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희 작가의 작품집 '날마다 만우절'은 최은미 작가의 작품집 '눈으로 만든 사람'과 함께 작년 소설가가 뽑은 최고 소설 공동1등.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가 그 다음이다. https://segye.com/view/20211214517295 참고.
오늘은 만우절, 책 마지막에 실린 표제작을 재미있게 읽었다. 가족이 모여 불꽃 튀는, 아니 웃픈꽃 피는 짠한 배틀을 한다. '메리 포핀스'에 깔깔깔 웃다가 풍선에 가스 차듯 허파에 바람이 들어 둥둥 떠올라 아예 허공에서 티타임하는 장면이 있는데 - 메리만 안 웃고 자력으로 공중부양 - 이런 류의 기막힌 이야기가 이 단편에 나온다.
동생은 계속 계속 생각했다. 행복했던 일들을. 하지만 그런 일은 많지 않았다. 그러다 눈사람 뱃속에 빠진 이를 넣어두었던 날이 떠올랐다. 눈이 다 녹은 다음 그 이를 찾아 미끄럼틀 아래 묻어두었던 일을 추억하자 기분이 좋아졌고 마침내 몸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고 동생은 말했다.
만우절이라는 말을 듣자 나는 만우절을 위해 사 년 동안 타이어를 산 정상으로 날랐다는 사람이 생각났다. 알래스카의 어느 산이었는데 화산 폭발이 일어난 줄 알고 경찰이 가보니 타이어가 타고 있었다. 눈 위에 만우절이라는 낙서가 그려져 있었고. 거짓말이라면 그 정도는 되어야지. - 날마다 만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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