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책이 더 읽고 싶어진다. 마음이 무너질 때 몇 시간이고 잠으로 도피하는 것처럼 책으로 도피하고 싶은 심정이랄지. 아무튼 요며칠 책이 너무 읽고 싶지만 현실은 시궁창이라. 책 읽을 시간도 없고 막상 책을 손에 펼쳐들어도 집중도 되지 않는다. 요 며칠 동안 집적거린 책이 다섯권... 별이 다섯 개도 아니고 이거 원.

어제는 어린이날,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 날씨는 또 왜 이리 좋은지...

아침에 언딘 소속의 잠수부 한 분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비극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누군가의 규제완화, 누군가의 은혜갚기, 누군가의 직무유기, 누군가의 이기심 등.... 이런 것들이 죄다 모여 도대체 몇 명인지도 모를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참사로 돌아가신 분들이 모두 극락왕생하시기를... 남은 가족분들은 슬픔을 잘 이겨내시기를... 이 모든 일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그 죗값을 꼭 받기를... 이런 참사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기를...

 

부처님 오신 날이라 떠오른 소설들이 있다.

 

 장미의 이름이나 다빈치 코드의 한국판이라고 할까. 불교 탱화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인데, 장미의 이름이 문득문득 떠올랐다. 소설의 내용이 비슷하기라서보다는 탱화를 소재로 절을 배경으로 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는 책이라 그랬지 않았을까 싶다. 책이 출간되자마자 냉큼 사서 읽었기에 솔직히 소소한 부분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무튼 한 편의 영화를 보듯 흥미진진하게 읽었다는 기억뿐. 그리고 마지막 '한 방울의 물을 마르지 않게 하는 법'이 무척 기억에 남았다.

 

 

 

 

 

 

 

 

책 제목이 떠오르지 않아 책장을 마구 뒤지다가,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과거의 흔적을 마구 뒤진 끝에 간신히 찾아냈다. 이렇게 책 제목이며 작가 이름이며 죄다 까먹는데, 그래도 읽고 싶은 책은 용케 찾아내는 나님에게 잠시 칭찬을...

이 책은 정말 불교소설이다. 추리의 요소가 들어 있지만 그것보다 그냥 불교소설로 읽혔다. 그렇다고 절에 나와서 시주 많이 하라는 내용은 절대 아니고^^. 석가와 관음이 주인공이었기 때문인 듯한 기억이. 이 책도 읽은지 오래라 내용이 가물가물한데, 그 주제에 이런 글은 왜 쓰고 있는지 나도 참...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기분을 잠시 떠올려본다면, 꽤 흥미진진했던 것 같다. 한편의 판타지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해서 한달음에 읽었는데,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알쏭달쏭하면서 어쩐지 근사하다고 느꼈던 기억이 난다. <한 방울의 물을 마르지 않게 하는 법>의 작가님도 그렇고 이 책의 작가님도 그렇고 후속작이 없는 듯한데, 불교와 관련한 추리소설을 더 써주시면 어떨까 싶다.

 

 

 

 

 

