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tique 판타스틱 2008.5
판타스틱 편집부 엮음 / 페이퍼하우스(월간지)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창간 1주년을 맞아 여러모로 개편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동안 표지를 장식했던 일러스트 대신 인상적인 사진이미지가 표지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고(표지에 등장한 지극히 '바야~바!'스러운 저 것은 털갈이를 해서라도 탈바꿈을 하겠다는 <판타스틱>측 의지의 형상화?) 깔끔하게 바뀐 'fantastique'제호가 일단 눈에 띄는데 무엇보다 눈을 만족시키는 것은 책등!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검은 색상의 책등'에 선명하게 표기돼 있는 것은 'R.I.P sir Arthur C. Clarke'! 그렇다. 창간 1주년을 맞이한 5월호는 '아서 클라크'를 위해 전면 개편된 것이었다!(마치 神이, 길 잃은 동방박사들한테 아기 예수가 태어난 방향을 인도하기 위하여 평화롭고 행복했던 외계 종족의 행성을 송두리째 날려 베들레헴의 밤하늘에 동방의 별이 빛나도록 만들었듯이...^^;)

개편된 5월호의 특집기사는 여지껏의 특집기사 중 가장 특집스러운, '특집중의 특집'기사가 아닐까 싶은데 살아있던 마지막 거장과 아직 살아있는 새로운 거장이 '동시상영'되고 있기 때문.
첫 번째 기사는 책등에서 이미 예고하고 있듯 지난 3월 19일 타계한 '아서 클라크'에 대한 추모특집으로 작년 12월 16일, 90회 생일을 맞이한 소회를 담은 동영상 내용과 '아서 클라크'로 인해 SF와 인연을 맺었음을 밝히고 있는 <판타스틱> 초대 편집장 '박상준'씨(현 '오멜라스'대표)의 '지구의 송가', 그리고 '아서 클라크'가 SF의 위상을 정지궤도 높이까지 올리는데 끼친 발자취를 한걸음한걸음 뒤따라가며 '클라크'가 우리한테, 우리 지구인들한테 해 준 일을 돌이켜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고(그런데, '클라크'는 분명 3월 19일 세상을 떠났는데, 3월 18일 <판타스틱>측에 클라크의 사망 소식을 알리는 전화가 왔었단다... 단순한 오자일뿐인가, 아니면 시간여행자의 개입인가?... 그리고, 제작비가 없어 쩔쩔맨다던 [라마와의 랑데부]가 2009년 개봉예정이라니 이게 웬 날벼락같은 소리?...;),
두 번째 기사로는 <얼음과 불알의 노래>, 아니 <얼음과 불의 노래>의 작가 '조지 쌍알 마틴', 아니아니!! '조지 R.R.마틴'(이게 다 그 놈의 '만우절 잡지' 때문이얏!)의 모든 것을 담은 특집기사로(작가의 개인 사정으로 잡지 마감이 지나서야 답변서가 도착하는 바람에 6월호로 연기되었다는 '이메일 인터뷰'가 함께 실렸더라면 금상첨화였을텐데 어디 세상일이 뜻대로만 되던가? 오히려 '마틴'의 팬들은 두 달 연속 특집으로 만나게되니 더 좋아할지도...) SF작가로 시작해 판타지와 호러 분야에서도 인정 받고 게임 마스터와 헐리우드에서 TV 시리즈에까지 참여하는 등 팝 컬쳐 시대의 진정한 엔터테이너로서 '마틴'이 걸어온 길과 A to Z으로 알아보는 '조지 R.R.마틴!'(그중 H가 가장 관심!~) 등이 준비되어 있는데 <반지의 제왕>급 정통 판타지를 만들 목적으로 집필을 시작했다는 <얼음과 불알의 노래>, 또또또!!! <얼음과 불의 노래>가 여느 판타지와 다른 점을 집어내며 21세기 최초/최고의 판타지가 될 수 밖에 없음을 두 팔 벌려 목청껏 피력하는 '노정태'씨의 글을 읽고 있자니 아직 완결되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로 수 년 째 책장에 고이 모셔져 있는 양장본들을 꺼내 들고 이제라도 읽고 싶은 욕구가 불쑥불쑥~(명계를 산책하던 '로저 젤라즈니', 땅바닥에서 매끈하게 생긴 돌을 하나 주워들고 서서히 휘두르며 한마디 한다. "뭐야? 여태 <앰버 연대기>도 안 읽었으면서 <얼음과 불의 노래>를 먼저 읽겠다는 게 가당키나 한 소리더냐! 내 너한테 죽음의 돌팔매를!"...) 그보다 4부 <까마귀의 향연>이 출간되기 전에 돈을 준비해야 할텐데 이거 참...;;

