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즌 마케터
벤 맥코넬 외 지음, 우병현 옮김 / 미래의창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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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국내 최고의 배급망을 자랑하던 어느 한 극장 체인망에서 찍힌 UCC 동영상 하나가 큰 주목을 받은 일이 있다. 거대 기업에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하던 소비자가 자신의 권리를 찾기위해 우연히 찍게 된 동영상 하나는 결국 소비자의 권리 자체를 다시 생각해보게 할 정도로 사회적으로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게 됐고 결국 기업이 굴복하고 사과성명을 발표하는 단계가 되서야 일단락되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또한 우리가 길거리에서 아무일 없이 스쳐지나 보내고 마는 모습 중의 하나였던 서울역 목도리녀의 동영상은 잠시나마 모든이의 주목을 받으며 훈훈한 미담으로 우리들의 가슴속을 따뜻하게 해주었던 반면 가난한 신혼부부의 지하철 결혼식 동영상은 어느 대학 연극부의 인위적인 연출로 밝혀져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것들은 UCC시대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작은 동영상하나가 주는 파급 효과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회적 변화라 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 자신도 모르게 이미 우리의 생활속에서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게 되었다. 예전에는 모든 사회적 현상들이 수직적이고 일방적인 방향으로만 전개되었다. 이를테면 뉴스나 신문같은 매스 미디어의 경우는 그들이 전하는 뉴스나 소식을 일방적으로 보고 들었지만 이제는 수 많은 블로그에서 그들보다 더 빠른 소식들을 전해주기도 한다, 또한 우리가 상품을 구매할 때 가장 접할수 있는 상품에의 접근은 기업의 광고 이외에는 가까운 지인에게서 듣는 입소문 정도 밖엔 없었지만 이제는 수 많은 쇼핑사이트나 소비자가 참여하는 사이트에서 상품의 정보를 미리보고 충분한 판단을 내려 상품을 구매하게 될 정도로 상품의 구매패턴 또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는 자신이 좋아하는 상품이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벗어나 적극적인 소비자의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즉, 이러한 자신의 의견이나 동영상들이 모이고 소수의 공감을 얻게 되면서 그것은 서서히 위력을 갖게 되고 어느 순간 해당 상품에 대해 누구도 저지할 수 없는 커다란 사회적 모습으로 귀결되게 되기도 한다. 그것은 아마도 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이 좋아하는 제품을 위해 마케터가 되어 버리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개인들을 우리는 '시티즌 마케터'라 부른다. 그리고 이 책 <시티즌 마케터>는 이렇게 블로그나 UCC등을 통해 전파되는 개인들의 힘이 기업 마케팅에 까지 미치는 영향과 그 효과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책이다. 시티즌 마케터라고 불리우는 이들은 어느날 갑자기 새롭게 등장한 일련의 세력이 아니다. 그들은 그들 스스로 진화하며 대중을 선도하는 소수의 사람들이 아니기에 어떤 정해진 개인의 영향력조차도 미미한 이들을 일컫는다. 시티즌 마케터들의 작업은 인터넷에서 대다수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것들과 비교하자면 대중문화와 개인적 표현의 경계선 상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즉, 이것이 바로 입소문이라는 근원적인 접근에서 시작된 새로운 방식의 역동적 권위라는 모습이기도 하다. 결국 이러한 움직임들이 모여 전통적인 미디어에 의해 제기되었던 의문이나 메세지에 대한 소비자 행동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데드우드라는 서부시대 건맨들의 이야기를 그린 미국의 드라마가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겨나고 방송국과의 밀약에 의해 드라마는 중단되고 만다. 하지만 종영을 반대하던 데드우드의 팬들은 팬커뮤니티들이 조직하고 다양한 온라인 활동을 펼치게 되면서 끝내 드라마의 추가제작이 이루어지게 하는 결과를 얻어내게 된다. 이 사건은 시티즌 마케터라는 그들의 힘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들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델 컴퓨터와 제프 자비스라는 어느 한 개인과의 마찰은 사소한 일에서 시작되었지만 그 파급효과는 델이라는 굴지의 컴퓨터회사가 휘청거릴 정도로 많은 영향을 주기도 했다. 고장난 노트북 하나와 성의 없는 A/S 때문에 블로그에 올려진 자비스의 글은 델 악몽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델에게 다가갔다. 결국 자비스 개인이 혼자 벌인 일이 수천 수만의 블로그에 옮겨지고 인터넷뉴스, 온라인 커뮤니티라는 매체들에 전파되면서 델사의 주가를 45퍼센트나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소셜 미디어라고 하는 이 대중현상들은 상호 참여를 통해서 형성된다. 참여라s는 매개체는 관계의 생성과 유지를 더욱 쉽게 만들며 사람들을 쉽게 결속시키기도 한다. 또한 이러한 활동들은 그들의 자발적이고도 거짓이 없는 진정성이라는 자세에서 비롯되며 또한 그러한 진정성은 충성심이라는 자세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충성심이란 그들의 취미활동을 위해 그들의 시간과 자원을 헌신하는 방식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기업이 변화 해야하고 진정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방법에 대한 안내도 받게 된다. 결국 그것은 소셜미디어와 대중문화의 변화라는 빠른 시대의 조류에 맞추어 현장에서 일하는 기업의 종사자 들에게 새로운 마케팅과 홍보기법으로 다가서는 한가지 방편이기도 하며 '사람들이 메세지'라는 이 책의 메인카피에 부합하는 조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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