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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처럼 연애하지 마라 - 세상의 모든 딸에게 권하는 연애심리바이블
엘런 페인 & 셰리 슈나이더 지음, 최송아 옮김 / 명진출판사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엄마처럼 연애하지 마라! 라니.. 어머니가 보시면 슬퍼하실 제목이었다. 발칙한 제목 아닌가. 어머니의 연애가 있었기에 우리 자신도 존재하는
법인데, 그 자체를 부정하다니. 사실 연애를 부정한다기 보다는 연애방식을 부정한 셈이겠지만, 책장에서 이 책의 제목이 어머니 눈에 띄지 않도록
살며시 가려두게 만든다.
읽으면서 두가지 상반되는 생각이 교차한다. 하나는 '그래, 이런 문제가 있었어.' 나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 떠올려보게 되는 공감과
다른 하나는 '근데 이런 것까지 일일이 교과서 보듯이 챙겨보며 연애를 해야하는 것일까?' 하는 반발심이었다. 일그러진 관계들에 대해서 그때 내가
미처 다 알지 못했었지만 이런 상황이었구나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했던 것이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사람 사이의 관계를, 주도권 잡기 등을 운운하며 너무 재고 따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아직도 주체적이지 못한 연애방식을 고수하고 있기에 이런 책이 심심치않게 나오는 것인지.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를 필두로 우리 여성들은 아직까지도 당당히 독립한, 자립된 형태의 연애관을 갖지 못하고 남자에게 의지하고 연연해하며 끌려다니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 상대방에 대해 연연하는 것은 여자만이 아니라 남자도 마찬가지일거라 생각되는데 '그녀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같은
제목의 책은 눈에 잘 띄지 않을 뿐더러 사회적으로 화자되는 일도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다소 발칙한 제목이긴 하지만, 연애를 처음 시작하는 여성들, 연애만 하면 남자때문에 늘 속상하고, 자기 자신보다 남자의 의견에
끌려다니느라 피곤한 여성들이 이 책을 읽으면 나름 생각하게 되는 바가 많은 것 같다. 물론 자아를 잃지 않고 좀 더 쿨한? 방식으로 연애하기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연애방식을 바꾸기보다는 연애에 대한 의식을 바꾸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연애에 할애하는 관심의 비율을 좀 더
줄이는 것이다. 그 전에 우선 이 책을 읽어보고 자신의 연애스타일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드는 것도 좋을테고.
연애스타일 변화지침서라는 의미보다는, 생각할 꺼리가 더 많았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