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춥다. 겨울에는 추워야 제맛이라지만 이건 너무 춥다.  

카페인 없이 오전을 어떻게든 버텨보려다가 결국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 애를 들쳐 업고 밖으로 나갔다가 정말 죽는 줄 알았다. 바람이 불지 않으니 양지에서는 그다지 춥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한 10초 지났을까 '아무래도 큰 일을 저지른 것 같다'는 생각이 정수리를 딱 치고 지나갔다. 마치 외나무다리 한 가운데서 벌벌 떨며 서 있는 기분이랄까. 돌아가기에는 너무 많이 왔고, 던킨은 딱 온 만큼 더 가야 했다. 가는 길에 있는 편의점 앞에서 아저씨와 구미호가 선전하는 커피로 오늘의 카페인 섭취를 갈음할까 하는 유혹도 받았다. 하지만 그냥 가기로 했다. 하루 종일, 스위트 아메리카노는 너무 스위트해를 연발하며 참고 다녀올걸하는 후회를 하기 싫어서.... 

돌아오는 길에 손이 얼마나 곱았는지, 뜨거운 커피잔을 들고 있어도 별로 따뜻하지도 않았다. 어디선가 '공부를 그렇게 해 보지.'하며 혀를 끌끌 차는 소리가 들린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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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알딸딸하다. 

얼마 전 선물로 들어온 와인 1병을 남편과 마셨다. 마트에서 할인으로 산 치즈와. 어머 이거 살찌는 거 아니야 하면서 다 먹었다. 좬장.

필 받은 남편은 지금 술 사러 갔다. 흠냐냐냐냐...  자갸 오늘 금요일 아니고, 튜즈데이야!!!!!

요즘 일 때문에 계속 남편이 늦게 들어온다. 자연히 이야기를 할 시간이 없다. 아이랑 자고 있으면 남편이 지쳐서 얼굴 허얘져서 들어오고 눈 떠보면 없다. 시어머님은 복분자니 생식이니 인삼이니 잔뜩 주시면서 출근할 때 먹여서 보내라고 하시는데, 정작 나는 자느라고 제대로 먹여 보낸 적이 없다. 어머님... 죄송해요. 자기야... 혼자 챙겨먹게 해서 쏘리! 못 챙겨먹고 남은 복분자 내가 홀라당 다 먹어서 정말 쏘리! 

나는 좀 다를 줄 알았는데, 다르고 싶었는데, 나라고 다를 쏘냐. 아이 보는 와중에 일 좀 하고 청소기 돌리다보면 어느새 밖은 컴컴하다. 겨울이라 낮이 짧아 그런 거야, 이렇게 자위한다.  

양주를 먹고 싶다고 했더니, 남편이 눈이 튀어나오려고 한다. 하이네캔 사오라는 말이었는데... 외국 맥주는 양주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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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지기 2011-01-05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인, 양주?로 알딸딸해진 속 복분자로 확 푸시고 남는 기운..애껴두었다 아이 키우는데 다 쓰십시요..^^
애들 키울때는 여름낮도 짧아요...ㅠㅠ
오늘도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마무리 하시고 내일도 오늘처럼..알콩달콩 이쁘게 살아내세요.
 

오늘 트위터에 갔다가 열린책들에서 올린 역자 인터뷰를 읽고 반색을 했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윤우섭 교수님과의 인터뷰였다. 까마득한 대학시절 교수님 수업 듣던 일이 가물가물 기억이 나며, 어찌나 반갑던지. 교수님이 번역하신 러시아문학이 꾸준이 나오고 있기에, 올해는 꼭 읽어보자 이러기가 벌써 몇해째인지... (계획은 계획일뿐 좌절하지 말자!)  

 그러고보니 대학 졸업한지가 까마득하다. 그때는 이렇게 당시를 떠올리며 '그때가 좋았지...'하는 날이 올 줄 정말 몰랐다. 남들처럼 나도 옛날 생각하며 나이먹은 티를 내는 날이 오겠지 막연히 생각은 했지만 실감은 하지 못했다. 철이 한참 덜 들어서 언제나 마음은 20대 꽃청춘이라고 외치고 다니는 탓도 있겠지만 강의를 하느라 일주일에 한번씩은 모교를 찾다보니 더 그런 것 같다. 늘 꽃같은 신입생들을 봐서 말이다... 주책이야, 주책. 

