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자 선언 -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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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적으로 구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어.
(anyone can be cynical.)
담대하게 낙관주의자가 되라고.
(Dare to be optimist.) p.268
저자 글을 보면 친구가 생각난다.
십오 년 전 단대 건물 지하에서 같이 라면을 먹었다. 친구는 ˝난 라면은 안 먹어.˝라고 자신 원칙을 얘기하며 단칼에 거절했다. 참 나는 그 모습이 좋았다. 돈을 나눌 때 50원 단위까지 챙겨 주는 친구. 누군가에 대해 감정보단 이성으로 공평하게 대했던, 뭐든 열심히 하는 친구. 이 책을 보면서 그 친구가 생각났다.
어떤 일이든 열정적으로 살아온 저자. 그렇기에 대학 시험에 수석을 했고 어렵다는 사법시험에 붙고 연수원에서 되기 어렵다는 판사가 됐다. 정말 머리가 좋은 사람. 이 분과 내 친구 공통점을 그렇다. 삶을 살아가면서 어떤 시련이나 스트레스 안에서도 기어코 의미를 찾아낸다. 만약 실수가 있다면 그 답을 찾고 스스로 발전하는 방법을 찾아낸다. ˝나를 위한 최선인 행동 ˝을 한다. 이렇게 어렵게 깨닫게 된 자신이 겪은 삶에 대한 좌표를 공개하기를 꺼려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절대, 절대 유명해지기 위하거나 거대한 야망이 숨어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이 일 또한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일뿐이다.
이 책은 `개인 주의자`라는 자극적인 생각을 먼저 내세웠다. 먼저 난 나를 먼저 생각한다는 `개인주의자`에 대한 생각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다음 판결과 주위에 있었던 신변잡기에 대한 이야기, 마지막 부분은 책이나 영상을 보고 생각해 본 세상에 대해 적었다.
왜 개인주의 자인가
저자 내면에 대한 내용이다. `나란 누구인가? 왜 나는 이런 책을 쓰고 있는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스스로를 참 개인적으로 특이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무척 좋아하고 주위 다른 사람이 내 삶에 대해서 재단하는 것을 끔찍이 싫어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은 하지 말라고 해도 굳이 해야 한다. 그렇지만 하기 싫은 일은 정말 싫어하는 자신을 `개인주의자`라고 칭한다.
보통 `판사`가 책을 낸다고 하면 이런 생각을 한다. `아, 조금 있으면 대권에 도전하겠구나.`라고. 아니면 정재계에 많은 연줄을 얻기 위해 내는 글이라고. 자서전처럼 거창하게 자신이 한 선의를 멋있게 포장한 책일 거라고 오해할 수 있다. 조금만 읽어보면 그 오해가 풀린다. 그는 그런 일은 질색이다. `판사`라는 직업을 사랑하고 소소한 `글`을 쓰는 행동은 좋아한다. 그뿐이다. 그냥 쓰고 싶고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딱 그 정도. 더 이상 나가는 것은 행복이 아니라 고통이다.
자신은 야한 책을 좋아한다거나 어렸을 때 조국 교수님을 보고는 홍콩 배우가 왜 여기 있냐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박장대소했다. 자신이 더 이상 부귀영화는 바라지 않는다는 내용은 상상으로 대신 얘기한다.
최후의 오지 여행을 하며 유서처럼 페이스북에 일기를 쓰는데 이게 또 어떻게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 중계방송 보듯 찾아보는 이들이 늘어나고, 기사화되더니 팬덤 형성. 응원의 메시지에, 따라 걷는 순례자들이 속출하며 일이 커진다. 어느새 그런 관심에 중독되어 신경 안 쓴 척 실제로는 엄청 신경 쓴 사진과 감동적인 한마디를 페이스북에 올리며 세상의 반응을 즐기기에 이른 노인이 삶에 대한 의욕이 과다 충전된 나머지 `고독의 끝에서 생의 의지를 발견하다`어쩌고 하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소리를 하며 도시로 복귀. 그동안 적은 글을 모아 책으로 출간하여 돈도 벌고 멘토 행세하다가 선생님 선생님 하며 따르는 미로 여대생과 눈이 맞아 이태리 멋쟁이 노인 흉내를 내며 스키니진 입고 스카프 두르고 데이트 다니다가 민족정론 디스패치에 대서특필, `늙으면 죽어야지` `지랄도 풍년`이라는 어제의 팬들의 댓글 러시 속에 이혼당하고 무일푼으로 전락. 그러고는 독거 노인이 되어 <대장금> 재방송을 무한 반복 시청하며 수명만 대책 없이 연장해놓은 과학자와 의사들을 저주.....

