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의 일기 : 영원한 여름편 - 일상을 관찰하며 단단한 삶을 꾸려가는 법 소로의 일기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윤규상 옮김 / 갈라파고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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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쓸 때는 간단하게라도 그날의 날씨를 적어놓는 것이 꼭 필요한 일이 아닐까 싶다. 그날 날씨의 특징이 우리 기분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때 그렇게 중요했던 일이 내 기억에 하잘것없는 일로 남게 될 리는 만무하다. -30


소로의 일기, 일기라는 제목처럼 소로가 보낸 하루하루의 일상, 날씨 그리고 애정을 담아 지켜본 주변 자연, 풍광을 그려볼 수 있어서 좋았다.

도서관에서 책 읽는 것을 좋아했던 소로는 사상가인 에머슨의 제안에 따라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윌든 호숫가에 오두막집을 짓고 자연 속에서 생활하면서 자족의 즐거움을, 동식물을 관찰하고 독서와 명상을 하며 지낸 그의 이야기는 지금도 우리의 동경을 자아낸다.


책장을 넘기니 아주 간단하게 한 줄 메모처럼 남긴 일기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해마다 일기를 쓰겠다고 다짐을 하고선 채 한 달을 넘기지 못했던 나에게 이렇게 써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 조언을 해 주는 것 같기도 했다.

소로가 남긴 일기에서는 제일 먼저 그날의 날씨, 풍경을 알 수 있어 그 당시의 역사를 연구하는데 소중한 자료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자신의 일상이나 당시의 생활 모습, 시대상도 담겨 있다.

젓가락나물, 냉이, 클로버, 앉은 부채, 바위취, 곤줄매기, 홍방울새, 노간주나무, 까치밥나무...... 산책길에서 야생화나 나무를 보고 하나둘 이름을 알아가고 꽃이 피는 시기나 꽃이나 열매 모양에도 부쩍 많은 관심이 생긴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단순히 이름뿐만이 아니라 모양이나 특징을 써놓아서 우리가 그 모습을 그려가며 충분히 상상해 볼 수 있었다. 


기적의 시대란 되풀이되는 하나하나의 순간을 일컫는다. 그것이 야생 사과일 수도 있고, 강물 속 그림자일 수도 있다, 몇 마리 홍방울새 무리일 수도 있다. 겨울에는 늙지 않는 젊음과 영원한 여름이 살아 있다. 겨울의 머리는 백발이 아니다. 겨울의 뺨은 희지 않고 홍옥의 빛깔을 띤다. -117 


적극적인 자연 관찰자이자 산책가, 사색가로서 그가 담아낸 일기에는 새 봄을 맞아 여기저기 새순들이 올라오는 모습, 하얀 눈위에 길게 이어진 동물의 발자국, 동식물들의 습성, 동화같은 숲속 풍경, 아름다운 노을, 이웃 사람들, 나무들을 베어낸 텅 빈 숲, 늪......

그들의 일상, 이동이나 변화를 지켜보며 사계절의 모습을 담아낸 소로의 일기를 읽으면서, 나도 작은 오두막을 짓고 그 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꿈을 꾸기도 했다.

소박한 자신의 삶, 생각, 주장, 관찰....을 담은 소로의 일기, 아름다운 글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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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여름 알베르 카뮈 전집 개정판 7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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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도박하는 것은 분명 나의 삶이다. 뜨거운 돌의 맛이 나는 삶, 바다의 숨결 이제 막 울기 시작하는 매미 소리로 가득한 삶. 미풍은 서늘하고 하늘은 푸르다. 나는 이 삶을 마음 놓고 사랑하며 이 삶에 대하여 자유롭게 말하고 싶다. -16


'결혼·여름'은 1939년출간한 결혼과 1954년에 출간한 여름을 담은 알베르 카뮈의 여행에세이다.

알베르 카뮈는 알제리에서 태어났으며 교수가 되려했으나 건강문제로 일간지 기자로 일을 했다. '이방인'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시지프 신화', '칼리굴라', '페스트' 등의 작품을 발표하였고 1957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여느때보다 일찍 찾아온 올 여름, 카뮈의 에세이가 우리의 호기심을 자아내게 했다.

무더운 여름, 끝없이 펼쳐진 넓고 푸른 바다는 우리에게 낭만을 그리고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꿈꾸게 하는 것 같다.

하얀 파도가 반짝이는 눈부신 여름 바다를 연상시키는 책표지도 예쁘다.

'결혼·여름'은 소설일거라는 나의 짐작과 달리 여행 에세이로, 차례를 살펴보다가 '티파자에서의 결혼'과 '티파자에 돌아오다'는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출판연도는 다르지만 이야기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강렬한 티파자의 풍경 그 중에서도 야생의 푸른 하늘, 꽃들로뒤덮인 폐허, 장미향 부겐베리아, 길고 푸른 붓꽃, 바다...... 숨막히도록 아름답고 환상적인 그 곳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눈이 시릴만큼 눈부신 그곳으로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어질 것이다. 그곳에 가면 카뮈의 흔적을, 그가 누렸던 기쁨을 찾을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몇 해전 여행을 하면서 보았던 풍광들이 소환되기도 하고, 아름다운 신화와 전설이 이야기 속의 배경처럼 다가오기도 했다.


그러나 긍정과 부정, 정오와 자정, 반항과 사랑 사이의 가슴을 찢을 것 같은 갈등을 아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면, 바닷가에 지핀 모닥불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면, 그곳엔 어떤 불꽃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136


글에는 글쓰는 사람의 생각, 세계관, 시선, 가치, 의미가 담겨진다. 그렇기에 우리는 내가 가보지 못한 곳, 생각지도 못했던 세계, 두렵지만 더 넓은 세상, 미래로 나아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닐까.

