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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절반이 떨어져 나간 느낌이다.

황량함으로 마음은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져 하루하루가 힘들어진다.

그만큼의 무게를 지니고 산다고 여겼는데 올해는 유난히 그 업이 무거운 해라서

마음에 댓돌을 얹고 부채를 안고 사는 느낌이다.

여행과 독서를 즐기는 생활 속으로 빠져들고 싶은 날

가슴을 적셔 줄 책들로 모았다.

 

 

제주도에서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는 저자의 제주도에서의

삶이 궁금해진다. 제주 이민자로 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인지

자꾸만 제주도로 시선이 간다.

제주도 올레길 걸으러 가고 싶은 날 랄랄라 콧노래 부르며

걷고 싶다.

 

 

 

 

 

 

 

 

 

정여울 작가의 글에 푹 빠져 지낸 적이 있어서인지 그녀가

출간하는 책에는 관심이 쏠린다. 사랑하는 유럽 10에 이어 나만 알고 싶은 유럽 10을 접하여 보고 싶다.

2년 뒤 떠날 동유럽 여행을 대비하여 미리 찾고 싶은 곳이

이 책에도 있으리라 여긴다.

 

 

 

 

 

 

 

푸른 하늘은 답답한 마음을 거두어 가는 힘이 있어 좋아하지만

마시면 배만 불러오는 맥주는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

하지만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마시는 맥주는 감로수가 따로

없을 듯하다.

등을 돌리고 맥주 한 병을 따서 하늘과 건배하는 남자의 호기로움이

인상적으로 보인다. 왜 저러고 앉았는지 궁금해서 책을 펴 보고 싶을

정도다.

 

 

 

 

 

 

 

 

 

낯선 땅을 밟는 여행자들에게 그 나라의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함께 한다면 생생한 감각은 살아나 또 다른 꿈을 꾸게 할 것이다.

여행은 일상을 벗어난 축제로 즐기고 싶은 마음에 불을 지핀다.

 

 

 

 

 

 

 

 

조국 교수는 조각 같이 멋스러운 외모만큼이나 통찰력 있는

삶의 지혜로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역할을 자처한다.

법대 교수로 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지 원론적인 문제를 되짚고

있을 것 같다. 정의의 실현자로 부정을 척결하는 일에 책임을 다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일까? 그보다는 16세에 서울대 법대를 입학했고 26세에 대학교수가 되었다는 인생 이력에 호기심이 더하여 이 책을 접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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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 방황]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한겨울 난방이 되지 않는 곳에서 벌어진 틈새로 바람이 불어와 오들오들 떨며 달빛을 받은 설산을 호위하는 하늘에는 이름 모를 별들이 반짝이며 시린 겨울의 환영을 드러내고 있었다. 히말라야 트레킹을 위해 들르는 곳 포카라에서 침낭과 스틱을 빌리고 방한용 점퍼를 대여한 뒤 이튿날 나야풀로 향하였다. 고르지 않은 흙길을 따라 걸으며 시작된 34일 간의 트레킹은 푼힐 전망대를 찍고 내려오는 여정이었다. 고용한 포터들과 잘 통하지 않는 말로 소통하며 눈 덮인 산을 쳐다보면서 네팔 민요를 부르고 우리 가락을 전하며 멀리 보이는 큰 봉우리들을 우러러보며 걸었다.

 

   밋밋한 일상에 변화를 시도하려던 움직임과 함께 가슴이 내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택한 여행지는 네팔이었고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문화유산을 찾아 발품을 팔았던 때의 추억을 떠올리며 소설가 둘이 의기투합하여 트레킹에 나선 길을 따라 걸었다. 신들의 눈이라 불리는 히말라야 고봉들을 보면서 숲길을 걸으며 쉬엄쉬엄 걸으며 안나푸르나 라운딩을 하자고 말하였던 일들이 떠올라 특별한 산악 훈련도 없이 나선 초보자들의 강행군에 도전의식과 불굴의 용기에 외경심이 들었다. 푼힐 전망대를 다녀 온 뒤 다시 그곳을 찾으리라 다짐하였으면서도 일상에 묶여 살아가는 소시민적 근성에 소설가가 내디딘 17일간의 히말라야 환상종주는 또 다른 꿈을 심어준다.

