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오사카 (2018~2019 최신 개정판) Close up (에디터) 3
유재우.손미경 지음 / 에디터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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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본 칸사이 지역의 여행 가이드북이다. 책을 펼친 순간 이놈 물건이다 싶었다. 요즘 지인들에게 일본 여행 붐이 일고 있다. 그래서 가기 전에 정보 수집을 위해 할애해야 할 시간이 많아 힘들다고 했는데 이 책을 본 순간 지인의 만점 노트를 빌린 거 마냥 신이 났다.

여행을 위해 이처럼 조목조목 안내하고 있는 책은 처음이었는데 이 책은 기존의 [해외여행 100배 즐기기] 의 개정판으로 기존의 단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정보를 추가하여 새로운 시리즈로 출간된것이다. 얼마나 알찬 정보가 가득한지 여행 초보자들에게 단비와 같은 책이겠다.

 

 

우선 겉표지를 교토 지하철 노선도로 입혀놓은 센스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하나라도 더 그리고 편리하게 찾아볼 수 있도록 독자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앞쪽 책 속 Map book에서는 칸사이 지도와 간단한 기초회화 및 철도 가이드가 실려있으니 지도 보는 법만 잘 익히면 완벽하겠다.

 

 

 

들어가기에 앞서 멋진 풍경이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다. 각 사진의 설명은 해당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가보고 싶은 곳을 정해보는 것도 좋겠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칸사이의 매력적인 4개 지역을 소개하고 있으며 여행자들을 위한 베스트 일정을 제공한다. 2박 3일부터 6박 7일의 일정을 참고해서 그대로 적용해 보아도 좋겠다. 그리고 명소 및 문화유산을 거쳐 즐거움이 가득한 테마파크, 축제, 먹거리, 커피와 술, 패션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으니 골라 찾아보는 즐거움이 있겠다.

 

 

 

각 지역을 소개하기 전 출발 지역을 몇 군데로 할애하여 정보를 준다. 나의 출발 지점을 참고하여 어떻게 그 도시로 들어갈 수 있을지 확인하면서 경로를 짜면 되겠다. 퀵가이드와 베스트 코스에 대한 안내는 우왕좌왕할 여행객들에게 만점정보이다. 심지어 입국 절차 및 서류 작성과 칸사이 국제공항 구조도까지 실려있다. 입출국에서부터 전철 안내까지 모든 정보를 제공하며 초보 여행객들을 돕고 있다.

 

 

 

제일 먼저 소개하고 있는 오사카만 해도 이렇게 즐길 거리가 많단 사실에 놀라웠다. 보는 것만큼 먹는 것이 중요한데 음식 사진은 고문 그 자체다. 각 식당의 인기 메뉴와 매장 정보가 깨알같이 가득해서 놀라웠다. 정말 이 많은 정보를 어떻게 수집한 걸까 하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았다.
중간중간 여행 팁은 절대 지나치지 말아야 할 부분으로 여행을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돕는다.

 

 

여행에서 중요한 숙소 정보도 놓칠 수 없다. 호텔, 게스트하우스 정보를 제공하며 예약하는 법부터 각 지역의 베스트 숙소를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여행일정을 짜기전 막상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우왕좌왕할 수 있는데 그 부분도 놓칠 리가 없다. 여권 만드는 것부터 칸사이를 여행하기 좋은 시기 및 경비, 환전, 전화, 인터넷 사용 등 기초적인 내용을 알려주니 여행 준비하는데 자신감이 생길듯했다.

워낙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에 책은 제법 두껍다. 그래서 가고자 하는 곳만 잘 뽑아 사진에 담아두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이틀 전 읽은 교토 여행기도 좋았는데 본격적으로 여행을 자극하는 안내서 때문에 오사카도 방문하고 싶어졌다. 좋은 여행을 위한 팁을 모두 알려주는 클로즈업 오사카를 꼭 활용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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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사람이다 - 그 집이 품고 있는 소박하고 아담한 삶
한윤정 지음, 박기호 사진 / 인물과사상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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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약한 사람은 집을 그리워하고
마음이 강한 사람은 모든 곳이 집이라고 하고
깨달은 사람은 어느 곳도 집이 아니라고 한다.
집은 각자 마음속에 있는 것이다."

