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라이프 트렌드 2013: 좀 놀아 본 오빠들의 귀환 (체험판)
김용섭 지음 / 부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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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본 순간, 그 남자의 자동차"라는 책을 떠올렸다. 주황색 띄지에 좀 놀아본 오빠들의 귀환'이라는 문구가 있어서 였을까. 이 책이 어느 정도는, 남성적인 시각을 띈, 남자에 대한, 남자를 위한 한 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어떤 책일까 하는 호기심 반, 그리고 어디 한번 여자의 눈으로 이 책을 샅샅이 살펴주겠다는 비판적인 시각 반으로 책을 읽었다.

 

자잘한 챕터로 나뉜 부분마다 우리 사회의 변화된 트렌드를 하나씩 언급하고 있는 책으로 어떤 부분은 동의하기 어려우면서도, 어떤 부분은 사회의 흐름에 대해 짚어낸 부분을 새롭게 정리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반반의 눈으로 본 만큼 반반의 면으로 얻게 되는 것이 있었던 것 같다. 띄지의 문구가 너무 강렬해서 그랬는지, 본 제목의 내용에 어울리는 내용이 본문에 충실하게 있었는데 이 책이 좀 도발적인 면모를 갖고 있진 않을까 하고 앞선 예상을 했던 것 같다. 그렇지 않았다면 좀 더 사회 변화와 흐름에 대해 중심을 갖고 볼 수 있었을텐데.

 

동의하기 어려웠던 부분은 베이글녀보다 아마조네스 적 여성상이 더 뜬다는 내용. 여성이 자신의 자립을 위해서는 베이글녀의 위치보다 알파걸, 아마조네스 적인 면을 더 강조하고 싶어하고 그런 위치에 서게 된다는 것은 맞지만, 이성과의 관계에서 봤을 때는 아마도 베이글녀를 선호는 남자들의 시각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생각이야 말로 여성이 가지고 있는 남성에 대한 편견일수도 있지만.

 

이 책의 장점은 확실히 변화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여러 키워드들에 대해서 두루두루 언급하며 그 변화의 요인과 방향성까지 정리하여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혼에 회의적인 태도를 갖게 되는 것이나, 동성애에 대해 넓은 이해를 갖는 것, 남성들의 성향 변화와 남녀의 사회적인 입지의 변화 등에 대해서 다양한 시각으로 꽤 세부적인 문제들을 언급하며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요리하는 남자들에 대한 이야기도 요즘 많이 느꼈던 변화인데 책 안에서 언급하고 있어서 흥미롭게 봤다. 또 소비 문화가 어떤 식으로 변화하고 있는지, 스마트 폰과 냉장고, 손글씨와 만년필 등을 예로 들어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도 신선했다.

 

다소 도발적이고 약간은 저돌적인 내용이 담겨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생각보다는 점잖은 오빠들의 귀환이었다. 좀 놀아본 오빠들도 세월이 흐르며 성숙의 단계에 이르렀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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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요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크레이그 톰슨 지음, 박여영 옮김 / 미메시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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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요를 만나기 위해 기다렸는데, 배송된 택배를 보고 진짜 담요가 온 줄 알았다. 그런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두툼했다. 5센치미터 이상은 되지 않을까? 그 안은 자유로우면서 거칠고, 순수하면서도 세속적인, 아름다우면서도 쓸쓸한 여운이 남는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작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전적인 내용이 섞인, 한 소년의 성장기이다. 주변의 따돌림으로 인해 겪게 되는 외로움, 가정에서 충분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느끼는 고독감, 차가운 냉기 속에서 소년이 첫사랑을 하게 되면서 느끼는 기쁨과 행복에 대한 일련의 이야기들이 섬세하고 순수한 감성으로 표현되어 있다.

 

만화로 되어 있기 때문에 엄청난 두께감에 비해 책을 다 읽게 되는 시간은 짧게 느껴진다. 거칠지만 자유로운 구성으로 그려진 만화를 눈으로 따라가며 읽다보면 금새 몰입하게 되어 어느새 마지막 장에 다다르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떠오른 생각은 이 작품이 '쥐'를 연상시킨다는 점이다. 몇 해 전에 쥐를 읽으면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 책의 매력은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이야기를 누구나 꿈꾸었던 것처럼 따뜻하고 아름답게 표현했다는 것이다. 작가 개인의 이야기를 풀어낸 것 같지만 사실은 모두가 읽으며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삶이 상처와 아픔을 동반한다는 것, 외로움과 고독감은 결국 모두의 곁에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사랑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찬란한 빛을 전해준다는 것, 그로인해 우리는 성숙해지고, 삶은 좀 더 풍요로워진다는 것을 책을 통해 느끼게 된다.

