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청주
신희수 지음 / 지식과감성#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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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지명은 도시의 기억을 저장하는 가장 오래된 장치이며,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언어의 지도다. 청주의 지명들은 그런 기억을 또렷이 붙잡아 둔 흔적들이다. 산의 모양, 물의 흐름, 사람들의 직업과 신앙, 대로는 역사적 사건이 그 이름 속에 새겨졌다. 이름을 따라가다 보면 청주가 지나온 시간과 그 속에 살아온 사람들의 흔적이 서서히 드러난다. -96


청주를 지도에서 찾아보니 우리나라 한 가운데 있는 도시였다. 청주하면 사람들은 어떤 이미지를 떠올릴까 궁금하다. 사실 나조차도 제대로 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부산하면 해운대, 광안리를 떠올리듯 청주하면 지금은 무심천, 상당산성, 현대미술관, 국립박물관, 청남대, 우암산을 생각한다. 내가 자주 가는 곳이기도 하다. 낯설었지만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청주의 역사, 지리, 시대의 흐름에 따른 변화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흥미로웠고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무심천은 신라의 하천로이자 오늘의 산책길로, 과거와 현재를 잇는 도시의 물줄기다. 서원구의 거리와 도로망, 그리고 교육과 문화 시설의 배치는 고대 서원경의 공간 질서가 형태를 바꾸어 남은 결과이며, 청주는 한 시대의 유적이 아니라 시간 위에 켜켜이 쌓인 도시다. 천 년 전의 행정도시가 오늘의 생활도시로 이어지는 그 궤적 속에서, 청주는 여전히 중심을 만든다. 멈춰선 점이 아니라, 시대에 맞춰 숨 쉬는 공간으로. -81


영동,호남, 경기 등 지방 이름의 유래, 그 지역의 특징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청주의 대표 음식이 삼겹살이란다. '여지도서'에 공물을 바쳤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니 새로운 사실을 또 하나 알았네.

택리지 속의 청주를 보며 청주의 전체적인 지형도 그려보았고, 엉성하지만 내나름의 지도 위에 과거와 달라진 오늘날의 도시, 길, 건물, 사람들의 모습이 겹쳐졌다.

흥덕구, 용암동, 복대동 등 동네 이름에 얽힌 이야기도 상상력을 자극했고 또 청주하면 직지 그리고 기록의 도시라는 것도 기억해야겠다.


결국 청주 가로수길은 단지 아름다운 풍경이 아니라, 도시의 방향을 결정한 축이 되었다. 눈 내린 날 버스 창밖으로 보이던 그 하얀 터널은 단순한 경관이 아니라, 청주의 역사와 구조, 그리고 미래가 한 줄로 이어진풍경이었다. 그 길을 따라 도시가 성장했고, 그 길 위에서 청주는 스스로의 공간적 운명을 설계해 왔다. -111


요즘 우리나라의 역사, 문화, 인물에 관심이 많아졌다. 역시 알고 나면 더 많이 보이고 듣게 되는 것 같다.

특히 연초제조창의 변화는 몇 번을 들어도 재미있고 의미있었다. 오랜 세월 산업 도시의 상징으로 연기가 피어오르던 굴뚝은 이제 과거의 상징적인 의미를 담은 채 그 자리에 서 있다.

그 거대한 부지에 카페, 도서관, 전시관 등으로 채워진 문화제조창, 현대미술관을 처음 갔을 때의 놀라움을 떠올리며 읽으니 더 흥미로웠다.

이렇게 지리적인 특징, 도시 재생과 변화, 청주 8경, 무심천, 청주의 특징 등에 대해 듣고 보니 왜 청주를 노잼이라고 하는지 의아하지 않는가. 알면알수록 매력이 넘치는 도시 청주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읽어보길 추천한다. 역사와 전통, 문화를 품은 청주를 걷고 보고 맛보며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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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편지
이머전 클락 지음, 배효진 옮김 / 오리지널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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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은 늘 그랬듯이 작고 조용했다. 어떻게 내 삶이 거짓 위에 세워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겠는가. 

421-422


낯선 편지, 상상력을 자극하는 제목에 단번에 손을 내밀었던 책이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책표지, 꽤 두툼한 책의 두께가 우리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많은 것 같았다.

요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편지를 거의 쓰지 않지만, 나에게는 지금도 엽서를 보내주는 친구가 있다.

안부를 물어보고 생일을 축하해주는 짧은 글이지만, 나를 생각하며 글을 쓰는 그 마음을 알기에 그 여운은 꽤 오래 남는다. 물론 나의 답장은 대부분 카톡이지만.....


하루하루가 벽돌처럼 차곡차곡 질서 있게 쌓여간다. 그러려니 했던 거미줄도 사라지고 얼룩진 창문도 깨끗해졌다. -49


카라가 간병인을 구해야겠다며 오빠와 통화하고 있는 중이다. 어린시절 폭력적이었던 아버지, 엄마는 일찍 세상을 떠나셨고 서로 의지를 하며 지내던 오빠는 오래 전 집을 떠났다.