이 책은 사놓고 아직 읽지 않았다.  제목이 너무 무섭잖아. 지옥이라고 하니 단테도 생각나고..  스님이 자꾸 죽어나가고 비밀이 있고 사건이 있고 그렇다고 해서 냉큼 샀는데, 평도 없고 정말 궁금하다. 급한 불 끄면 이 책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주인공은 제일 끝에 온다고 했던가. 이 책은 엄지 척을 몇 번이라도 해주고 싶다. 이 책을 내가 소개해서 읽은 분들 가운데 같은 감상을 전해주신 분들은 아직 없지만(이심전심, 염화시중.. 말 안 해도 내가 알리라 생각해서 일 거라고 내맘대로 단정) 정말 재미있게 읽으셨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조선의 국보인 쌍룡불화를 일본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고군분투는 이럴 때 쓰는 단어라는 말씀을 한마디 드리며.....) 사로와 나의 이야기.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모든 갈등이 풀리며 찾아오는 클라이막스. 클라이막스라는 표현이 절대 아쉽지 않을 클라이막스 중의 클라이막스였다. 사로 시리즈를 내 주시면 참 감사하겠는데, 내가 재미있다고 생각한 소설의 작가님들은 데뷔작 이후 절필하시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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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을 파다보면 '삼중당 미스테리명작'과 자유시대사에서 나오는 '자유추리문고'의 명성을 피해갈 수 없다. 이 시리즈에 실렸던 작품들은 지금 많이 복간이 되어서 굳이 중고시장에서 '과한' 돈을 주고 살 필요는 없어졌지만, 콜렉터라면 복간 여부를 떠나 일단 모으기 시작한 시리즈는 끝장을 보고 싶은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나도 한때는 두 시리즈를 지구 끝까지 찾아다니겠다는 의지를 잠시 불태워보기도 했지만 깨끗하게 포기했다. 장르소설이라면 뭐든 좋아하는 건 아닌 편협한 취향이라 스파이물이나 하드보일드 탐정이 나오는 작품은 흥미가 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갖고 싶은 작품들을 얼추 다 모았기 때문에 삼중당과 자유추리는 이만 졸업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아이들은 내 최고의 보물이다. 물론 표지나 번역이나 책의 상태도 좋지 않고 삼중당의 경우 세로쓰기이기도 하지만 나름 운치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삼중당문고로 나왔으나 아직 복간되지 않은 명작 중의 명작이 이번에 나왔다. 이름하여 <파계재판>! 제목에 들어간 '파계'라는 단어 때문에 재판이란 비유적인 의미가 아닌가.. 스님께옵서(?) 파계되는 과정을 그린 추리소설인가...라며 집어든 기억이 난다. 그런데 어엿한 법정소설이었다. 누군가 살인죄로 기소가 되고 검사는 철벽같은 증거를 제시한다. 이대로라면 사형! 이에 맞서 전도유망한 변호사가 틈이 보이지 않는 철벽 알리바이를 깨려고 고군분투한다는 내용인데(오래 전에 읽어 기억이 가물가물.. 아마도?!), 처음부터 끝까지 법정을 거의 떠나지 않고 등장인물도 극히 제한적이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까지, 판결이 내려지기까지 (이런 클리셰는 쓰고 싶지 않지만) 책장을 덮을 수가 없다. 이런 작품이 다시 나오다니, 햄볶하다.

 

저자인 다카기 아키미스의 작품으로는 얼마 전에 나온 아래 왼쪽 책과 아마도 한국 출판계의 괴랄 표지로 기리 남을(개인적으로 이 표지를 뛰어넘을 괴랄은 없을 것 같다.) 아래 오른쪽 책이 있다. 물론 헌책방에 가면 무슨 검사 시리즈(일본 사람들 이름은 정말 모르겠다.ㅠ.ㅜ)도 아직은 구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세 권만 읽어도 다카기 아키미스라는 작가의 매력에 흠뻑 취할 수 있지 않을까.

 

 

 

 

 

 

 

 

 

 

 

나만의 감상이지만 <문신살인사건>의 표지에 나오는 아저씨를 보면 일본 배우인 나카이 키이치 아저씨가 떠오르는데... (아저씨,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저 단정한 포마드 바른 듯한 0:10 가르마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영화배우 나카이 키이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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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단 홍루몽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읽기가 쉽지 않다. 홍루몽에 대해 전혀 지식이 없이 읽다보니 사건의 전개나 너무 지지부진하고 산만한 듯한 느낌을 받아 끝까지 읽기가 쉽지 않았다. 물론 시간도 많이 걸렸고 설렁설렁 읽은 부분도 꽤 된다. 아직도 홍루몽을 읽지 못했지만 이런 저런 지식을 접하면서 이 책을 다시 제대로 읽고 싶은 생각이 들어 바로 주문... 시간이 흐르면 나라는 사람도 조금씩 변하듯이 같은 책을 대하는 자세도 달라지고 읽은 뒤의 느낌도 달라지는 듯.. 이래서 책을 빌려 보는 것도 좋지만 일단은 사 둬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말은 호갱의 자기변명인가?

 

 

 

  

 

 세 번 시도해 세 번 모두 완독에 실패한, 내게는 흔치 않은 경험을 선사해 준(?) 책이다. 재미가 없다기 보다 등장인물들이 그닥 매력이 없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세 번 모두 반도 못 읽고 포기했는데, 오기가 생겨서 언젠가는 꼭 다 읽고 말테다.. 어쩌면 지금 보면 또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제이슨 굿윈의 야심 시리즈는 현지에서는 반응이 좋아 시리즈가 계속 출간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나는 참 읽기 힘들었다. 아랍을 배경으로 한 소설들이 그렇듯이 진행이 몹시 더디고 곁가지가 많았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은 올 여름 알라딘에 책을 꽤 많이 팔면서 팔아버릴까 살짝 고민을 했는데, 어쩐지 팔기 싫어서 남겨 놓았던 기억이... 다시 읽으면 또 어떤 느낌을 받을지...