소설은, <판타스틱> 11월호에 생선 역할이 직업인 아버지와 항구의 카페 주인 사이에 오고가는 잠꼬대같기도/술주정같기도 한 대화를 다룬 <고등어 아빠>의 작가 '조성희'의 단편 호러 <검은 실>이 오프닝을 장식하고 있는데(양촌리 김회장 아들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되어 떠나듯) 젊은이들이 고향을 떠나 몰락해가는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물귀신과 좀비떼가 한바탕 난리굿을 벌이는 가히 '대추나무 좀비 걸렸네'스러운 농촌 호러물로, 짜임새있는 구성이나 문장이 신인급이라 볼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재미를 주고 있다.(편집부 만장일치의 지지를 얻었다는데 나라고 가만 있을 수 없지, 여기 찬성표 하나 더요!)
'H.G.웰스'의 <데이비슨의 기이한 눈>은 이쪽 세계에서 저쪽 세계를 보는 특이한 눈을 가진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저쪽 세계뿐 아니라 미래 세계까지도 내다 보는 작가의 기이한(?) 상상력이 돋보였고('웰스'의 작품은 하나같이 지금은 식상한 면이 보이나 발표 시기를 생각해보면 뜨악!해지는 면이 있다...),
'휴고 상' 수상이 유력하다던 <당신 인생의 이야기>의 작가 '테드 창'의 중편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은 미처 읽기도 전에 '네뷸러 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들었기에 기대감이 더욱 커졌는데, 작품 곳곳에 녹아있는 '인간에 대한 애정(번역자의 표현을 빌자면 '따뜻한 시선')'은 과연 '테드 창'스러웠다. 고대의 중동을 배경으로 과거와 미래를 경험(?)하게 된 사내의 회고담 형식으로 구성된 작품인데 SF가 가미된, 아니 시간여행이 외삽된 <아라비안 나이트>라고나 할까? '세헤라자데_Scheherazade'가 왕한테 매일 밤 이야기를 들려주듯 주인공 '후와드 이븐 압바스'가 대교주 '칼리프_Khalfah'한테 들려주는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참으로 단아한 재미를 주는데 송강호식으로 표현하자면 "참 아름답다. 아름다워~"가 절로 나온다!(물론 이 경우는 비아냥 거리는게 아니라는 정도는 다들 아시리라 믿고...) 남들 한 번 타기도 힘든 상을 작품 발표할 때마다 수상하는(적어도 후보에 오르는...) 작가라니, 실생활 속의 '테드 창'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기회가 되면 이 사람과 '대화' 한 번 해보고 싶다...('바벨 피쉬'가 필요해~) '테드 창'의 작품을 읽어 본 독자라면 <바빌론의 탑>과 <네 인생의 이야기>를 떠올리는건 누구나 어쩔수 없나본데(공교롭게도 두 작품 모두 '네뷸러 상' 수상!) 마술과 같은 효력이 있는 '세월의 문'이 있는 '바그다드 상점'에서 마술로 사랑의 감정을 전파하던 [바그다드 카페]까지도 떠올린 사람은 나뿐이려나...^^;
<방각본 살인사건>의 '김탁환'이 선보이는 역사미스터리 <당신은 식인종>은 아무리 이곳저곳 둘러봐도 통 공통점을 찾을 수가 없을 것 같은 '식인종'과 '개화기 조선',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를 어찌저찌하더니만 하나로 묶어버리며 일단 흥미진진하게 시작은 했는데 과연 기대에 부응하는 결말이 나올지 궁금하고,
유전자 조작에서 비롯된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는 '낸시 크레스'의 <스페인의 거지들> 역시 아직은 뭘 '구걸'하려는 건지 통 종잡을 수가 없는데(쌍동이 얘기라고해서 <왕자와 거지>로 흘러가지는 않겠지?) 이 작품은 '불면인_sleepless' 3부작의 시초가 된 작품으로 무려 휴고 상, 네뷸러 상, 아시모프 상, SF크로니클 상을 휩쓸었다니 암튼 기대기대!~(그런데, 여전히 안 읽히는 '루이스 캐럴'의 <실비와 브루노>는 언제부터 번역자가 바뀌었담?...)
아, 개편된 5월호의 소설 면에서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눈에 안 띄는 삽화들... 때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던 삽화가 거의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것도 개편된 <판타스틱>의 특징이라면 특징으로 어쩌면 스포일러의 우려 때문에 삽화를 몽땅 배제했는지도 모르겠는데 뭐 장단점은 반반이다. 독자의 상상력을 한발 앞서 차단해 버리는 일을 방지한다는 점에선 긍정적이고 일반 소설이 아닌 '잡지스러움'을 보여주기에는 재미가 덜하다는 점에서 부정적. 작품당 두 컷 정도의 삽화면 어떨까 싶기도 한 마음이 살짝, 아주 살짝 들기도 하지만, 뭐 작품이 재미있으면 사실 그림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기 마련. 일단은 좋은 작품을 싣는 쪽에 전심전력을 다 해주기를 바랄 뿐~~
'권교정'의 <제멋대로 함선 디오티마>는 <판타스틱>에 연재되기 이전의 에피소드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다소 때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소개해주니 앞뒤 내용을 이해하는데 크게(또는 작게나마) 도움이 됐다.(1년 넘게 연재되는 작품들은 소설/만화 할 것 없이 6개월 정도 단위로 지난 줄거리를 '요약'해줄 필요가 있다)
'박형동'의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소녀>는 평소 별 관심없다가 어느날 꿈에 나타났다는 이유로 관심을 갖게 된 소녀와 소년의 풋풋한 감정을 그리고 있는데 나 역시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에 그때를 떠올리며 잠시 회상에 빠지기도...-_-;(아깝다! '창간1주년 파티'에서 '박형동'씨를 만났는데, 5월호에 작품이 실린 줄 알았으면 책에다 싸인이라도 받을걸...)