`오체불만족` 저자 오토다케
`오체불만족` 저자 오토다케 ˝여성 5명과 불륜˝ 파문
[앵커]베스트셀러 `오체불만족`의 저자인 `오토다케 히로타다`의 불륜 사실이 폭로됐습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선사해왔는데요. 일본 열도가 충격에 빠졌습니다.이정헌 도쿄 특파원입니다.[기자]2011년 5월 일본의 한 야구장.[오토다케 히로타다 : 마음을 담아서 던지겠습니다.]불편한 몸이지만 멋지게 시구를...

타인을 통해 성장하다
이 책을 읽기 전에 `판사 유감`이라는 책을 살짝 읽었다. 그 책에서는 대부분 판사로 재직 중 생겼던 일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와 같은 맥락에 선 내용이 많은 부분이 2부에 있다. 사회적 약자들. 알고 보면 억울한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 대한 사정을 듣고 판결을 내리는 판사 입장에서 쓴 글이다. 법리 해석이 앞서기 때문에 판결로는 얘기하거나 결정할 수 없는 부분을 이 부분을 통해 쓰고 있다.
참 위험한 일이다. 판결이란 굉장히 사적인 영역이다. 이 부분에 대해 타인과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지 않고 자신 생각만을 쓰는 일은 외줄 타기나 다름없다고 본다. 문유석 판사 인터뷰를 보면 오히려 이런 아슬아슬함을 즐긴다고 하신다. 어쩌면 그가 `개인주의자`이기에 가능한 일이란 생각이 든다. 오늘을 더욱 즐기는 후회 없는 삶. 카르페 디엠.
절망으로 끝나는 글은 쓰고 싶지 않다. 어리석더라도 작은 희망의 불씨라도 보고 싶다.(140)
차가운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기
사람 간 어려운 사정을 해결하는 판결하는 입장에서 더 나아가 시야를 넓게 본 내용을 적었다. 사회에서 일어났던 큰 사건들인 세월호 사건, 국제 테러 행위, 그리고 사회 계층 간 불화에 대한 내용들을 다뤘다.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저자가 일 년 동안 하버드 로스쿨에 유학하며 겪었던 미국에 대한 풍경이었다. 미국은 빈부 격차가 정말 크다. 사실 가장 선진국이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교육수준과 삶의 질이 정말 낮다. 저자는 그들이 배우지도 않고 그저 국가가 주는 돈에 의지하며 사는 모습을 보며 공화당 부자들이 세금을 내기 아까워하는 마음을 어느 정도 이해했다. 다른 편에서 보면 선진국에 이르기까지 노동자 계급이 열심히 일하지 않았다면 그 수준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시대가 변하며 토사구팽 당한 그들이다. 이 사실을 보며 안타까워한다.
인간 사회는 참 묘해서 교과서처럼 정의가 늘 승리하지도 않고, 거기 앞서 무엇이 정의인지도 정의하기 어렵고, 분명히 선의에서 비롯한 정책이 오히려 사람들의 고통만 심화하기도 하고, 인간의 능력과 노력에는 슬프지만 많은 격차가 있고, 빈곤과 불평등에는 사회가 책임질 부분도 있지만, 개인이 책임져야 할 부분도 분명히 있다. (239)
사실 이 부분을 보고 `판례를 많이 보면 이렇게 만연체가 되는구나..`를 여실히 깨달은 부분이었다.(살짝 위로받았습니다. 판사님.)
부정을 긍정으로
저자 본인은 자신을 `개인 주의자`라고 칭했다. 그게 나쁜 말일까? 내 스스로에 집중하는 삶 말이다.
책은 내내 자신뿐 아니라 타인을 향하고 사회를 향하고 있다. 어쩌면 내 자신을 정확히 알기 위한 노력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보통 우린 나 자체도 모른 채 타인을 보고 세상을 마음대로 생각한다. 그렇기에 내가 아니고 세상이 잘못되고 타인이 나쁜 것이라고 쉽게 단정하고 평가한다.
저자는 판사다. 타인을 평가하고 단정하고 벌을 내리는 사람이다. 그런 분이 `나 밖에 모르는 사람`이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은 후 그렇지 않은 분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우리에게 저자는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타인을 평가하고 싶어요? 먼저 나를 알고 나 스스로에게 떳떳해지세요. 그러기 위해서는 글을 써 봐요. 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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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3-25 18: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토다케는 행복하기 위한 삶의 방식을 많이 강조하던데 너무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만 살았던 것 같아요. 육체적 쾌락 또한 개인의 행복을 충족시키는 행위입니다. 그런데 쾌락이 주는 행복에 너무 집착하는 바람에 불명예스러운 일이 발각되고 말았어요. 그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인가 봅니다.

