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인생의 고비마다 한 뼘씩 자란다
김이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4월
평점 :
언젠가 어머니께서 누구나 살다보면 죽을 고비를 일곱 번 맞닥뜨리게 된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부자인 사람, 성공한 사람, 똑똑한 사람, 잘난 사람 할 것 없이 살다보면 누구나 실패를 겪고 위기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니 너무 낙심하지도 말고 억울해하지도 말라는 뜻이셨으리라. <나는 인생의 고비마다 한 뼘씩 자란다>를 읽으면서 그 때 그 어머니의 말씀을 다시 한번 되새겼다. 저자 김이율은 카피라이터 출신으로 교보생명, 유한양행, 미래에셋, 기아, 대상, 신한금융, 국민연금 등 20여 군데의 기업 사보에 칼럼을 썼으며 특강 강사로도 활동했다. 또한 <가슴이 시키는 일>,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이 가장 멀다> 등 베스트셀러의 저자로도 유명하다.
신작 <나는 인생의 고비마다 한 뼘씩 자란다>는 모두 스물세 명의 인생역전 스토리를 특유의 아름답고 따뜻한 문장으로 풀어낸 감동적인 책이다. 장애를 이겨내고 희망의 증거가 된 호이트 부자, 금남의 벽을 깨고 무용수가 된 빌리 엘리어트, 암투병 중에도 환경보호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은 레이첼 카슨, 야쿠자의 부인에서 변호사로 인생역전한 오히라 미쓰요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사들뿐 아니라, '한국의 스티븐 호킹'으로 유명한 서울대 이상묵 교수, 한국인 차별을 이겨내고 성공한 MK택시 유봉식 사장, 960번 도전 끝에 운전면허를 취득한 차사순 할머니 등 국내에서 화제가 된 이웃들의 이야기도 실려 있어서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나는 노숙자임에도 열심히 공부하여 하버드대에 입학한 소녀 카디자 윌리엄스와 '마지막 강의'로 유명한 랜디 포시 교수의 일화가 인상적이었다. 열네 살 미혼모의 딸로 태어난 카디자는 날 때부터 길거리에서 살았다. 마약중독자, 알코올중독자가 득실대는 거리에서 쓰레기통을 뒤져 먹을 것을 구하는 생활이었지만, 카디자는 꾸준히 책을 읽었고 공부도 열심히 했다. 그리고 마침내 수많은 명문대로부터 입학 허가를 받았으며 하버드대에 입학했다. 집에 돈이 없어서, 부모님이 제대로 뒷바라지를 안 해줘서 공부를 못하고 성공을 못한다는 핑계를 무참히 짓밟아버리는 일화가 아닐 수 없다.
랜디 포시 교수는 갑작스럽게 암 선고를 받고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마지막까지 삶의 의지를 꺾지 않고 강단에 선 인물이다. 그의 이야기는 <마지막 강의>라는 책으로도 만들어져 전세계인들을 울린 바 있다. 그가 남긴 말 중에는 명언으로 남은 것이 많다. 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말이 책에도 소개가 되어 있었다. "담벼락이 왜 존재하는지 아세요? 그건 우리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있는 게 아닙니다. 우리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거기 서 있는 겁니다. 그 무언가를 간절히 원한다면 그것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담벼락은 우리의 가능성과 간절함을 끌어내고자 거기에 있는 겁니다." (p.254)
우리는 인생길에서 수없이 많은 담벼락을 맞닥뜨린다. 그것은 실패일 수도 있고, 실연일 수도 있고, 가난일 수도 있고, 병일 수도 있고, 불화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모든 담벼락들은 나를 파괴하고 좌절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깨부수고 넘어가는 순간 우리의 인생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고 한층 더 빛난다. 그래서 저자는 '인생의 고비마다 한 뼘씩 자란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