 

 

 

표지만 보고 처음엔 전원 라이프에 관한 책일 거란 생각을 했다. 소박한 삶이란 콘셉트가 얼핏 보여서 더 그런 생각을 가졌었는데 이 책은 사람과 그 사람의 인생을 담고 있는 집을 보여주고 있다.

대한민국은 좁은 땅덩이로 인해 '집'열풍만큼은 식을 줄 모른다. 집이 있는 자와 없는 자로 부가 재단이 되고 고층 아파트에 고급 브랜드라는 이미지까지 입혀 그 가치가 상승한다. 좋은 집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가치관에 금이 가면서 집에 대한 진정한 의미가 퇴색돼가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 책은 사람에게 집이란 어떠해야 하는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이들을 직접 취재하여 엮은 책이다. 총 4개의 챕터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소박한 집과 시간이 쌓인 집에서는 절제되어 소박하지만 포근한 느낌의 집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예술이 태어나는 집과 공동체를 향해 열린 집에서는 조금 독특하면서 주인장들의 특색이 가득 들어찬 집을 들여다볼 수 있다.

본인의 얼굴이 그 사람의 인생을 말해주듯 통해 타인의 집을 방문하면 그 사람을 엿볼 수 있다. 집안 곳곳을 들여다보며 취향이나 성향 그리고 가치관 등을 어림짐작해 보기도 한다. 당연히 내가 머무는 공간이니 내가 보이겠지만 집에 대한 가치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도 중요하겠다.

누구나 내가 사는 공간에 대한 욕심이 있다. 도시생활에 익숙한 이들은 편리함 때문에 비슷한 구조물의 집을 선호하겠지만 많은 이들이 너른 마당 한편에 자리 잡은 주택형 구조에 대한 로망이 있다. 하지만 업자에 의해 잘 지어진 집보다 주인장의 손때가 여기저기 묻어나는 집에서  소박함을 더 느낀다. 환경운동가 차준엽 씨의 토담집은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에 나올법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환경운동가다운 단초로움에서 자연스러운 멋이 느껴진다. 조금 엉성해도 최소한의 것으로도 최대 만족을 끌어낼 수 있는 그런 공간 말이다.
제아무리 허름하고 낡아 보여도 내 정서를 녹여낼 수 있는 공간이라면 최고임을 느꼈던 시인 조은님의 사직동 한옥은 낡음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때가 곳곳에 묻어난다. 그래서 그런 주옥같은 글들이 써진 것일까.

 

 

소설가 조경림님의 서재는 그야말로 책이 한가득이다. 삶과 생각이 농축되어 있는 이곳에서 삶의 의욕을 받는다며 서재에 대한 애착을 맘껏 드러낸다. 작가가 책을 좋아하는 건 당연하겠지만 버려도 어느새 또 늘어나는 책을 보며 나도 저렇게 되는 건 아닐까 조금 걱정하기도 했다. 다른 식구들도 배려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쌓여 고풍스러우며 자연과 더불어 사는 집들 중 자인당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옥의 전통과 정원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름다움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예술인들에게 집은 더욱 특색 있고 의미가 있겠다. 가수 장필순의 제주 생활이 보여주듯 그녀가 공간을 이동하고 그곳에 정착하며 사는 모습에서 안정감이 느껴진다. 슬로우 라이프의 삶을 마냥 부러워하며 책장을 넘겼다.
폐교를 개조한 미술가 부부, 나무와 풀이 가득한 조경 디자이너의 집, 한평극장으로 변신한 집 등 집에 대한 편견을 깨며 자신만의 공간에 숨을 불어넣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챕터에서는 그런 자신만의 공간을 열어젖혀 이웃과 나눔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모습에서 나눔의 정이 느껴져 좋았다. 책장을 넘기다 보니 전통주의 맛이 나를 유혹 해왔다. 내외주가에 들러 한잔 걸친 후 LP바 까망까레에 들러 LP의 음색을 느껴보고 싶어졌다.

