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로 읽기 시작한 젊작상 작품집은 박상영 작가가 대상을 탄 2019년 책(완독 못 하고 덮어둔 채 시간이 흘렀다). 다 읽은 유일한 젊작상 작품집은 2017년 책으로서 최은미 작가의 '눈으로 만든 사람'과 백수린 작가의 '고요한 사건'이 실려 있다. 2018년 작품집은 대상작인 박민정 작가의 '세실, 주희'만 읽었다. 김금희 작가의 '아주 한낮의 연애'가 대상작인 2016년 최은미의 '근린'이 수록된 2015년 책들은 다 읽어간다. 2014년 작품집은 최은미의 '창 너머 겨울'이 있어 좀 읽었고. 작년에 위수정 작가와 성해나 작가의 첫 작품집을 재미 있게 읽었는데 올해도 신인들의 첫 책을 잘 골라서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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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의 단편 '문조'의 주인공은 크게 내키진 않으나 지인의 권유로 문조를 새장과 함께 집에 들이게 된다. 부지런하지 못 하고 활력이 떨어지는 편인 이 사람이 과연 반려 새를 잘 돌볼 수 있을까? 

By Ishizaki Yūshi - Naturalis Biodiversity Center


By Post of Indonesia


심수관과 사쓰마 도기 https://www.jjan.kr/article/20190618678731 아래 발췌글에 '사쓰마'가 나와 찾아 보았다.





서재 안에서는 변함없이 펜소리가 사각사각 난다. 쓰고 있던 소설은 꽤 진척되었다. 손가락마디가 차갑다. 아침에 화로에 묻은 벚나무 숯이 하얗게 꺼져 있고 사쓰마형 삼발이에 걸친 무쇠주전자가 차갑게 식어 있다. 숯 바구니는 빈 채였다. 손뼉을 쳤건만 좀체 부엌까지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일어나 문을 열자 문조가 여느 때와 달리 횃대에서 꼼짝 않고 앉아 있다. 자세히 살펴보니 발이 하나밖에 없다. 나는 숯 바구니를 툇마루에 놓고 허리를 구부려 새장 속을 들여다보았다. 아무리 뜯어봐도 발은 하나밖에 없다. 문조는 이 화사한 가는 발 하나에 몸 전부를 의지한 채 묵묵히 새장 속에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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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에 발렌타인데이를 핑계 삼아 초콜릿을 사 먹었다. 마침 지금 읽는 2016년 제7회 젊은작가상 작품집 중 김솔이 쓴 단편 '유럽식 독서법'에 벨기에의 초콜릿 공장이 나온다.


‘세상에서 가장 쓴 벨기에 초콜릿’https://www.kgnews.co.kr/news/article.html?no=716613 (김여수) 출처:경기신문


* 계간 문학동네 2015 여름호 좌담에서 오혜진 평론가는 김솔의 이 작품을 읽고 "보편적 세계사를 상대화하려는 의지"를 주목한다고 밝혔다. 





벨기에와 프랑스의 국경 부근의 초콜릿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자들은, 사장을 제외하면 모두 나와 같은 불법체류자 신분이지만 나에겐 유일한 아시아 출신이라는 낙인이 하나 더 찍혀 있다. 나의 모국이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유일하게 프랑스의 식민지가 아니었다는 역사는 이곳 생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높은 국민소득을 유지하면서도 유럽연합의 심장부답게 외국인들의 장기 체류에 관대하기 때문에 유럽의 도둑들에겐 천국과도 같다는 우스갯소리를 전해 듣고 나서, 우리 부부는 방콕에서 출발하는 항공기의 최종 목적지를 영국에서 벨기에로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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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소설 '악마'를 정리한 후 타로 악마카드가 떠올라 찾아 보았다.

타로 악마카드 By Papus [i.e. Gérard Analect Vincent Encausse]






어떤 사람들은 사탄이 타로를 발명했고 인간에게 주어 죄의 유혹에 빠지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타로는 그 무엇보다 영적인 기록물이기에 설사 악마 카드가 우리가 가진 약점에 불을 밝혀 우리 안의 어둠을 보여준다고 해도, 가장 중요한 상징은 두 사람을 묶고 있는 사슬이다. 목을 묶고 있는 사슬은 느슨해서 충분히 빠져나올 수 있는 정도다. 우리에게는 항상 선택의 자유가 있다. 아무리 상황이 나쁘고, 결국 끝나버린 것 같아도 우리는 상황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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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톨스토이의 소설 '악마'의 결말이 있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1880년 이후의 톨스토이 (러시아 문학사, 2008. 08. 25., D. P. 미르스키, 이항재)

 

Exorcism of the Demons at Arezzo, 1297 - 1299 - Giotto - WikiArt.org





‘그럴 수는 없어. 두 가지 출구밖에는 없어. 아내를 죽이든가 그녀를 죽이든가. 그리고 또…… 아아, 그래, 제3의 출구가 있다, 있어.’ 그가 조용히 소리 내어 말했다. 순간 그는 전신에 소름이 끼치는 것을 느꼈다. ‘그래, 자살하는 거다, 그들을 죽일 필요는 없어.’ 그는 문득 두려웠다. 다름 아니라 오로지 이 출구만이 가능한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권총은 있다. 정말로 자살하게 될까? 이거야말로 결코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건 얼마나 이상할까?’

그는 총구를 관자놀이에 갖다 대고는 잠시 주저했다. 스테파니다, 다시는 보지 않겠다는 결심, 자신과의 싸움, 유혹, 발작, 또다시 자신과의 싸움, 그 모든 걸 떠올리자마자 온몸이 공포로 부르르 떨렸다. ‘아니야, 이편이 더 나아.’ 그러고는 방아쇠를 당겼다.

그 누구도 자살의 원인을 이해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었다. 두 달 전에 예브게니가 자신에게 한 고백이 자살의 이유와 어떤 점에서 관련되는지 삼촌의 머릿속에는 도무지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사실, 예브게니 이르테네프가 정신병자였다면,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정신병자일 것이다. 진정한 정신병자는 타인에게서 광기의 징후를 보면서, 자기 자신에게서는 똑같은 것을 보지 못하는 자들이다. - 악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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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02-17 2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전에 크로이첼 소나타 영화를 본 적 있어요.
너무 무서워서 공포영화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찾아보니까 톨스토이 원작이더라구요.
지금은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고, 무서웠던 것만 생각나요.
잘읽었습니다. 서곡님,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서곡 2023-02-17 21:08   좋아요 1 | URL
오 저도 보고 싶네요 네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주말 되시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