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들이 경로당 가기 싫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요즘은 고령화 시대라 80세 90세 넘은 노인들이 많아 이들에게서 어린애 취급당하기 싫다는 것이지요.어린이집에서부터 누가 형이고 누가 동생이냐 따진다니 이 나라에선 늙어 죽을 때까지 평생을 나이 따지고 서열 따지다 죽는 신세를 못 면합니다.

 

     한국사람이면 누구나 연장자라는 이유로 초면에 내게 반말하는 사람에게 불쾌한 기분을 느낀 경험을 했을 것입니다.하지만 그런 경험을 한 사람도  자신보다 나이 어린 사람에겐 똑같이 권위주의적인 태도를 취하는 사람이 많습니다.이렇게 피곤한 연령주의라는 흉물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닌, 결국은 이 땅에서 사는 사람들 스스로가  만들어낸 쇠사슬인 것이 분명합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갑니다.어린이집에서부터 위아래 따지는 버릇이 노인이 될 때까지 붙어있겠지요. 연장자 존경을 강조하기 전에 청소년은 어린이에게, 청년은 청소년에게 ,중년은 청년에게 존대말 하는 버릇을 기르지 않으면 나중에 막장노인 폭주노인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나라에서 인터넷이 폭발적인 증가세를 나타낸 원인 중 하나가 인터넷 특유의 익명성과 평등성 때문이라고 합니다.현실에서 워낙 나이와 서열 따지는 관행 때문에 피곤하여 인터넷에서 도피처를 찾으려는 심리가 있으니까요.하지만 이런 인터넷에서조차 나이를 내세워 반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인터넷도 진정한 탈출구는 될 수 없나봅니다.

 

  한국에서는 토론문화가 뿌리내릴 수 없다고 하는 이들이 많습니다.아무리 논리가 정연한 합리적인 제안을 내놔도 "야 ! 너 나이가 몇 살이야?" 혹은 "야! 너 감히 선배한테 개기냐?" 하고 입에 게거품 무는 사람들 앞에선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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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2-07-18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말그대로 아는 동생들과 술자리가 있었어요. 그러다가 예전에 마시던 소주이야기가 나왔는데. 제가 대학 신입생때 마셨던 진로 관광소주이야기를 했는데 둘다 전혀 모르더군요.
그래서 동생1이 가지고 있던 갤럭시 노트로 검색을 해서 사진을 보여 줬는데 엥 이런게 있었어요? 이러더군요. 94년도에 유행했던 꼬치집인 투다리나 칸에는 이 소주 많이 팔았었다고 하니..
그때 자기는 초등학생이였다고 하더군요. 아하하하하하.....
그렇게 까지 나이차이가 나는줄 몰랐는데 말입니다......
동생1이 언니는 동안이라서 자기들도 나이 차이나는거 잘 못느끼겠다고 하긴 하지만 ㅋㅋㅋ

나이 많은게 벼슬은 아닌데 말이에요. 물론 고스톱쳐서 따는게 나이도 아니지만
늘어나는 제 몸무게보다 나이가 점점 더 버겁게 느껴지긴해요.
곱게~늙어야 되는데 말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2-07-18 16:10   좋아요 0 | URL
추억 마케팅으로 뜬 건축학 개론에 나오는 전람회 노래도 50대들은 잘 모르죠.그때 이미 30이 넘었으니까요.초등학생이면 술을 못하니까 모르는 게 당연하겠네요.

cyrus 2012-07-18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장자가 권위만 앞세운 것도 문제지만, 밑에 있는 사람이 연장자를 존중하지 않은 것도 문제고,, 결국 어느 정도 사람 간의 적당한 예의가 필요한데 점점 그러한 모습이 사라져가고 있는거 같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2-07-18 16:12   좋아요 0 | URL
어렸을 때부터 윗사람이 되면 군림하는 법을 배우니 큰일이죠.착한 노인이 되려면 젊을 때부터 수련을 해야되는데...

감은빛 2012-07-18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씀하신 것처럼 어린이집에서부터 연령별로 반을 나누어 놓고,
나이에 따른 호칭을 가르치죠.
놀이터에서 처음만난 아이 부모들도 아이들이
몇 개월(혹은 몇 살)인지 물어보고,
'형', '언니', '누나', '오빠'라고 부르라고 가르치잖아요.
그런데 막상 그렇게 가르치지 않으려해도
그 아이를 부를 마땅한 호칭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만약 그쪽 아이가 우리 아이보다 1살이라도 많다면,
이름을 그냥 불렀을 때, 그 아이도, 그집 부모도 싫어하겠죠!

지하철타고 다니면서 제일 재밌는 모습 중의 하나는
처음만난 어르신들끼리 서로 '몇학년 몇반?' 물어보면서,
나이 확인 후에 나타나는 태도 변화를 지켜보는 겁니다.
만약 허리가 더 구부러지고, 머리가 더 희고, 피부가 더 쪼그라든 어르신이
1살이라도 더 어린 것으로 판명이 나면,
금새 공기가 바뀌더라구요.

노이에자이트 2012-07-18 22:57   좋아요 0 | URL
결국 감은빛 님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나이 따지고 서열 따지는 한국인의 구체적인 예를 아주 실감나게 제시했습니다.어린이집에서 저런 식으로 자란 사람들이 나이들어 지하철에서 나이 따지겠죠.문제는 나이 어린 사람에게 말을 함부로 하는 진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transient-guest 2012-07-19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좀 동안이라서..-_- 자주 경험합니다. 대학교때 한국에서 친구들이랑 놀러갔다오는 배안에서 왠 중년남자가 대뜸 매점가서 과자사오라고 심부름을 시키질 안다. client가 (평소에는 서로 존대하는) 밖에서 우연히 마주쳤는데, 큰 목소리로 (과시하듯이??) 여어~~~ XX변호사 잘 있었나?? (내가 니 친구냐??ㅋ) 등등...한국사람들의 나이-서열의식은 미국이라고 별로 다를건 없죠.

노이에자이트 2012-07-19 16:33   좋아요 0 | URL
미국에 조기유학 간 한국학생들 중 선배랍시고 후배들 얼차려주고 구타하고 하다가 걸려서 학교 측이 중징계를 내렸다는 소식을 본 적이 있습니다.안에서 새는 쪽박은 밖에서도 새더군요.
동안 하면 알라딘에서 제가 유명합니다만...

기억의집 2012-07-19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장자들의 무기 있잖아요. 나이도 어린게~

노이에자이트 2012-07-20 17:15   좋아요 0 | URL
별로 나이도 많지 않은데도 그런 식으로 나오는 사람들이 있어요.

가넷 2012-07-20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에는 '빠른'이 없다고 하는데, 그런거 따지면 아주 웃겨 죽겠더라구요. 족보정리를 하네 마네... 남자들은 특히 만나자마자 다짜고짜 몇살이냐고 물어대니 짜증이 나서...
-.-;; 형님동생할 생각 없는데 자꾸 물어보는지 원...

노이에자이트 2012-07-20 17:15   좋아요 0 | URL
특히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많이 퍼뜨린 관행입니다.별로 형 동생하고 싶지 않은데 들이대면 난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