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메 소세키의 단편 '문조'의 주인공은 크게 내키진 않으나 지인의 권유로 문조를 새장과 함께 집에 들이게 된다. 부지런하지 못 하고 활력이 떨어지는 편인 이 사람이 과연 반려 새를 잘 돌볼 수 있을까?


By Ishizaki Yūshi - Naturalis Biodiversity Center


By Post of Indonesia
심수관과 사쓰마 도기 https://www.jjan.kr/article/20190618678731 아래 발췌글에 '사쓰마'가 나와 찾아 보았다.








서재 안에서는 변함없이 펜소리가 사각사각 난다. 쓰고 있던 소설은 꽤 진척되었다. 손가락마디가 차갑다. 아침에 화로에 묻은 벚나무 숯이 하얗게 꺼져 있고 사쓰마형 삼발이에 걸친 무쇠주전자가 차갑게 식어 있다. 숯 바구니는 빈 채였다. 손뼉을 쳤건만 좀체 부엌까지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일어나 문을 열자 문조가 여느 때와 달리 횃대에서 꼼짝 않고 앉아 있다. 자세히 살펴보니 발이 하나밖에 없다. 나는 숯 바구니를 툇마루에 놓고 허리를 구부려 새장 속을 들여다보았다. 아무리 뜯어봐도 발은 하나밖에 없다. 문조는 이 화사한 가는 발 하나에 몸 전부를 의지한 채 묵묵히 새장 속에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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