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시가 되었다 모아드림 기획시선 100
정호승 외 지음 / 모아드림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한차례 비가 오면서 더위도 한풀 꺾이기 시작한다. 그래도 아직 열대야라는 보이지 않는 적 때문에 쉽게 잠을 이룰순 없지만 때마침 들려오는 귀뚜라미 소리에 누가 뭐래도 어김없이 가을은 다가오는 듯 하다. 가을을 떠올리게 되면서 지나간 예전 가을밤의 정취를 기억해 보고는 지난 추억에 사로 잡히게 되어 버리는 것 같다.

 

가을이 되면서 우리는 구도자가 되어 기도를 올리기도 하고 떨어진 낙엽따라 그리움에 젖어들기도 한다. 그때마다 마음속엔 떠오르는 시가 있기도 했다. 그렇게 우리들은 모두 시인이었고 아름다운 미래만을 그리는 아직은 순진무구한 어린아이였나 보다. 그렇게 가을은 사랑과 함꼐 찾아온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인간을 따뜻하게도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모든 아픔을 잊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알 수 없는 에너지원이다. 사랑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우리들은 인격적으로 정신적으로 나날이 성숙해 짐을 느낀다. 아마도 그러한 감정들이 돌아보면 젊음이고 사랑이었으리라. 그저 보이는 사물이 모두 아름답게만 느껴지고 세상은 모두 찬란하게만 보였으니까...

 

이 책은 사랑에 관한 시를 엮어낸 '사랑시 선집'이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 처럼 우리들의 사랑은 그렇게 아름다운 시로 엮이기도 했던 것 같다. 인터넷과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 즉, 문명의 이기가 아직은 세상에 존재하기전 우리들의 사랑방법은 바로 직접 적어내려간 편지였다. 그리고 그 안에는 늘 시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노래가 있었고 그것들은 그렇게 사랑이란 이름으로 전해졌다.

 

사랑으로
       - 임승천

그대는 떠나고 나는 남았네
안개짙던 숲에는 그대의 눈빛
함께 걷던 길에는 언제나 언제나 하얗고 고운 나의 물무늬
한번의 만남이 영원한 만남이 아니듯
미워하지 말고 서로 사랑함으로
다시 온 이 자리 보이는 저 불빛
그대는 떠나고 나는 남았네

 

지나간 사랑은 이렇게 아련한 그리움으로 남아버린다. 그리고 그것이 집착이 아닌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게 되는것은 시라는 좋은 매개체를 통해서 이렇게 전해지기 때문이 아닐까...

 

 <사랑은 시가 되었다>는 어쩌면 지나간 아름다움을 떠올릴 수 있는 추억가는 길을 열어주는 기회가 된 것 같다. 아름답고 정감어린 시를 읽어 내려가며 지금은 잊혀진 오래전 그날들을 떠올려 본다. 이제는 추억이란 이름으로 고이고이 접혀져 있지만 그때 수많은 시집을 들춰내며 보냈던 그 시절을 그리워 하게 된다. 이렇게 마음이 들뜨는 것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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