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방송에서 매주 화요일 밤 11시에 '뉘른베르크 나치전범재판' 연속물(영국 BBC제작)을 방영하고 있습니다.지난주까지 1화 헤르만 괴링, 제2화 루돌프 헤스 편을 방영했습니다.이 이름만 들어도 알겠지만 재판에 서게 된 나치 피고인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갑니다.완전한 다큐는 아니고 일종의 세미다큐인데, 재판 당시의 동영상을 비교해보면 이 시리즈물에서 괴링이나 헤스역을 한 배우들은 정말 잘 선정했구나 하고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실물과 거의 비슷하니까요.

 

  중간중간 전문가들의 자문해설이 끼어듭니다.우리나라에서도 번역으로 잘 알려진 <스탈린과 히틀러의 전쟁>의 저자 리처드 오버리도 해설가로 나옵니다.알렉 볼드윈이 주연한 영화 '뉘른베르크 재판'을 본 사람은 미국이 재판을 보는 시각과 영국이 재판을 보는 시각을 비교할 수 있어서 흥미롭습니다.

 

  헤르만 괴링 편에서 재판을 보는 독일의 보통사람들의 정서가 잘 나타난 장면이 나옵니다.재판에서 당당하게 나치를 옹호하는 괴링에게 감탄한 독일인들이 수감 중인 괴링에게 격려편지를 많이 보냅니다.이런 정서는 50년대를 넘어 60년대 초까지 이어집니다.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하인리히 뵐이 "독일인들은 과거를 망각해 버렸다" 고 한탄한 바로 그 시기지요.

 

  말로만 듣던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을 직접 공부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합니다.단, 초보자에겐 등장인물들이 생소하게 느껴집니다.괴링이나 헤스의 이름을 처음 들어본다는 사람들에겐 어렵겠지요.하지만 뉘른베르크 재판에 관심을 둔 사람이라면 몰입하여 볼 수 있습니다.시청률 안 나오기로 소문난 국회방송이나 국정방송이지만 괜찮은 프로그램이 꽤 있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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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주나무 2012-08-21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이 읽고 싶어지네요~~

페크pek0501 2012-08-21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틀러의 명령을 수행한 아이히만은 평소 아주 착한 사람이었다고 해요.
그는 자신이 저지른 수행에 대해 어떤 잘못이 있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만약 자신이 히틀러의 명령을 수행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양심의 가책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죠.

자신이 악의 행위를 저질러 놓고 그걸 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 우리 주위에도 있어요. 그런 걸 보면 당황스럽죠. 아마 두뇌 구조화의 문제가 아닐까 해요. 생각이 그렇게 고착되어 구조화되어 버리는 게 아닐까 싶어요.

노이에자이트 2012-08-21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는 아렌트에 관심 있는 이들이 많아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소개한 이들은 꽤 있지만 정작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에 대한 글은 찾기 어려워 제가 소개했는데 역시 승주나무 님, 페크 님 모두 아렌트 책 이야기를 하시는군요.

페크pek0501 2012-08-21 16:38   좋아요 0 | URL
아, ㅋㅋ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에 관심을 두시고 쓴 것이군요.
저는 이 부분, "재판에서 당당하게 나치를 옹호하는 괴링에게 감탄한 독일인들이 수감 중인 괴링에게 격려편지를 많이 보냅니다" 라는 사실에 관심이 갔어요.^^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에...

노이에자이트 2012-08-21 16:46   좋아요 0 | URL
괴링에 대한 독일인들의 열광에 대해서는 페크 님 블로그를 방문해서 언급하겠습니다.

jeandemian 2012-09-28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은 답글이지만..새로운 사실을 알았네요. 전 일본인들과 달리 독일인들은 양심적이어서 과거사를 반성만 제대로 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군요! 아니면 지금의 독일인들과 당시의 독일인들이 차이가 있을 수도 있겠구요.

노이에자이트 2012-10-02 01:09   좋아요 0 | URL
독일인들도 다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에요.특별히 양심이 깨끗한 사람들만 모인 건 아니죠.프리모 레비가 말년에 절망한 원인 중 하나가 당시 독일인들의 과거사 망각 때문입니다.
 

