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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 - 이오덕과 권정생의 아름다운 편지
이오덕.권정생 지음 / 양철북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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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전에 대고 말할 수 없는 여러 제약이 있을 때 편지는 친교 및 정서 표현에 적절한 소통 수단이다. 그리운 이들의 이름을 불러 백지에 마음을 눌러 전하던 시절의 추억이 생각나는 것은 스마트 폰의 문자와 인터넷 메신저에 밀려 손 편지를 받아 본 기억이 아득할 정도다. 낯선 공간을 여행할 때면 그곳의 풍광이 그려진 엽서에 근황을 적어 보낸 것이 전부였던 데 반해 고인이 된 두 분의 편지는 30년 가까이 이어졌다. 시류에 편승하지 않는 순정함으로 아동 문학을 지켜왔던 거장의 편지는 서로의 안부를 묻고 작품과 출판 관련한 사연을 전하며 서로의 건필을 기원하고 건강한 삶을 소망하는 글로 갈무리되었다.

 

    두 작가는 한 우물을 깊게 파는 게 어떤 것인지 몸소 보이면서 물질적인 재화를 축적하느라 정신적인 가치를 잃어가는 현대인들의 피폐해진 영혼의 불균형을 바로 잡기 위한 일련의 활동은 유연한 아동들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끄는 초석으로 자리했다. 40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우리말 바로 쓰기 운동을 실천하며 쉬운 우리말로 아동 문학을 이끌어온 이오덕 선생님의 글은 지금도 책상 위에 자리하여 적절한 어휘를 선택할 때 살펴보고 있다. 보잘것없는 똥이 민들레꽃을 피우는 거름으로 새 생명을 잉태하는 소중한 양분으로 기능하는 강아지 똥은 어떤 방향으로 살아가야할지 고민하는 가운데 질적인 성장을 도모하게 만들었다.

 

   일본의 빈민촌에서 태어나 불우한 어린 시절을 감내하며 불가항력적인 일들의 소용돌이 속에서 못 먹어 생긴 결핵까지 앓게 되어 20대부터 시달리게 된 만성질환은 권 작가를 고통의 심연 속으로 끌었다. 1973년 경북 안동을 거쳐 일직으로 그를 찾아간 이 선생과의 편지 왕래는 오랜 친구의 사귐처럼 이어졌다. 열두 살을 뛰어넘는 문우의 사귐을 이으며 서로의 표정과 안색을 살피며 따사로운 말을 전하는 편지의 구절은 서로를 진정으로 아끼고 배려하는 삶이 배어 있었다. 두 선생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문학의 가치를 귀중히 여기며 평론가와 동화작가로 자신만의 가치를 세워가는 데 적극적이었다.

 

   일직 교회의 종지기로 살면서 필요 이상을 취하는 것은 죄악이라고 여기며 가난한 삶을 선택하여 살면서도 글을 읽고 표현하는 일에 정밀함을 다하는 권 선생은 질병의 고통 속에 괴로워하면서도 창작을 멈추지 않았다. 건강을 잃고 육신의 병을 앓는 사람이 정신적인 병까지 앓으며 소멸되어 가는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이 선생의 건강을 기원하는 대목은 지병 속에 갇혀 지내는 권 작가의 아픔이 전해졌다. 튜브를 끼우고 소변을 봐야 했던 고통까지 이 작가에게 진솔하게 전하며 약물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숙명적 고리를 끊어내려는 정신적인 노력은 추위를 견디며 글을 써 내려가는 지난한 활동에서도 드러났다. 문인들과 교류하며 출판사에 권 선생의 작품 출간을 의뢰하느라 신경을 모으는 이 선생은 결핵 치료에 필요한 약값을 대며 서로를 지지해주었다.

