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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월급쟁이 부자들 - 투자의 고수들이 말해 주지 않는 큰 부의 법칙
성선화 지음 / 다산북스 / 2017년 12월
평점 :
자신의 삶이 지금보다 윤택해지길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한다. 여러 신문기사로 접한 발표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로또 판매량이 하루 평균
104억원 어치나 팔리는 등 판매량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로또와 같은 복권은 경기가 나쁠수록 소비가 늘어나는 불황형 상품이다.
체감 경기는 팍팍한데다가 계층 사이의 박탈감이 갈수록 더해지면서 로또와 같은 일확천금의 한방을 꿈꾸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났던 것은 아닐까. 최근
엄청난 이슈가 된 가상화폐 시장도 그러하다. 투자가 아닌 투기에 가깝다는 평을 받는 가상화폐 역시 일부 사람들의 전설적인 수익률 신화가 퍼지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길 소망하는데, 다산북스에서 출간한 '100억 월급쟁이 부자들'은 그 제목만으로 이목을 끌기 충분하다.
월급쟁이인데 100억을 버는 일이 가능할까? 라는 의문과 함께, 읽기 전에는 과연 이 책의 내용에 공감이 가거나 흥미가 생길만한 부분이 있을까
싶었다. 투자라는 것도 매우 생소하고, 흔히 하는 생각으로 뭐라도 해보려면 그에 맞는 자금이 필요한 일인데 그조차 거리감이 들었다. 극히
일부일부를 제외하고는 주식도 가상화폐도 결국 개미들은 휩쓸리다 나가떨어져 버린다고 하지 않나. 투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여겨졌다. 거기다
100억이라는 빅넘버의 월급을 제시한다해도 의심스러울 뿐 딱히 체감되는 것은 없었다.
사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는 처음 받았던 인상보다 더 애매한 느낌을 받았다. 무엇보다 가장 처음 읽기 시작하는 들어가는 말부터 난감했다.
대체투자 시장에서의 성공에 대해 말하면서 금수저가 아니어도 괜찮다, 흙수저도 가능하다.고 진입장벽의 여지를 주며 강조한다. 읽어보니 언뜻
희망적인 것 같지만 이어지는 내용이, 개인의 수저보다는 일명 스카이로 통용되는 명문대를 나오는 것이 플러스 됨을 "업계가 원하는 지적
수준"이라는 표현으로 우회하여 표현했다. 새삼, 반발심이 들었다. 요즘 세상에 명문대를 간다는 것도 결국은 집안 비율이 더 크게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저자가 모를까. '개천에서 용난다도 이젠 옛 말' 이라고 공공연히 사용되는데.여기에서 이 책을 더 읽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싶었다.
회의감이 들었다가 문득 이른바 성공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말이 떠올랐다. 간절함. 어쩌면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누군가는 이
책을 통해 자신감을 얻거나 길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심지어 나조차도. 처음 짐작으로 그냥 덮어버리기 보다는 부정적으로 보던 시선을 접고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마음을 덜어내고 읽으니 회의감이 들었던 처음보다는 조금 나았다. 100억짜리 월급쟁이가 어디있냐고
의심했던 것과는 달리 어떤 길을 제시해주지 않을까 싶은 묘한 기대감이 있었나보다. 누구나 갈 수 있는 길이었다면 모두가 100억 부자가
되었을텐데 말이다.
" 노력은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 비록 실패를 하더라도 그 노력의 결과가 언제 어디서 발현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 p. 116
1부 100억 월급쟁이 부자의 DNA "
1부에서 나오는 내용은 다소 전형적이다. 처음에 제시됐던 정장근 대표의 다섯가지 꼴과 같은 내용은 세련됨이 좀 지난 프레젠테이션 내용처럼
보이기도 했는데, 이를 이어서 기본이 될만한 마음가짐과 태도를 강조하기 위해 몇가지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런 형식은 거의
반복적으로 계속되어 2부까지도 이어진다. 어떤 차이인지 모르겠지만, 1부와 2부에서 나오는 기업이나 인물에 대한 예들은 크게 눈길을 끌지 않고
지나가지만 3부에 들어서면 왠지 호흡이 달라진다.
3분의 내용은 관조적으로 이 사람은 이런 일을 겪었구나, 하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진짜 비하인드 스토리가 공개되는 것처럼 흥미를
자극한다. 3부의 부제가 일상생활 속 대체투자인만큼 좀 더 실제적으로 와 닿는 예들이 사용되어서 그런 것 같다. 마스크팩에 대한 이야기나,
전지현이 모델로 나오는 치킨업체에 대한 이야기,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광고하는 스테이크 메뉴의 상황, 프랜차이즈 커피 업체, 숙박업소 예약 어플
등 티비 광고에서 너무나 익숙하게 접하고 실제로도 딱 해당 브랜드와 제품을 내가 이용해본 적 있고, 이용할 수 있는 업체들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마치 어느 하루 패밀리 레스토랑의 스테이크 메뉴로 식사하고, 프랜차이즈 업체의 커피를 마시며, 어플로 예약한 숙박업소에서 하루 머물며,
치킨을 배달해먹고, 잠들기 전에 팩을 하며 하루를 마감하는 일정을 짤 수도 있겠다. 이 부분은 다들 흥미롭게 읽어볼 수 있을 것 같다. 처음
'100억 월급쟁이 부자들'을 읽으며 기대했던 감상과는 거리가 먼, 달을 가리켰는데도 그 손가락만 보고 있다는 것 같은 감상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받침으로 삼아 어떤 성공을 이뤄야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읽는 즐거움이 있었다는 것으로도 큰 수확이었다.
100억을 벌면 좋겠지만 모두가 100억을 벌수도 없고 벌어야하는 것도 아니니, 그보다는 자신이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도 괜찮다. 누군가의 인센티브가 100억이라는 말에 전두엽까지 전해지는 찌릿한 충격을 받은 저자니, 그에게는 이 법칙을 유용히 이용하여 큰
부를 얻는 게 목표였으리라. 그리고 같은 목표로 이 책을 읽는 사람에게는 이 책에서 제시하는 법칙들이 그 나름의 도움이 될 것이다. 업계에서
요구되는 지적 수준을 잊지 마시고. 그렇지 않더라도 이 업체는 어떻게 성공했지, 어떤 난관에서 벗어났을까 하는 에피소드들을 읽으며 나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