  내겐 박범신(1946~)이 한창 때 쓴 인기소설 <풀잎처럼 눕다>(고려원 1986)가 있습니다.책날개에 박힌 그의 사진은 왠지 모르게 반항기가 가득한 인상입니다.책 표지 뒤엔 박범신의 작품세계에 대하여 "섬세하고 감각적인 필치로 잘 묘사한다"고 평했습니다.섬세하고 감각적이다...젊은 작가에게 어울리는 평가지요.

 

  이제 그도 예순을 훌쩍 넘었습니다.최근작  <은교>에서 그는 늙은 시인의 입을 통해 이렇게 항변합니다."젊음이란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다.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은교는 소설도 잘 팔렸고 영화화되어 흥행에도 성공을 거둡니다.그러면서 박범신은 신문이나 방송에도 자주 나와 늙은이에게도 사랑하고픈 마음이 있다고 강조합니다.젊은 시절의 그를 알던 사람들은 좀 착잡해지죠.한때 젊은 작가로 잘 나가던 그도 이젠 나이가 들었구나...하는 생각을 하면서.

 

  미시마 유키오(1925~1970)는 40대라는 한창 나이에 할복자살합니다.그렇기에 젊음이란 무엇인가 늙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박범신과는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도 당연합니다.무엇보다도 그는 그 특유의 유미주의적 마초기질 때문에 늙음에 대해 더 신랄한 논평을 할 수밖에 없었지요.우리나라에서도 번역되었으나 그다지 큰 반향을 못불러 금방 독서시장에서 사라진 산문집 <행동의 미학>에서 미시마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젊은 여자의 미모라는 것은 별다른 노력의 산물도 아닌데 지나치게 큰 찬사를 받지.그 벌로 나이들면 그만큼 푸대접을 받는 것이다."

 

   냉정하고 신랄한 논평입니다.그런데 미시마가 노인이 되도록 장수했다면 박범신 비슷한 말을 했을까요? 젊었을 때는 노인이 별세계의 사람으로 여겨집니다만 자신도 노인 대열에 합류하면 또 생각이 달라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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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2-08-07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자님의 글에서 벗어난 댓글이지만 며칠 전에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을 읽었습니다. 그 소설에서 여자를 묘사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2-08-08 13:38   좋아요 0 | URL
남자소설가는 여자를 잘 묘사하죠.투르게네프나 톨스토이도...

여울 2012-08-10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은 많은것을 느끼고 보고 읽게 만드는것 같아요 편견들은 더 도드라지고도... 판단은 유보상태이지만 ...

노이에자이트 2012-08-10 14:42   좋아요 0 | URL
나이가 들면 경험도 쌓이면서 편견도 굳어지니 경계해야겠지요.

페크pek0501 2012-08-11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은 두 개 읽었어요. <금각사>와 <부도덕 교육강좌 69>.
<금각사>는 워낙 유명한 작품이고...
<부도덕 교육강좌 69>는 69개의 에세이가 실려 있는데, 각각의 에세이 제목이 부도덕하죠.
여자로부터 돈을 쥐어짤 것, 친구를 배신할 것, 약한 사람을 괴롭힐 것 등..., 이래요.
누군가의 추천으로 오래 전에 읽었는데, 노~님 덕분에 이 책을 꺼내어 봤어요.
다시 한 번 훓어 보게 될 것 같아요. 어떤 내용이었더라, 그러면서...
님 덕분입니다. 잊고 있었어요.ㅋㅋ

노이에자이트 2012-08-11 20:05   좋아요 0 | URL
금각사는 우리나라 작가 지망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에 꼽혔다네요.

부도덕 교육강좌는 아주 오래전 번역되었는데 몇 년 전 다시 번역되었더군요.
 

   정치인 심상정 씨는 요즘도 식당에 가면 "남편은 왜 같이 안 왔어요? 머리 벗겨지시고 안경 쓴 분..."하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는데...물론 머리 벗겨지고 안경 쓴 분은 노회찬 씨를 말하죠.하지만 두 사람은 부부가 아닙니다.아마 정당생활을 함께 하다 보니 부부로 오해하는 이들이 많은 모양입니다.하긴 어떤 사람은 박근혜 씨 남편이 박정희라고 말했다고도 하죠.