6월호에는 '이상한 일이야말로 일상이 되는 평화로운 마을'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시오리와 시미코'시리즈의 작가 '모로호시 다이지로'를 완전해부하는 특집이 인터뷰와 함께 준비되어 있단다. SF를 비롯한 걸작 리스트도 소개한다니 기대기대왕기대!
한가지 더, 그뿐아니라 무려 <솔라리스>의 작가 '스타니스와프렘'의 단편도 선보인다고 함!(이것 역시 기대기대왕왕기대!!) '오멜라스'출판사에서 출간 예정인 '렘'의 연작 단편집 <사이버리아_Cyberadia(=Cyberiad)>중에서 <첫 번째 외출, 혹은 가르강티우스의 덫>이 단편집에 앞서 먼저 소개된다고 하는데 국내에 번역 소개된 '렘'의 작품이라고는 세 가지 판본이 있는 <솔라리스>를 제외하고는 '도솔'에서 출간된 <세계 SF 걸작선>에 실린 <용과 싸운 컴퓨터 이야기>가 유일한 단편이니 '렘'에 목마른 독자들은 절대 놓치지 마시라!(뭐 단편집이 출간되기를 기다리겠다면 말릴 생각은 없음~)


이번호에서도 풍성한 호기심 거리를 들고 지름신이 강림했는데 특이했던 것은 다른 때는 기사를 읽노라면 가고싶고/갖고싶고/보고싶은 마음에 침이 넘어갔는데 이번엔 실제로 배가 고파 침이 넘어가더라는...
5월 1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전주국제영화제' 소식을 읽고 있으려니 제사보다 잿밥이라고 콩나물국밥 생각에 어째 침이 꼴딱꼴딱 넘어가며 '이거 웬지 출출한걸?'싶은 마음이 들기 시작한 것을 이어지는 Trend 기사를 읽으며 가까스로 허기진 배를 움켜쥐었건만(참, 나만의 로봇 '헥스 버그'는 2,300원이 아닌 23,000원이었다. 어쩐지 너무 싸다 싶었어...ㅠ_ㅜ) 음악애호가의 어처구니없는(?) 열정에서 비롯되었다는 콧수염 감자칩 사랑이 뜬금없이 등장하기에 40년 역사를 자랑하는 '프링글스' 홈페이지에 무심코 방문했다가 사방에서 난사하는 바삭바삭! 아삭아삭! 거리는 효과음에 저격당하는 바람에 기어이 뛰쳐나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양파맛을 구입! 구멍난 배 이곳저곳을 채우며 응급조치하게 만들었으니 앞으로 <판타스틱>은 다른 건 몰라도 미각만큼은 자극시키지 말아줬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호기심이 죽이는 것은 고양이 뿐이 아니다. 지갑도 죽인다!...ㅠ_ㅜ)
아, '<판타스틱>을 볼 때 어울리는 프링글스'로는 무슨 맛이 있을까나? 혹시 아는 분은 추천해 주시기를~(직접 보내주시면 대단히 고맙구요^^;)





덧, 기사를 읽으며 필자의 얼굴을 떠올리는 재미가 보통이 아니다.
평소에도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은 어떻게 생겼을까?를 궁금해 하곤 했었는데 상상하던 모습과 거의 매치되던 분도 있고 전혀 딴판인 분도 있고, 암튼 그분들 모습을 떠올리며 글을 읽으니 그저 '기사를 읽는다'는 느낌에서 '얘기를 듣는다'는 느낌으로 감각이 마구마구 확산되는지라 한층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편집자 후기에 사진을 실어도 괜찮을듯~)

덧덧, 그러잖아도 이런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던 '장르 문화 달력'은 재미있기도 했고 유익하기도 했다. 분량을 조금만 더 늘려서, 아니 아예 탁상용 달력으로 제작하는 건 어떨런지...

