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에 잘 알려지지 않은 프랑스 여성 화가 세라핀 루이 전기영화 '세라핀'을 봤다. 사진가 비비안 마이어와 조각가 까미유 끌로델의 생애가 겹쳐진다. 여성의 재능, 창작, 소명, 생존, 노동, 고독, 은둔, 광기, 고난, 천사...... * 세라핀 루이 Séraphine Louis http://www.kmtimes.net/news/articleView.html?idxno=27382

세라핀 루이 Creator:Albert Benoit User:Jean-Pierre Dalbéra - CC BY 2.0


Tree, 1930 - Seraphine Louis - WikiArt.org


세라핀 루이로 검색하니 '시대를 초월한 여성들'이 나왔다.

Fleurs et fruits, 1920 - Seraphine Louis - WikiAr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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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의 '버닝'을 봤다. 개봉 때는 원작만 찾아 읽었다. 하루키의 '헛간을 태우다'를 영화로 만들 생각은 감독과 함께 각색하여 각본을 쓴 오정미 작가가 했다고 한다. 작년 말 각본집이 나왔다.


오정미 작가 인터뷰 https://blog.naver.com/karts_/221429497049 매거진 K-Arts [청춘의 잔해를 주워 담다·오정미]|작성자 한예종


노문학을 전공한 오정미 작가가 번역한 레르몬토프의 '우리 시대의 영웅' 민음사판 표지화는 러시아 화가 브루벨의 '앉아 있는 악마' - 우두커니 앉아 있는 그림 속 이 존재로부터 나는 종수(유아인)가 아니라 해미(전종서)의 그림자를 본다. 노을을 배경으로 춤추며 훌쩍이던 해미. 과연 그녀는 어디로? 무간지옥 같은 곳에 발 없는 새처럼 혼자 앉아 있다가 멀리 멀리 훨훨 날아갔을까.

Seated Demon, 1890 - Mikhail Vrubel - WikiArt.org


오정미는 나보코프 회고록 '말하라, 기억이여'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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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이 '미래에서 온 편지'에 쓰길 "20세기 후반 내가 자라나던 시절에 일어났던 수많은 부정의에 대해 너무도 분노해서, 인도의 전설적인 여자 의적 ‘밴디트 퀸’이 되고 싶은 적도 있었"다고. 이름은 풀란 데비, 영화 '밴디트 퀸'으로 유명해진 그녀는 정치에 입문하지만 암살된다. 


'밴디트 퀸' 풀란 데비 피살 https://m.hankookilbo.com/News/Read/200107260028686769 2001년7월

풀란 데비 1983 By Government of India


오래 전 '한 여자의 선택'이란 제목으로 국내에 번역된 풀란 데비 자서전에 관한 여성학자 정희진의 2015년 서평칼럼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713199.html '죽이는 것은 너무 자비로운 일이다' 


풀란 데비에 대한 장편소설(원제 Devi)이 번역된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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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4-03 07: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현경선생님 존함 오랫만에 들으니 반가워지네요. 벤디트 퀸의 실존 모델이 있는지도 모르고 제목만 알고 넘어갔는데, 소개 감사합니다. 풀란 데비가 밴디트가 된 이유가 소름끼치게 분노 유발이네요.....

서곡 2022-04-03 23:12   좋아요 1 | URL
봉준호 감독 살인의추억 속 송강호의 명대사 ˝여기가 강간의 왕국이냐˝가 떠오릅니다......(애들립이었다고)
 

소제목: 잘 관계 맺는 듯 보이는 것들 - 일견 관계를 잘 맺는 것으로 보였던, 저자와 스무살 정도 차이 나는 당시 이십대후반 여성의 사례





그녀는 모든 타인들을 잠정적 경쟁자로 인식해왔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오래도록 나를 만나 필요한 것들을 가져갔으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선생님이 내 젊음과 재능을 시기한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 마음이 자신의 시기심이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잘못된 관계 맺기 방식을 한 가지씩 알아차릴 때마다 그녀는 절망을 이겨내는 시간을 가져야 했다. 낡은 습관을 버리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 P110

그녀는 낡은 생존법을 하나씩 찾아내어 포기할 때마다 탈진한 목소리로 말하곤 했다. "힘이 하나도 없어요. 이제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어요." 불안감이 엄습해올 때 의존할 사람을 찾기 위해 전화 걸지 않기, 타인을 조종하지 않고 가만히 내버려두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경험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을 판단하지 않기, 사촌이 논 샀을 때 배 아프지 않기를 몸에 배기가 힘들다는 것도 알았다. 타인과 관계 맺는 가장 유익하고 온건한 방식이 있다면 ‘공감‘과 ‘모든 타인으로부터 배우기‘뿐이라는 사실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그녀는 자립되고, 지혜로우며,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갔다.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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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희 작가의 작품집 '날마다 만우절'은 최은미 작가의 작품집 '눈으로 만든 사람'과 함께 작년 소설가가 뽑은 최고 소설 공동1등.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가 그 다음이다. https://segye.com/view/20211214517295 참고.


오늘은 만우절, 책 마지막에 실린 표제작을 재미있게 읽었다. 가족이 모여 불꽃 튀는, 아니 웃픈꽃 피는 짠한 배틀을 한다. '메리 포핀스'에 깔깔깔 웃다가 풍선에 가스 차듯 허파에 바람이 들어 둥둥 떠올라 아예 허공에서 티타임하는 장면이 있는데 - 메리만 안 웃고 자력으로 공중부양 - 이런 류의 기막힌 이야기가 이 단편에 나온다. 


영화 '메리 포핀스' 속 허공 티타임 https://youtu.be/flr0eQ4OQPg


메리 셰퍼드가 그린 1930년대 일러스트로 허공 티타임 장면을 볼 수 있다. http://english310.weebly.com/mary-poppins.html





동생은 계속 계속 생각했다. 행복했던 일들을. 하지만 그런 일은 많지 않았다. 그러다 눈사람 뱃속에 빠진 이를 넣어두었던 날이 떠올랐다. 눈이 다 녹은 다음 그 이를 찾아 미끄럼틀 아래 묻어두었던 일을 추억하자 기분이 좋아졌고 마침내 몸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고 동생은 말했다.

만우절이라는 말을 듣자 나는 만우절을 위해 사 년 동안 타이어를 산 정상으로 날랐다는 사람이 생각났다. 알래스카의 어느 산이었는데 화산 폭발이 일어난 줄 알고 경찰이 가보니 타이어가 타고 있었다. 눈 위에 만우절이라는 낙서가 그려져 있었고. 거짓말이라면 그 정도는 되어야지. - 날마다 만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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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ri 2022-04-01 2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제가 좋아하는 책만 갖다놓으심.
메리포핀스 저 상상력 어쩔~^^;

서곡 2022-04-27 18:41   좋아요 1 | URL
메리 포핀스 티타임 빈티지 일러스트 지금 추가요~ㅋ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