책한엄마 2016-03-25 18:09   좋아요 0 | URL
오-어쩌면 그도 지독한 개인주의자였군요.하지만 판사님이 주장하는 `합리성`, 즉 타인에게 상처주지 않는 예의는 없었나봅니다.아내와 그가 쓴 책으로 용기를 얻었던 사람들을 우롱했어요.사회에서 떳떳한 개인주의자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조건이 충족해야 한단 생각이 들었어요.
 
백설공주는 왜 자꾸 문을 열어 줄까 - 동화로 만나는 사회학
박현희 지음 / 뜨인돌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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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 비틀어 읽기.모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선생님과 수업한다면 학생이 참 행복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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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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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없는 끔찍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리는 실력.700페이지 책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이야기.사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제대로 된 거짓말쟁이 이야기꾼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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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시간의 힘 - 기대를 현실로 바꾸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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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저자의 말은 최소한 나에게 100% 적용된다.
나 포함해서 내 남편 절친인 분에게도 적용된다.
내가 남자가 됐다면 저렇게 됐을 거야-라고 생각하시는 그분 나랑 자음 이니셜도 똑같아. 게다가 동본이야.(진짜 억지로 끼어 맞추는 것 맞습니다.)

뭔가 내가 분발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은 철저히 나 혼자 공간으로 들어간다. 겉에서 보면 나는 남에게 전혀 관심 없는 사람, 매정한 사람이 되어버린다. 원래 다른 사람에게 다정다감했던 모습과 180도 바뀐 모습에 사람들이 당황하기도 한다. 그런 내 패턴이 바뀐 것은 큰 시험인 수능부터다. 그 이후로 나는 남편과 연애를 했고 내내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은 없었다. 내 인생에서 큰 지위를 얻을 수 있기 위해 온 힘을 쓸어 담을 혼자 있을 시간은 이제 더 이상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앞서 읽었던 `여자의 인간관계`는 여자란 존재는 패거리, `모여 다님`을 중시하는 성격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기서 긍정적인 여성상으로 얘기한 `별난 여자`는 혼자 있음을 어색해하지 않는 사람을 뜻한다. 더 이상 억지로 모여있기 위해 노력하지 말라.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혼자 있으면서 외로움을 느끼지 말라는 용기와 혼자 있을 때 자기 발전을 위해 행해야 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먼저 저자는 언제나 우수한 집단 안에 속해 있다가 대학 입학이 좌절되면서 `강제 혼자 있음`을 경험한다. 그러면서 외로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다른 면으로 혼자 있음으로 자신이 발전함을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다.
고독을 극복하면서 단독자임을 자각할 수 있었고, 오로지 혼자서만 도달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27)
적극적으로 혼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
저자는 강력하게 주장한다. 누구나 한 번은 지극히 괴로운 고독을 맛 보아야 한다. 같이 다니는 것은 마음 안정을 줄 수 있지만 내 개인에 대한 발전을 주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누군가가 배신하고 무시당하게 되면 처음부터 혼자였던 것보다 지독한 괴로움을 맛보게 된다. 그렇기에 처음부터 내 개인을 위해서는 타인과 비교하고 의지하고 같이 다니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혼자도 훌륭히 업무를 해낼 수 있는 사람들, 그들이 같이 모여 협동했을 때 비로소 최고 성과를 낼 수 있다.
