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않는 여자는 없다
나가시마 유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여자의 눈물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실제로도 여자의 눈물은 이성에 대한 최고의 적극적인 공격수단이며 아마도 자기자신에 대한 방어수단이 되기도 한다.

책의 제목이 눈길을 끈다. "울지않는 여자는 없다"
글쎄 이렇게 단언하고 보니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이다. 물론 현대의 여성들은 강하고 점점 뚜렷해지는 자기주관 때문에 예전처럼 더이상의 약자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해도 울지않는 여자가 없다고?

이 책은 두개의 중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진짜로 울지않는 여자의 이야기인 "울지 않는 여자는 없다"와 정말 센스없는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센스없음"

"울지 않는 여자는 없다"의 주인공 사와노 무쓰미는 어찌보면 평범한 여자다. 이미 사랑이 식어버린 남자친구와 동거를 하고 있고 취직을 하기위해 분주한 여성이다. 무쓰미는 오시타 물류라는 회사에 취직을 하게 되고 평범한 직장인이 겪는 일상대로 생활이 이어진다. 그녀는 회사 주위의 공원을 혼자 산책하거나 여직원들중 아무도 찾지 않는 옥상에 올라가 생생함을 느끼기도 한다. 구조조정으로 파트타임 아줌마였던 쓰쿠다가 해직되던 날 송년회자리에서 무쓰미는 회사내에서 가장 알수 없는 의문의 인물인 히카와 반장의 'No oman No Cry'라는 노래를 듣게 되고 그 뜻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그에 대해 의문을 갖는다. 이후 쓰쿠다와 플랫폼에서 헤어지면서 웅크린 쓰쿠다의 모습을 바라보고 그녀를 위로해 주지 못했던 걸 후회한다. 동료의 병문안을 다녀오는 길에 무쓰미는 히카와라는 존재를 좋아하게 된것을 느낀다. 그리고는 동거하는 시로에게는 이별을 선언한다. 무쓰미에겐 더이상 시로에 대한 불만도, 동정의 마음도 , 미안한 마음도 없이 다만 히카와의 얼굴이 떠오를 뿐이다.

"센스 없음"에는 세이키마Ⅱ라는 밴드를 좋아하는 야스코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야스코는 세이키마Ⅱ의 노래를 듣다가 문득 디지털카메라를 찾기 위해 남편의 방으로 들어간다. 마침 걸려온 친구 미도리의 전화를 받으면서 야스코는 미도리의 기억을 떠올린다. 비디오 대여점에서 걸려온 한통의 전화를 받고 그녀는 남편과의 파국을 떠올린다. 아마도 그녀가 살의를 갖고 던진 청동조각상이 그들의 마지막을 암시하는 듯하다. 그녀는 왜 남편이 빌려온 테이프를 반납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채 눈이 덮힌 거리로 나선다. 거리에서 그녀를 맞이하는 것은 계속해서 어디선가 들려오는 아리아와 저 멀리 보이는 눈사람이다. 그녀는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길을 걸어 대여점에 도착한다. 반환되지 않은 세편의 테이프와 연체료는 마침내 그녀를 분노하게 만들고 그녀는 두부 한모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온다. 이혼하자며 다시 찾아온 남편에게 그녀는 위자료보다는 '고기육(肉) 자‘란 문신을 새겨 자신을 위로해 달라며 외친다. 그리고는 그때던진 청동조각상이 프라이펜이었으면 어떨까 햇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어디선가 들려오는 아리아의 소리에 빠져든다.

글쎄 남자라 그런지 이 소설에서 한줄기 눈물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오히려 덤덤한 이야기 진행과 너무나 메말라져있는 그녀들의 감정에 차라리 애잔함이 느껴졌다. 아마도 그녀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우리는 모두 하나로 이어져 있으면서 단절되어 있다"라는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 본다. 아마도 모두가 근본적으로 혼자이기에 아파하는 순간도 기쁨의 순간도 나 혼자라는것 . 그것은 아마도 모든 이의 숙명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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