 

   집필하던 소설을 끝내고 지친 영혼을 달래며 새로운 일상을 살게 하는 여행은 익숙한 공간에서 벗어나 낯선 곳을 떠돌다 살던 곳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소화해 내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열이 올라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아팠던 고산병, 특유의 향신료인 마살라를 넣은 음식 때문에 고생한 일, 변비 등을 겪으면서 정점을 향해 걸음을 옮기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해발 5416m의 쏘롱라패스를 넘는 험난한 길에 순응하기에는 영하의 극심한 기온에 체력은 고갈되고 동상으로 감각이 마비되는 시간을 감내하여 다시 길 위에 서기까지 길잡이 검부의 정성은 컸다. 뭉쳐 두었던 사과 봉지를 풀어 사과 한 개를 저자와 혜나에게 건네며 사랑을 보인 검부의 마음에 온기가 전해진다. 문명의 이기와는 거리가 먼 곳에서 세수는커녕 배설도 제대로 못 한 채 허기를 면하는 정도로 끼니를 때우고 걸어야 했던 시간들은 잃어버린 자아와 대면하며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도전으로 비춰진다.

 

   4남매의 맏이로 가장 못지않은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사느라 편할 날이 없었던 만큼 그녀의 강인한 정신은 희생으로 중무장하여 위기를 헤쳐 나가는 주춧돌이 되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질 때마다 남은 식구들을 부양하며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주길 바랐다. 간호사로 일하다 소설가로 변신하여 유명세를 띠기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았다는 고백은 성과를 거두기 위한 그녀의 통과의례는 커보였다. 일상의 무거운 짐을 부리고 오롯한 자신과 만나는 동안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누리는 영혼의 자유로움에 젖어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는 그녀의 일화에 목울대가 시큰해지고 만다. 혹독한 고산병과 동상으로 죽음을 떠올리며 힘든 시간을 보냈으면서도 그녀는 안나푸르나 봉우리들을 그리워하고 있다.

 

   태어난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가는 인생에서 겪게 되는 시행착오와 우여곡절 속에 우리는 철이 든 어른으로 자리하게 된다. 어떤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죽는시늉하지 말라던 어머니의 뜻대로 그녀는 자존심을 지키며 쉽지 않은 길을 걸었고 마침내 열이레 동안의 라운딩을 끝낼 수 있었다. 마살라 없는 볶음밥으로 배를 채우고 자이언트 오이로 뭉친 배를 풀어주며 사과 한 알의 식감에 행복해하던 이들의 영혼은 맑고 선하였다. 라운딩 중에 만난 독자가 건넨 라면을 끓여 먹을 때의 행복은 어느 곳에서나 느낄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었다. 매년 인명 사고가 일어나는 고약한 고개 쏘롱라패스를 힘겹게 넘으며 병마의 고통 속에 이승을 뜬 어머니의 고단한 삶을 떠올렸을 때 이제는 그녀가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자유롭게 살아가기를 바랐다.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으니 원하는 바를 성취하며 힘을 얻고 그것이 내적 동기의 불을 지펴 질적인 성장을 담보하는 방황이 이뤄지리라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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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24 13: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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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 길 위에서 배운 말
변종모 지음 / 시공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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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가 짓는 생각보다는 가슴이 시키는 대로 살고 싶은 갈망이 모여 현재적 삶에 반하는 행동으로 밋밋한 일상에 변화를 시도하는 여행은 미답의 공간에서 맞닥뜨릴 불안함과 새로운 세상과의 만남이라는 설렘이 날실과 씨실로 엮어지는 인생의 틀이다. 여행자로 살고 싶은 마음이 강한 만큼 길손들의 여행기는 또 다른 시선을 끈다. 피사체에 담긴 풍광과 인물은 특정한 곳에서의 만남이 빚어낸 이미지처럼 호기심을 부추기고 궁금증을 돋운다. 정해진 길을 따라 대학교를 졸업한 뒤 회사원으로 살아오던 저자가 여행자로 인생의 전환점을 찾은 것은 반복되는 일상에 변화를 시도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서였을 것이다. 현재에서 가장 행복해지는 법을 찾아 떠난 여행이 남의 시선에서 벗어나 나를 위해 살아가는 길임을 깨닫고 여행지에서 떠오른 생각을 메모하고 기억해뒀다가 감흥을 풀어내는 글에서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공간 위에 서고 싶은 열망을 더한다.  