 

   배움의 끈이 짧아 글 한 편을 창작할 때도 늘 사전을 찾아 적절한 어휘 선택을 위해 고민하는 권 선생의 모습에서는 정밀함을 추구하는 소신파를 연상케 했다. 기다리지 않아도 올 것은 오고야 말 것인데 바보 같이 애를 태우며 사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권 선생의 믿음은 이 선생의 한량없는 은혜를 떠올리며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결집되었다.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없게 될까 두려워하는 권 선생은 한 인간을 고통 속으로 밀어 넣은 불온한 역사를 규명해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 또한 게을리 하지 않았다. ‘몽실 언니의 주인공이 겪어야 했던 시대적 아픔과 희생 속에서도 넉넉한 사랑을 펴는 헌신적인 인간애가 그 예이다. 질병의 고통이 없었다면 외로움을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 토로하는 권 선생을 물심양면으로 후원하고 지지하는 이 선생은 그의 고통을 함께 나누었다.

 

   평생을 가난과 질병의 고통 속에서 살다 간 권 선생이지만 그의 작품은 인류에 대한 따스함을 잃지 않았다. 질병의 고통이 극에 달했을 때는 자살을 생각했던 적도 있지만 사는 데까지 살아보자고 했던 어머니 말을 떠올리며 감내하였다. 이 선생은 세상이 어수선하고 기막힌 일들이 일어나 맹렬한 분노를 느낄 때에도 힘껏 살아 긍정의 힘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했고 일상에 묶여 움직일 수 없을 때의 아쉬움을 드러내며 얼굴 마주보고 대화할 날을 기다렸다. 만날 수 없을 때는 서로의 근황과 더불어 작품에 대한 의견을 넣어 창작 활동에 관심을 불어넣는 편지를 부치며 서로의 길을 잇는 다리로 서로에게 건네는 따듯한 위로로 두터운 정을 확인케 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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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더워야 제맛이라 말하면서도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땀방울에

찜찝해하는 경우가 있어 사고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을 탓하곤 합니다.

에어컨에 선풍기로 열기를 식히며 사느라 땀 흘리며 살아가기를 거부하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우리 사는 환경은 사람들이 살아가기 힘든 공간으로

변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에어컨을 트는 게 능사가 아님을 알고 섭리대로 살아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깁니다.

 

연이어 에세이 신간 평가단으로 활동하며  신간 도서를 살피어

읽고 싶은 작품을 선정하고 그 이유를 들으며 평가단 선정을 기다리고

두 권을 책을 읽고 표현하는 시간은 미처 깨닫지 못한 세계를 살피는 성찰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쌓이는 책이 늘어날수록 앎의 영역은 확장되고 일깨움은 늘어납니다.

 

지금까지 읽은 작품 중 최고의 글은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이다.

근육이 굳어가는 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긍정적인 믿음으로 오늘 하루를  재미있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저자의 실천이 눈물겨웠기 때문입니다.

회복탄력성으로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안일하게 살아온 자신을 반성케 합니다.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1)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2) 우리가 사랑한 소설을

3)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

4) 금요일엔 돌아오렴

5) 다정한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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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편견
손홍규 지음 / 교유서가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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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견이라는 단어가 지닌 부정적인 의미를 떠올리며 책을 읽기 시작한 뒤 오래지 않아 편견은 일상 속 다양한 생각을 담은 통찰로 비춰졌다. 중앙지에 기고하던 글들 중 추려 뽑은 단상들 속에 융해된 편견은 양심에 걸맞은 소리를 내는 용기로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는 공정한 판결을 내리는 긍정적인 행동으로 집약되었다. 1부 시간이 지날수록 초라해지는 목록, 2부 선량한 물음, 3부 바느질 소리, 4부 다정한 편견이라는 소제목 아래 실린 A4한 페이지 분량의 글은 쉽게 읽히지만 깊은 생각으로 이끈다. 역사의 발전은 퇴조하여 극우 보수 세력들이 활개를 치는 시대에 진보적인 언행으로 사회적 제약을 받을 수도 있는 생각을 진솔하게 털어놓으며 이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설정하고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로 세상을 바르게 살피며 남들과 다른 길을 걸어가는 이들이 있어 세상은 희망적이다. 무너져야 할 것들이 여전히 버티고 서있어 무소불위의 힘을 행사할 때도 있지만 억압에 맞서 저항해 나갈 때 불복종의 힘은 발휘될 것이다. 진리라고 여기며 살았던 가치들이 산산이 부서져 명맥만 유지된 채 이 사회에 존재하는 현실을 직면할 때마다 반독재 민주화 투쟁을 외치며 거리로 몰려들었던 독재 정권을 복원한 듯한 시대로 회귀한 것 같아 음울해진다. 감상적인 울분을 토로하며 소시민적 삶을 탈피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비애를 안으로 삭이며 지금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떠올려 본다.