 

  연예인 중에서도 부부로 오해받는 단짝들이 있습니다.유명한 사람들 몇 몇을 꼽아보겠습니다.

1.강석 김혜영---라디오 프로 '싱글벙글 쇼' 진행

2.김한국 김미화---쓰리랑 부부

3.송해 이순주---70년대에 쇼 진행도 같이 하고 드라마에 부부로도 나왔음.

4.장소팔 고춘자---만담계의 지존

5.김혜자 최불암---전원일기에서 부부

6.황정순 김희갑---후시녹음(영화 다 찍고 나서 목소리 입히는 방식)시절 부부로 많이 나옴.

7.고봉산 하춘화---'영감 왜 불러 뒤뜰에 뛰어놀던 병아리 한 쌍을 보았나~" 로 시작되는 노래 '잘했군 잘했어' 를 불렀음.하지만 두 사람 나이 차는 30살 이상.1972년 이 노래 부를 때 하춘화는 17세, 고봉산은 49세.고봉산 씨는 트로트 명곡을 많이 만든 작곡가.

8.배일집 배연정--- 코미디에서 부부로 많이 출연.

9.임희춘 최용순---역시 코미디에서 부부로 많이 출연

10.서영춘 백금녀---홀쭉한 살살이 서영춘, 뚱뚱이 백금녀로 서울 밤업소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모았음.만담도 슬랩스틱  코미디도 잘한 단짝.

 

***이순주 고봉산 백금녀 같은 분을 안다면  쉰 살 이상이거나 대중연예 분야에 대한 지식이 박사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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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2-07-23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이에자이트님 글을 읽고 검색해 보니 장소팔, 고춘자씨 모두 돌아가셨네요. 고춘자씨는 김영운씨하고도 콤비를 이루기도 했는데, 김영운씨는 검색이 안 되네요.

노이에자이트 2012-07-23 19:32   좋아요 1 | URL
돌아가신 지 꽤 됐죠.김영운 씨는 고춘자 씨와도 만담을 많이 했는데 만담가 장소희 씨와 결혼했죠.몇 년 전 80세 기념공연도 했어요.

cyrus 2012-07-23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2, 5, 8은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심상정-노회찬 부부는.. ^^;;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가보군요 ㅋㅋㅋㅋㅋ

참고로 6번에 김희갑이라고 있길래 저는 작사가 양인자 - 작곡가 김희갑 부부로 잠시 착각했어요. 이 두 사람이 조용필 히트곡을 많이 많들었죠 ^^

노이에자이트 2012-07-24 01:02   좋아요 0 | URL
심상정 씨가 직접 밝힌 내용입니다.

작곡가 김희갑 까지는 몰라도 희극배우 김희갑은 알지 못하는군요.

카스피 2012-07-23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여기서 노이에자이트님이 스스로 나이를 고백하시나요^^

노이에자이트 2012-07-24 01:04   좋아요 0 | URL
하하하...무슨 말씀을...요즘 저런 자료는 인터넷만 자세히 검색해도 다 나와있어요.마음만 먹으면 중학생도 다 알 수 있죠.제가 대중연예의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국내외 관련 자료를 거의 다 검색합니다.인터넷이 좋긴 좋더군요.그리고 고교생 필독 한국단편선 같은 책의 60~70년대 작품을 꼼꼼이 봐도 저런 정도의 지식은 얻을 수 있어요.

페크pek0501 2012-07-23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나이가 탄로 날까 봐, 모른 척하고 갑니다.
ㅋ 재밌게 읽고 가요.

노이에자이트 2012-07-24 01:22   좋아요 0 | URL
글 쓰면서 이미 나이도 밝혀놓았으면서 그러시네요.

페크pek0501 2012-07-24 11:11   좋아요 0 | URL
ㅋㅋ제 글에 쓴 제 나이는 소수의 사람들만 봤을 테지만 이렇게 여기저기 댓글에서 나이를 밝히면 온 국민이 제 나이를 알게 되는데, 고건 싫거든요. ㅋ

노이에자이트 2012-07-24 16:26   좋아요 0 | URL
페크 님 글은 워낙 다수가 읽고 있어서 나이가 많이 알려졌을 걸요.하하하...
 