   같은 마음으로 인생 길 위에 설 수 있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면 고독은 켜켜이 자리하고 가슴에 똬리를 튼다. 너와 나가 한자리에서 함께 걸을 수 없더라도 마음이 하나로 모아진다면 혼자 걸어도 둘이 걷는 것과 다름없다는 여행자의 말은 고독을 견뎌 고비를 만날 때마다 힘듦을 뛰어넘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을 위하는 마음으로 가득차기보다는 타인을 위한 마음이 더 커질 때 행복은 스멀스멀 피어오름을 베풂으로 알아차린다. 문제를 해결하며 살아야 할 인생에서 문제없기를 바라는 일은 헛된 욕망인지도 모른다. 삶의 햇수가 거듭될수록 예측 불가능한 일련의 문제로 피폐해질 때도 있지만 현안을 지혜롭게 해결하는 과정이 인생임을 길 위에서 깨달을 때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관조할 수 있는 시간을 얻는다.

 

   고열과 잦은 통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 채 뜬눈으로 밤을 꼴까닥 넘기었을 때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고 여겼던 적이 있다. 마흔 중반에 이렇게 스러져 간다면 그동안 일상에 얽매어 사느라 유예해 뒀던 여행을 못 가고 회한으로 덮인 인생을 마감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 적이 있다. 건강을 회복하고 난 뒤 맨 처음 한 일이 공정 여행 운영업체에서 기획한 라오스 여행을 감행했었다. 극빈 나라에서 순박한 라오인들의 웃음 속에 아픔의 상처를 위로받고 루앙프라방의 새벽 탁발 순례에서 나눔과 배려의 가치를 일깨웠다. 규칙적인 생활에 익숙한 이들이 여행하기에는 걸맞지 않을 인도에서의 나날은 먼지와 소음, 오물로 뒤범벅이 되어 피곤함을 더했지만 먼지를 씻어내고 단잠에 빠져들었다가 다음 목적지를 향해 걸음을 옮기며 흥분을 가라앉히기 힘들었던 때가 있다.

 

   여행자로 나설 때면 현지인들과 만나 대화를 시도할 때면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 둘 것이란 후회가 밀려들 때가 있다. 길 위에 오랫동안 서 있었던 여행자는 통하지 않는 말보다 전할 수 없는 마음을 더 견디기 힘들어한다니 진정성에 바탕을 둔 소통의 시도가 절실하여 보인다. 닫힌 마음을 열고 상대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일은 발길이 닿았던 곳에서 떠오르는 단어들의 조합처럼 엉켜 있던 마음의 잔해들이 하나 둘 제 모습을 드러낸다.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지속되는 힘의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는 일은 청춘의 속성 중 하나일 것이다. 계절에 따라 풍광이 자아내는 현상에 눈길을 주고 내면의 소리를 조율하며 살아갈 때 오롯한 자신으로 제자리를 찾게 된다고 여행자는 말하고 있는 듯하다. 자신의 선택을 믿고 그 선택이 주는 작은 것을 고마워하며 길 위에서 만난 이들을 사랑하는 여행은 보편적인 삶에 쉼을 주는 정서적 지지로 인생의 비타민으로 자리할 것이다.

 

   자신이 지키고 싶은 것들 때문에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는 이들의 사랑과 희생이 떠오른다. 한 달 남짓 여행을 떠나는 이를 배웅하고 돌아서는 이들의 발걸음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남은 자들은 떠난 이를 대신해 밥을 짓고 빨래를 하면서 빈자리를 채워가야 하므로 손을 재게 놀려야 한다. 이 또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치러지는 일 중 하나일 것이다. 어쩌면 지켜야 할 대상이 없다는 것은 어쩌면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는 전제를 마련해 주어 길 위의 방랑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일상에서도 생업을 위해 집을 나섰다가 다시 집으로 회귀하여 일상을 정리하며 피로를 풀고, 여행지에서는 마음이 가는 대로 움직이며 새로운 물상을 접하고 여행자들이 머무는 숙소로 돌아와 고단한 몸을 푼다는 점에서 일상과 여행은 닮았다. 끝이라고 명명한 곳에서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나는 시작점에 서 있을 여행자의 어깨에 걸쳐진 배낭을 떠올리며 가보지 못한 길 위에 서서 새로운 인연을 만날 것이라 믿는다. 마음으로 차며 나아가는 걸음을 옮기는 여행길에 동행하고 싶은 마음이 강렬한 만큼 머지않아 도달할 마음의 언덕을 그려본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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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24 12: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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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를 즐기느라 시간 가는 불 모른 채 신간 평가단 주목 에세이 리스트를

놓치고 말았다.

