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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tique 판타스틱 2008.7
판타스틱 편집부 엮음 / 페이퍼하우스(월간지)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이런저런 일들이 겹치면서 정신줄을 수시로 놓쳤다잡았다놓쳤다잡았다를 반복하는 와중에도 나름 재미있게 지내려고 노력, 한가지 재미있는 일이 끝났기에 또다른 재미를 찾다가 '그렇지! 한달이 즐거워지는 잡지가 있잖아!'하는 생각에 잊지않고 구입한 <판타스틱> 7월호!~~
7월호의 가장 큰 수확으로는 그래픽노블의 맥시멈을 성취해냈다는 <왓치맨>의 모든 것을 파헤친 특집기사 '<왓치맨> 슈퍼히어로의 심연 너머로'!
6월호의 다음호 안내에서 무려 '프랭크 밀러'와 함께 슈퍼히어로 그래픽노블계를 양분하고 있는 <왓치맨>의 작가 '앨런 무어'의 작품을 낱낱히 파헤치겠다는 기사를 봤을 때도, 오프라인 매장에 깔린 <화성의 공주> 사진찍으러 서점에 들렀다가 샛노란 바탕에 핏자국이 물감처럼 흘러내리고 있는 을 발견했을 때도(14,000원의 압박. 게다가 두 권...;;), 그저 또 한 명의 그랙픽노블 작가겠거니하며 시큰둥하게만 생각했었는데 이번 특집기사를 읽으며 '어디선가 들어본듯도 한 이름'인 앨런 무어가 사실은 [프롬 헬], [젠틀맨 리그], [콘스탄틴], [브이 포 벤데타]의 원작자라는 것과(정작 본인은 "그것은 내 작품과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단다...) 국내에 정식출간된 작품이 단 한 권도 없어서 그렇지 알고보면 코믹스를 거론할때면 항상 최상급의 찬사로 소개되는 작가라는 것, 그럴수밖에 없는 것이 앨런 무어의 대표작 <왓치맨>은 자그만치 휴고상을 수상한 최초의 만화(!)인데다가 2005년에는 <타임지>가 선정한 100대 영어권 소설(?)에 포함되는 영광을 누리기까지 했다는 것, 이쯤되면 당연한 얘기겠지만 <왓치맨>의 영향력도 만만치 않아서 새로운 슈퍼히어로의 등장이 아니라 '만화속의 슈퍼히어로들이 실존하는 인물이라면'이라는 가정하에 출발해서는 현실 속에서 고뇌하며 방황하는, 때로는 어두운 면을 보이기까지하는 슈퍼히어로물이 뒤따라 나오게 되는 기반을 마련한 작품이라는 것에 덧붙여 "만화가 영화와 비교될 경우 제 아무리 최고의 만화일지라도 그저 움직이지 않는 영화정도로만 취급될 우려가 있다"며 오직 만화만이 성취할 수 있는 것들(예를 들어 만화의 각 칸에 엄천난 양의 정보를 시각적으로 담는 방식, 캐릭터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과 독자들이 볼 수 있는 이미지들 사이의 병렬배치를 이용하는 등의)을 시도했기에 "내 작품들은 대부분 영화화 할 수 없다! 영화는 내 작품을 오히려 망쳐 놓는다!"고 자신있게 소리높여 거침없이 말하는(반사회적이고 모난 성격탓?...^^) 자만심에 가까울 정도의 자부심 섞인 발언을 듣고있자니 점점 <왓치맨>에 대한 관심 및 구매욕구가 커져만 간다. 무럭무럭~~(준비중이라던 <왓치맨> 작화가와의 인터뷰가 없는 것은 아쉬움이지만 <배트맨 다크 나이트 리턴즈>가 기대되는 프랭크 밀러와 함께 또 다른 그래픽노블계의 거장을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 기쁘지 아니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아, <왓치맨>에 등장하는 로어셰크, 닥터 맨해튼, 나이트 아울, 코미디언, 실크 스펙터 등등등 슈퍼히어로들의 면면을 읽다보니 초인은 초인이되 기존의 슈퍼히어로들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오멜라스에서 이달 중 출간예정인 <이상한 존_Odd John>에 등장하는 존을 비롯한 로, 응군코, 워싱토니아, 삼보 등등의 호모 수페리어 종이 절로 떠오르기도 했다.(정말정말 이상한 <이상한 존>, 많이 기대해 주시길~)
