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의 '버닝'을 봤다. 개봉 때는 원작만 찾아 읽었다. 하루키의 '헛간을 태우다'를 영화로 만들 생각은 감독과 함께 각색하여 각본을 쓴 오정미 작가가 했다고 한다. 작년 말 각본집이 나왔다. 노문학을 전공한 오정미 작가가 번역한 레르몬토프의 '우리 시대의 영웅' 민음사판 표지화는 러시아 화가 브루벨의 '앉아 있는 악마' - 우두커니 앉아 있는 그림 속 이 존재로부터 나는 종수(유아인)가 아니라 해미(전종서)의 그림자를 본다. 노을을 배경으로 춤추며 훌쩍이던 해미. 과연 그녀는 어디로? 무간지옥 같은 곳에 발 없는 새처럼 혼자 앉아 있다가 멀리 멀리 훨훨 날아갔을까. 


오정미 작가 인터뷰 https://blog.naver.com/karts_/221429497049 매거진 K-Arts [청춘의 잔해를 주워 담다·오정미]|작성자 한예종

Seated Demon, 1890 - Mikhail Vrubel - WikiArt.org


나보코프 회고록 '말하라, 기억이여'도 오정미의 번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