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어떻게 읽는가'(조지 손더스)로부터 옮긴 아래 글은 첫 편인 단편소설 '마차에서'(체호프) 에 관한 내용이다.

Landscape with carts - Ivan Shishkin - WikiArt.org


cf. '마차에서'는 '여교사'로도 번역되어 있다.






우리는 하나의 이야기를 에너지의 전이 체계로 생각할 수 있다. 에너지는 바라건대 앞의 몇 페이지에서 만들어지는데, 요령은 뒤의 페이지에서 그 에너지를 쓰는 것이다. 마리야는 불행하고 외롭게 창조되었으며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더 구체적으로 불행하고 외로워졌다. 이것이 이 이야기가 만들었고 또 써야만 하는 에너지다.

우리는 그녀가 원하는 것을 원한다. 그녀가 그렇게 외롭지 않기를 바란다. 이 이야기의 에너지는 그녀가 약간 숨통이 트이기를 바라는 우리의 희망 안에 쌓이고 있다.

앞쪽에서 이야기는 말했다. "옛날에 외로운 사람이 있었다." 이야기는 "그런데 멋지지 않아? 그 외로운 사람이 다른 외로운 사람을 만났고 이제 둘 다 외롭지 않아" 하고 말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야기는 그쪽으로 가기를 거부하여 이제 더 심오한 질문을 하기 시작한다. "외로운 사람이 외로움에서 벗어날 길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여기가 나에게는 이 이야기가 크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는 지점이다. 이 이야기는 말하고 있다. 외로움은 진짜이고 심각해서 그 안에 갇힌 우리 일부에게는 빠져나갈 쉬운 길이 없으며 가끔은 아예 출구가 없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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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오월이다. 나무들에 물이 잔뜩 올랐다. 채소책을 찾는다. 종종 채소책을 읽는다. 채소 먹는 것보다 채소책 읽는 걸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채소강박에 비해 채소를 별로 많이 먹지 않는 나, 또 채소책을 읽자. '단단'이란 필명의 작가가 쓴 '매일매일 채소롭게 - 작지만 단단한 변화의 시작은 채소였어'를 골랐다. 부제의 '단단한 변화'에서 딴 필명인가 보다. 아래 내용과 비슷하게 나도 샐러드를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좋아한다고 말하긴 어렵다.

By Jengod (위키미디어커먼즈)







예전에는 채소 섭취를 늘리려면 샐러드를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양상추나 새싹잎, 로메인 등을 작게 잘라서 드레싱을 뿌려 먹는 샐러드만 알던 그 시절에는 그리 맛있지는 않지만 몸에 좋으니까 채소를 먹는다고 생각했다. 샐러드용 채소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자극적인 드레싱도 별로였다. 엄마가 해 주던 나물은 맛있지만 손이 많이 갈 거라고 생각해 지레 겁을 먹고 도전하지 않았다.  

한 가지 채소로 다양하게 해 먹기 시작하면서 채소의 매력을 알아 갔다. 세상에 관심 갖고 바라보면 어느 하나 예쁘지 않은 것이 없는데 채소라고 예외일까. 다양하고 예쁘고 재미있는 채소. 아직도 만나지 못한 제철 채소가 한가득이다. 서둘러 만나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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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버지니아 울프)에 실린 캐서린 맨스필드에게 버지니아 울프가 1921년에 쓴 편지가 아래 글의 출처이다.

캐서린 맨스필드 동상 (뉴질랜드 웰링턴) Photo By Ballofstring 위키미디어커먼즈






내가 당신에게서 정말 많이 존경하는 점은 당신의 투명성입니다. 내 것은 흐려지고 있거든요.

내게 당신은 매우 곧장 똑바로 가는 것처럼 보여요. 유리처럼 완전히 투명하게, 정제되고 영적으로요. 하지만 다시 제대로 꼼꼼히 읽어 봐야겠습니다. 나는 다만 모든 사실주의를 더 이상 원하지 않는 것 같다고 느낍니다. 오직 생각과 느낌만 있고 컵도 없고 식탁도 없는 것. 당신의 다음 책‡은 언제 나오나요?

‡ 1922년 출간된 《가든파티》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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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어떻게 읽는가 - 조지 손더스의 쓰기를 위한 읽기 수업'에서 처음 다루는 작품은 체호프의 단편소설 '마차에서'이다.

Illustration to Anton Chekhov's In the Cart By Aleksandrs Apsītis (위키미디어커먼즈)


In the Cart -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In_the_Cart '마차에서'는 '여교사'라는 제목으로도 번역된다.






이것은 세상에서 지금 막 처음으로 추락하고 있는 여자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것은 얼마 전에 추락했고 추락한 자신의 상태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이제는 특별히 화를 내지도 않는 사람의 이야기다. 그녀는 추락했고, 지금도 추락하고 있고, 아마 계속 더 추락할 것이다.

마리야는 이 일에 발언권이 없으며, 이야기의 중심인물이자 가장 영리하고 가장 자의식이 강한 사람임에도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 결과를 감당하며 그냥 앉아 있으려 한다.

외로운 여자가 연인 후보를 우연히 만난다.
우리는 이제 이 단계를 지나서 다음에 이르렀다.
외로운 여자가 연인 후보를 우연히 만나는데, 이 사람은 그녀의 외로움을 달래줄 것 같지만 그렇지 않고, 그녀는(또 우리는) 어차피 이것이 공허한 희망임을 깨닫고, 찻집에서는 거의 수모를 당하고, 여행의 외면적인 목적(물건 구입)은 무효가 된다.

왜 체호프는 마리야의 삶에서 이날을 선택하여 서술했을까? 다른 식으로 물어보자. 오늘 마리야에게 무엇이 달라졌나? 우리가 첫 페이지에서 만난 여자와는 다른 사람이 되었나?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 그녀에게 뭔가 새로운 일이 일어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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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병치레가 잦았다고 포스팅했더니 서재이웃님이 보양식 섭취를 일깨워주셔서 그중 추어탕을 먹었다. 오랜만이다. 이번에 다녀온 식당 상호에 '남원'이 들어 있었다. '지리쌤과 함께하는 우리나라 도시여행'에 소개된 내용을 옮긴다.

By chomjong (위키미디어커먼즈)


추어탕 - 한식문화사전 https://www.kculture.or.kr/brd/board/640/L/menu/735?brdType=R&bbIdx=12532 '식탁 위의 한국사'란 책이 이 설명에 인용되어 있다.






남원 추어탕이 다른 지역의 추어탕과 확실히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추어탕에 들어가는 재료에는 미꾸리와 미꾸라지가 있어요.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생물학적으로 분명히 구분되는 종이지요. 미꾸리는 수염이 짧고, 미꾸라지는 납작하고 수염이 길다고 합니다. 예로부터 추어탕 재료로 애용되는 물고기는 미꾸리였습니다. 자연상태에서 번식력이 더 강하기도 했고, 맛도 미꾸라지에 비해 더 고소하고 좋았다고 하지요. 그런데 물고기 양식이 보급되면서 상황이 바뀝니다. 미꾸리는 성어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미꾸라지는 1년 정도면 충분하기 때문이죠. 많은 추어탕 가게들이 이러한 이유로 미꾸리 대신 미꾸라지를 사용해요.
남원시는 미꾸리 양식 기술을 개발하고 남원에 자리 잡은 추어탕 가게에 미꾸리를 공급하기 위해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남원 추어탕이 타 지역과 다른 이유는 미꾸라지가 아니라 미꾸리를 사용하기 때문일 거예요. 이것이 남원에 직접 와서 추어탕 집을 찾아야 할 이유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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