덧덧덧, 그동안 영화와의 비중이 엇비슷했던 Book섹션이 매달 두 권씩 선정/소개하는 'Book of the Month'와 발 빠른 장르문학 신간리뷰 'Fantastique Choice', 그리고 숨겨진 수작들을 발굴하는 'Discovery'로 세분화 되면서 한층 강화됐는데 아무래도 도서잡지인만큼 여타 '영화잡지와의 차별화'를 위해서라도 좋은 시도로 보여진다. 하는 김에 수고스럽겠지만 창간호때 등장했던 '신간 리스트_List Up'의 부활도 검토해 봤으면 좋겠다.

덧덧덧덧, 개편된 <판타스틱>이 첫 번째로 내세운 것이 '더 세련된 디자인, 한층 높아진 가독성'인데 가독성이 한층 높아진 건 사실. 표지 한 가운데의 'Ted Chang'이 어찌나 잘 보이는지 5월호를 통해 처음으로 '테드 창'을 만나는 독자는 나중에라도 'Ted Chiang'을 만나면, "누구?..."할지도 모르겠다는 우려가 들 정도인데, 그뿐아니라 표지 우측 상단의 판권부분에는 '제11호 * 2008년 3월 1일 발행'이라는 글자까지 눈에 들어올 정도이니 가독성이 너무 좋아도 탈?(평소에는 거들떠도 안 보던 부분인데 그게 왜 눈에 들어왔나 모르겠네...^^;)
뭐 본문에 있는 오자 몇 개정도는 언제나 그렇듯이 보일듯말듯보인듯말듯보였다말았다하니 통과~

덧덧덧덧덧, 지난 1년간 주위의 기대와 우려를 당근과 채찍삼아 열심히 달려 온 월간 <판타스틱>이 창간2주년의 그날, 아니 그 이후까지도 때론 걷는 일이 있더라도 꾸준히 전진하기를 바라며, 다시 한 번 <판타스틱>의 창간1주년을 축하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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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전쟁
김정홍 지음 / 시학사 / 1999년 8월
평점 :
절판


우주 '공간'에서 벌어지는 외계 종족과의 '전쟁'이 등장하는 SF를 얘기하자면 떠오르는 참으로 '특이하고 대범!'하기까지한 국산SF가 있었으니 '천리안'에 <스페이스 워프>란 소설을 연재했었다는 '김정홍'의 장편SF, <공간 전쟁>!
"과학과 상상력에 의해 탄생한 놀랍고도 감동적인 이야기! 무한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세 종족의 대립과 전쟁,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우정, 갈등과 증오의 대서사시!"란 문구로 이 땅의 SF독자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데에는 '일단' 성공한 듯 보이는 이 작품은 그러나, 대한민국 창작SF에 대한 관심반기대반으로 책을 펼쳐든 SF독자들로 하여금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는데 다름아닌 '프롤로그'부분 때문.

프롤로그를 잠시 살펴보자면, 끝없이 펼쳐진 어둠의 공간인 광대한 우주 한 가운데를 무력하게 떠다니는 '이드'라는 반존재(존재인 동시에 존재가 아닌 존재)의 출현으로 시작하는데 한때 은하계를 지배하는 불사의 종족이었으나 우주 대폭발로 이제는 사라진 제브라 행성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이드'가 무한한 지각능력을 발휘하여 이동 중인 물체(우주선)를 발견하고 그 물체의 에너지원을 흡수하기 위해 접근했다가 그 물체에 탑승하고 있던 생명체(인간)들의 알 수 없는 무기에 의해 사로잡히게 되면서...
자, 이쯤에서 "어? 이 내용은..."하며 얼핏 떠오르는 작품이 있다면 "당신은, 행운아!~" 왜? 비록 지금은 '그 책'을 소장하고 있지 못 하더라도 예전에 한 번은 읽어 봤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인데 그 책이란 다름아닌 '반 보그트'의 걸작 스페이스 오페라인 <스페이스 비글>!
<스페이스 비글>에 실린 네 편의 중단편 중 <주홍색의 불협화음_Discord in Scarlet>에 등장하는 불사생명체 '익스톨('원격감지역장'으로 에네르기를 포착해내는 능력을 지닌 우주 최강의 종족)'을 '이드'로 이름만 바꾸었을 뿐 앞부분의 내용은 (뭐 약간의 수정 내지 보완을 했다고는 해도) 거의 일치한다! 아니, 판박이다!! 사실상 똑같다!!!(단편 <주홍색의 불협화음>은 장편 <스페이스 비글>이 아니더라도 다른 단편집에서도 만날 수 있으니 '행운아'는 제법 많을듯~)