카라는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로 기억을 잃어가는 아빠를 돌보고 있다. 그런 카라의 삶이 버거워보였다.

밀려드는 죄책감을 꾹꾹 누르며 간병인을 기다리고 있는 카라의 이야기, 기억을 쫓는다.


우리는 잠시 말없이 앉아 완벽해 보이는 삶이 실은 얼마나 결점투성이인지 생각해본다. -443


그러다가 이야기는 갑자기 1969년 애니에게로 돌아간다.

이렇듯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가 세월을 교차하며 카라, 마이클, 애니의 시선으로 전개되고 있다.

오래 전, 아빠는 어린 카라와 마이클에게 다락방에 절대로 들어가면 안된다고 아니 근처에도 가지말라며 열쇠로 잠궈버렸다. 그렇게 방치되어 있었던, 아니 어느새 잊고 살았던 다락방.

오랜 세월 그 안에 꽁꽁 감춰져 있었던 엽서 그리고 아빠가 숨기려했던 비밀이 아주 우연히 그리고 너무나도 쉽게 카라의 손에 들어온 것이다. 지금까지의 삶을 마구 흔들어놓는 혼란스러움과 함께.


"이렇게 속상할 줄 몰랐다고요? 무슨 일이 있었든, 아버님이 무엇을 했든 안 했든, 어떻게 변했든, 여전히 카라의 아버지였어요." 그녀가 위로하며 내 등을 문지른다. -464


카라도 오빠가 그랬듯이 아빠와 집에서 멀리 벗어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집을 지키며 살아오게한 이유였고, 운명이었을거라는생각을 하면서 카라의 벅찬 여정에 함께 했다.

왠지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워 보이던 그들을 지켜보면서 이어질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책을 내려 놓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인가 나만의 결말도 그려보고, 수수께끼같은 그들의 비밀을 내나름대로 풀어보기도 했다. 엉뚱하고 터무니없는 나의 예측이 빗나가서 정말 다행이다.

두렵지만 진실을 알기 위해 먼 길도 마다치않은 카라, 서서히 그녀의 삶도 바뀌어간다. 시도하지 않았다면 아무 일도,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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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제인 오스틴 365 - 하루 한 문장, 제인 오스틴을 오롯이 만나는 기쁨
타라 리처드슨 지음, 박혜원 옮김, 제인 오스틴 원작 / 알레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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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만나는 제인 오스틴의 문장, 때로는 날카롭고 때론 유머러스한 표현, 당시 사회적인 상황과 일상이 선물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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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제인 오스틴 365 - 하루 한 문장, 제인 오스틴을 오롯이 만나는 기쁨
타라 리처드슨 지음, 박혜원 옮김, 제인 오스틴 원작 / 알레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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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을 작성한 글입니다'


12월 16일 1775년 오늘, 제인 오스틴이 태어났다....(중략)... 오늘은 엘리자베스 베넷에 대한 묘사를 읽으며 제인 오스틴의 생일을 축하하자. 이는 오스틴 자신에 대한 설명일 수 있다.


[그녀는] 쾌활하고 장난기가 많았으며, 뭐든 말도 안 되는 것을 재미있어했다. -<오만과 편견> -356


하루 한 문장, 제인 오스틴을 오롯이 만나는 기쁨, 매일매일 제인 오스틴 365!

매일매일 선물처럼 제인 오스틴의 문장을 읽는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책, 예쁜 꽃과 넝쿨, 딸기, 깃털 그리고 공작으로 장식된 책표지도 예뻐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것 같았다.

하루 한 문장, 제인 오스틴의 작품 속 문장과 그녀가 쓴 편지글을 읽으며 작품 속 등장 인물들을 만나고 제인 오스틴의 생각이나 당시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들어보는 시간이다.

책을 받아들고 첫 장부터 읽었을까, 그렇지 않다. 오늘 날짜엔 어떤 글일까 궁금해서 펼쳐보았다.

제인 오스틴이 살았던 당시의 사회의 고정관념을 꼬집은 글로 소설 '설득' 속, 앤 엘리엇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내가 지금 언니에게서 받은 다정한 긴 편지에서 언니가 나를 너무 많이 혼내니까 내가 그 아일랜드 친구와 어떻게 행동했는지 말하기가 좀 두려울 지경이네........-커샌드라 오스틴에게 보내는 편지, 1796년 1월 9일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 설득, 레이디 수전, 노생거 사원, 맨스필드 파크 등 작품 속 문장을 읽어가며 그 장면이나 등장 인물들을 떠올려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언니 커샌드라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는 자매간의 애정, 장난기 넘치는 모습들이 보이는 듯해서 정감이 갔다.

제인 오스틴은 편지도 많이 쓴 작가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주었는데, 특히 언니 커샌드라는 정기적으로 주고 받은 편지를 오스틴이 세상을 떠난 후에 상당수 파기해버렸다고 한다.

