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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즐거움 - 절집공부를 통해 여섯 가지 즐거움을 배우다
보경 지음, 최재순 그림 / 뜰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2009년 가을은 특별하다고 말씀하신 보경스님의 말씀처럼 나 또한 2009년의 가을 정말 특별해지네요.
보경스님은 모두 6가지의 즐거움을 말씀하신다. 일하는 즐거움, 공부하는 즐거움, 사람을 얻는 즐거움, 베푸는 즐거움, 비우는 즐거움, 함께하는 즐거움. 이 중에서 유난히 내가 취약한 비우는 즐거움.
많은(?) 명상과 독서로 흉내를 내려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허긴 만약 부족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아마도 나도 절집에서 사는 즐거움을 말하고 있겠지만...
서양의 철학은 '이것아니면 저것', '또는'이라면 동양의 철학은 '함께'와 '그리고'라고 표현을 함에 무지 동감을 하면서 6가지 즐거움에 빠져보려 한다.
주인이면서도 주인됨을 행사하지 못하는 우리. 이것은 잘 쓰면 통하지 않음이 없지만 잘못 쓰면 하는 것마다 다 막힌다고 하니 바로 이것은 마음이라 한다. 모든게 마음먹기에 달려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해마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아야만이 겨우내 독감 한 두번 걸리는 걸로 마감하는 나. 올해는 신종이 덕분에 예약을 못해 아직 맞지 못했다. 일교차가 심해지는 요즘같은 날 어김없이 찾아온 감기녀석인데, 신종아닌가 하는 걱정을 한 순간하고 말았다. 그 순간 나의 감기 증상은 더욱 심해졌고, 급기야 오늘에는 자리를 펴고 눕고야 말았다.
좀전까지...근데 인플루엔자는 감기 바이러스로 물 많이 마시고 한 숨 자고 나면 괜찮다는 친구의 말에 용기를 얻었는지 정말 한 숨자고 나니 몸도 마음도 가볍다. 그렇다. 마음의 주인은 바로 우리다. 그 마음의 주인됨을 행사할 줄 알아야 한다.
담백하다 못해 다소 싱겁기까지 한 말씀들. 꽃을 옮기니 나비까지 따라 온다. 흐르는 물처럼 자연스러움을 말하는 즐거움을 모두 다 알기엔 좀 버겁긴 하지만....
물 흐르고 꽃 피는 데에 무슨 이유가 필요한가? 물이 흐르다 막히면 돌아가지만 웅덩이에 갇히면 그 자리에서 썩고 만다. 그냥 그렇게 될 이이라며 거리낌 없이 그렇게 흘러 가도록 둘 뿐이다.
이렇게 일하는 즐거움을 마무리 하고 공부하는 즐거움도 배우고자 한다.
이 세상의 진리는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돌과 같다. 그 진리의 돌멩이를 줍기 위해서는 허리를 굽혀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허리를 굽히지 않으려 하니 진리를 얻지 못한다. 난 하루에 얼마큼 허리를 굽히는 귀찮은 행동을 하고 있을까?
사람을 얻는 즐거움이야 무엇에 비유해야 그 즐거움을 다 표현할 수 있을까싶어서 건너뛰고 베푸는 즐거움을 배워본다. 근데 이 즐거움은 항상 계획으로만 머무는 것 같아 속상하다.
언제나 마음뿐이다. 언제부턴가 누군가의 후원인이 되겠다고 다짐하지만 항상 일회성으로 끝나 버리고, 특히 해외 후원인이 되고자 했던 나의 계획은 아직도 계획으로만 머물러 있다.
비록 미약한 행동이나 움직임일지라도 지금 당장 몸을 움직여하는데, 이 글이 끝나고 나면 얼른 움직여야겠다.
가장 어려운 비우는 즐거움.
난 항상 잃어버릴까 전전긍긍한다. 가진게 그리 많지도 않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무얼 그리 잃어버릴까 두려워 하는지? 가진게 없기에 잃어버릴 것도 없는 무소유의 당당함을 이제는 알 법도 한 나이인데 말이다.
[논어]에 보면 "군자는 자신이 꼭 큰 돈을 벌어야 한다거나, 큰 벼슬을 해야 하는 줄로 생각하지 말라, 할 바가 있고 하지 않을 바가ㅏ 있음을 알라, 해야 될 일인지 해서는 안 될 일인지 구부하라"고 했다.
나도 이렇게 흉내내면 '차면 기울고 넘치면 돌아오게 마련이다'이다라는 비우는 즐거움을 조금이라도 맛볼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함께하는 즐거움이다.
지혜와 자비의 한 그루 나무는 꽃을 피우고 그 꽃을 통해 우리는 아름다움을 본다. 허나 그 꽃은 혼자서 피운것이 아니다. 태양과 땅으로 부터 너무나 과분하게 많은 것을 받았다. 이제 나무는 돌려줄 때가 되었다.
자신의 가지에 달린 꽃을 활짝 열어 벌과 나비가 향기를 나눠 가도록 해야한다. 이 향기와 꿀을 베풀어야만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내가 받은 이로움을 남에게 돌려 주어야만 한다. 모든 생명은 상호 의존 관계이기 때문에.
우리의 자유로움을 위해 도움을 받은 B가 아닌 C를 돕는 A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세상은 ABC관계이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