 

주인공에 감정을 이입하며, 주인공을 응원하며, 주인공을 사랑하게 보게 되다 결국은 그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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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처럼 연애하지 마라 - 세상의 모든 딸에게 권하는 연애심리바이블
엘런 페인 & 셰리 슈나이더 지음, 최송아 옮김 / 명진출판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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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엄마처럼 연애하지 마라! 라니.. 어머니가 보시면 슬퍼하실 제목이었다. 발칙한 제목 아닌가. 어머니의 연애가 있었기에 우리 자신도 존재하는 법인데, 그 자체를 부정하다니. 사실 연애를 부정한다기 보다는 연애방식을 부정한 셈이겠지만, 책장에서 이 책의 제목이 어머니 눈에 띄지 않도록 살며시 가려두게 만든다.

 

읽으면서 두가지 상반되는 생각이 교차한다. 하나는 '그래, 이런 문제가 있었어.' 나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 떠올려보게 되는 공감과 다른 하나는 '근데 이런 것까지 일일이 교과서 보듯이 챙겨보며 연애를 해야하는 것일까?' 하는 반발심이었다. 일그러진 관계들에 대해서 그때 내가 미처 다 알지 못했었지만 이런 상황이었구나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했던 것이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사람 사이의 관계를, 주도권 잡기 등을 운운하며 너무 재고 따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아직도 주체적이지 못한 연애방식을 고수하고 있기에 이런 책이 심심치않게 나오는 것인지.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를 필두로 우리 여성들은 아직까지도 당당히 독립한, 자립된 형태의 연애관을 갖지 못하고 남자에게 의지하고 연연해하며 끌려다니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 상대방에 대해 연연하는 것은 여자만이 아니라 남자도 마찬가지일거라 생각되는데 '그녀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같은 제목의 책은 눈에 잘 띄지 않을 뿐더러 사회적으로 화자되는 일도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다소 발칙한 제목이긴 하지만, 연애를 처음 시작하는 여성들, 연애만 하면 남자때문에 늘 속상하고, 자기 자신보다 남자의 의견에 끌려다니느라 피곤한 여성들이 이 책을 읽으면 나름 생각하게 되는 바가 많은 것 같다. 물론 자아를 잃지 않고 좀 더 쿨한? 방식으로 연애하기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연애방식을 바꾸기보다는 연애에 대한 의식을 바꾸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연애에 할애하는 관심의 비율을 좀 더 줄이는 것이다. 그 전에 우선 이 책을 읽어보고 자신의 연애스타일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드는 것도 좋을테고.

 

연애스타일 변화지침서라는 의미보다는, 생각할 꺼리가 더 많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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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어떻게 당신을 속이는가 - 생각 속에서 길을 잃곤 하는 당신을 위한 4단계 두뇌 훈련법
제프리 슈워츠 & 레베카 글래딩 지음, 김학진.이상원 옮김 / 갈매나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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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 나는 훨씬 더 무서운 것들을 상상했다. 굉장히 자극적이고 단편적인 사례들이 머리속에 떠올랐던 것이다. 예를 들면, 자신의 생각만으로 사실을 부정하고 환상을 사실이라고 믿고 사는 사람에 대해 본 티비 프로그램이나 우리가 느꼈다고 생각하는 감각들이 사실은 뇌에서 보내는 신호로 되어 있기 때문에 생기는 착각들을 생각했다. 글쎄, 리뷰를 쓰면서 생각해보니 훨씬 더 무서운 것이라는 표현은 개인적인 생각일 수도 있겠다. 어쩌면 책에서 말하는 뇌의 속임수가 사람을 파괴하는 면모를 깊게 생각해본다면 그 편이 더 무서운 일일수도 있겠다.

