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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모양 - 2016년 세종도서 문학 나눔 선정도서
초선영 지음 / 엑스북스(xbooks) / 2016년 6월
평점 :
초선영, 나는 그녀를 만나면 어떤 단어를 제시할까?
나를 표현하는 단어라....

정확하게 이거다라고 정의 내리는 명확한 걸 좋아하지만 정작 본인의 마음은 나도 모르겠다며(아니, 알고 있지만 인정하기 싫거나 인정해버리면 정말 그럴 것 같아서 모르쇠로 일관한다는 게 맞을지도..)갸우뚱하게 되거나 내 마음 깊은 곳에 숨어있는 의심병에 과연 상대방이 얼마나 나를 잘 알까? 하는 그런 심보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정확한 거 하나, 나란 사람은 분명 긍정이나 밝음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음악으로 치자면 장조보다는 단조가 어울리며 댄스음악이나 락보다는 발라드 장르가 어울리는 그런 사람이다. 오라클 진단을 해보아도 내가 아주 컨디션이 좋을 때도 초록색 이상의 컬러를 못내는 평상시 컬러는 다크 네이비(인디고 블루) 컬러이다.
나를 깊이 알지 못하거나 겉모습만 보고는 믿지 않겠지만, 아니 10년 넘게 보아 온 지인들조차 나를 나타내는 컬러는 레드 아니면 주황색이다. 심지어 주황색은 내가 가장 혐오하는 컬러이기도 한데 말이다.
아무튼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작가 그녀에게 어떤 단어를 제시할까를 무지 고민하며 읽어갔다. 그리하여 얻은 결론은 몇 가지를 생각해보았는데....“이율배반”, “반전”, “열정”, “시계”, “네모” 정도이다. 마음을 읽어보는 그림 진단을 했을 때도 나는 언제나 많은 도형들 중에서 네모를 고른다. 그것도 네 변의 길이가 모두 같은 정 사각형을...그림을 그릴 때 사각 프레임 안에 있어야만 맘이 편한 이유는 뭘까?
나보다 어린 그녀, 초선영 작가 - 그녀 마음의 나이는 모름지기 나보다 언니일거 같다.
요즘 젊은 작가들 – 그러니깐 불혹의 나이가 되지 않은 2, 30대 작가들의 필력과 깊이를 보면서 나는 왜 그 나이에 알지 못했고, 생각지도 못했나를 엄청 생각하고 부러워하게 된다.
부러워하면 진거라지만 나는 이미 수 백 번을 지고 또 졌다.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면 굶지 않을 거라는 신념으로 묵묵히 그녀의 길을 걷고 있는, 아니 우리와 함께 나란히 걷고 있는 그녀를 길거리에서 만나고 싶다. 약속 없이 우연을 가장하여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다면 너무 좋겠다. 아주 운이 좋다면
책을 거의 다 읽어 갈 때쯤 작가는 어린 아이로부터 자신을 표현하는 단어를 받는다.
“미완성”이란다. 이런 어린 숙녀에게 받은 단어치고 너무 무겁지 않나?
근데 생각해보니깐 완성이란 없는 거 같다. 완성형이 따로 있다면 지금 살아가는 매일 매일이 미완성이 된다는 말인데 – 우리는 언제나 미완성인 채로 완성형이다. 계속해서 덧붙여 가며 자신을 만들어가는 자신이 자신에게 스스로 숙제를 내는 그런 삶.
오늘 나는 내게 또 어떤 숙제를 낼까?
본문 중 가장 내 맘의 동요를 일으킨 마음의 그림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