인근 도시로 나가서 영화를 보고 스시 집에서 초밥을 먹고 설빙으로 후식까지

챙기느라 여념이 없었고, 여고 시절 친구 둘이 놀러와서 가천 다랭이 마을의 절경을

돌아보고 횟집에서 거한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와 여고 시절의 추억을 더듬으며

하룻밤을 함께 보냈다.

셋이서 함께 밤을 보낸 게 28년만의 처음이라 더 애틋하고 각별하다.

진솔한 삶의 기록들의 모음으로 훗날 에세이를 추천할 때 신간 중 한 권을

추천하리라.

 

 

 

 

전자 책을 볼 수 있는 기기가 있지만 여전히 활자로 쓰여진 종이 책을 선호한다. 책벌레로 살고 싶은 바람에 부채질하며 읽고 싶게 한다.

 책 등에 베일 정도로 책 속으로 빠져드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하여 사서로 재직하며 웃음을 선물하는

이의 수기 같은 에세이가 관심을 끈다.

도서관에서 책장을 넘기며 도서관에 놀러 온 이들에게 책을 추천하는 즐거움도 크리라.

 

 

 

 

 

 

여고 시절 친구들이 다녀갔다. 함께 분식집과 음악다방으로

발길을 옮기며 추억을 공유했던 친구들이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50을 바라보는 우리에게 그 시절의 달콤했던 기억은 물론이고 아픈 깅거까지도 그리움으로 다가옴을 그때는 몰랐었다.

소소한 일상에서 발견하는 즐거움!

 

 

 

 

 

 

 

 

 

 

 

 어려서부터 잘 울어 울보, 떼보로 통하였던 터라 울음은 익숙한

명사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는 울 수 있는 공간도 점점 줄어들어 울 공간이 필요해진다. 나만의 내밀한 공간에서 울고 싶을 때가 있다.

 

 

 

 

 

 

 

조정래 작가는 손자가 태어나서 지상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손자를 위해 위인 시리즈물을 썼을 정도로 손자 사랑이 각별했는데 이제는 할머니가 손자를 생각하면서 글을 썼다. 탄생부터가 이미 삶의 행복이 된 사랑하는 첫 손자 재면 군에 대한 마음을 녹여낸 편지 모음집을 통해 훗날 손자가 태어나면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야 할 지를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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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박람강기 프로젝트 3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안현주 옮김 / 북스피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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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경험 속에 가치 있는 일을 찾아 표현으로 남기며 일상의 궤적을 성찰한다. 책을 읽거나 여행을 떠날 때 후기를 남김으로써 자기 나름대로의 삶을 정리하고 개인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일로 의미를 부여하고 지낸다. 글을 쓰는 일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작가의 스타일은 숱한 시간이 흘러도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으로 남아 기억 속에 자리할 것이다. 특유의 통찰력과 감정을 지닌 작가의 눈에 비친 제재들이 활자화되는 과정이 녹록치 않다는 것은 글을 써본 이들이라면 명약관화한 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미국의 하드보일드작가로 유명한 레이먼드 챈들러는 마흔이 넘은 나이에 소설을 쓰겠다고 마음먹은 뒤 첫 장편소설 빅 슬립출간을 시작으로 장편 소설을 잇달아 발표하고 제임스 케인의 소설을 각색하며 할리우드 생활을 시작하였다.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책에서는 챈들러가 생전에 관계를 맺고 지낸 이들에게 보낸 마음의 편지로 비판과 동정, 공감과 배려 속에 요청을 담은 다채로운 마음을 전하고 있다.


   독자를 머릿속에 그리며 백지를 채워가다 보면 대면하고 말하지 못한 부분까지 적나라하게 표현할 때가 있다. 대화할 때와는 달리 오해의 소지가 있기는 하지만 내밀한 마음을 비추는 글인 만큼 발신인의 마음을 그리며 소통하는 시간은 서로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폐선유증으로 고생하던 열일곱 살 연상의 아내가 사망한 뒤 극심한 우울증에 빠진 챈들러는 알코올 중독자로 전락한데다 자살 기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아내의 죽음 후 몇몇 여성들과 교분을 쌓으며 지냈으나 고독한 삶의 무게에 짓눌려 지내기 일쑤였던 때 편지는 또 다른 탈출구로 고독감을 상쇄하여 주는 기제로 작용했는지도 모른다. 챈들러의 팬으로 자처한 무라카미 하루키는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 있는 글을 챈들러 방식으로 명명하고 전업 작가로 글을 쓰거나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던 그의 글쓰기 방식을 호평했다.