 

  벽촌에서 나고 자란 유년 시절의 소소한 기억들을 융해하여 서술한 대목에서는 동시대를 살아온 옹색한 살림살이가 떠올라 서로를 연민하며 다독거리는 행색을 떠올리느라 머릿속이 바쁘게 움직였다. 내리 사랑의 진수를 보이며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놓을 줄 알았던 부모님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O자로 굳어진 다리로 어정쩡하게 걷는 노모의 모습을 연상케 하여 처연해진다. 살갑지 않은 태도로 데면데면하게 지내온 모녀 지간이라 손을 마주 잡고 걸어본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다. 성년 이전의 과도기라 불릴 만한 청소년기부터 도회로 나가 새로운 문물을 접하며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고군분투하며 지내는 사이 강퍅한 서울에서의 생활은 예나 지금이나 엄연히 존재하였던 모양이다

 

   “왜 사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살 이유를 모르겠어요.”

   라고 말하며 눈을 내리깔고 앉은 고2 아들의 힘없는 소리에 흠씬 놀라 생명체로 태어나 스러질 때까지 우리는 열심히 살아야 할 당위성을 지닌 존엄한 개체임을 강조해 보지만 아들은 시큰둥했다. 치열하게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의 좌절감이 뿜어내는 냉소는 곳곳에서 묻어났다. 헛된 욕망을 좇다 절망 속에 죽어가는 일보다는 스스로 삶의 가치를 일깨우며 나만의 역사를 만들어 자신을 바로 세우는 일이 절실한 요즘이다. 파킨슨병을 앓는 구순의 소설가가 형형한 눈빛으로 신념을 굽히지 않은 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며 적절히 타협하고 안일하게 지내온 것은 반추하는 시간은 순연한 자신을 회복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가난한 자들 곁에 머물면서 의술을 베풀다 떠난 고 장기려 박사가 남긴 유품은 행동하는 실천가로 우리들 가슴 속에 오랫동안 남아 소신 있는 삶을 살아가는 일의 소중한 가치를 일깨운다

 

    ‘삶이란 그처럼 낯선 사람과 풍경 속으로 자신의 길을 내는 것이 아니던가.’ (112)

    인생이라는 긴 항해를 계속하면서 돌연한 일들로 쉽지 않은 생활을 잇다가도 또 다른 변수로 그럭저럭 살아온 삶이 일상의 풍경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계와 자아가 서로 조응하지 않을 때에도 다른 시선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새로운 역사를 새기며 살아간다. 다음 생을 약속하며 현재에 회한을 남기기보다는 지금 행할 일을 실천하며 나답게 살아가는 일이 긴요함을 알아차리며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의 마중물을 붓는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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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떨결에 시작한 평가단 활동의 연임으로 15기 평가단으로 활동하는 영예를 안았다.

5월의 봄은 실종된 지 오래라 여름의 더위는 성큼 다가서 엄습한다.

덥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아이들을 보면서 갈수록 인내심이 고갈된 아이들이

많아지는 듯해 아쉬움이 더할 때가 있다.

세태가 변하였는데 전통적인 수법으로 더위를 식히려는 생각에 젖어 지내는

경직된 사고로 기운 것은 아닌지 반문한다.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위해 일상의 리듬을 찾아 균형 있는 삶을

살아가는 일이 필요한 때 메마른 가슴을 촉촉이 적셔 줄 에세이들로

6월 신간 평가단 추천 도서를 뽑아본다.

 

 

 

어려서부터 할머니 손 잡고 뒷산 등성이를 타고 오르며 무명의 어둠을 밝히려는 할머니의 간절한 기도를 들은 적이 있다. 함께 살던 아들을 가슴에 묻고 살아온 세월에 공양미 이고 가서 참배할 부처님마저 안 계셨다면 할머니는 가슴의 응어리를 숙명처럼 안고 살았을 것이다. 자식을 교통사고로 잃은 박완서 작가는 그 일이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느냐며 그저 감내할 뿐이라고 말하였다.

