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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여름 ㅣ 알베르 카뮈 전집 개정판 7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2024년 6월
평점 :
내가 지금 도박하는 것은 분명 나의 삶이다. 뜨거운 돌의 맛이 나는 삶, 바다의 숨결 이제 막 울기 시작하는 매미 소리로 가득한 삶. 미풍은 서늘하고 하늘은 푸르다. 나는 이 삶을 마음 놓고 사랑하며 이 삶에 대하여 자유롭게 말하고 싶다. -16

'결혼·여름'은 1939년출간한 결혼과 1954년에 출간한 여름을 담은 알베르 카뮈의 여행에세이다.
알베르 카뮈는 알제리에서 태어났으며 교수가 되려했으나 건강문제로 일간지 기자로 일을 했다. '이방인'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시지프 신화', '칼리굴라', '페스트' 등의 작품을 발표하였고 1957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여느때보다 일찍 찾아온 올 여름, 카뮈의 에세이가 우리의 호기심을 자아내게 했다.
무더운 여름, 끝없이 펼쳐진 넓고 푸른 바다는 우리에게 낭만을 그리고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꿈꾸게 하는 것 같다.
하얀 파도가 반짝이는 눈부신 여름 바다를 연상시키는 책표지도 예쁘다.
'결혼·여름'은 소설일거라는 나의 짐작과 달리 여행 에세이로, 차례를 살펴보다가 '티파자에서의 결혼'과 '티파자에 돌아오다'는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출판연도는 다르지만 이야기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강렬한 티파자의 풍경 그 중에서도 야생의 푸른 하늘, 꽃들로뒤덮인 폐허, 장미향 부겐베리아, 길고 푸른 붓꽃, 바다...... 숨막히도록 아름답고 환상적인 그 곳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눈이 시릴만큼 눈부신 그곳으로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어질 것이다. 그곳에 가면 카뮈의 흔적을, 그가 누렸던 기쁨을 찾을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몇 해전 여행을 하면서 보았던 풍광들이 소환되기도 하고, 아름다운 신화와 전설이 이야기 속의 배경처럼 다가오기도 했다.

그러나 긍정과 부정, 정오와 자정, 반항과 사랑 사이의 가슴을 찢을 것 같은 갈등을 아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면, 바닷가에 지핀 모닥불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면, 그곳엔 어떤 불꽃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136
글에는 글쓰는 사람의 생각, 세계관, 시선, 가치, 의미가 담겨진다. 그렇기에 우리는 내가 가보지 못한 곳, 생각지도 못했던 세계, 두렵지만 더 넓은 세상, 미래로 나아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닐까.
카뮈와 함께 그의 시선을 따라 머나먼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삶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