두 번째로 준비한 특집기사 '團塊の世代物語 단카이 세대 이야기'는 (1947년~1949년까지의 제1차 베이비붐 시대에 태어난 전후 세대 약 270만 명의 사람들을 통칭하는 용어라 함) 1940년대 후반의 베이비붐 시대에 태어나 오늘날 일본의 대중문화 그 자체를 상징하게 되었다는 그들의 배경을 이해하고자 1960~1980년대 일본의 청춘잔혹연대기부터 애니메이션, 영화, 소설, 음악까지 입맛대로 골라먹는 재미가 있게끔 정성껏 준비, 그러고보니 7월호 특집기사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잃어버린 20년과 잃어버린 40년...^^;
소설은,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로 <판타스틱> 창간호를 장식했던 <태왕사신기>의 작가 '김창규'가 <발푸르기스의 밤>으로 스타트를 끊고 있는데 22세기를 눈 앞에 두고있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고스트와 사이보그 영매, 그리고 클론이 등장하는 음모와 복수극으로 동일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사이버펑크 연작 시리즈의 한 편이라니 후속작도 기대된다. '닐 게이먼'의 <에메랄드색 연구>는 제목부터가 '코난 도일'의 <주홍색 연구>를 연상케하는데 아니나다를까 코난 도일이 썼다고해도 믿을만큼 코난 도일의 발자취를 한걸음한걸음 충실히 뒤따르며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대담대범하기까지한 작품.(닐 게이먼은 정말 재주도 많아!) 그리고 '츠츠이 야스타카'의 <약채반점>을 맛있게 읽다보니 슬슬 출출해지는 것이 중국요리, 아니 중화요리, 아니 지나요리가 땡겨졌고 뱃속에서는 삼백만년 전에 먹었던 양장피나 팔보채, 깐풍기를 요구했건만(빼갈 한 병 곁들여서~) 정작 먹은 것은 (일요일도 아닌데) 짜라짜라짜짜~ 짜~파게티도 아닌 그냥 짜장라면이었다는... 한가지 충격적인 사실은 츠츠이 야스타카는 독도를 일본땅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흠, 그랬단 말이지? 기억하겠다!)
'권교정'의 <제멋대로 함선 디오티마>는 6월호에 이어 7월호에서도 가슴아픈, 까마아아드으으윽한 옛 생각이 절로 나는 그런 대사가 곳곳에 지뢰처럼 숨겨져있다가 무심코 눈길이 가는 순간 펑! 펑! 하고 터져버리면서 다시 한 번 내 가슴에, 내 마음에 콕콕 박히더라는~(나도 묻고 싶었으나 차마 묻지 못했다...;; 그나저나 역시, 여자들은 다 알고 있었어!!) 그림 속에 말상자를 삽입하는 시도가 인상적(?)인 '유시진'의 <파문>은 평문회장에 등장한 의외의 인물때문에 아수라장이 되면서 어둠의 마왕 '트라펠'과 가디언 '이니어드 탄'의 알 수 없는 교감과 이니어드 탄이 터득한 깨달음의 정체가 무엇일지 더욱 궁금해지며 마지막회를 기다리게 되고, 총천연색 올칼라로 등장한 '문효섭'의 은 일단 그림체가 학창시절에 만화 그리기를 즐기던 급우의 그것과 너무나 흡사해 혹시 동일인이 아닐까? 살짝 의심이 들 정도인데(일단 이름은 다르다) 별 내용은 없지만(...) 시각적으로 충분한, 즐거운 만족감을 주고 있다~
8월호 예고에서는 독자들의 '즐겁고 시원한 휴가를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장르문학 관계자들이 추천하는 2008 여름 휴가용 장르문학 목록을 뽑아줄 예정이란다. 놀러가서까지 책을 읽어야 한다면 그게 무슨 휴가냐?싶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아마도 우주 어딘가에는) 있겠으나 야외에서 먹는 술맛이 다르듯 야외에서 읽는 책맛 또한 다름을 적어도 <판타스틱>과 같은 '풍류잡지'를 읽는 독자라면 익히 알고 있을 터, 서점가에서 길은 잃을지언정 책을 잃지는 않도록 지금부터 지갑속 내용물을 추가/봉인해 두시랏!
그리고 8월호 <판타스틱>의 소설과 만화는 지하실에서 동거(?)하는 늑대인간과 흡혈귀가 등장하는 '곽경신'의
을 비롯한 호러와 미스터리가 중점적으로 꾸며질 예정이라니 SF와 판타지 팬들은 9월호를 기대하시길~(...?)