 

 

 

 

 

 

 

이 책은 정말.... 밑도 끝도 없이 주절주절 주절거리는 주인공의 시점을 따라 주절주절 비틀비틀하다 잠들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를 정도다... 제목도 근사하고 시놉도 재미있는데, 도대체 왜 일까.. 왜 재미가 없게 느껴진 건지 적어도 반 정도는 읽어봐야 확실하게 알 텐데(작품의 끓는 점이 비교적 한참 후에, 결말 부분에 나오는 요상한 책들도 있으니까) 이 책은 반은 고사하고 3분의 1도 제대로 읽은 기억이 없다... 읽다보면 졸고 있는, 나로서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하게 해 준 고마운 책이랄까. 그나마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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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벨의 도서관이라... 

바벨의 도서관은 작가들의 작가라는 보르헤스가 선집한 세계문학전집이다. 요근래 세계문학전집이 많이 나오던데 그중에서 가장 독특한 전집이 아닐까 싶다. 보르헤스가 이탈리아의 출판인 프랑코 마리아 리치와 함께 선정한 29명의 작가의 작품들 중에서 고르고 고른 중단편들이 실려 있다고 한다. 지금 10권까지 나왔는데, 앞으로 29권까지 나온다고 출판사는 '예고'했다. 책표지만 봐도 뭔가 색다를 것 같다. 실린 작품들 중에서 체스터튼의 작품이 가장 궁금한데, 어서 읽고 싶다. 

이 시리즈 외에도 요즘 봇물처럼 세계문학전집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나처럼 소설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정말 기쁘다 구주... 아니 전집 오셨네다. 세계문학의 고전들을 모은 그야말로 고전적인 전집들도 탐이 나지만, 고전을 현대적인 시선으로 새롭게 해석해서 기존의 레퍼토리에 새로운 작품들을 많이 집어넣은 점도 마음에 든다. 펭귄 클래식의 경우 표지부터 나를 살살 꼬시는 것 같다.  

어디 그뿐인가. 장르소설을 내는 출판사에서도 모중석 클럽이니, 미도리의 책장이니, 블랙펜 클럽에, 블랙캣 시리즈니... 추리물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야 말로 봄날이다. 시공사의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는 벌써 많이 나왔고...       

언젠가 책인지 어디에서 신경숙 작가의 집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뻥 뚫린 집이 온통 책이었는데도, 전혀 숨막히는 느낌이 들지 않고 환한 것이 너무 좋았던 것이다. 작가의 서재라는 것만으로도 은근한 포스가 뿜어져 나올 터인데, 수많은 책들이 오밀조밀 그러면서도 여유롭게 모여있는 모습이 정말 부러웠다. 지금 나오는 전집들을 다 사고 싶지만, 돈은 둘째치고 그 책을 수용할 공간이 없다. 머리에 모두 이고 살 거 아니면 도서관에서 빌려 보던지, 정말 갖고 싶은 책들만 골라서 사든지(그럼 그건 전집이 아니잖아.) 그래야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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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복이 쌓인 눈을 보니 문득 몇 해 전에 읽은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이 떠오른다. 

꽤 두꺼운 소설이었지만 한달음에 읽어내렸더랬다. 

도서관의 대출기간 마감의 압박도 있었거니와,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잔잔하게 독백하듯 이어지는 스밀라의 이야기를 읽기 시작한 순간 다 읽지 않고는 책을 덮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어깨 위로 눈이 쌓여 점점 파묻혀 버릴 것만 같은 우울한 기분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재미있어서 몇 번이고 다시 읽고 싶은 책도 있지만 이 책은 다시 읽기가 왠지 두려웠다.  

북극의 차가운 바닷물 속으로 소리 없이 빨려들어가 버릴 것만 같아 무서웠다. 

그래서 책장에서 뽑을까 말까를 늘 고민하게 된다. 

헤닝 만켈의 소설도 오늘 옆구리를 팍팍 찌르는구나. 

이 책들은 읽으면서 그와 그녀의 압박에 짜증이 났더랬다. 

누가 누구인지 읽다보면 헷갈려서 번호라도 붙여가며 읽어야 했다. 

하지만 그런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읽고 싶은 소설이었다. 

늙수그레하고 당뇨병에 시달리는 중년의 경찰인 발란더에게 흠뻑 빠졌었는데. 

헤닝 만켈 덕분인지, 북구권 작가들의 추리소설이라면 일단은 기대하게 된다. 

영미권이나 일본추리소설과는 다른 무겁고 음울한 분위기지만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깊은 여운을 남기는 것 같다. 

마감의 압박이 아니라면 이런 책들을 꺼내놓고 닥치는 대로 읽고 싶은데. 

마감의 압박에 페이퍼 쓸 시간은 있느냐며 비아냥거리는

양심의 소리가 들리는구나... 

어쨌거나 재미있는 소설은,,,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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