   "지도자님 덕에 우리가 먹고 살게 되었지.실업도 없어지고..." 70년대만 해도 서독(당시는 독일 통일 이전)엔 이렇게 말하는 노인들이 꽤 있었습니다.물론 여기서 지도자란 아돌프 히틀러를 말합니다.바이마르 공화국은 민주주의가 꽃 피었다고는 하지만 실업률과 살인적인 인플레 때문에 독일인들 생활이 말이 아니었죠.게다가 프랑스는 승전국이라며 독일 사람들 속을 뒤집어 놓는 짓을 서슴치 않았죠.그런 바이마르 공화국에 이어 나타난 히틀러는 확실하게 경제를 살려주었으니 저런 말을 하는 노인들이 많았던 것도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닙니다만...

 

   우리들이 고교 사회시간 경제분야 배울 때 케인즈의 유효수요이론을 살짝 배우고 그것을 정책화한 사람이 루즈벨트라면서 테네시 유역 개발이니, 뉴딜 정책이니 하고 외웁니다만 실제로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히틀러입니다.토목사업을 벌여 실업자를 구제하는 등 정부가 나서서 경제를 이끌었지요.물론 히틀러가 케인즈 이론을 알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만...그래서 아우토반을 보면 " 역시 히틀러가 대단하긴 했구나..." 하고 감탄하는 외국인이 아직도 있다고 합니다.

 

  경제발전을 특정한 지도자 덕분이라고 감사하는 사고방식이 좀 수준낮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위의 독일인들 같은 사고방식은 뿌리가 깊습니다.우리나라는 더욱 그렇지요.요 며칠 라디오를 들어보니 지식인이건, 저자거리 장삼이사건 박정희 대통령 덕분에 우리가 보릿고개를 넘게 되있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박근혜 씨가 "5.16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국민도 많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이곳 호남지역은 정치색이 확실히 우리나라 여타지역과는 다릅니다.아무리 노인들이라고 해도 박정희 좋다고 하는 사람들 찾아보기는 힘들죠.호남차별한 박정희라는 관념이 워낙 강합니다.그래서 나는 후배들에게 "여기와 다른 지역은 특히 정치색이 다르니 그런 걸 감안하게..." 하는 이야기를 종종 해주지요.

 

  중앙일보 논설위원 중 매파에 속하는 김진 씨는 이번 박근혜 씨 발언에 덧붙여 "5,16은 형식은 쿠데타고 내용은 혁명이다.케말파샤나 낫세르 혁명처럼 근대화 혁명이다"고  라디오 시사프로에 나와서 주장했습니다.내용과 형식이라...이거 헤겔 변증법 논리학 범주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서재에서 관련서적을 뽑아 공부해봐야겠습니다.얼핏 들으면 멋있었는지 이 발언을 듣고 청취자들이 전화로 찬성하는 사람들이 많던데...왠지 종잡을 수 없으면서도 멋있는 말을 하면 감탄하는 사람들이 많죠.혹시 여러분도 헤겔 논리학 해설서를 갖고 있거든 한 번 연구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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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07-19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면 정치적 레임을 잘 만들어야해요. 솔까말 박정희때 잘 살지 않았는데..경제 프레임덕에 딸년도 저렇게 기세등등하니..참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저는 50년대나 미국 소설을 읽을 때마다 깜짝 놀랄때가 있는데, 얘네들이 이때 이렇게 잘 살았나 싶더라구요. 우리 70년대도 이렇게 살진 않았는데, 작가가 정말 묘사한 50,60년대가 맞나 싶을 때가 있어요. 초등학교때까지도 저의 동네는 푸세식 화장실을 면치 못했는데 말입니다. 지난 번에 울 시누이랑 잠깐 이야기 했는데, 울 시누이는 제가 어린 시절에 서울 살았단 이유로 제법 산 줄 알더라구요.

