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투른 선배 9
쿠도 마코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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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에 전력을 다하는 직장인 칸나와는 직속 남자 후배인 카메가와를 대하는 것이 서투르다. 그런 칸나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카메가와는 항상 사람 좋은 얼굴로 선배인 칸나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 칸나와는 카메가와와 호흡을 맞추며 일하는 것에 이제 겨우 익숙해졌는데, 칸나와가 중도 입사한 시바세키의 교육을 담당하게 되면서 카메가와는 벳푸의 부하가 된다. 카메가와와 헤어지게 된 것도 서운한데 벳푸가 카메가와를 이성으로서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라서 칸나와의 마음은 조마조마하다.


쿠도 마코토의 만화 <서투른 선배> 9권은 서로 다른 부서가 되면서 전처럼 회사에서 자주 못 보게 된 칸나와와 카메가와의 이야기를 그린다. 칸나와는 카메가와가 없어도 괜찮다고 말하지만, 회사에서는 안 하던 실수를 연발하고 집에서는 왠지 모를 허전함을 느낀다. 카메가와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 찬 자신과 다르게, 다음 진로를 척척 정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동료들을 보면서 초조함을 느끼기도 한다. 카메가와 비중이 적어진 건 아쉬운데 새로 등장한 시바세키 캐릭터가 귀엽다. 무심한 듯하면서 은근히 주위를 잘 보고 있는 타입이랄까(근데 이름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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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의 최애 3
오시마 린타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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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조직의 조직원이자 최강의 킬러라고 불리는 엔도 오와루는 사실 지하 아이돌 '로제시아'의 멤버 카오링(미나보시 카오리)의 엄청난 팬이다. 어느 날 사람이나 죽이고 다니는 자신의 더러운 손으로는 청결하고 성스러운 카오링의 손을 잡을 수 없다는 걸 깨달은 엔도는 그 길로 조직에서 나와 '손을 씻는다'. 하지만 업계 최고의 실력자를 조직에서 순순히 놓아줄 리 없을 터. 최저 시급 받으며 아르바이트하랴, 라방 보고 공연 보고 사인회 다니며 덕질하랴, 조직을 나온 후에도(어쩌면 전보다 더) 바쁜 생활을 하고 있는 엔도의 주변에는 그의 목숨을 노리는 인물이 한둘이 아니다. 게다가 3권에는 새로운 위험 인물이 나타나는데...


오시마 린타로의 만화 <킬러의 최애> 3권은 '퀸즈 오브 디 아이돌 페스티벌' 1차 예선을 무사히 마친 로제시아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1차 예선 후 라이브 영상에서 2차 예선을 기대하는 멤버들의 모습을 보고 전의에 불이 붙은 엔도는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의문의 볼링장으로 향한다. 한편 로제시아의 경쟁 아이돌 그룹 'DIVE=히로인'의 멤버 노베 노노카는 의외의 장소에서 자신의 최애 엔도를 만나고 깜짝 놀란다. 대체 언제 어디서 노노카가 엔도를 보고 최애로 삼았는지 의문이었는데 사연을 알고 나도 깜놀했다. 노노카의 최애인 엔도와 엔도의 최애인 카오링. 이들의 기묘한 삼각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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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못 내는 소녀는 「그녀가 너무 착하다」고 생각한다 13
야무라 이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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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로는 심리적인 이유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실성증을 앓고 있다. 말 대신 필담으로 대화를 나눠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친구를 사귀기기가 힘든 마시로에게 어느 날 코코사키가 다가온다. 코코사키는 무뚝뚝하고 인상도 차갑지만 사실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목소리를 못 내는 마시로의 마음을 먼저 읽고 도와준다. 그 후 코코사키 말고도 다른 친구들이 더 생겨서 이제 마시로의 주변에는 친구들이 아주 많다. 그럼에도 차도를 보이지 않는 실성증. 안타까운 마음으로 마시로를 지켜보던 코코사키는 마시로의 과거 지인들을 만나러 가고, 뒤따라간 마시로는 코코사키의 진심을 깨닫고 감동한다.


야무라 이치의 만화 <목소리를 못 내는 소녀는 「그녀가 너무 착하다」고 생각한다> 13권은 마침내 목소리를 되찾은 마시로와 그 후의 일들을 담고 있다. 코코사키 덕분에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고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 수 있게 된 마시로는 코코사키에게 자신의 목소리로 직접 감사함을 전한다. 코코사키는 츤데레 캐릭터답게 쑥스러워 하면서도 엄청나게 기뻐하는 모습. 마시로와 코코사키가 각각 따로 있을 때보다 훨씬 늘어난 친구들과 그만큼 늘어난 추억, 기쁨, 즐거움, 감동... 이런 것들을 천천히 헤아리면서 읽으니 어느새 완결에 이르렀다는 게 뿌듯하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했다.


실성증을 특정한 병이나 증세가 아니라 남에게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거나 솔직한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는 상태를 상징하는 것으로 본다면, 마시로에게 코코사키가 그런 것처럼 무조건적으로 자신을 믿어주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만화인 것 같다. 코코사키처럼 도움이 필요한 사람의 존재를 항상 살피고 먼저 손을 뻗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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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현대문학 가가 형사 시리즈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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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삼매경에 빠져 있다가 최근에는 <크라임씬 제로>에 푹 빠져 있었다. 원래부터 챙겨봤던 프로그램은 아니고 유튜브 알고리즘에 자꾸 떠서 조각 영상을 몇 개 봤을 뿐인데, 정신을 차렸을 때는 나도 모르게 넷플릭스를 결제해 공개된 <크라임씬 제로> 에피소드를 보고 또 보고, 지난 시즌도 보려고 티빙을 결제하고... 그래서 이번에는 <크라임씬> 삼매경 상태에서 빠져 나오려고 다시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는, 뭐 그런 쓸데없는 이야기.


