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알라딘에서 구입한 책이 천만 원 어치를 훨씬 넘는다니 ㄷㄷㄷ 이대로 읽으면 80세까지 6천 권은 더 읽을 수 있다는 결과를 보고 새로운 꿈이 생겼습니다. 평생 1만 권 읽기 가능할까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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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진정한 친구 하나 없는 걸까
조은강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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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 서툰 사람도 상처받지 않는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을까. 어른이 되어서도 마음이 잘 맞는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 <나쁜 엄마 심리학>의 작가 조은강의 신작 <왜 나는 진정한 친구 하나 없는 걸까>는 어려서부터 관계에 서툴렀던 저자가 어른이 되고 뒤늦게 인간관계를 배워가면서 알게 된 것들을 에세이 형식으로 쓴 자기계발서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관계 맺기에 젬병이었다. 반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며 돌다가 선생님이 외치는 숫자에 맞게 모이는 게임을 하면 언제나 혼자 남았다. 쉬는 시간마다 모여서 떠드는 친구들은 있었지만 속마음까지 털어놓을 수 있는 '단짝' 친구는 없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별로 다르지 않았다. 이제는 동성 친구뿐만 아니라 이성 친구, 애인, 배우자까지 선택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무엇이 정답인지 몰라서 때로는 남들 의견에 억지로 맞춰보기도 하고, 때로는 혼자를 자처하며 튀어보기도 했다. 결과는 매번 달랐다. 만족스럽기도 했고 불만족스럽기도 했다. 이제는 안다. 인간관계에 정답이란 없다는 걸. 굳이 정답을 찾자면 '미리 고민하지 말고 내 마음이 가는 대로 하라'는 것이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먼저 다가가고,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문이라도 두드려봐야 한다. 좋은 기회가 올 때까지 마냥 기다리기만 하는 사람에게는 모든 인연이 우연이거나 불운이다. 반면 좋은 기회를 스스로 찾아가는 사람은 우연도 필연으로 만들고 불운도 배움의 기회로 바꾼다. 저자에겐 10년 전에 떠난 산티아고 순례가 그랬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TV에서 본 저자는 곧바로 상사병에 걸렸다. 너무 가고 싶었지만 너무 멀었고, 비용도 시간도 문제가 되었다. 그런데 얼마 후 마치 계획된 것처럼 회사에서 실직을 했고 순례하러 떠날 핑계가 생겼다. 순례길에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평생 못 해본 신기한 경험도 많이 했다. 그걸 책으로 써서 작가가 되었고 이렇게 또 책을 냈다.


저자는 또한 사랑을 받을 줄 아는 사람이 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어릴 때 아버지에게는 넘치는 사랑을 받았지만 어머니에게는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저자는 오랫동안 자신에게 호의를 품고 다가오는 사람들을 의심하고 거부했다. 누가 나를 좋아한다고 하면 '나처럼 한심하고 보잘것없는 여자를 왜 좋아하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남이 주는 사랑을 밀어내기만 하는 사람은 평생 마음에 사랑이 채워질 수 없다. 마음에 사랑이 채워지지 않으니 남에게 줄 수도 없다.


사람을 상처 입히는 건 사람이지만, 그 상처를 낫게 하는 것도 사람이다. 평생 혼자 살 수 없는 인생이라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여러 사람과 더불어 잘 사는 방법을 터득하는 편이 낫다는 저자의 조언이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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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의 목소리 1
나츠 미도리 지음, 치쿠야마 키요시 그림, 문기업 옮김, 스기모토 아야 협력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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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개는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라고 한다. 그렇다면 인간은 개의 가장 좋은 친구일까. 반려동물 문화의 실태를 고발하고 반성과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의 만화 <꼬리의 목소리>를 읽고 든 생각이다.


수의사 '시시가미 타이치'는 동물보호단체의 의뢰를 받아 한 가정집을 방문한다. 시시가미는 이 집 아들이 불법으로 개를 임신시켜서 새끼를 업자에게 팔아넘기는 '브리더'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문제는 이 집에서 키운 것으로 의심되는 개들은 온몸에 피부병이 있고 털이 많이 빠지고 근육이 마모된, 전형적인 '사육 포기' 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시시가미는 치료비를 받지 않을 테니 이 집의 개들을 전부 넘기라고 사정하지만, 상대는 문도 열어줄 수 없다며 도리어 화를 낸다. 이때 어디선가 험상궂은 외모의 한 남자가 나타나 문을 부수고 억지로 집 안으로 들어간다. 남자의 정체는 애니멀쉘터 소장 '아마하라 시로'. 막무가내로 집 안에 들어간 시시가미와 아마하라는 충격적인 모습을 목격하고 경악한다.