가족의 사생활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특히 오스틴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편지를 없애야했던 커샌드라의 마음은 어땠을까, 생각해 보게 되더라.

서로를 생각하면서 소소한 이야기나 소식을 담아 편지를 쓰고 또 답장 오기를 기다렸을 자매간의 돈독한 우애가 느껴졌다.


사랑과 우정, 제인 오스틴이 열 네살에 쓴 서간체 소설이란다. 어린 나이에 소설을 완성하다니 정말 놀랍지 않은가. 제인 오스틴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어진다.

오늘의 문장을 읽은 후에는 스르륵 책장을 넘기며 눈길을 사로잡는 대목을 읽는다. 저자는 제인 오스틴의 생일, 핼러윈이나 세계 초콜릿의 날과 같은 특정 기념일에 맞춤한 문장들로 읽는 재미를 더해주었다.

때로는 날카롭고 때론 유머러스한 표현, 당시 사회적인 상황과 일상을 엿볼수 있는 대사들, 그래서 제인 오스틴이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는 작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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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간 나에게 힘이 되는 고전 필독서 50 - 칼릴 지브란에서 에크하르트 톨레까지 우리의 생각을 깨운 명저 50권을 한 권에 필독서 시리즈 30
톰 버틀러 보던 지음, 오강남 옮김 / 센시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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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과자 부스러기나 빵 조각을 얻어먹으려 다투는 갈매기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사소한 일에 매달린다고 여길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 인간도 그들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우리 대부분은 조나단을 쫓아낸 갈매기 무리와 같다. 하지만 이 책이 전하듯, 좁은 고정관념에서 한 걸음만 벗어난다면 풍요롭고 자유로운 진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36


칼릴 지브란에서 에크하르트 톨레까지우리의 생각을 깨운 명저 50권을 한 권에, 이 순간 나에게 힘이 되는 고전 필독서 50!

제목을 보면서 과연 나는 이 중에서 몇 권의 책을 읽었을까하는 궁금증이 먼저 일었었다.

책을 받아들자마자 목차를 살펴보려고 책장을 넘기던 나는 서문을 읽으면서 작가가 들려주는 깊이 있는 이야기를 서두르지 않고 찬찬히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이지 않는 세계의 문을 열다, 그들은 무엇을 깨달았는가 등 모두 6가지의 주제로 나누었으며,고전부터 최근의 책까지 다루고 있다.


이 책은 무슨 대단한 성공 비결이나 전술 같은 것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저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들에 마음을 다하라고, 그리고 매 순간을 의미 있는 순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라고 권할 뿐이다. 후회란 다른 것이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 좀 더 완전히 가라앉지 못했다거나, 지나가버린 관계에 좀 더 몰입하지 못했다는 것 외에 무엇이 있겠는가? -173


'갈매기의 꿈', '장자', '인식의 문', '선과 오토바이 정비술', '그대에게 두려움을 주는 곳', '예언자', '영적 물질주의를 해부하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행복의 연금술'....

내가 읽은 책은 일부에 불과했고 제목을 보는 것만으로는 내용을 전혀 짐작할 수 없는 책도 있었다.

책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사실상 편식이 극심했던 나에게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접해볼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친절한 길잡이가 되어줄 저자를 따라 내용을 훑어보며 넓은 시선으로 들려주는 그의 의견에 귀기울이며 내나름대로 그 의미를 생각하고 이해해보려 했던 시간이었다.


"얼마나 더 오래 이런 여행을 함께 할 수 있을까요?"

앨퍼트가 물으면, 바그반 다스는 조용히 대답했다. "미래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말라. 그저 지금 여기에만 있으라." -314


책 한 권을 읽고 나면 자신의 생각을 들려주는 '이 책이 힘이 되는 순간'으로 마무리한다.

'익스틀란 기행'에서 실패하든 성공하든, 우리는 세상이 주는 도전에 꿋꿋하게 맞서며 '이 얼마나 놀라운 세상인가'를 잊지 말아야 한다.(53)는 저자의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등을 두드리며 나에게 건네는 응원의 말 같이 들렸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부와 성공 그리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살아간다. 그런데 우리의 삶은 단지 성공을 위한 몸부림일 뿐인가? '보통사람'이 되는 것이 두려운가? 만약 이런 질문이 마음에 와닿는다면, 크리슈나무르티의 이 책을 읽어야 한다.(81)며 작가는 '이런 일을 생각하라'를 추천했다. 크리슈나무르티의 삶을 살펴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놀라운 사람들과의 만남'에서는 판단하지 말고 관찰하라는 아버지의 가르침 또한 크게 다가왔다.

평소의 나였다면 꺼내들기 쉽지 않았을 종교, 선, 영적인 깨달음, 변화의 순간, 삶의 가치 등에 대한 심오한 이야기, 가르침을 들을 수 있었던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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