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여자의 일생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19
기 드 모파상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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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 31. `여자의 일생` - 기 드 모파상 /13

인생의 서막이 오르는 청춘...
그 짧은 설레임, 부푼 가슴을 뒤로하고...
끝없이 이어져만가는 인생의 환멸.
나 역시 잔느의 생을 더듬으며
설레었고
웃었고
지루했고
경멸했고
포기하다
집착했다.

원 제목은 `여자의 일생`이 아닌
어떤 인생, 한 인생(Une Vie) 이라 한다.
주인공 잔느가 여자라는 이유로
붙여진 통속적인 미화는
여자의 생애에 가혹한 운명의 굴레를 은근슬쩍 걸어놓아 버린것 같아서...
그렇게 고착화 되어버린 것 같아서...
밉다.

# My first ebook. Maybe it should be my last one. It`s too hard to read the text on the screen. I`m just paper-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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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1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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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 26. 월. `설국` - 가와바타 야스나리

설국(雪國)..
그곳에는 차갑게 타오르는 눈.
그 거울에 비친 눈부시게 아름다운 슬픔이 있다.
서늘한 핵을 품고 있는 그 곳에..
소리 없는 진동에도 강렬한 현기증을 느끼며 휘청이는 한 남자가 있다.
눈이 갈라놓은 이쪽과 저쪽을 오가며
눈에서 태어난 차가운 열정에
맥없이 끌려 오고 또 떠나는 한 남자.

그 남자가 이야기 한다.
나방이 알을 스는 계절,
새쫓기 축제,
눈 바래기, 태내 건너기,
산돌림, 몸울림,
그리고 대지를 끌어안고 그 안으로 흘러드는 은하수.
남자의 시선과 의식이 닿는 그 곳에 놓여진 설국의 아름다움...

남자는 그렇게 나를 눈이 시리도록 하얀 설국으로 이끈다.
묵직하고 고요한 설국의 아름다움.
그 남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 만으로도
내 얇은 살갗을 뚫고
차고 흰 눈이 스며드는 것 같다.

내가 읽어내려간 활자들이
어슴프레한 삼나무 숲 위로 끝없이 떨어지는 눈발이 된다.
새삼 눈 없이 흘러가는 이 겨울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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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4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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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 18. 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대학 시절부터 가장 좋아하던 책 한 권과 영화 한 편이 있다.
아니, 정확히는 제목만으로 나를 사로잡았던 책과 영화.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그리고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감독의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아마도 20대 초반 바람불면 날아갈 것 같은 흔들리는 청춘, 그 방황의 시기..
그 시절 내 스스로 인생에 붙이고 싶은 타이틀이 아니었나 싶다.
게다가 두 제목은 한 뿌리인 듯 묘하게 닮아 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그 자체가 불안한 영혼이요...
불안에 잠식당한 영혼, 그러한 영혼을 지닌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이 책은 1960년대 냉전 시대를 관통해 온 체코의 상처투성이 역사 속에서
불안한 영혼으로 한 시대를 마주한 네 남녀가
그 무겁던 시절을 버텨내기 위해서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존재가 되어
역사의 바람에 실려 흘러간 이야기이다.

무거움과 가벼움. 그 지극히 상대적인 개념.
무거운 역사 속에서 한 개인은 지극히 가벼운 것이었고,
무겁게 자리 잡은 절대적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다른 여자들과의 관계는 그저 가벼운 유희에 불과하다는 주인공 토마시.
7부작으로 구성된 이야기가 마치 삶의 무게가 들썩거리는 시소를 타는 듯한 느낌으로 가득찬....
1968년 프라하의 봄과 2015년 대한민국의 겨울. 생의 무거움과 가벼움을 오가는 이야기 속에는
그들의 자화상도 있고 또 나, 우리의 자화상도 있었다.
20여 년 전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텍스트 사이에서 네 남녀가 겪는 현실을 읽어내지 못했다.
그저 호색한 토마시의 정사와 정치적 압박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체코 지성인들의 방황이 참을 수 없는 불편함을 느끼게 하고...
그 불편함이 일종의 매력으로 와 닿았었다.