<악의>는 가가 형사 시리즈 전작 읽기를 시작하면서 가장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다. 이제는 노련한 형사 그 자체인 가가 형사가 원래는 교사였고 '어떤 사건'을 계기로 교사를 그만두고 형사로 전직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부터 그 '어떤 사건'의 전모가 드러난다는 <악의>를 꼭 읽어보고 싶었다. 막상 읽어보니 궁금했던 가가 형사의 교사 시절 이야기는 생각보다 분량이 적었는데, 메인 이야기가 상당히 매력적이다. 가가 형사 시리즈의 전작인 <졸업 : 설월화 살인 게임>이나 <잠자는 숲>에서는 작가가 아직 인간의 선의를 믿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악의>에서는 그런 선의를 이용하는 악인이 있다는 걸 보여줘서 더욱 서늘하고 섬뜩했다. 


이야기는 베스트셀러 소설가 히다카 구니히코가 자신의 자택 작업실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최초 발견자인 히다카의 오랜 친구이자 동료 작가인 노노구치 오사무는 공교롭게도 사건을 맡은 가가 형사가 아는 인물이다. 가가 교이치로가 형사가 되기 전 중학교 교사로 근무했을 때 노노구치가 같은 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근무했던 것이다. 노노구치와 반갑게 인사를 나눈 가가 형사는 노노구치가 사건 당일의 체험을 자세하게 기록해 두었다는 사실을 알고 읽고 싶다는 의사를 전한다. 노노구치는 절친을 살해한 범인을 잡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하겠다며 흔쾌히 기록을 넘기는데...


이 소설은 상당히 이른 단계에서 사건의 진범이 누구인지가 밝혀진다. 진범이 밝혀졌으니 당연히 경찰은 수사를 접으려고 하는데 뭔가 개운하지 않다고 느낀 가가 형사는 독단으로 수사를 재개한다. 그는 노노구치가 넘긴 수기와 노노구치의 자택에 남아 있는 물건들, 히다카가 이제까지 발표한 소설 및 미완성 원고, 두 사람의 과거를 아는 지인들의 증언 등을 근거로 두 사람의 진짜 관계를 알아내려고 한다. 그 결과 자신이 어떤 선입견에 사로잡혀서 사건을 정확히 보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그러한 선입견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범인의 '진짜 목적'이었다는 사실이 이 소설의 대단한 점이다.


범인이 누구인지가 상당히 이른 단계에서 밝혀지고 남은 분량은 범인의 진짜 동기를 찾는 데 쓰인다는 점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최근작 중 하나인 <백조와 박쥐>의 전개와 비슷하다고 느꼈다. 인기 작가의 창작물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어난다는 점에서는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이 연상되기도 했다. 학교 폭력으로 인해 만들어진 악연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이어져 살인 사건으로 귀결된다는 점에서는 최근에 읽은 찬호께이의 소설 <고독한 용의자>가 떠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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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한강을 읽는 한 해 (주제 2 : 인간 삶의 연약함) - 전3권 - 바람이 분다, 가라 + 채식주의자 (리마스터판) + 내 여자의 열매,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을 읽는 한 해 2
한강 지음 / 알라딘 이벤트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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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소설 <흰>을 언제 처음 읽었는지 확인해 보니 초판이 나온 2016년이다. 읽은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9년 전. 그 사이 한강 작가의 다른 책도 몇 권 나왔고,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로 한강 작가가 2024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기쁨도 있었다. 예전에 쓴 리뷰를 다시 읽어보니 낯설다, 벅차다 같은 단어들을 자주 쓴 것이 눈에 띈다. 이번에 <흰>을 다시 읽으면서는 고요하다, 차분하다 같은 감정들을 자주 느꼈다. 아이러니하게도 소설 속 화자가 처한 상황은 사실 고요함이나 차분함과는 거리가 멀다.

낯선 외국에 혈혈단신으로 와서 얼마간 살기로 한 '나'는 익숙지 않은 생활에 적응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지저분한 벽과 문을 다시 칠하고, 무겁게 가져온 짐을 정리하고, 새로운 음식과 언어, 문화를 배워야 하는 압박을 느낀다. 어느 날 '나'는 자신이 살게 된 도시가 2차 대전 때 히틀러에 의해 심하게 파괴되었으나 전후에 사람들이 열심히 복구해 현재에 이르렀음을 알게 된다. 도시가 한 번 죽었다가 새로 태어났다는 생각을 하던 '나'는 어릴 때 어머니가 해줬던 죽은 언니 이야기를 떠올린다. 태어난 지 몇 시간도 안 되어 죽은 언니. 그 언니를 품었던 포궁에서 태어난 '나'는 언니의 죽음과 자신의 삶이 맞닿아 있다는 느낌을 잊지 않았다.

같은 삶이라도 간단한 말조차 배우지 못하고 죽은 언니의 삶과 언니가 살았더라면 너는 태어나지 못했을 거라는 말들 속에서 산 '나'의 삶은 다르다. 그러나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한 채 끝나버린 언니의 삶이나 언니의 죽음으로 인해 생겨난 나의 삶이나 삶이기는 마찬가지이기도 하다. 마치 어떤 흰 것은 아무것도 묻은 적 없어서 희고, 어떤 흰 것은 색이 있던 자리가 바래서 희고, 어떤 흰 것은 색이 있던 자리를 덮어서 희지만, 흰 것들은 똑같이 흰 것처럼.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은 흰 것들 - 또는 산 자들 또는 살았던 자들 - 을 헤아리는 동안 내 마음은 모처럼 흰 것들처럼 평온하고 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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