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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그 잃어버린 진실
스티브 비덜프 지음, 박미낭 옮김 / GenBook(젠북)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인류의 기원이후 모계사회에서 부계사회, 부계사회에서 봉건사회로 이어지면서 여성의 존재는 남성의 부속물처럼 변해갔다. 여성은 권력자인 남성의 소유물로 근대 산업혁명이 이루어질 때까지 남성을 보조하는 역할에만 만족해야 했다. 여성은 집에서 아이를 낳아 키우고, 집안을 가꾸는 일만하게 되었다. 이는 수천년동안이나 계속되었으며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비로소 바뀌게 된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여성은 자신들의 권익에 대해서도 눈을 뜨게 된다. 그것은 현대로 이어지면서 페미니즘으로 발전해간다. 페미니즘은 사람들의 인식과 법을 바꾸고 직장에서의 관행을 바꾸는등 여성들이 자신을 스스로 해방시키는 운동이었다. 결과론적으로 여성들은 남성들에게 변화할 것을 요구한다. 즉, 남자가 꼭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전통적 사고방식하의 권위주의 의식에서 탈피하여 동등한 인격체가 되기를 그들은 원했다. 그리고 우리는 바야흐로 남녀의 구분이 없는 비교적 동등한 혹은 이미 여권신장이 자니치게 진전된 사회에서 살아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오히려 잃어버린 쪽은 남자가 되어버린 형국이기도 하다.
호주의 심리학자 스티브 비덜프가 쓴 <남자, 그 잃어버린 진실>은 그렇게 잃어버린 남자의 역할에 대한 보다 근원적인 입장을 표방하며 시작된다. 우리들은 흔히 잊고 있다고 한다. 남자로 태어나 남자로 자라나지만 남자아이들에게는 남자어른들과 대면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 그것은 여자아이든 남자아이든 기르는 것은 모두 여자들이고, 또한 인성이 마악 싹트는 무렵인 초등학교 시절의 교사또한 대부분 여자들이다. 그러다보니 하루종일 남자 어른들의 존재 자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또한 또래의 여자이이들과는 달리 남자아이들에게 남성이 되는 법을 가르쳐 주는 프로그램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남자들에게 결핍된 구멍임을 자각해야 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 부족한 면을 채워줘야 하고 참다운 남성됨을 가르쳐야 하는 존재가 바로 아버지이지만 대다수의 남자들은 아버지를 불편해 하기만 한다. 작가는 "당신안의 아버지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한다."라고 강조한다. 또한 육체적 행위에 있어서도 본능보다는 내면에서 느끼는 참다운 기쁨을 찾기 위해 노력하라 이야기한다. 그것은 욕망에 대해 선택권과 책임이 바로 남성자신에게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것들을 자신의 아이들에게 일깨워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진정한 아버지의 모습이기도 하다.
남자들은 일을 한다. 그리고 그것은 직장을 통해 실현된다. 직장과 일에 대한 재미는 삶의 여러가지 모습들중에서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각자와 이상이 통하는 직장을 찾거나 그렇지 못하다면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믿을만한 요소를 찾아봐야 한다. 일에서 찾는 기쁨만큼이나 친구라는 존재 또한 중요하다. 그것은 기쁨과 슬픔 그리고 고통스러움마저도 함께 나눌수 있는 존재이기에 자신들의 실제 삶을 거리낌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남성그룹에 가입하기를 권유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때로는 거칠게도 굴면서 남자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것을 작가는 또한 강조한다.
"남자들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남자아이가 자라나 어른이 되고 결혼을 해서 자녀를 낳아 기르고 이후 자녀를 출가시키고 아내마저 하늘나라로 먼저 떠나보낸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당신은 언제 자신만의 삶을 살 것인가."
물론 남자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지만 외롭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남자들에게는 이렇게 공허한 감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것은 작가가 말하는대로로봇처럼 일을 해 온 남자들에게 삶은 외롭고 힘든 여정이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에서 남자들이 느끼는 그 무겁고 어려운 중압감들은 그간 남자가 배워왔고 남자들에게 강요되어진 남자들만의 삶의 무게이기도 하다. 그것은 또한 가족과 자신이 속해 있는 공동체 속에서 그렇게 자신의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대부분의 남자들이 느끼는 내면의 고통이기도 하다. 스티브 비덜프는 특히 이점에 주목한다. 그는 남자들은 그렇게 집단에서 소외되고 돌아갈 곳이 없는 외롭고 비극적인 존재가 되었기에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결국 남자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실패와 고통을 인정하고 모든 것을 바로 잡는것이 바로 그 시작이라고 역설한다.
이 책은 비단 남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들까지도 그 존재감을 잃어버린 남자들에 대한 새로운 외침이다. 그것은 건강한 남성상을 다시 만들어 내는 것이며, 또한 남자에게만 던져진 삶의 무게에서 스스로를 자유롭게 하는 사고를 찾으라는 메세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