 한다. 물론 현대가 요구하는 리더란 강한 힘이겠지만 그 이면에는 조화와 균형이 존재하는 법이다. 또한 그것은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기도 한다. 현대의 경쟁체제에서 처절하게 남과 싸우는 것 보다 자신 스스로의 강점을 개발할줄 아는 이가 바로 현대적 모습의 리더이다. 또한 무엇보다도 춘추전국시대의 그들이 그랬던 것처럼 모든 근본은 바로 사람이다. 아마도 그러한 진리가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도 변하지 않는 경영의 이슈이며 또한 영원한 숙제일런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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