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어떻게 당신을 속이는가 - 생각 속에서 길을 잃곤 하는 당신을 위한 4단계 두뇌 훈련법
제프리 슈워츠 & 레베카 글래딩 지음, 김학진.이상원 옮김 / 갈매나무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제목만으로 나는 훨씬 더 무서운 것들을 상상했다. 굉장히 자극적이고 단편적인 사례들이 머리속에 떠올랐던 것이다. 예를 들면, 자신의 생각만으로 사실을 부정하고 환상을 사실이라고 믿고 사는 사람에 대해 본 티비 프로그램이나 우리가 느꼈다고 생각하는 감각들이 사실은 뇌에서 보내는 신호로 되어 있기 때문에 생기는 착각들을 생각했다. 글쎄, 리뷰를 쓰면서 생각해보니 훨씬 더 무서운 것이라는 표현은 개인적인 생각일 수도 있겠다. 어쩌면 책에서 말하는 뇌의 속임수가 사람을 파괴하는 면모를 깊게 생각해본다면 그 편이 더 무서운 일일수도 있겠다.

 

이 책이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점은, 우리가 외부에서 받는 자극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고들이 언제나 옳고 믿을만한 결과는 아니라고 지적함과 동시에 그런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두뇌 훈련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자신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생각하는 일을 끊을 수 있는지, 뇌가 나를 속이지 않게 하려면 어떤 생각을 해야하는지를 알려주려고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미처 의식하지 못하고 있던 문제를 환기시켜 알려줌과 동시에 해결법을 제시한다. 이 부분에서 마치 병을 주고 약을 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그저 자기 자신을 낮게보고 괴로워하는 일들이 잘못된 인식에서부터 오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일이 많은데 그 부분이 문제임을 굳이 알려주는 것이다. 다행이도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까지 제시하긴 하지만.

 

여덟명의 주요 등장인물이 나온다. 연령도 다양하고 직업도 각자가 안고 있는 문제도 제각각인 이 인물들은 '우리'를 대신한다. 그들의 어떤 부분들은 우리에게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그들의 경우에서 우리의 모습을 찾고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던 혹은 감춰뒀던 문제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그 문제에서 그들과 함께 벗어날 수 있도록 해준다. 읽으면서 충격적이었던 것은, 그저 재미로 나는 어떤 사람들의 어떤 면에 공감을 하게 될까 꼽아보려고 했었는데 너무나 많은 인물들의 안타까운 모습에서 나 자신과 닮은 조각을 찾았다는 것이다. 자신이 그렇게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이 없고 자학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고 있었던 것인가 생각해보게 되었다. 놀라우면서 공포스러운 경험이었다.

 

자신의 가치에 대해 불신하고 있다면, 자신감과 자존감이 부족하여 늘 한발 뒤로 물러서있거나, 자신이 마땅히 서있어야 할 자리를 찾을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이 책을 읽고 생각을 환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약간은 우리의 정서와 맞지 않는 과감한 해결법을 제시하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자신의 생각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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