표지의 강아지 그림이 귀여워서 내용도 귀여울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시시가미와 아마하라가 목격한 충격적인 모습이란, 주인이 밥도 안 주고 산책도 안 시켜주고 목욕도 청소도 안 해줘서 치사 직전에 다다른 개들의 모습이다. 먹을 게 없어서 개들이 서로의 몸을 뜯어먹고, 연약한 새끼의 팔다리까지 뜯어먹힌 모습이다(이 장면은 너무 끔찍해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 책에 따르면 이러한 '동족 포식'은 주인에게 버려지고 굶주린 동물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한다. 동물들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밖에 본 적 없는 나로서는 충격적인 일이었다.


주인이라는 인간들은 개들이 이 지경에 이르도록 관심도 없고 신경도 안 쓴다. 그들의 관심은 오로지 개를 임신시키고 그 새끼를 팔아서 돈을 버는 것뿐이다. 개들은 그런 인간들을 주인으로 알고 도망칠 생각도 안 한다. 시시가미는 그동안 자신이 너무 순진하게 현실을 본 것 같다고 자책하고, 아마하라는 말 못 하는 동물들에게 끔찍한 짓을 저지르는 인간들에게 분노한다.





동물의 삶을 힘들게 만드는 건 동물을 학대하고 방치하는 사람들만이 아니다. 동물이 가엾다는 이유로, 동물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동물을 억지로 떠맡거나 끝까지 책임질 수 없으면서 돌보는 사람들이다. 저자는 '동물을 액세서리처럼 사는 멍청한 입양자들'이 불법 번식업자 문제를 낳는다고 지적한다. 방송에 귀여운 강아지나 고양이가 나오면 같은 같은 품종의 강아지나 고양이 구매가 일시적으로 증가한다. 또 다른 품종의 강아지나 고양이가 방송에 나오면 유행이 바뀌었다며 예전에 키우던 강아지나 고양이를 버리고 새로운 강아지나 고양이를 사들인다. 이런 문제가 반복되면서 유기견, 유기묘 문제가 점점 극심해지고 있다.





동물 개체 수 조절도 중요한 문제다. 북미와 유럽 등 동물복지 선진국에서는 모든 동물들이 최적의 양육과 보호를 받는 것을 목표로 개체 수 조절에 힘을 쓰고 있다. 길고양이를 제로로 만들기 위해 모든 길고양이를 보호 쉘터에 수용하고, 동물들이 때가 되면 중성화 수술을 받도록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문제는 동물이 불쌍하다는 이유로 중성화 수술을 시키지 않거나, 길가에 버려진 강아지나 고양이를 무단으로 키우는 행위다. 그렇게 '선의로' 한 행동이 해당 동물은 물론 종족 전체의 목숨을 위협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니 아찔하다.


동물 개체 수 조절에 실패할 경우, 적정 개체 수를 초과하는 동물들은 안락사를 시킬 수밖에 없고, 안락사를 하는 과정에서 인간이 희생되기도 한다. 실제로 2016년 대만 타오위엔시의 동물 보호 센터가 과밀 상태가 되자, 수의사 젠즈청은 전염병이나 동족 포식을 막기 위해 2년간 동물 700마리를 안락사시켰고, 그 충격으로 동물을 안락사 시킨 것과 같은 약을 자신에게 주사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이는 동물 복지 문제에 보다 신중하게 접근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참사다.





책의 후기는 공익재단법인 환경 복지협회 'Eva'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일본의 유명 연예인 '스기모토 아야'가 썼다. 동물 애호가로 유명한 스기모토는 2013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피재지에 버려진 동물들을 직접 구조하고 입양처를 찾아주는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스기모토는 "<꼬리의 목소리>를 처음 읽는 분은 그 내용에 충격을 받고, 좀처럼 믿지 못하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것은 현실입니다."라고 썼다. 정말 그렇다. 반려동물이 있는 사람은 물론 반려동물이 없는 사람도 동물 복지 문제에 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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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
호시 요리코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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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것'을 그려내고 싶었다." <오늘의 네코무라 씨>, <아이사와 리쿠> 등의 작품으로 한국에서도 많은 수의 팬을 보유하고 있는 만화가 호시 요리코가 신작 <B&D>를 발표하면서 밝힌 작품의 의도다. 작가의 의도대로 이 만화는 '뭐라고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것' 투성이다.