노이에자이트 2012-07-20 17:19   좋아요 0 | URL
잘 살았다는 게 그 앞선 시대에 비해 잘 살았다 그 이야기죠.그러니 당연히 이승만 장면 시대보다 박정희 때가 더 낫다 그런 결론을 내리는 이들이 있습니다.
미국 빈민가 배경으로 한 르포를 읽었는데 80년대 후반이 배경인데도 완전히 지옥 같은 곳이더군요.
거꾸로 서울 사람들 중에선 부산도 시골이니 가난할 것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있죠.

카스피 2012-07-19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 스튜어트 밀이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고 했지만 꿀꿀이 죽으로 연명하고 가난이 삶의 한 부분이었던 50~60년대를 살아왔던 분들에게는 이른바 보릿고개를 없애준 박통이 위대한 지도자란 생각을 가질수도 있단 생각이 들긴 하더군요ㅡ.ㅡ

노이에자이트 2012-07-20 17:20   좋아요 0 | URL
그렇게 여기는 이들이 꽤 많아요.그러고 보면 위에서 쓴 것처럼 호남지역이 좀 특수하긴 하죠.노인들 중엔 박정희 시대 때 경제적으로 소외받았던 기억을 가진 이들이 많으니까요.
 

     60대들이 경로당 가기 싫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요즘은 고령화 시대라 80세 90세 넘은 노인들이 많아 이들에게서 어린애 취급당하기 싫다는 것이지요.어린이집에서부터 누가 형이고 누가 동생이냐 따진다니 이 나라에선 늙어 죽을 때까지 평생을 나이 따지고 서열 따지다 죽는 신세를 못 면합니다.

 

     한국사람이면 누구나 연장자라는 이유로 초면에 내게 반말하는 사람에게 불쾌한 기분을 느낀 경험을 했을 것입니다.하지만 그런 경험을 한 사람도  자신보다 나이 어린 사람에겐 똑같이 권위주의적인 태도를 취하는 사람이 많습니다.이렇게 피곤한 연령주의라는 흉물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닌, 결국은 이 땅에서 사는 사람들 스스로가  만들어낸 쇠사슬인 것이 분명합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갑니다.어린이집에서부터 위아래 따지는 버릇이 노인이 될 때까지 붙어있겠지요. 연장자 존경을 강조하기 전에 청소년은 어린이에게, 청년은 청소년에게 ,중년은 청년에게 존대말 하는 버릇을 기르지 않으면 나중에 막장노인 폭주노인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나라에서 인터넷이 폭발적인 증가세를 나타낸 원인 중 하나가 인터넷 특유의 익명성과 평등성 때문이라고 합니다.현실에서 워낙 나이와 서열 따지는 관행 때문에 피곤하여 인터넷에서 도피처를 찾으려는 심리가 있으니까요.하지만 이런 인터넷에서조차 나이를 내세워 반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인터넷도 진정한 탈출구는 될 수 없나봅니다.

 

  한국에서는 토론문화가 뿌리내릴 수 없다고 하는 이들이 많습니다.아무리 논리가 정연한 합리적인 제안을 내놔도 "야 ! 너 나이가 몇 살이야?" 혹은 "야! 너 감히 선배한테 개기냐?" 하고 입에 게거품 무는 사람들 앞에선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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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2-07-18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말그대로 아는 동생들과 술자리가 있었어요. 그러다가 예전에 마시던 소주이야기가 나왔는데. 제가 대학 신입생때 마셨던 진로 관광소주이야기를 했는데 둘다 전혀 모르더군요.
그래서 동생1이 가지고 있던 갤럭시 노트로 검색을 해서 사진을 보여 줬는데 엥 이런게 있었어요? 이러더군요. 94년도에 유행했던 꼬치집인 투다리나 칸에는 이 소주 많이 팔았었다고 하니..
그때 자기는 초등학생이였다고 하더군요. 아하하하하하.....
그렇게 까지 나이차이가 나는줄 몰랐는데 말입니다......
동생1이 언니는 동안이라서 자기들도 나이 차이나는거 잘 못느끼겠다고 하긴 하지만 ㅋㅋㅋ