카뮈와 함께 그의 시선을 따라 머나먼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삶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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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6 능소화가 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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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커피 2024-06-26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상적이네요!👍😍
 
니체와 고흐 - 신을 죽이고 초인을 부른 니체, 귀를 자르고 광기를 부른 고흐, 증보판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공공인문학포럼 엮음, 빈센트 반 고흐 그림 / 스타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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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해야만 한다.

"과연 그대의 마음 깊숙한 곳이 삶을 긍정하고 있는가? 그대는 만족하는가? 그대는 무엇을 바라는가?"

만약 그대의 대답이 진실이라면 이 잔인한 삶에서 해방될 것이다. _반시대적 고찰


독일 철학자로 '신은 죽었다'로 알려진 니체와 네덜란드 화가로 요즘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작가인 고흐, 내가 요즘 매료되어 있는 두 작가가 만났다.

주로 자연의 풍경과 노동자, 농민 등을 그린 고흐의 작품은 강렬한 색채와 거친 붓놀림으로 깊은 인상을 주고 있다.

그가 남긴 작품들이 모두 10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제작되었다하니 그의 그림에 대한 갈망과 열정에 새삼 놀라게 된다.

화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비참한 삶을 살았던 그의 작품들이 오늘날 우리에게 이토록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것은 그가 말하고자 했을, 그림에 담은 녹녹치 않은 현실과 삶, 사랑, 연민을 느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기다리지 못하고 나는 너무 일찍 왔다. 나의 때는 아직 오지 않았다. 이 엄청난 사건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으며 방황 중에 있다...... _즐거운 학문


니체의 삶, 질문,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와 어울리는 고흐의 작품도 볼 수 있어서 더욱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아직도 니체의 철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에 그의 이야기를 갈구하고 있다.

삶을 사랑했으며 자신의 철학을 온 몸으로 실천한 니체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의 지혜와 그의 철학을 배워보려한다.


무르익은 포도송이가 갈색을 띠기 시작했을 때, 태양이 오랜만에

나의 삶을 비추는 이 충만한 날에 나는 뒤를 돌아보며 아득한 앞날을 헤아린다. 나는 나의 40년을 헛되이 묻어 버린 것이 아니었다. 나는 지나온 나의 생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하여 나는 나의 생애에 대하여 나 자신에게 들려주고자 한다. _이 사람을 보라


평소에 보지 못했던 생폴 병원 정원, 나무와 덤불, 생트마리 풍경, 씨 뿌리는 사람 등 고흐가 바라본 풍경, 인물, 정물화 등 많은 작품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몰랐던 고흐의 이야기, 기억의 한 조각을 찾아낸 기분이 들었다.

아름다움, 삶, 지혜, 인간, 존재, 세상, 사색, 예술 등 10개의 주제로 나누어 들려주는 니체의 잠언과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하늘,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을 보면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는 화가 고흐의 작품을 곁에 두고 언제라도 꺼내 볼 수 있는 선물같은 책이다. 그와 함께 나의 생각, 나의 삶이 더 깊어지고 지혜로워지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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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생을 위한 딱 7일 수능 한국사
박순화 지음 / 푸른들녘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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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배우는 역사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인간의 삶을 탐구하는 과목입니다. 이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하나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다'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인간의 삶을 탐구한다'는 것입니다. -머리말 중에서


요즘 학생을 위한 딱 7일 수능 한국사, 여행을 다니고 박물관을 방문하면서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유산에 관심이 점점 커진다.

책을 읽고 드라마나 영화로 보는 것은 재미있다. 물론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서 흥미진진하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관심을 보이는 아이들과 같이 역사 만화책을 읽기도 했었다.

사실 지금 생각해봐도 역사시간은 딱딱하고 어렵기만 했다. 외워야 할 것이 너무 많았고 또 왜그리도 헷갈리던지...

그런데 고대사에서 현대사까지 딱 7일 수능 한국사라하니 궁금해서 손을 내밀게 된 책이다.


역사 전문가이자 14년 차 역사 교사인 작가가 콕콕 찝어서 알려주는 한국사, 우리나라의 역사를 이야기하듯 정리를 해주고 수능에서 어떻게 출제되는지 직접 풀어볼 수도 있다.

작가가 출제 비중과 효율성을 고려하여 현대사부터 일제 강점기, 개화기, 조선, 고려, 삼국 시대 포함 고대 순서로 구성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사실 아이들의 문제집을 살펴보면 처음 몇 장은 열심히 풀지만 뒤로 갈수록 아예 손조차 대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려본다면 그 이유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각 시대별 출제 경향을 표로 정리하여 그 비중을 비교해 볼 수 있었고, 시대별 키워드 제시, 먼저 시대별 중요 사건이나 요점을 압축하여 훑어본 후에 차근차근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점도 좋았다.

수업 시간에 칠판을 보고 필기를 하듯 직접 노트에 옮겨 적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는 작업을 통해서 더 오래 기억에 남고, 시대적인 흐름을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형광펜으로 표시되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는 사건, 용어들에 집중해서 보게 된다.

그리고 원포인트 레슨에서 무엇을 중점적으로 공부해야하는 짚어주며, 제대로 이해했는지 기출 풀이로 확인해 보게 한다. 정답 풀이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한 번더 복습하는 시간이 된다.

이렇게 7일간 한국사의 핵심 키워드를 통해 우리의 역사를 전체적으로 훑어보았던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유투브 영상을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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