등장인물은 2살짜리 천재 치치와 주변의 형들이다. 총 41편의 단편과 2편의 새로 그린 단편이 실려 있는데 하나같이 시시껄렁한 농담 수준의 일상을 담고 있다. 형들이 어떤 여자가 찾아왔는데 오른쪽 어금니가 금니였다느니, 커피 젤리 위에 프레시 크림을 얹어 먹으면 더 맛있다느니 하는 시답잖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꼬맹이 치치는 학교에 입학한다. 한참 나이 많은 형, 누나들도 풀지 못하는 문제를 척척 풀고, 백 점 맞은 시험지를 형들에게 나눠줘서 의도치 않게 곤란한 상황을 만드는 걸 제외하면 대체로 즐거운 나날을 보낸다.





<오늘의 네코무라 씨>, <아이사와 리쿠>를 뛰어넘는 독특한 만화인데, 그렇다고 아주 엉뚱하고 비현실적인 내용만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에피소드가 있다. 어떤 형이 치치에게 이런 말을 한다. "나는 아빠처럼 부모님 회사의 사장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빠가 '네가 가장 하고 싶은 걸 해라'라고 하시더라고." 멋대로 아빠의 꿈은 자신이 회사를 이어받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아버지의 진짜 꿈은 '가족이 꿈을 이루는 것'이라고 하니 당황스럽다는 것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자신의 꿈을 강요하는 경우도 많지만, 반대로 자식이 부모의 꿈을 멋대로 넘겨짚는 경우도 없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에피소드도 있다. 이시다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썼던 '스무 살이 되어서 해낸 일 20가지'라는 작문을 읽고 해낸 일이 거의 없다는 걸 깨닫고 좌절한다. 스물이 넘었는데 영어도 못 하지, 자동차 면허도 없지, 비행기도 탄 적 없지, TV에도 나간 적 없지, 그런 자신에게 정이 뚝 떨어진다고 하자 친구들은 초4인 네가 너무 높은 꿈을 꾼 것뿐이라며 위로한다. 이어지는 이시다의 말. "하지만 한 게 하나밖에 없었다고! '의자 없이도 냉장고 위를 볼 수 있다.'" 친구들의 말. "큰 거 했네," ㅋㅋㅋ


호시 요리코의 만화가 으레 그렇듯이 빵 터지게 재밌지는 않지만 묘한 매력과 감동이 있는 작품이다. 그나저나 2년 가까이 나오지 않고 있는 <오늘의 네코무라 씨> 신간은 언제 나오나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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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야화담 1
마츠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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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 없이 한밤중에 읽다가 너무 무서워서 몇 번을 멈췄던 만화다. 요괴 만화라고 해서 <불쾌한 모노노케안>이나 <나츠메 우인장>과 비슷할 줄 알았는데 장르도 분위기도 한참 다르다.


평범한 외모의 남자 고등학생 '사사키 토키히토'는 언제부터인가 자신의 그림자에 나비가 앉아있는 것을 깨닫는다. 이상한 일이지만 해를 가하지 않으므로 그대로 뒀더니 나비의 수가 엄청나게 늘었다. 이윽고 나비떼에 쫓기는 신세가 된 사사키는 오래되어 보이는 여관 앞에 서 한 남자를 만난다. 남자가 말한다. "저희 숙소에서는 '숙박비'를 전혀 받지 않습니다. 그 대신 당신의 '비밀'을 하나 받아갑니다." 사사키가 비밀이 없어서 숙박비를 낼 수 없다고 말하자 남자의 표정이 변하고 엄청난 일이 벌어진다. 코너에 몰린 사사키가 고민 끝에 밝히는 비밀의 실체는 더욱 아찔하다.


단편으로 끝나는 줄 알았던 이야기는 두 번째 이야기, 세 번째 이야기, 네 번째 이야기로 이어지면서 더욱 구체화되고 넓어진다. 사사키가 들어간 여관의 이름은 무언가 문제를 안고 있는 인간이 방문하는 숙소 '무라쿠모야'. 사사키처럼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숙박비 대신 자신의 비밀을 내야 하는 것이 이 숙소의 규칙이다.


요괴 이야기, 귀신 이야기를 싫어하는 편이 아닌데 만화의 생생한 그림으로 접하니 훨씬 더 무섭게 느껴졌다. 이런 공포 만화는 욕하면서도 계속 보게 되는데 그 이유는 뭘까. 마라탕에 중독되는 것과 같은 이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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