수동적인 고독을 넘어 적극적인 고독을 선택한 사람, 안락한 자리를 뿌리치고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사람은 깊고 빛난다.(54)
기대를 현실로 바꾸는 혼자만의 시간
그렇다면 어떻게 혼자 시간을 보내야 할까?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기는 했는데 아직도 타인 생각으로 혼란스럽다면 어떻게 마음을 안정시켜야 할까? 먼저 혼자 있을 때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본다. 책을 읽고 교양을 쌓는다. 활자 형태로 일기를 써서 자신 감정을 직접 마주하게 한다. 외로움을 없애기 위해 눈앞에 있는 일에 최선을 다 한다. 요즘 유행하는 슬로 리딩의 일환으로 원서를 읽고 이에 번역을 하는 행위를 해 본다. 마지막으로 고독에 대한 책을 읽어 본다. 계속 나 혼자 스스로 명상과 같은 훈련을 통해 안정적인 감정을 유지하게 한다.
혼자인 시간이 나에게 가르쳐주는 것들
저자는 혼자인 시간에 가르쳐준 것들 대부분을 책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혼자 있는 시간 대부분 책을 만났고 책 안에서 삶에 대한 답을 찾은 듯하다. 책을 읽고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라고 한다. 이를 일본 고전 문학에 있는 문구들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고독을 명확하게 언어화한 작품을 접하면 적어도 우리는 누군가와 고독을 공유할 수 있다. 더구나 공감의 상대는 위대한 선인들과 문학의 대가들이다. 고독을 그린 작품을 읽는다는 자체가 고독에 대한 긍정이며, 외로움의 밑바닥에서 치고 오르는 좋은 방법인 것이다.(134)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는 내가 되기 위하여
혼자 있는 시간을 더 이상 힘들어하지 말자. 고독은 피하려고 할수록 더욱 고독해진다. 혼자 있는 시간에는 고전을 보자. 그 안에 많은 답이 숨어 있다. 혼자 있으면 무엇보다 자신 한계를 깨닫게 된다. 그로 인해 자신이 가진 능력 안에 목표가 명확해진다. 또한 혼자 있게 되면 감성이 풍부해진다. 이를 이용해 자신 감정을 더욱 직접 만난다. 이를 통해 내 마음을 알고 다스리기 쉬워진다. 사람들은 더 이상 혼자 있기를 두려워한다. 다른 사람들이 좋다는 것을 무조건 따라 한다. 남들이 효율이 좋고 안정적이라는 직업을 무조건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에게 맞는지 생각하기 전에 무작정 그 직업을 얻기 위해 노력하기만 한다. 누군가 좋다는 가방, 물건, 수업만 따라다닌다. 이는 반대로 얘기하면 우리가 그만큼 더 외로워졌다는 증거다. 차라리 혼자 있는 시간을 직접 만들고 내 스스로를 단단히 만드는 일이 더욱 필요한 시기다.
이 책을 읽고..
앞서 읽었던 `여자의 인간관계`와 함께 읽어서인지 혼자 있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크게 공감하고 그 방법에 대해 적용하며 읽을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며 사는 것은 기본이다. 하지만 혼자 있는 시간 또한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서로 이해받고 같이 있는 듯한데 나만 혼자 떨어졌다며 소모적인 아픔을 겪을 때가 있다. 하지만 아니다. 개개인 누구에게나 혼자 있을 시간은 필요하다. 적극적으로 내가 혼자 있기 위해 다가오는 사람들을 거부하는 일은 예의 없는 행동이다. 다만 내가 혼자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그때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책을 기억하며 이 시간은 타인에게 거부 받은 시간이 아니라 내 발전을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하자. 그 시간을 더 이상 견디기 힘든 시간으로 생각하며 내 스스로를 괴롭히지 말잔 생각을 했다.
고독은 잘못 다루면 위험해진다. 이 위험을 기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고독을 다루는 `기술`이 필요하다. 여기서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꼭 습득하기 바란다. 그 시간을 통해 분명 풍성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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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3-23 17: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꿀꿀이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오늘 바람이 많이 불어요.^^

책한엄마 2016-03-23 17:57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밖에 공기가 좋지 않아요.
참 좋은 봄인데 안타까워요.^^잘 지내셨죠? 이따 서재 놀러갈게요.

eL 2016-03-25 16: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남편절친분 자음이니셜도 ㄲㄲㅇ....?