이처럼 책은 집과 사람의 명제를 한마디로 정의하고 있다. 집이 사람이다.라는 말에서 내 인생의 그릇인 집에 대해 고심해보자. 새해가 밝았다. 지금 나의 공간은 나를 어떻게 그려내고 있는지 살펴보는건 어떨까.


현대인의 삶을 돌아보면 여가조차 소비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의 집은 어떤 방식을 선택할지 돌아보게 만든다.
"어디에 사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사는지가 중요하다."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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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스 인 도쿄 - 그녀들이 도쿄를 즐기는 방법
이호진 외 지음 / 세나북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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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떠나지 못하는 갈증, 그리고.. 책.
요즘 내 머릿속은 내내 낯선 일본 땅 위를 걷고 있다. 단순 여행 가이드 책이 아닌 여행 에세이를 즐겨 보는 편인데 이 책을 만나기 전에 읽은 일본 소도시 여행에서 받은 여운을 이어받고 싶었다. 선택의 폭은 넓지만 기회는 자주 찾아오지 않기에 이 책은 내게 의미가 있게 온 책이다. 도쿄에 대한 감상을 14명의 여인들의 입맛대로 풀어내고 있으니 으찌 구미가 당기지 않겠는가.

책은 시작부터 브레이크를 건다. '인간은 결핍을 극복하며 발전한다.'라는 문구에 내가 늘 가지고 있던 결핍인, 용기와 도전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며 이젠 나아가야 할 때임을 생각했다. 그리고 잠시나마 다른 이의 여행기를 통해 대리만족의 설렘을 즐기는 것도 괜찮은 여행이 되겠다.

요즘 책을 읽으며 드는 생각 중 하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편견을 좀 깨 부셔야겠다는 것이다. 도시는 싫고 한적한 시골이 좋다는 일률적 생각만 심어놓아서인지 도쿄나 서울이나 나라의 중심지는 답답할 것이라는 편견이 가득했었다. 하지만 그녀들의 도쿄 여행기를 들여다보며 도시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다. 도쿄 구석구석에서 느껴지는 사람 냄새와 다듬어진 질서를 찾아 이곳저곳을 다녀보고 싶단 열망이 생겼다.

 

 

 

일본에 대한 각별함과 나름의 사연을 안고 있는 14명의 저자들은 그들이 지나온 도쿄 곳곳의 느낌을 편안하게 써내고 있다. 책은 시작부터 진한 커피향을 풍긴다. 이 겨울, 침대에 몸뚱이를 밀착하고 있는 나를 고문하듯 커피가 그리웠다. 분위기 좋은 카페에 앉아 넘기는 책장에 여행에 대한 설렘이 진하게 묻어날 것만 같다.
시부야역 근처 차테이 하도우는 전경도 내추럴하지만 내부는 더 포근함을 준다. 문득 바리스타는 나에게 어떤 잔에 커피를 내어올지 궁금해졌다. 그러면서 지금의 내 모습을 훑어보기도 했다. 난 어떤 사람일까.

개인적으로는 이예은님의 글들이 참 좋았다. 글을 보면 그 사람의 내면을 느낄 수 있는데 그녀의 사랑과 그리고 영화에 대한 관점 등 그녀의 언어에서 느껴지는 문학적 냄새가 좋았다. '어쩌면 인간은 자신만의 언어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하는 그녀의 말처럼.
그래서 호텔 따윈 재껴두고 있던 내게 파크 하얏트 도쿄는 도쿄의 밤 풍경이 궁금해서라도 가보고 싶은 곳이 되었다.