책의 텍스트는 그대로인데... 그저 시간이 흘렀다..
내 눈앞에는 그들의 모습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그들이 겪었던 현실의 무게감이 가슴으로 느껴지고...
1968년 프라하의 봄, 환한 햇살 속에서도 왠지 스산한 기운이 짙게 내려앉은 그 공기가 내 폐를 들락거리는 것 같다.
그들이 말하는 가벼움과 무거움을
내 손으로 만져보고.. 또 가슴 속 저울 위에 올려보기도 하고 또 그 아래 들어가 짓눌려도 보고...
이야기가 느껴진다는 것은 세월이 주는 고마운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거움과 가벼움이 옳고 그름은 아니다.
그리고 때로 우리를 짓누르는 것은 삶의 무거움이 아니라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일 수도 있다.
무거움과 가벼움. 그 지극히 상대적인 개념.
그러나 무거움과 가벼움에 대한 고민은
결국 가치에 대한 고민이고 내가 살고자 하는 오늘과 내일에 대한 결정이고
내가 만나고 싶고, 내 아이가 살았으면 하는 미래에 대한 문제이다.

그리고 올바른 행동을 하기 위해서 그것이 아니라면 원하는 바대로 행동하기 위해서라도
무거움과 가벼움, 그 갈등의 경계에 나를 세워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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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라 시대의 사랑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7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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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 14. 화 `콜로라 시대의 사랑1,2`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반세기를 기다려 맞닿은 손끝.
아... 가슴이 떨려와 입술을 깨물었다.

말 한번 제대로 섞어보지 못한채 먼 길 돌아온 두 남녀.
사랑보다 간절한 기다림, 그리움.
목숨을 앗아가던 콜레라의 공포보다
더 쓰라린 사랑의 열병과 고통.
그 세월을 견뎌내고 비로서 만난 두 영혼.

아... 이제 아몬드 향은 나에게 플로렌티노의 짝사랑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기억되겠지...

첫사랑을 끝사랑으로 만들 수 있었던 플로렌티노의 삶...
영원히 변치않는 사랑을 가슴에 품고
늙은 청춘으로 나이들고
또 젊은 노인으로 인생의 석양을 바라보는...
그와 페르미나의 뒷모습이
희뿌연 눈물 속에서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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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9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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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26. 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프랑수아즈 사강

사랑.. 그 덧없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아니었다면....
사랑이 없었다면...
사랑에 내 자아를 내어주지 않았다면...
얼마나 허망한 인생이란 말인가.

서른 아홉, 애인을 둔 이혼녀 폴.
이제 자신은 너무 늙어버린 것 처럼 느껴진다던 폴을 사랑한 스물 다섯 눈부신 청년 시몽.
그가 말했다.
˝저는 당신을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발합니다.
이 죽음의 이름으로,
사랑을 스쳐 지나가게 한 죄,
행복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죄,
핑계와 편법과 체념으로 살아온 죄로 당신을 고발합니다.
당신에게는 사형을 선고해야 마땅하지만,
고독 형을 선고합니다.˝

사랑을 스쳐 지나가게 하지 말 것...
행복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할지 말 것...
핑계와 편법과 체념으로 살아가지 말것...
어제의 나이기도 한 시몽이 오늘의 나이기도 한 폴에게 그렇게 당부하고 당부한다.

# 내 서른 아홉, 마지막 금요일 오전을 스물 넷의 사강과 온전히 함께 하다. 문학만이 지닌 힘으로 삶의 생동감과 미묘한 감정 기류를 느껴보게 한 사강, 내 인생 가장 적절한 날 적절한 순간 그녀를 만난것 같아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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