모교에 강의를 나가면 부작용이 있다. 나이들어도 나이든 줄 모르고, 은사님들 눈에는 마냥 신입생 시절 '싱그러운'(징그러운이 아니고?) 모습으로만 보일 거라고 저절로 착각하게 된다. 좋은 점이라면 무엇보다 도서관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우리 학교의 경우 (다른 학교는 다녀보지 않아서 모른다.) 강사는 20권까지 빌릴 수 있다. 시립도서관은 기껏해야 3권이고, 우수회원이 되면 5권까지 빌릴 수 있는 것에 비하면 정말 대박이다. 팔힘이 모자라 한번에 20권을 다 빌릴 수 없는 것이 한이라면 한이다. 이번 학기도 줄기차게 빌려야지. 애 키우랴, 일하랴, 대출해 대랴 올 한 해도 정신없이 흘러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인터뷰 댓글에 누군가 올린 '도끼전집'을 읽겠다는 글을 보고 깜놀했다. 도끼? 도스토옙스끼였다. 그렇담, 나는 톨이 전집 시작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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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벨의 도서관이라... 

바벨의 도서관은 작가들의 작가라는 보르헤스가 선집한 세계문학전집이다. 요근래 세계문학전집이 많이 나오던데 그중에서 가장 독특한 전집이 아닐까 싶다. 보르헤스가 이탈리아의 출판인 프랑코 마리아 리치와 함께 선정한 29명의 작가의 작품들 중에서 고르고 고른 중단편들이 실려 있다고 한다. 지금 10권까지 나왔는데, 앞으로 29권까지 나온다고 출판사는 '예고'했다. 책표지만 봐도 뭔가 색다를 것 같다. 실린 작품들 중에서 체스터튼의 작품이 가장 궁금한데, 어서 읽고 싶다. 

이 시리즈 외에도 요즘 봇물처럼 세계문학전집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나처럼 소설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정말 기쁘다 구주... 아니 전집 오셨네다. 세계문학의 고전들을 모은 그야말로 고전적인 전집들도 탐이 나지만, 고전을 현대적인 시선으로 새롭게 해석해서 기존의 레퍼토리에 새로운 작품들을 많이 집어넣은 점도 마음에 든다. 펭귄 클래식의 경우 표지부터 나를 살살 꼬시는 것 같다.  

어디 그뿐인가. 장르소설을 내는 출판사에서도 모중석 클럽이니, 미도리의 책장이니, 블랙펜 클럽에, 블랙캣 시리즈니... 추리물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야 말로 봄날이다. 시공사의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는 벌써 많이 나왔고...       

언젠가 책인지 어디에서 신경숙 작가의 집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뻥 뚫린 집이 온통 책이었는데도, 전혀 숨막히는 느낌이 들지 않고 환한 것이 너무 좋았던 것이다. 작가의 서재라는 것만으로도 은근한 포스가 뿜어져 나올 터인데, 수많은 책들이 오밀조밀 그러면서도 여유롭게 모여있는 모습이 정말 부러웠다. 지금 나오는 전집들을 다 사고 싶지만, 돈은 둘째치고 그 책을 수용할 공간이 없다. 머리에 모두 이고 살 거 아니면 도서관에서 빌려 보던지, 정말 갖고 싶은 책들만 골라서 사든지(그럼 그건 전집이 아니잖아.) 그래야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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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가 생기면 사놓고 쌓아 놓은 책들부터 읽어버리자!!! 

여유,,, 곧 생기겠지? ㅜ.ㅜ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일본 호러 걸작선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외 지음, 임희선 옮김 / 책세상 / 2009년 8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10년 12월 28일에 저장
품절

파란 동그라미의 사나이
프레드 바르가스 지음, 양영란 옮김 / 뿔(웅진) / 2010년 8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10년 12월 28일에 저장
품절

삼수탑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10년 12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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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마게 푸딩- 과거에서 온 사무라이 파티시에의 특별한 이야기
아라키 켄 지음, 오유리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12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10년 12월 28일에 저장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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