그리고 이어지는 내용을 전체적으로 대략 훑어보면, '이드'의 출현과 함께 '미네랄'을 캐는 인간 종족이 등장, 뒤이어 '버그의 여왕'도 등장하는데 그 여왕은 한때 인간이었다가 '버그 족'이 되어버린 '케리언'이며, 진화단계의 정점에 이른 육체와 감각을 이용하여 우주를 지배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는 '시원 족'은 고대의 신비종족인 '제다이 족'에 의해 버그 족 보다 먼저 유전자 실험을 통해 재창조 된 종족이었고, 버그 족, 시원 족과 함께 지구인까지 가세해 삼파전이 벌어지는 내용으로...
그렇다! 이 작품은 <스페이스 비글>과 [스타 워즈]를 버무리고 뭉개어(<엔더의 게임>은 넣을까, 말까?...^^;) '스타크래프트'라는 요리에 양념처럼 토핑한 모듬SF인 것이었다!...(맛은? 배탈이나 안 나면 다행일듯~)

뭐 나름대로 상상력(?)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을지 몰라도 암튼무튼 이상과 같은 이유로 '이 작품을 얘기 할 때면 <스페이스 비글>을, <스페이스 비글>을 얘기 할 때면 이 작품의 얘기를' 아니할 수가 없는데, 참으로 궁금한 것은 PC통신에서 SF를 연재하며 활동도 했었다는 소위 '알만한 사람'이 '스타크래프트'를 소설화하고 싶었으면 그냥 '순수하게' 스타크래프트에 대해서나 쓸 것이지 분명 누군가에 의해서는 밝혀질(그것도 그 즉시로!) 것이 뻔한데 왜 이런 무리수를 둬가며 책을 냈는지 그것이 궁금하다, 궁금해! 정.말.로~~~(지나가던 이병헌, 한마디 한다. "도대체, 왜 그러셨어요?")





덧, ('어차피 욕 먹을 거' 차라리 <스페이스 비글>을 고스란히 옮겨서 '반 보그트'가 아닌 '김정홍'이 쓴 것으로 출간했더라면, <스페이스 비글>을 못 구한 SF팬들을 위해서라도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때론 들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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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와의 랑데부
아서 C. 클라크 지음, 박상준 옮김 / 옹기장이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었다.
2005년 12월 30일, <라마와의 랑데뷰>는 하루 차이로 절판본의 위기에서 벗어난 것이다...

정말이지 생각지도 못했던 거장이 귀환했다.
아아~ '클라크'라니...
'황금가지'에서 2004년 봄에 마른 하늘 날벼락처럼 출간한 <2001:스페이스 오디세이>이후 언제 다시 클라크의 작품이 신간 또는 재간으로 등장하려나 했는데 흑흑, 생각보다 빨리...
뭐 다른 거장들(하인라인이나, 실버버그)의 귀환에 비하면 신간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 위세가 약하다 볼 수도 있겠으나 <라마와의 랑데부>는 단지 이빨빠진 호랑이가 아니라 그 위용만으로도 충분한 호랑이인 것이다!(산 속에서 호랑이를 만났을 때 그 누가 호랑이한테 이빨과 손톱발톱이 제대로 있는지를 확인하겠는가? 냉큼 줄행랑치기에 바쁘지...)
그럼에도 아니나다를까, 이 작품이 재간 된 것에 대해 (항상 그러듯) '또 재탕이냣!'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셰르부르의 저주>에서도 얘기했듯 '왜 내가 가진 것만 생각하고 남이 가지고 싶지만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그 기회(!)조차 박탈하려는지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다. 나한테 없는 책만 출간해라? 진작에 구하지 못한 것에 대해 네 팔자려니 생각해라? 내가 배부르고 등따뜻하면 남들이야 굶어죽든 얼어죽든 상관없다는 얘긴가? 아니 무슨 이딴 경우가? 정말이지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제발 남생각도 조금씩은 해주길 바라며 정 나한테 없는 작품만 출간되기를 희망한다면, 방법은 딱 하나, 직접 출간하기를~)
더구나 이런 작품은 지금 이시간에도 자라나고 있을 차세대 SF독자들을 위해서라도 '출고예상시간 : 통상 24시간이내'를 항상 유지하고 있어야 하는, 즉 '품절/절판 상태가 되어서는 절대 안되는 SF필독서!'라는 점에서 이미 절판되어 구할 수 없는 작품을 재간하는 것에 대해 박수치며 격려해 줄 일이지, 나무랄 일이 아니다. 누가봐도 돈벌이에 혈안이 돼 늘리고 넓히고 찢어 발기기에만 열중하는 놈들만 아니라면...(하물며 그런 놈들한테조차도 '출간해줘서 고마워요~'하는 선량한 독자들이 있지 않겠는가!)

(특정 출판사의 판본을 구하기 위해서가 아닌) 단지 이러저러한 책이 읽고 싶은데 시중에서 구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제부터 어제까지 헌책방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오늘 책을 구해서 내일부터 모레까지는 집에서 책을 읽고 있는 세상을 꿈꾸며...(뭐 시중에서 구할 수 있지만 돈이 부족해 헌책방에 가는 경우는 별개이고...)