도시의 야경이 매력적인 이유는 그것이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불빛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늦은 시간까지 켜져 있는 사무실의 불빛은 언젠가 내가 킨 형광등이기도 하고,
느릿느릿 움직이는 자동차의 헤드 라이터 역시 내가 일상에서 소모한 반짝임이다. -p.34

 

 

 

그렇게 도쿄의 상권에서 느껴지는 사람 냄새는 카페, 바, 식당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혼자서 럭셔리한 식사를 즐겨 본 적이 없기에 그녀의 혼밥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사람은 아무도 섬이 아니다'라는 시구절처럼 섬같이 독립된 존재이지만 서로 이어져있듯이 적당한 고독은 다시 일상에서 활력으로 재생될 것 같다. 혼자서 여행을 해 본적도 없기에 타지에서 느끼는 독특한 경험이 될 것 같다.

일본어를 몰라도 그 분위기에 빠져들 수 있으려면 긴장감을 버리고 자연스럽게 어울리려는 용기가 필요하겠다. 특산물 숍이나 서점에서의 고양이 전문 코너는 분명 주머니 사정 따위는 잊은 채 서성거리게 될 것 같다. 그녀들보다 초보 여행객의 티를 팍팍 풍길 테지만 혼자서 찾아다니고 헤매는 기분도 괜찮지 않을까.

카메라 하나 들쳐 매고 굿샷을 담아내기 위해 옮겨 다니는 걸음도 설렘이겠지만 나무님처럼 미술관 구경도 좋을 것 같다. 나무님은 일본어 교재를 통해 낯익은 분인데 히라가나만 알고 도쿄를 찾아 7년째 도쿄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 일본의 여류작가의 기차여행기를 읽은 적이 있다. 그녀가 찾았던 모네의 생가에 대한 이미지가 참 인상적이었는데 일본 작가의 영향력에 새삼 놀라기도 했었다. 그래서 잠시 카메라를 내려놓고 그 나라의 작품에 빠져보는 것도 특별한 여행이 되겠다.

 

 

 

요즘 뜨는 아이돌 워너원의 일본 방문기를 본적 있다. 딸아이가 워낙 팬이라 함께 보게 되었는데 그들이 찾았던 오사카 공중정원도 인상적이었지만 시오 사이트도 매력적이었다. 다른 이들의 블로그 정보를 뒤져보기도 하였는데 사진을 보니 다양한 이미지가 공존하며 볼거리가 많단 느낌이었다. 고층 빌딩의 숨 막힘에 헉하기도 했지만 그런 일본 도심에서 마음을 정화할 수 있는 멋진 공원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워 보였는지 모른다. 역시 일본인들의 계획된 도시적 느낌이 충만한 느낌이었다.

도쿄 구석 동네 산책은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걸으면서 느끼는 생활 속의 일본은 출근길 지옥철부터 시작하여 공원과 주택가 틈틈이에서 만날 수 있다. 그녀들처럼 거주하면서 사계절을 온전히 접해볼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벚꽃이나 단풍이 절정일 때 찾는다면 멋진 사진도 얻어볼 수 있겠다.

 

 

 

내가 처음 일본에 관심이 생긴 것도 Jpop이었다. zard의 노래에 푹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던 대학시절 때문에 지금도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zard 노래로 심신을 달랜다. 사카이 이즈미가 사망하던 그날을 시작으로 한 달 내내 우울감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적도 있었다. 감성 돋는 일본 애니와 영화는 일본의 곳곳을 찾아보고 싶게 만든다. 그래서 일본에 대한 관심이 어디서 시작하였든 한번 가보면 자꾸만 찾게 된다는 곳이 일본이라고 한다.
저자들은 하나같이 도쿄의 설렘과 다시 가고 싶은 곳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두 시간이면 도착할 거리를 전혀 생각도 안 해보고 있었는데 지금부터 여행을 위한 준비를 해볼까 한다.