계율을 지키며 사는 게 맞지만 절에 안 나오면 지옥 간다는 말로 옥죄지 않고 마음이 고달플 때 사찰 대웅전 좌복에 앉아 참선하고 108배 수행하는 일로 위로를 얻을 때가 많다. 

번뇌 망상을 넘어 삼독심을 버리고 살아가려는 움직임에 마음 속 등불은 환해진다.

 

 

 

 

 

청빈한 생활과 검약함을 선택하여 살다가신 두 분의 편지글을 보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일이다. 교육자로 아동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며 오염된 우리말을 바르게 쓰는 일게 열정적이었던 이오덕 선생님과 강아지똥으로 더 유명한 종지기 권정생 선생님은 내면의 가치를 지키며 살아가는 삶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질병의 고통을 끊고 지내는 천상에서 잘 계시는지요?

 

 

 

 

예술가 헤세는 다양한 재능을 발휘하며 누구보다 성장을 위한 고뇌를 담은 작품들을 남겼다. 한 세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자신의 테두리를 벗어나려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질적인 성장을 도모하며 따뜻한 감성을 지닌 노년으로 살다가고 싶은 마음에 헤세의 작품은 미처 알지 못한 세계를 돌아보게 한다.

 

 

 

 

 

 

 

 

 

 

소설가 손홍규가 지난 2008년부터 3년 반 동안 일간지에 연재했던 칼럼 〈손홍규의 로그인〉을 묶은 산문집이다. 당시에 썼던 180여 편의 글 중에서 138편을 가려 엮었다. 사람과 공동체에 대한 우직하고 따뜻한 애정, 그리고 부조리한 사회를 보는 날카로운 시선과 진실한 주장을 담은 글이라니 궁금증이 더한다. 편견을 부정적으로만 볼 일이 아니다.

 

 

 

 

 

 

 

 


 

 

 

 

 

청춘의 핵심적 태도인 열정과 도전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그녀의

삶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 뛰는 설렘을 준다.

전문계 고교에서 처음으로 독서 골든벨을 울린 여학생이란 이력에

더 관심이 가는 것은 독서욕에 대한 갈망이 집약되어서이다.

자기애를 넘어 인류애로 확장해 나간 그녀의 사랑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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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중순부터 주말마다 친정으로 간다.

금요일 수업을 마치고 나면 오후 5시 30분 넘어 집에 도착하여 행장을 구리고 길을 나선다.

일흔 하나인 엄마는 곡우 전부터 녹차와 고사리로 몸살을 앓는다.

이른 새벽부터 차밭에 나가 해가 질 때까지 녹차를 따고 집으로 돌아와 티를 가려 낸 뒤

달궈진 가마에 녹차를 넣고 덖고 비벼 건조시키는 차를 만드는 작업이 이뤄진다.

덖은 차를 식혀 비비고 자시 그것들을 가마솥에 넣어 덖어 비비는 반복 작업을 거친 뒤

건조시킨 뒤 다시 가마솥에 넣어 살살 덖어내는 일로 마무리된다.

 

오늘도 녹차 밭에 새벽 5시 40분에 나가 오후 4시까지 녹찻잎을 따면서 일상처럼 일하는 엄마를

생각하니 허리가 아픈 것도 내색할 수가 없다.

평생을 논밭에서 살아온 어머니 오늘은 왠지 모를 서글픔이 배가 된다.

일할 때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수십 번을 되새기며 고진한 노동을 상쇄하고 돌아오는 버스에서 내리 잠을 잤다.

먼지 푸석푸석한 몸을 씻어내리고 매주 한 캔을 마시며 노동을 성찰한다.

 

 

 

  

  아버지 얼굴을 기억 못하는 나에게 아버지는 마음 속에서 만들어낸 인물이 자리한다. 누구보다 딸이 귀한 집안에 태어난 여식을 누구보다 사랑했으나 추억을 남길 틈도 없이 피안의 세상을 떠나버린 아버지 그래서인지 아버지 이름만 불러봐도 눈물이 맺힌다.