이 작품이 '또' 재간 된 것에 대해 아직 구하지 못했기에 어디선가 감사해하고 있을 독자가 단 한 명이라도 있으리라 믿으며, 아무튼 거장들의 귀환은 계속되어야 한다...





덧, 얼마전 출간된 <영원한 전쟁>도 '완전판'운운 했었는데, 이 책도 '완전판'이란다...^^ 뭐 그 의미는 (제법) 다르지만 몇 군데 손을 봤다고 하니 이미 소장하고 있어 또 구입할 생각은 없다는 독자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길...^^;(참고로, '현대정보문화사'판은 '발렌타인'출판사에서 1988년에 찍은 20쇄를 텍스트로 삼았고, '옹기장이'판은 1974년에 찍은 2쇄를 텍스트로 삼았다는~)

덧덧, 작품 초반에 등장하는 윌리엄 스텐튼 박사가 소년 시절에 읽고 천문학에 대한 흥미를 갖게 만들었다던 웰즈의 掌篇 <별_The Star>이 수록되어 있다.

덧덧덧, 말미에 < The Onion>지가 클라크와 가진 인터뷰의 일부를 발췌한 '아서 클라크의 2004년 근황'이 실려 있다...(지난 19일 타계한 '아서 클라크'를 애도하며, 더불어 클라크의 대표작 중 아직까지 번역출간되지 않은 작품들이 이제라도 출간되기를 혹시나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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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세계문화유산
편집부 / 학고재 / 1998년 8월
평점 :
품절


문화유산은 누군가 관심을 가지든 가지지 않든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니는 것이기 때문에 그 가치에는 변화가 없다. 그러나 관심 밖에 버려진 문화재는 그 가치를 인정받기도 어렵거니와 무관심으로 인해 곧 퇴락하고 훼손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문화유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것은 뜻 깊은 일임에 틀림없다.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한 세계적 인식을 높여 관광객 유치의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국내인의 관심을 제고시켜 문화유산의 보호와 보존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고병익」

'97문화유산의 해를 맞아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에 대한 국내외 독자들의 이해를 넓히고 애정을 보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97문화유산의 해 조직위원회가 '삼성문화재단'과 공동으로 발간한 200쪽 분량의 책자로, 삼성문화재단에서 발행하는 사외보 <문화와 나>에 보낸 독자엽서가 뽑히면서 사은품으로 받게되었는데 시중에서 판매하는 것이 아닌 '비매품' 도서!(그런데 '학고재'에서 어찌어찌해서 추후 정식출판~)
문화재위원회 위원장이자 '97문화유산의 해 조직위원장 '고병익'의 결의에 찬 머리말을 시작으로 '강우방' 국립경주박물관 관장, '이상해' 성균관대 건축공학과 교수, '송혜진' 국립국악원 학예연구관, '이지관' 가산불교문화연구원 원장, '김동욱' 경기대 교수, '김동현' 국립문화재연구소 소장 등등이 '유네스코_UNESCO(국제연합 교육과학문화기구)'가 '세계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협약'에 따라 지정한 '세계문화유산_World Cultural Heritage'에 등재되면서 이집트의 '피라미드 지역'과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 이탈리아의 '피사의 사탑',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 다섯 가지(경북 경주시 진현동에 위치한 '석굴암·불국사'와 서울 종로구 훈정동에 위치한 '종묘', 경남 합천군 가야면 치인리 소재의 '해인사 장경판전'은 1995년 12월에, 경기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에 위치한 '수원 화성'과 서울 종로구 와룡동에 위치한 '창덕궁'은 1997년 12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를 '안장헌', '배병우', '주명덕', '김대벽' 등의 문화재전문 사진작가들이 찍은 풍성한 자료사진을 곁들여 각각의 문화유산들의 역사와 가치에 대해 자세하고 친절하고 재미있게 소개/안내하고 있다.





덧, 세계 문화 유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가 '세계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협약'에 따라 인류 문명과 자연사에 있어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인정한 문화 유산.
매년 1회씩 개최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정기총회에서 최종결정되는데 현지 조사 및 1, 2차 심사를 거치기 때문에 확정되기까지는 일반적으로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함.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 문화재의 훼손 방지와 영구보존을 위한 전문기관의 기술 자문과 유네스코의 재정 지원도 받을 수 있는데다가 유네스코와 같은 국제기구를 통한 지속적인 홍보가 되기 때문에 국제적 관광명소로 발돋음할 수도 있다고 함. 우리나라는 1988년 협약에 가입했으며 1997년 10월에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으로 선출.

