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요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크레이그 톰슨 지음, 박여영 옮김 / 미메시스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담요를 만나기 위해 기다렸는데, 배송된 택배를 보고 진짜 담요가 온 줄 알았다. 그런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두툼했다. 5센치미터 이상은 되지 않을까? 그 안은 자유로우면서 거칠고, 순수하면서도 세속적인, 아름다우면서도 쓸쓸한 여운이 남는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작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전적인 내용이 섞인, 한 소년의 성장기이다. 주변의 따돌림으로 인해 겪게 되는 외로움, 가정에서 충분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느끼는 고독감, 차가운 냉기 속에서 소년이 첫사랑을 하게 되면서 느끼는 기쁨과 행복에 대한 일련의 이야기들이 섬세하고 순수한 감성으로 표현되어 있다.

 

만화로 되어 있기 때문에 엄청난 두께감에 비해 책을 다 읽게 되는 시간은 짧게 느껴진다. 거칠지만 자유로운 구성으로 그려진 만화를 눈으로 따라가며 읽다보면 금새 몰입하게 되어 어느새 마지막 장에 다다르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떠오른 생각은 이 작품이 '쥐'를 연상시킨다는 점이다. 몇 해 전에 쥐를 읽으면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 책의 매력은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이야기를 누구나 꿈꾸었던 것처럼 따뜻하고 아름답게 표현했다는 것이다. 작가 개인의 이야기를 풀어낸 것 같지만 사실은 모두가 읽으며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삶이 상처와 아픔을 동반한다는 것, 외로움과 고독감은 결국 모두의 곁에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사랑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찬란한 빛을 전해준다는 것, 그로인해 우리는 성숙해지고, 삶은 좀 더 풍요로워진다는 것을 책을 통해 느끼게 된다.

 

주인공에 감정을 이입하며, 주인공을 응원하며, 주인공을 사랑하게 보게 되다 결국은 그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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