   수강료를 지불하고 플롯의 방법이나 기법을 익히는 강좌들이 개설되어 작가 지망생들은 수업을 들으며 글쓰기 훈련을 연마하느라 시간을 보낼 때가 있다. 챈들러는 글쓰기 기법을 익히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며 글을 쓰고 싶다면 바닥부터 시작해야 함을 강조했다. 상투적인 기교를 익히는 일보다는 열정과 겸손함으로 기존의 작품을 분석하고 모방하는 일부터 시작하는 게 낫다고 여겼다. 아내와 함께 크루즈를 타고 느긋하게 여행하던 중 펄프 잡지를 읽다 글쓰기에 뜻을 두게 되었다니 여행은 미답의 세계로 발을 내딛게 하는 통로처럼 비춰졌다. 추리소설 작가로 저명한 작가 애거서 크리스티를 범죄 구성의 우연성을 들어 혹평하며 탄탄한 플롯을 지닌 탐정 소설을 쓰는 일이 쉽지 않음을 드러냈다. 챈들러는 이야기의 완급 조절에 탁월한 가드너를 대단하게 여겼고, 헤밍웨이의 작품은 자기 복제품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지루한 구성의 글이지만 방대한 지식으로 기교를 부려 쓴 오스틴 프리먼은 고른 긴장감으로 탄탄한 추리소설을 썼다고 극찬했으며 대학 시절부터 알코올 중독자였지만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한 피츠제럴드의 절제되고 우아한 미의식은 마법 같은 작품이라고 확언했다.


   영화의 대명사로 불리는 할리우드사의 요구를 들어주는 작가는 어용 작가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전제한 챈들러는 할리우드 기준에 저항할 때 예술은 창조된다고 여겼다. 할리우드 영화의 대본을 각색하는 일을 한 적이 있는 그는 사람들이 꺼리지 않는 가운데 여운을 남기어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무엇인가를 작품에 넣으려 애를 썼다. 그 와중에 제작사와 마찰을 빚기도 해 중도에 하차하는 일도 벌어졌지만 자본에 종속되는 작가로 남을 생각은 애초에 없어 보였고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두둑한 배짱이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그는 탐정 소설의 주인공으로 내세운 필립 말로가 타락한 사회에서 사람들이 괜찮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투쟁하는 불가능한 싸움을 소설에 담았다. 도덕성으로 무장하여 부조리한 사회에 저항하는 필립 말로를 통해 챈들러는 자신의 생각을 투영해왔던 것이다. 불편한 상황에서 불편한 일을 하게 되는 말로는 고독한 가운데 패배할 수 없는 캐릭터로 창조된 허구의 대리인이다.


  챈들러는 작가로서 투병 중인 아내를 돌보면서도 시간을 내어 글을 쓰면서도 자신이 쓰는 글은 쓰고 싶어서 쓰는 글이 아니었다고 고백하며 위선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삶의 자부심을 주방도구나 자동차로 표현하지 않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그의 고백은 인간의 진정성에 의미를 두고 퇴색해서는 안 될 숭고한 가치와 세계에 대한 미련 때문에 글을 쓰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죽음의 긴 터널을 지나 영면한 지인들을 떠나보내고 고독감으로 힘들어했던 여린 영혼의 소유자였던 챈들러는 살아남은 자에게 짐 지우고 간 회한의 무게를 떨쳐내기 힘들었던 모양이다. 나이가 많은 아내와 살면서 결혼 생활에는 언제나 훈련이 필요하였음을 회고하며 매년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하는 숙제가 따른다고 여겼다. 공동으로 해결하고 새로운 세계를 구축해야 할 상대가 먼저 자리를 떠남으로써 절대적 외로움에 빠져든 그는 자멸의 길로 들어서고 말아 안타까움이 더했다. 아내와의 여행에서 작가 생활을 다짐하였고 아내가 투병하다 저세상으로 가버리자 그 역시 지난한 외로움의 병폐를 이기지 못한 채 절필해야 하는 운명에 놓이고 말았다. 맑은 영혼으로 타락한 세상에서 약자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세계 구축을 위해 작품 속 인물을 통해 도덕성을 발휘하였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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