책한엄마 2016-03-25 16:19   좋아요 2 | URL
ㅋㅋㅋ실명이요.깔깔이를 좋아하긴 하는...듯(썰렁한 개그 죄송.^^)

eL 2016-03-25 16:23   좋아요 2 | URL
ㅋㅋㅋ 저혼자 꼴꼴이 낄낄이 막 생각했는데 깔깔이는 생각도 못했네요ㅋ 재밌어요ㅎ

책한엄마 2016-03-25 16:25   좋아요 2 | URL
ㅎㅎㅎ꼴꼴 낄낄이 더 웃겨요.
 
여자의 인간관계 - 무리짓는 여자들의 관계 심리학
미즈시마 히로코 지음, 박선영 옮김 / 눈코입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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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경 어린이 도서관 개나리 문학당 선정도서

내가 선택한 책이다.
선택의 변
 내가 이제껏 고른 책들은 무겁고 어려운 책 들이었다. '더 로드'로 심오한 디스토피아를 경험한 후 '앵무새 죽이기'로 인종차별에 대한 씁쓸함을 맛봤다. 그리고 '역사란 무엇인가'를 통해 아직도 역사는커녕 나 자신도 모르겠는 아노미를 거쳐 힘겹게 '거꾸로 읽는 세계사'까지 끝냈다.('유시민'님 책은 좋습니다. 언제나 옳고 옳은 책입니다.) 이후 난 힘을 뺀 책을 찾았다. 짧은 시편이 들어있던 '예언자'를 선택했다. 설날 다음날이라 나를 제외한 모든 구성원이 읽지 않았음에도 진행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나 또한 책임감에 친정 부엌에서 쪼그리고 읽다가 엄마가 그 모습을 보고 발로 찼다. 애가 물을 달라는데 그곳에  앉아 책을 읽는다는 이유였다. 정말 서러웠다.


 그리고 선택한 책이 바로 이 '여자의 인간관계'다. 일부러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새 학기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인간관계를 맺는 이때. 가볍게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책을 같이 읽어보고 싶었다. 이 책에 대한 평가는 가혹했다.
"잡지에나 실릴만한 별 시답잖은 이야기들"
"정말 정신과 의사가 쓴 것 맞아? 학생이 써도 이렇게 유치하게 안 쓰겠다." 등등.
그래서인지 나도 별 기대하지 않고 이 책을 읽었다. 무엇보다 여자 의사가 썼음에도 여성만이 가진 콤플렉스라는 말에 '울컥' 화가 나기도 했다.
 내가 낸 발제들은 일단 이 책에 대한 비판 의도가 가득 들어있었음을 밝힌다. 오히려 그런 발제들과 이 책을 긍정적으로 본 문학당 식구 덕분에 내 사고 폭이 넓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책은 정말 좋았다. 만약 책 모임을 하는 모임이 있다면 이 책과 내가 낸 발제문으로 시작을 해 보는 건 어떨지- 추천해본다.


 
 1. 작가는 뒤틀린 여자를 문제 삼았습니다. 뒤틀린 여자가 되는 이유를 사회가 만든 여성 위치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의견에 찬성하십니까? 반대하십니까?
전통적으로 여성은 남성에게 선택받는 성이었다. 정말로 놀랍게도 한 세대 전까지만 해도 여성은 자력으로 사회적 지위를 획득할 수 없었고, 어떤 남자에게 선택을 받느냐에 따라 사회적 신분이 결정되었다. 남성은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계발했지만, 여성은 좋은 결혼 상대를 만날 수 있도록, 더 나은 남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도록 자신을 가꾸는 게 일이었다. 이런 상황은 인류사를 통틀어 불과 한 세대 전까지 한 번도 바뀌지 않았던 절대조건이었다.(22)