뇌성마비 아들을 태우고 해변의 모래 위를 미는 아버지의 모습이 뭉게구름 사이 코발트 빛 바닷속 청신함에 투영된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아들과 가장 헌신적인 아버지가 펼치는 아름다운 레이스  뇌성마비 아들을 휠체어에 태우고, 자신은 그 뒤에서 휠체어를 밀며 보스턴 마라톤대회 풀코스와 하와이 철인 3종 경기를 완주한 철인 딕 호이트의 숭고한 시간을 통해 자식들을 살리는 부모로 자리하길 바라며 한계를 넘어서는 사랑을 다짐한다.

 

 

 

  3학년 학생의 독후활동기록장을 검사하면서 한 학생이 쓴 감상문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3학년 들어 마음을 다잡고 공부를 시작하려는데 그럴 마음까지 앗아가버리는 냉엄한 현실적인 말 앞에 망연자실해지고 말았다고 했다.

  '3학년 들어서 공부를 해보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여러분들만 그러고 있는 것이 아니니 점수가 쉽게 오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

수년 지켜 본 바에 의하면 현실적으로 맞는 이야기이기는 하다. 하지만 변수라는 예외적 조항도 있음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담임의 냉혹한 말 한마디에 공부할 마음조차 내지 않는다는 것은  자기 기만이다. 그 누구보다 자신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생각하여 마음을 다시 내어 볼 일이다.

힘들고 지칠 때 용기를 불어넣어 줄  책 한 권으로 오그라든 마음을 펴고 처진 어깨를 바로 펴길 바라며 다시 희망을 노래한다.

 

 

 

 

   질문에 대한 선택지 5개 중에 정답일 확률이 가장 높은 정답을 찾아 길을 떠나는 수업에 익숙해져서인지 발문을 통해 생각하여 말하는 일상적 물음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서글픈 일이다 관행대로 움직이기보다는 변화를 시도하며 새로운 삶을 추구하며 살고 싶은 바람과는 달리 점점 뇌는 굳어져 가는 현실이다. 탄력적으로 유연하게 생각하기 위해 방향을 바꾸어 관찰하고 곱씹어보기를 통해 생각을 글어내는 일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번뜩이는 기지와 재치로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제공하던 작가의 신간 도서로 경직된 생활에 변화를 주고 싶다.

 

 

 

   35년 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와의 소통은 그저 말 없이 앉아 있어도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것 같다. 차 한 잔을 사이에 두고 말을 하지 않아도 하나의 끈으로 이어져 있다는 생각에 따뜻해지는 이와의 인연은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일로 시작되었다. 자신의 상대로 움직이며 말하기를 즐겨 하는 현대인들에게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일은 인내심을 요구한다. 귀를 쫑긋 세우고 상대의 말을 듣고 공감적으로 수용하는 이해 활동에는 미처 생각지 못한 인생의 이면을 들추어 스스로의 삶을 들여다보게 한다.

소소한 일상이 초래한 일련의 크고 작은 일들을 하나의 사건으로 규정하고 잣대를 들이대며 편을 가르는 세상에 융합과 조화는 멀어져 보인다. 다름을 인정하고 너와 나가 융해하는 통찰적 삶을 위해 당신의 말에 귀 기울이고 싶다.    

 

 

  한 작가의 유명세 이면에 자리하는 삶의 일면을 통해 지나온 자신을 돌아보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 나는 어떻게 변하여야 하나를 반추한다. 그의 삶은 우리에게 주어진 조건 아래어덯게 살아야 하는지 성찰케 한다. 나의 불운한 삶도 어쩌면 스스로 만든 창작품이라는 것을 간과하며 살아온 것은 아닌지돌아보게 한다. 부부가 한평생 같이 살면서 증오하고 불화하기보다는 떨어져 서로가 질적인 향상을 도모할 수 있디면 사회적 약속인 결혼이라는 규약을 깰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결과론적으로 비춰진 원인의 공방을 둘러싸고 설왕설래하기보다는 지금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이보다 더 나빠지지 않을 상황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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