나이 많은게 벼슬은 아닌데 말이에요. 물론 고스톱쳐서 따는게 나이도 아니지만
늘어나는 제 몸무게보다 나이가 점점 더 버겁게 느껴지긴해요.
곱게~늙어야 되는데 말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2-07-18 16:10   좋아요 0 | URL
추억 마케팅으로 뜬 건축학 개론에 나오는 전람회 노래도 50대들은 잘 모르죠.그때 이미 30이 넘었으니까요.초등학생이면 술을 못하니까 모르는 게 당연하겠네요.

cyrus 2012-07-18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장자가 권위만 앞세운 것도 문제지만, 밑에 있는 사람이 연장자를 존중하지 않은 것도 문제고,, 결국 어느 정도 사람 간의 적당한 예의가 필요한데 점점 그러한 모습이 사라져가고 있는거 같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2-07-18 16:12   좋아요 0 | URL
어렸을 때부터 윗사람이 되면 군림하는 법을 배우니 큰일이죠.착한 노인이 되려면 젊을 때부터 수련을 해야되는데...

감은빛 2012-07-18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씀하신 것처럼 어린이집에서부터 연령별로 반을 나누어 놓고,
나이에 따른 호칭을 가르치죠.
놀이터에서 처음만난 아이 부모들도 아이들이
몇 개월(혹은 몇 살)인지 물어보고,
'형', '언니', '누나', '오빠'라고 부르라고 가르치잖아요.
그런데 막상 그렇게 가르치지 않으려해도
그 아이를 부를 마땅한 호칭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만약 그쪽 아이가 우리 아이보다 1살이라도 많다면,
이름을 그냥 불렀을 때, 그 아이도, 그집 부모도 싫어하겠죠!

지하철타고 다니면서 제일 재밌는 모습 중의 하나는
처음만난 어르신들끼리 서로 '몇학년 몇반?' 물어보면서,
나이 확인 후에 나타나는 태도 변화를 지켜보는 겁니다.
만약 허리가 더 구부러지고, 머리가 더 희고, 피부가 더 쪼그라든 어르신이
1살이라도 더 어린 것으로 판명이 나면,
금새 공기가 바뀌더라구요.

노이에자이트 2012-07-18 22:57   좋아요 0 | URL
결국 감은빛 님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나이 따지고 서열 따지는 한국인의 구체적인 예를 아주 실감나게 제시했습니다.어린이집에서 저런 식으로 자란 사람들이 나이들어 지하철에서 나이 따지겠죠.문제는 나이 어린 사람에게 말을 함부로 하는 진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transient-guest 2012-07-19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좀 동안이라서..-_- 자주 경험합니다. 대학교때 한국에서 친구들이랑 놀러갔다오는 배안에서 왠 중년남자가 대뜸 매점가서 과자사오라고 심부름을 시키질 안다. client가 (평소에는 서로 존대하는) 밖에서 우연히 마주쳤는데, 큰 목소리로 (과시하듯이??) 여어~~~ XX변호사 잘 있었나?? (내가 니 친구냐??ㅋ) 등등...한국사람들의 나이-서열의식은 미국이라고 별로 다를건 없죠.

노이에자이트 2012-07-19 16:33   좋아요 0 | URL
미국에 조기유학 간 한국학생들 중 선배랍시고 후배들 얼차려주고 구타하고 하다가 걸려서 학교 측이 중징계를 내렸다는 소식을 본 적이 있습니다.안에서 새는 쪽박은 밖에서도 새더군요.
동안 하면 알라딘에서 제가 유명합니다만...

기억의집 2012-07-19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장자들의 무기 있잖아요. 나이도 어린게~

노이에자이트 2012-07-20 17:15   좋아요 0 | URL
별로 나이도 많지 않은데도 그런 식으로 나오는 사람들이 있어요.

가넷 2012-07-20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에는 '빠른'이 없다고 하는데, 그런거 따지면 아주 웃겨 죽겠더라구요. 족보정리를 하네 마네... 남자들은 특히 만나자마자 다짜고짜 몇살이냐고 물어대니 짜증이 나서...
-.-;; 형님동생할 생각 없는데 자꾸 물어보는지 원...

노이에자이트 2012-07-20 17:15   좋아요 0 | URL
특히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많이 퍼뜨린 관행입니다.별로 형 동생하고 싶지 않은데 들이대면 난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