2.  뒤틀린 여자에게 휘말리지 않기 위해 잘 거절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여기에서 상대방이 거절당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별난 사람이 되라고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녀들에게서 벗어나려면 스스로가 어른이 되어야 한다. 즉 조금은 별난 사람이 되는 것이다. 핵심은 외로운 사람이 아니라 별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자신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어떤 것인지 알고 그대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뒤틀린 여자와는 대극점에 위치한 인생이다.
좀 별난 사람이 되는 방법은 간단하다. 어떤 모임에 초대받으면 지극히 해맑은 얼굴로 어머, 나 그런 거 잘 못하는데’, ‘가기 싫은데, 어떡하지? 알잖아 나 좀 별난 거’, ‘어떡해, 내가 분위기 파악을 잘 못해서라는 식으로 거절하면 된다.

 3. “case17 엄마의 사는 보람이 된 막내딸이야기를 보며 딸과 엄마 중 누구에게 감정에 더욱 공감할 수 있나요?
책 안에 있는 해결 방법은 의사로서 주는 조언입니다. 만약 딸이나 엄마라면 어떻게 행동해 문제를 해결할까요?
요즘 엄마가 점점 귀찮게 느껴진다. 아침마다 출근하는 내게 오늘은 네가 좋아하는 갈비찜 만들어놓고 기다릴게하고 퇴근하면 곧장 집으로 오는 게 당연하다는 듯 말씀하신다. 아버지와 갈등이 생길 때마다 위로해드리면 네가 너 때문에 산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는데 내심 부담스럽다. (중략) 이번 연휴에는 친구들과 여행 가기로 약속했는데 왠지 엄마 혼자 내버려 두는 것 같아 죄책감까지 느껴진다.(158)

4.  본인이 뒤틀린 여자와 같은 성향을 가진 적이 있나요? 언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야기 나눠 봅시다.


이 책에서 여자 인간관계를 망치는 핵심 인물로 '뒤틀린 여자'를 지목했다. 이들은 여자 집단 사이에서 '여왕벌'로 군림하는 듯 보인다. 무리를 형성하고 그 외 사람들을 격하하고 배척한다. 그룹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과 같은 생각을 주입하고 인정하지 않을 때 심한 배신감을 느낀다. 그러다가 남자 친구가 생기면 언제 내가 너네랑 놀았냐는 듯 무시하고 남자에게 온 신경을 집중한다.


 이는 여자 특유의 '질투심' 때문에 형성된 인간으로 남자라면 '더 잘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자신 실력을 다지는데 집중한다. 반면 여자는 그룹을 형성해 질투 나는 대상을 파멸로 이끈다. 그게 바로 비틀린 여자가 원하는 세상이다.

보통 이런 사람들 하는 행동을 보고 '똑같이' 되갚아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것은 가장 나쁜 일이라고 한다. 그럼 너도 똑같이 '뒤틀린 여자'가 되는 것뿐이다. 차라리 '별난 여자'가 되라고 한다. 나는 사실 그 '별난 여자'도 좋은 유형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토론을 통해 '별난 여자'란 미리 자신이 가진 장점과 단점을 알려주고 양해를 바라는 사람이란 결론을 얻었다. 또한 내가 이 책 후에 읽었던 '혼자 있는 시간의 힘'에 나온 '혼자 있음'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란 결론도 얻었다.


'별난 여자' 즉, 자유롭고 강한 여자가 되려면 이렇게 행동하고 생각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사실 개인적으로 책만 읽었을 때 만족할만한 내용이 아니었다. 현실에서 있을만한 사례들이 다양하게 들어있었다. 하지만 그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이 그다지 현실적으로 와 닿지 않았다. 그에 대해 "아마도 이 책 저자는 의사로서 심각한 상황에 다다른 환자를 진료하며 내놓은 해결책이라 이런 것이 아닐까"란 의견이 있었고 나 또한 그 의견에 적극 동의했다. 이 책 안에 나온 사례를 보고 구성원들과 어떻게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하나에 대한 이야기만으로 이 책은 토론 입문서로 적합하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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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0 0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0 0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6-03-21 2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꿀꿀이님 ,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책한엄마 2016-03-21 21:0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즐거운 저녁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