 

이 책이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점은, 우리가 외부에서 받는 자극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고들이 언제나 옳고 믿을만한 결과는 아니라고 지적함과 동시에 그런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두뇌 훈련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자신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생각하는 일을 끊을 수 있는지, 뇌가 나를 속이지 않게 하려면 어떤 생각을 해야하는지를 알려주려고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미처 의식하지 못하고 있던 문제를 환기시켜 알려줌과 동시에 해결법을 제시한다. 이 부분에서 마치 병을 주고 약을 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그저 자기 자신을 낮게보고 괴로워하는 일들이 잘못된 인식에서부터 오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일이 많은데 그 부분이 문제임을 굳이 알려주는 것이다. 다행이도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까지 제시하긴 하지만.

 

여덟명의 주요 등장인물이 나온다. 연령도 다양하고 직업도 각자가 안고 있는 문제도 제각각인 이 인물들은 '우리'를 대신한다. 그들의 어떤 부분들은 우리에게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그들의 경우에서 우리의 모습을 찾고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던 혹은 감춰뒀던 문제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그 문제에서 그들과 함께 벗어날 수 있도록 해준다. 읽으면서 충격적이었던 것은, 그저 재미로 나는 어떤 사람들의 어떤 면에 공감을 하게 될까 꼽아보려고 했었는데 너무나 많은 인물들의 안타까운 모습에서 나 자신과 닮은 조각을 찾았다는 것이다. 자신이 그렇게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이 없고 자학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고 있었던 것인가 생각해보게 되었다. 놀라우면서 공포스러운 경험이었다.

 

자신의 가치에 대해 불신하고 있다면, 자신감과 자존감이 부족하여 늘 한발 뒤로 물러서있거나, 자신이 마땅히 서있어야 할 자리를 찾을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이 책을 읽고 생각을 환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약간은 우리의 정서와 맞지 않는 과감한 해결법을 제시하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자신의 생각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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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뒷면은 비밀에 부쳐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32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오유리 옮김 / 작가정신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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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스러운 느낌이 전해지는 표지와 제목이었다. 보는 사람의 눈길을 끄는. 작가정신의 책을 올해들어 처음 접한 이래로 몇권을 내리 읽게 되었다. 읽을수록 괜찮은 책이 나오고 있는 것 같아 주목하고 있는 출판사다. 몇권을 읽었을 뿐이지만, 그 중 몇권은 개인적으로 꽤 재미있게 읽었다. 작가정신에서 출판한 외국 소설은 이 책이 첫번째인데 마찬가지로 독특한 설정과 신선함이 있었다.

 

무대는, 전통있는 고급스러운 예식장이고 등장하는 인물들은 그날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치를 사람들과 그들의 주변 인물, 웨딩플래너 들이다. 한정된 공간, 한정된 시간 안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일을 등장인물의 시점을 교차하여 그려내는 것으로 표현해냈다. 덕분에 읽으면서 여러 귀퉁이의 퍼즐 조각을 하나씩 칸에 채워가며 그림을 완성해내는 과정을 즐길 수 있었다.

 

결혼은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 중대사인만큼 한껏 날카로워진 인물들의 모습, 생각지도 못했던 사건이 벌어지게 되는 경위, 기대하지 않았던 대목에서 마주치는 로맨틱한 사건, 스릴과 서스펜스를 넘나드는 가족의 화합 등 다양한 소재를 책 안에서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소설 속의 인물들은 자못 엉뚱하고 냉랭한 것 같기도 하면서 각자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을 제각각 뽐내고 있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인물들의 이야기를 제각각 만나게 되는 재미도 있는 결말 부분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이 결혼식이 있던 날을 뒤로 하고 어떤 일상을 맞이하게 되는지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것도 또다른 재미이다. 일본의 영화나 소설에서 이런 구성을 곧잘 보게 되는데 인물들의 소소한 일상과 그 안에서 찾는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꽤 따뜻한 시선으로 감동을 주도록 잘 담아내는 좋은 작품들이 많았다. 이 책도 그 중 하나이고.

 

모든 인물들의 에피소드가 인상적이지만 똑닮은 미인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와 백설공주가 될 이모의 결혼식에 참석한 꼬마아이의 이야기가 가장 좋았다. 표지와 제목에서 느껴지는 만큼의 미스터리어스한 느낌은 덜하지만 확실히 보는 이를 사로잡아 끊임없이 책장을 넘기도록 만드는 힘을 가진 재미있는 한 권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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