덧덧, 지난 2000년에 경북 경주시 남산, 월성, 대능원, 황룡사, 산성지구 일대의 '경주 역사유적지구'와 전북 고창군 죽림, 도산리의 '고창 고인돌유적', 전남 화순군 도곡면 효산리, 춘양면 대신리의 '화순 고인돌유적', 인천 강화군 부근, 삼거, 오상리의 '강화 고인돌 유적'을 한데 아우른 '고창, 화순, 강화 고인돌 유적'이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현재 한국의 세계문화유산은 일곱 가지임.
(언젠가 통일이 되기를 바라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이름으로 지정된 '세계문화유산'으로는 2004년에 지정된 '고구려의 고분군'이 있음~)

덧덧덧,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신청하기 위해 유네스코에 제출된 후보(?)는 다음과 같음.
보은 삼년산성/ 공주시 무령왕릉/ 설악산 천연보호구역/ 강진 도요지/ 안동 하회마을/ 월성 양동마을/ 남해안일대 공룡화석지/ 조선왕릉

덧덧덧덧, 그 밖에 잠정목록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세계문화유산/세계자연유산'은 다음과 같음.
우포 늪지대/ 익산 백제 역사문화지구/ 지리산 사찰군(화엄사, 연곡사, 천은사, 태안사)/ 무구정광대다라니경/ 동의보감/ 남도 산사 불교문화유산군(조계산 송광사 선암사, 두륜산 대흥사, 백암산 백양사, 월출산 무위사 도갑사, 화순 운주사)/ 서울 문묘/ 진도 바닷길· 역사문화유산지구/ 도산서원 일원/ 순천 낙안읍성/ 서해안 일대 갯벌·전통 염전/ 울산 반구대 암각화/ 순천만

덧덧덧덧덧, '세계문화유산'외에 유네스코에 의해 지정된 '한국의 세계 유산'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세계기록유산'으로는 서울 성북구 성북동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훈민정음(1997. 10 지정)'과 서울대학교 '규장각'에 소장돼 있는 '조선왕조실록(1997. 10 지정)', '승정원일기(2001. 9 지정)', 그리고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직지심체요절(2001. 90 지정)'이 있고,
'세계무형유산'으로는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2001. 5 지정)'과 '판소리(2003. 11 지정)', 강원 강릉시에서 실시하는 '강릉 단오제(2005. 11 지정)'가 있고,
'세계자연유산'으로는 2007년 6월에 지정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있음.

덧덧덧덧덧덧, 문화 유산 헌장
문화 유산은 우리 겨레의 삶의 예지와 숨결이 깃들여 있는 소중한 보배이자 인류 문화의 자산이다.
유형의 문화재와 함께 무형의 문화재는 모두 민족 문화의 정수이며 그 기반이다. 더욱이 우리의 문화 유산은 오랜 역사속에서 많은 재난을 견디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러므로 문화 유산을 알고 찾고 가꾸는 일은 곧 나라 사랑의 근본이 되며 겨레 사랑의 바탕이 된다. 따라서 온 국민은 유적과 그 주위 환경이 파괴·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문화 유산은 한 번 손상되면 다시는 원상태로 돌이킬 수 없으므로 선조들이 우리에게 물려 준 그대로 우리도 후손에게 온존하게 물려 줄 것을 다짐하면서 문화 유산 헌장을 제정한다.
1. 문화 유산은 원래의 모습대로 보존되어야 한다.
1. 문화 유산은 주위 환경과 함께 무분별한 개발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
1. 문화 유산은 그 가치를 재화로 따질수 없는 것이므로 결코 파괴·도굴되거나 불법으로 거래되어서는 안된다.
1. 문화 유산 보존의 중요성은 가정·학교·사회교육을 통해 널리 일깨워져야 한다.
1. 모든 국민은 자랑스러운 문화 유산을 바탕으로 찬란한 민족 문화를 계승·발전시켜야 한다.
_1997년 12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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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퍼 1 (보급판 문고본) - 순간 이동
스티븐 굴드 지음, 이은정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언덕 넘어, 골짝 넘어, 덤불 뚫고, 가시 뚫고, 마당 넘어, 담장 너머, 물을 지나, 불을 지나, 사방팔방 달려가지, 달님보다 재빠르게.- 한여름 밤의 꿈 中에서」