참, '로버트 E.하워드'의 <코난>시리즈를 대표하는, 가히 <코난>시리즈의 모든 것이 들어있는 걸작이라는 <검은 해안의 여왕>이 실릴 예정이라 함.(그나저나 '우리'가 기다리는 <코난>은 대체 언제쯤...^^;)
7월호의 지름신은 뜨거운 여름이 '앗, 뜨거!'하며 도망갈 정도로 열정적으로/열광적으로 뜨겁게 놀라며 화끈후끈한 락 페스티벌과 각종 영화제, 연극축제도 모자라 머드축제와 오징어 맨손잡이 축제까지 두루두루 소개하는 동시에(심지어는 태양열 조리기까지 있다!) 장난감 그 이상의 장난감, '건프라' 기사를 소개하며 딱 100대를 채운뒤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밀리터리 프라모델러의 잊고지내던 열정에 불을 붙여 놓았는데 그럼에도 가장 땡기는 지름품목은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4000mg짜리 비타민 쥬스 'Ebe' 오렌지, 아니 오륀~지 맛이더라는...(어디서 파냐? 한 번 마셔보자!)
덧, 애독자들을 위한 작은 선물(?)이 될 '제1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티켓 카탈로그가 준비되었는데 개막작에서 시작해 폐막작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부천 초이스,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스트레인지 오마쥬, 오프 더 판타스틱, 판타스틱 단편 걸작선, 특별전, 회고전, 단편특별전 등등등등등이 '날 보러 와요~'라 외치며 아직까지 '돌아온 채찍맨'도 못 본 사람의 염장을 제대로 질러주고 있다...-_-(별책부록이니 잊지말고 꼭 챙기시길~)
덧덧, 7월호 '장르 문화 달력'에는 과연 판타스틱스러운, 판타스틱이 아니면 시도도 못할 특별한 일정이 실렸는데 [스타트렉 넥스트 제네레이션]시리즈의 '장 룩 피카드' 선장의 탄생일이 기록된 것. 무려 2305년 7월 13일생이시다!
덧덧덧, 7월호는 유난히 '헌책방'과 관련된 글이 눈에 띈다.
'Book'코너의 Discovery에서는 네 권짜리로 출간되었으나 이제는 절판된 <사나운 새벽>을 소개하기 위해 두 권은 도서관에서 대출받은 뒤 제본하고 두 권은 헌책방에서 구입하였음을 밝히고 있고, 역시 'Book'코너의 hyperlink에서는 절판된 책을 구입하지 못해 원서를 구입했으나 원서를 읽은 이들이 느꼈을 영감을 얻는데 실패하고는 질투와 불만을 품고 있을 무렵 책 수집광인 친구가 헌책방에서 한글판을 구해다 주었으나 우리말로 읽고도 진가를 알아내는데에는 실패했다는 어느 재즈팬의 질투어린 불만이, 그리고 마이너 열전에서는 일본의 헌책방에서 아르바이트생과 좋아하는 여자 가수에 대해 손짓발짓을 통해 얘기 나누었음을 자랑(?)하고 있는 영화감독 오승욱의 회고가...(다음주쯤 시간내서 순례 한 번 떠나봐?...)
덧덧덧덧, 아, 한가지 정정할 것이 있으니 6월호 표지에 'JUNE'을 'JUN'으로 표기한 것을 두고 틀렸다며 지적했는데 알고보니 '일부러' 줄여 쓴 것이었음이 7월호 표지를 통해 밝혀졌다. "미.안.해.몰.랐.었.어~"
덧덧덧덧덧, 끝으로, 7월호 '독자 편지'에는 SFace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라면 어딘가 낯이 익을 닉네임이 등장하는데 다름아닌 '스페이스 오딧세이'!(물론 본인의 글임~)
6월호의 특집기사였던 '그들의 서가를 엿보다'에 대해 쓴 덧글을 <판타스틱> 홈페이지의 판타스틱을 읽고에 올렸더니 그 글이 7월호에 실렸고 한 달이 지난 지금 다시 그 글에 대한 덧글을 쓰는 셈인데, 작년 7월호에는 월간 < SF번개> 공지글이 실렸었으니 이래저래 7월호와는 행운스러운 인연이 있는 셈.(이것도 인연인데 우리 결혼하게 해주세요오~) 기왕 인연 맺은 김에 내년 7월호에는 제대로(!) 된 글이 실리기를 벌써부터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