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의 도서관이라... 

바벨의 도서관은 작가들의 작가라는 보르헤스가 선집한 세계문학전집이다. 요근래 세계문학전집이 많이 나오던데 그중에서 가장 독특한 전집이 아닐까 싶다. 보르헤스가 이탈리아의 출판인 프랑코 마리아 리치와 함께 선정한 29명의 작가의 작품들 중에서 고르고 고른 중단편들이 실려 있다고 한다. 지금 10권까지 나왔는데, 앞으로 29권까지 나온다고 출판사는 '예고'했다. 책표지만 봐도 뭔가 색다를 것 같다. 실린 작품들 중에서 체스터튼의 작품이 가장 궁금한데, 어서 읽고 싶다. 

이 시리즈 외에도 요즘 봇물처럼 세계문학전집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나처럼 소설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정말 기쁘다 구주... 아니 전집 오셨네다. 세계문학의 고전들을 모은 그야말로 고전적인 전집들도 탐이 나지만, 고전을 현대적인 시선으로 새롭게 해석해서 기존의 레퍼토리에 새로운 작품들을 많이 집어넣은 점도 마음에 든다. 펭귄 클래식의 경우 표지부터 나를 살살 꼬시는 것 같다.  

어디 그뿐인가. 장르소설을 내는 출판사에서도 모중석 클럽이니, 미도리의 책장이니, 블랙펜 클럽에, 블랙캣 시리즈니... 추리물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야 말로 봄날이다. 시공사의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는 벌써 많이 나왔고...       

언젠가 책인지 어디에서 신경숙 작가의 집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뻥 뚫린 집이 온통 책이었는데도, 전혀 숨막히는 느낌이 들지 않고 환한 것이 너무 좋았던 것이다. 작가의 서재라는 것만으로도 은근한 포스가 뿜어져 나올 터인데, 수많은 책들이 오밀조밀 그러면서도 여유롭게 모여있는 모습이 정말 부러웠다. 지금 나오는 전집들을 다 사고 싶지만, 돈은 둘째치고 그 책을 수용할 공간이 없다. 머리에 모두 이고 살 거 아니면 도서관에서 빌려 보던지, 정말 갖고 싶은 책들만 골라서 사든지(그럼 그건 전집이 아니잖아.) 그래야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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