영화 [점퍼]의 원작소설인 '스티븐 굴드'의 <점퍼 1 - 순간이동>!~

알콜중독자인 아버지한테서 툭하면 주먹세례를 받거나 혁대를 이용한 학대를 당하던 10대 소년 '데이비드 라이스'가 어느날 또 다시 아버지의 폭력에 직면하게 되자 이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기를 간절히 원하는 순간 다른 장소로 이동하게 되는 첫번째 '점프'를 체험하면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자신도 모르게 생겨난 '순간 이동'이라는 놀라운 능력을 갖게된 주인공이 도저히 믿기지 않던 비현실적인 능력을 발견한 충격으로 인해 처음엔 아버지한테 맞은 충격으로 인한 뇌손상에서 오는 망상은 아닌지, 나쁜 사건을 저지른뒤 현실을 왜곡하고자 애써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믿기지 않는 노릇이지만 어쩌면 영화에나 나올법한 초능력자가 돼버린 건 아닌지 따위를 놓고 혼란에 빠져 갈등하다가 마침내 자신한테 실제 일어나는 현실임을 직시하고는 그 슈퍼능력을 여러모로 활용하면서 벌이는(또는 벌어지는) 각종 사건들을 통해 '순간 이동 능력자'로 적응하게 되기까지의 고민과 노력(공간을 자유로이 이동한다고해서 사진을 통해 그 장소를 안다거나 움직이는 물체로의 이동은 불가능하며 다만 직접 가 본 장소 중에서 언제든 머릿속에 명확한 풍경을 바로 떠올릴 수 있는 곳, 또는 가고자 하는 곳이 눈에 보이고 그 거리를 아는 경우에만 '순간 이동'이 가능하기에 주인공은 갈만한 여러 장소를 수시로 찍어두고 계속 기억하고자 노력한다)과 모험을 그려낸 일종의 성장소설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미래를 알 수 있다면?'에 못지않게 인류가 오래전부터 꿈 꿔왔던 3대 소망의 하나인 '아무 곳이나 순식간에 갈 수 있다면?'을 10대 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실현시키고 있는 더도말고덜도말고 딱 십대 청소년을 위한 작품!(그저 함께 보내는 시간, 그 자체를 바라는 남자와 그게 아니라 다른 목적도 있을 거라는 여자의 오해에서 비롯된 갈등이 벌어지기도 하는 등 '데이비드', '밀리'의 알콩달콩한 사랑얘기와 '성인'스러운 연애행각도 양념처럼 팍!팍! 뿌려져 있다. "아이고, 부럽당!")

10대 소년이 주인공인 만큼 금방 후회할만한 섣부르고 유치한 행동도 곧잘 하지만 주인공 '데이비드'가 기존의 슈퍼영웅들과는 확연히 다른 점으로는 다름아닌 슈퍼능력의 활용~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등등이 악당들을 퇴치하는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데 반해 주인공은 굳이 영웅이 될 생각따위는 전혀 없다는 듯이 자신한테 함부로 대한 몇몇 어른들한테 따끔한 맛을 보여준다든지, 여자친구한테 잘 보이기위한 '쇼'를 하는 등(가끔은 스토킹에도 활용~)의 오직 자기 한 몸의 안위를 위해서만 슈퍼능력을 발휘하는 철저한 개인주의자일뿐 아니라(그나마 악당들을 퇴치하는 것도 개인적인 원한관계가 생긴 뒤의 일이라는...), 탱자탱자 놀고먹어도 될듯한 슈퍼영웅들조차 악당을 퇴치하지 않을 때에는 생계를 위해, 또는 모범시민임을 보이기위해 신문기자나 사진작가로 일을 하는데(수많은 유산을 물려받은 '배트맨'일지라도 회사 관리는 할터~) 주인공 '데이비드'는 은행에서 백만달러를 훔치고는 잠깐 걱정을 한 뒤 그뒤로 아주 가끔씩 '죄책감'을 느낄뿐 -아파트를 구입하자마자 가장 먼저 구입한 가구가 책꽂이이고 그밖에 사들인 물건들도 죄다 책일정도의 '책벌레'로 등장하는 주인공은(심지어 짐을 옮길 때에도 돈보다 책을 먼저 옮긴다는...) 화가 치밀어 책을 집어 던지고는 이내 '죄책감'에 빠져 버린다. '돈을 훔치는 일'과 '책을 집어 던지는 일'의 비중이 같다?...^^;- 개인적인 복수나 여자친구와의 데이트, 동냥하듯 수백~수만 달러를 이사람저사람 쥐어주는 것이 전부이니 행여라도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이 따라 할까봐(뭐 따라하고 싶다고해서 따라할 수 있는 일도 아니지만...) 걱정이 되기에 앞서 내가 먼저 따라 할까봐 걱정이 된다.(따라하고 싶어! 너무나도!!...-_-;)
아무래도 주인공이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다보니 다소 일탈적인 행동들이 있지만 하고싶은 일 맘껏 하고 가고싶은 곳 맘껏 돌아다니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잠시나마 대리만족을 느낄수 있다는 점에서 폭력부모가 아닐지라도 부모와 사회라는 '제도'에 갇혀 지내야하는 청소년들이 정말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새학기를 맞이하기 전 봄방학을 맞아 잠깐의 여유가 생긴 청소년들한테 일독을 권장함~

 

 

 

 

덧, '비룡소' 홈페이지에서 <점퍼> 1, 2권 세트를 주는 <점퍼> 이벤트가 진행중이니 얼른 달려가 응모하시길~(2월 2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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