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파의 은밀한 거래 - The Secret World Of FIFA
앤드류 제닝스 지음, 조건호.최보윤 옮김 / 파프리카(교문사)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FIFA의 회원국은 207개국이다. 이에 반해 UN회원국은 192개국이며, 국제 올림픽기구 즉, IOC의 회원국조차도 205개국이다. 이는 FIFA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수치상으로 보여주는 증거라 하겠다. 물론 지구상에서 축구만큼 전인류에게 사랑받는 운동경기도 없다. 아마도 그때문에 FIFA의 영향력은 이렇게 하늘모르고 치솟아 있는것으로 보인다. 이미 2002 한일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뤄냈으며 FIFA의 아시아지역 쿼터 부회장인 정몽준씨의 존재때문이라도 우리나라 역시 그 어느나라보다도 축구에 지대한 관심과 애정을 쏟고 있기도 하다.

 

2002년 한반도를 용광로처럼 끓어오르게 했던 우리들의 열정을 뒤로하고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국가대항의 축구경기가 열리고 있고 그 결과에 따라 세계인들은 울고 웃는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과정을 진행하고 계획하는 곳이 바로 FIFA이다. 그리고 그 수장이 바로 제프 블래터라는 스위스인이다. 그는 어느나라엘 가든 국빈대접을 받고 이동시에는 전용 비행기를 이용할 만큼 대단한 권력과 지위를 보장받고 있는 사람이다. 또한 그의 말한마디에 수백억의 자금이 왔다갔다할 정도로 조직의 장악력을 지니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물론 FIFA의 국제적 영향력을 봤을땐 당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배후에 보이지 않는 암투가 있으며 우리들이 모르는 더러운 거래가 오고감을 앤드류 제닝스는 이 책 <피파의 은밀한 거래>에서 폭로하고 있다. 제닝스는 이미 IOC의 비밀과 추문을 파헤쳐 폭로하면서 세계적인 조사전문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조사전문기자이기도 하다.

 

제닝스는 이 책에서 FIFA는 블래터와 그를 추종하는 몇몇 개인의 사리사욕과 이권에 철저히 이용당하고 있는 단체라고 이야기한다. 블래터는 이미 전 회장이었고 FIFA를 한때 자신의 제국으로까지 일궈낸 아벨란제에 의해 선택되어졌으나 어쩌면 그것은 아벨란제의 오판이었는지도 모른다. 아벨란제는 단지 블래터가 자신의 비밀을 보호주기만을 바랬던 것이다. 하지만 블래터는 아디다스를 등에 업은 ISL이라는 단체를 통해 FIFA의 모든것을 독점하기 시작한다. 그는 오직 자신만이 월드컵에 관한 권리와 현금이동을 통제하고 싶어했고, FIFA의 각종 계약이나 그토록 감추는 자신의 연봉 역시도 예외일수는 없었다. FIFA가 주관한 각종 국제축구경기는 블래터와 그의 추종세력들에겐 어쩌면 관심밖이었을런지도 모른다. 그는 다만 그를 둘러싼 이권과 자신의 배를 채울수 있는 현금만을 필요로 했으니까...

 

우리나라 국민들은 어쩌면 블래터에 대한 깊은 불신과 선입견을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작년 월드컵 스위스전에서 보았던 비열한 주심의 판정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는 이미 2002년 프랑스와 세네갈의 월드컵 개막전에서 블래터는 심한 야유를 받은 바 있다. 그 야유와 조롱은 블래터가 감추고 있는 FIFA의 본 모습을 둘러싼 야유와 조롱 이었을 것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이 열리기 직전 서울에서 열린 FIFA총회에서 개회사를 맡은 정몽준 FIFA부회장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 이번 총회가 FIFA와 세계축구의 장래 운명을 결정하게 됩니다. FIFA의 진짜 문제점들이 한번의 선거로 사라지지는 않겠죠. 중요한 것은 FIFA가 그 권위와 존경을 되찾을 수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그로부터 다시 한번의 월드컵이 지나갔고 여전히 FIFA의 회장자리는 블래터가 철옹성처럼 지키고 있다. 수많은 뇌물과 제 3세계에 던져주는 자금들은 여전히 강력한 블래터의 무기이기도 하다. 그러한 악습의 연속은 FIFA의 재정상태를 이미 파산직전까지 몰고 왔다. 그러나 블래터는 다음대회의 수입과 자금 스폰서, 중계권료등으로 그것을 충당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블래터는 제닝스의 말에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다만 그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소설쓰고 있군요, 제닝스씨."

 

제닝스 역시 책의 말미에 자신의 이러한 조사를 '소설'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닫는 순간 떠오르는 것은 비열하게 웃고 있는 블래터의 얼굴이다. UEFA회장이었던 요한손이 실패했고 CAF의 회장이었던 하야투가 연이어 블래터와의 대결에서 패배했다. 아마도 다음번 FIFA회장 자리역시 어쩌면 똑같은 얼굴이 당선될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미 블래터는 신임을 잃었고 그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기엔 그의 자그마한 손은 너무나 작음을 우린 그에게 알려 주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