새로운 콘텐츠와 장소는 계속 생겨나고 우린 그곳에 대한 경험을 누리고 싶어 한다. 제아무리 시간이 정지한 듯한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더라도 사람들이 숨을 쉬며 거처 간 곳에 대한 호기심은 늘 있기 마련이다.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을 욕망을 여행이라는 휴식을 통해 잠시 내려놓는 시간이 필요하다. 낯선 곳에서의 심장은 두 배로 뛰고 그곳에서의 경험은 인생이라는 장거리 마라톤에 단물 같은 존재이기에 밖으로 나가 세상을 보고 느껴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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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의 일주일
메이브 빈치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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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작가 매이브 빈치의 마지막 소설인 그 겨울의 일주일은 그녀 사후에 출간된 소설이다. 인간 본성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자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녀답게 티저북만으로도 그러한 느낌이 뿜어져 나온다. 티저북이라는 독특한 이벤트는 처음인데 극작가의 면모가 느껴져서일까 전반적인 예고편을 본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언젠간 꼭 방문하고 싶은 나라이기도 하고 아일랜드의 역사와 지형에 관심이 많았기에 놓치고 싶지 않은 책이었다.

아일랜드는 지형이 품고 있는 아름다운 경관을 뒤로하고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영국의 오랜 지배와 감자 기근 등 살기가 어려워지자 대규모 이민을 야기했고 지난 1970년대 경제 위기는 매년 수만 명의 젊은이들이 땅을 등지고 희망을 찾아 떠나게 했다.

이곳 작은 마을 스토니 브리지의 풍경도 여느 풍경과 다를 바 없는 일상이었고 젊은이들에겐 더더욱 매력적인 곳이 아니었다.
하지만 치키는 대단하진 않았지만 안정적인 사무직이 만족스러웠고 일상을 그럭저럭 받아들이고 살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눈앞에 나타난 훤칠한 미남 월터 스타에게 홀딱 마음을 빼앗기기 전까진 말이다. 그녀에게 월터는 사랑이자 자유였다. 가족의 멸시와 비난 따위는 뒤로하고 그를 따라 뉴욕으로 건너가지만 어느새 사랑은 식고 순식간에 이별은 찾아온다.
자유에 대한 대가는 가혹했고 그녀에게 마지막 남은 거라곤 자존심뿐이었다. 그곳에 남아 무슨 일이든 할 각오로 버텨낸다. 그리고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거짓은 방패막이 된다. 떠나간 월터를 불의의 사고의 희생자로 둔갑시키며 자신을 지켜나간다. 그렇게 사는 법을 배웠나간것이다.

타지에서의 아픔은 향수로 젖어들기 마련이고 시간이 흐르는 동안 관계도 녹아내린다. 누군가는 죽고 또 누군가가 떠나가는 동안 행운의 여신은 그녀에게 미소 짓고 있었다. 미스 퀴니와 스톤브리지에서 새로운 인생을 펼칠 계획을 준비한다. 그녀를 신뢰했던 미스 퀴니는 이미 그녀에게 많은 부분을 의지하며 그녀와 함께 스톤하우스를 호텔로 탈바꿈하는 일을 마무리 짓고 평온하게 떠난다.

소설은 치키를 시작으로 다른 인물들을 내세우며 엮어나가고 있다. 스톤하우스를 중심으로 하나둘 모여드는 사람들은 그곳이 의지할 공간이자 활력의 장소였다. 적당한 거리와 믿음을 제공하는 치키는 스톤하우스에게 쏟는 열정만큼 주변인들도 신경 쓰며 조언자이자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범죄를 저지르고 스톤하우스로 도망쳐 오게 된 리거, 집을 떠나 직장을 다니고 있던 똑똑한 조카 올리는 스톤하우스를 재건하는데 일조하며 각자의 인생을 개척해 나간다.

"지금까지 너무 많은 사람들이 달아났어" 치키가 말했다.
"네 엄마도 달아낫고, 나도 달아났지. 너도 달아났고. 언젠가는멈춰야 해. 지금 멈추도록 하자." -p.81

이처럼 티저북은 스톤하우스가 완공되는 이야기까지를 보여준다. 아름다운 땅 아일랜드의 스토니브로지를 찾는 이들은 어떤 사연을 안고 있을까. 때론 잘 아는 이들보다 잘 모르는 이들에게 각자의 인생 이야기를 털어놓기에 부담이 없을 때가 있다. 각자의 사연을 풀어놓는 사람들을 통해 우리네 인생사 뭐 별거 없다는 평범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이 겨울의 내 마음을 두드릴 그들의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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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1초만에 이해하기 - 집사도 미처 몰랐던 고양이 마음 수첩
린즈쉬엔 지음, 이나경 옮김 / 도도(도서출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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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가 된지는 2년이 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리송한 냥이 때문에 '정말 미스터리야'라는 말을 내뱉곤 한다. 이 책은 그런 집사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 312가지의 QnA로 이루어져 있어서 미처 잘 몰랐던 냥이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었다. 일러스트와 글자를 적절히 배치해 딱딱함과 단조로움을 피하고 있어서 아이들이 보기에도 나쁘지 않다.

처음 냥이를 입양하고 1년 뒤 새끼 길냥이를 구조해서 함께 키우고 있다. 성향이 완전히 반대지만 일주일 정도 거리감을 두다 지금은 제법 잘 지내고 있다. 하지만 가끔 서로 그루밍을 하다 싸우는 경우를 종종 보았는데 질문 7번을 읽고 이해가 되었다. 서로 핥아주는 상황이 꼭 평화롭지만은 않다는 사실과 둘째가 첫째를 주로 핥아주는 걸 보면서 약자가 강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그러는 행동이려니 했더니 그 반대라니 좀 의외였다.

 

 

둘째는 정말 상자를 좋아한다. 상자만 보면 무조건 들어가 보아야 직성이 풀리는데 선천적으로 숨는 것을 좋아하고 초조함을 덜 느낀다는 사실이 딱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첫째보다 훨씬 사교성이 좋고 쿨하다 못해 적당히 가지고 있는 애교가 돌보기가 수월하다.

둘째보다 첫째가 좀 애정결핍인 양 무진장 쫓아다니며 안아달라고 칭얼거린다. 의자에만 앉으면 무릎 위에서 꼼짝을 안 하고 서 있을 때도 안아달라고 툭툭 친다. 꾹꾹이와 골고리도 기본이고 침까지 흘릴 때는 정말 애기묘가 따로 없다. 그만큼 집사를 신뢰한다는 뜻이라고 하니 잘 돌봐준 보람이 느껴진다.

첫째는 중성화 수술 이후로 거의 움직임이 없어 살이 찌기 시작했는데 90번 질문이 흥미로웠다. 세숫대야에 물을 떠놓고 탁구공을 띄워놓으면 재밌게 놀 것 같았다. 또 휴지심을 이용한 홈메이드 장난감으로 활동량을 늘려줘야겠다. 레이저 포인트가 별로 좋지 않다는 사실은 의외였다.

그 외 고양이의 밥그릇은 수염이 닿지 않게 넓은 것이 좋고 사람만 고양이로 인해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 것이 아나라 고양이도 사람으로 인해 피부질환 등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얼마나 인간 위주로만 생각했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소개된 내용 외에도 궁금한 사항이 더 있었지만 그 부분은 나와있지 않아서 난 또 미궁 속으로 빠졌다.ㅎ 하지만 초보 집사라면 반드시 보아야 할 책이겠다. 동물도 똑같이 사랑을 교감하고 의지하기 때문에 그들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을 알아야 함은 필수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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