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한잔, 안주는 이걸로 하시죠 - <고독한 미식가> 원작자의 제멋대로 반주 가이드
쿠스미 마사유키 지음, 박정임 옮김 / 살림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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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미식가>의 원작자 구스미 마사유키의 에세이집이다. <고독한 미식가> 외에도 <방랑의 미식가>, <하나 씨의 간단 요리> 등 다수의 음식 만화를 집필한 저자는 실제로도 음식을 무척 좋아한다. 특히 음식에 술을 곁들여 먹는 반주를 즐기는 저자는 이 책에서 어떤 술에 어떤 음식이, 어떤 음식에 어떤 술이 잘 어울리는지 소개한다. 이를테면 방금 만든 볶음밥에는 소주 온더록스가, 얇게 회 뜬 가다랑어에는 니혼슈가, 바삭하게 튀긴 돈가스에는 맥주가, 뜨끈하게 데워진 오뎅에는 사케가 어울린다는 식이다.


저자가 들려주는 음식 이야기는 흥미로웠지만, 아쉽게도 나는 술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서 술 이야기에는 공감하기 어려웠다. 이제까지 술 잘 마시는 사람을 부러워한 적은 없었는데 이 책에 공감할 수 있다는 건 부러울지도. 저자가 좋아하는 음식 대부분이 비싸고 고급스러운 음식이 아니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대중식이라는 점은 좋았다. 일본 국기관에서 파는 닭꼬치나 요코하마 특산물인 슈마이 도시락은 술을 곁들이지 않아도 한 번쯤 먹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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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도 괜찮지만 오늘은 너와 같이 - 잠든 연애세포를 깨울 우리 사랑의 기록
나승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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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영화를 보거나 아름다운 풍경을 볼 때면 누군가와 이 감정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라도 괜찮지만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KBS 라디오 <사랑하기 좋은 날 이금희입니다>의 메인작가 나승현의 <혼자도 괜찮지만 오늘은 너와 같이>는 잠들어 있던 연애 세포를 두드려 깨우기에 충분한 책이다. 이 책은 <사랑하기 좋은 날 이금희입니다>의 코너 '연애일기, 만약에 우리' 앞으로 보내온 청취자들의 사연을 방송에 맞게 편집한 대본을 간추려 엮은 것이다.


책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연애 모습이 나온다. 소개팅하기로 한 남자와 영화관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약속 시간이 다 되어 나타난 남자가 마음에 들어 속으로 '땡잡았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 소개팅남의 입에서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이 나온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다른 분과 착각했네요." 알고 보니 다른 여자와 소개팅하기로 한 남자였던 것이다. 그 남자와 헤어진 후 원래 소개팅하기로 되어 있던 남자와 만나 영화를 봤지만, 마음이 딴 데 있어서 그런지 잘 풀리지 않았다. 만약 그때 용기를 내서 그 남자를 붙잡았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이야기에 내 마음이 다 콩닥거렸다.


인생의 고락을 함께 하며 더욱 깊어지는 사랑 이야기도 나온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두 남녀가 마음이 맞아 결혼식을 올렸다. 나이도 같고 직장도 같고 자취 경력이 있는 것도 같고. 어쩌면 우리는 이렇게 비슷할까. 눈만 마주쳐도 깨가 쏟아졌다. 그러던 어느 날 여자가 아이를 가졌다. 두 사람은 기뻐하며 바로 아이 맞을 준비를 했다. 그런데 36주 뒤에 태어나야 할 아기가 23주 5일 만에 태어났다. 의사는 아기가 살 확률이 0퍼센트이며, 살더라도 평생 장애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른둥이인 아기가 잘 자라는 동안 이번에는 여자의 가슴에 혹이 생겼다. 병원에 가보니 유방암이라고 했다. 다행히 수술이 잘 되었고 아기도 무사히 잘 자라고 있다. 삶의 고통과 즐거움을 함께 겪은 두 사람의 사랑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저자 자신의 연애담도 나온다. 사랑에 관한 책을 쓸 만큼 사랑이라면 많이 알기도 하고 해보기도 했지만, 막상 사랑이 뭔지, 연애를 잘하는 비결이 뭔지 누가 물으면 주저 없이 '이거다'라고 대답하지는 못한다. 사람마다 사랑에 대한 정의가 다르고, 연애하는 방식이 다르고, 또 같은 사람이라도 나이에 따라,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사랑에 대한 태도나 연애 기술이 바뀌기 때문이다. 다만 저자는 "함부로 사랑에 빠지지는 않지만 언제든 사랑에 빠질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고 싶다고 말한다. 남들 눈치에 압박을 느껴 원하지 않는 사람과 원하지 않는 연애나 결혼을 하는 것도 안 되지만, 주위 시선을 의식해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도 말을 못 하거나 마음을 접으면 안 된다는 의미가 아닐까. 깊이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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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시지 1 패시지 3부작
저스틴 크로닝 지음, 송섬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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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 <창세기>에는 '노아의 방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한 아담과 이브의 자손들이 크게 늘어나고 번성하면서 악행 또한 만연하자 이를 보다 못한 신이 대홍수를 내려 인간을 벌할 계획을 세운다. 인간 중에 단 한 사람, 노아에게만은 방주를 만들라고 명하고, 노아의 가족들과 동물 몇 마리를 태우도록 허락한다. 신의 예고대로 엄청난 홍수가 일어나 40일 동안 계속되었고, 그동안 인간을 비롯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목숨을 잃었지만, 노아의 방주에 타고 있던 인간과 동물들만은 살아남았고 그 후에도 번성했다.


저스틴 크로닌의 <패시지>는 노아의 방주 이야기에 착안한 것으로 보이는 판타지 소설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일견' 평범하다. 미국 아이오와주에 사는 지넷이라는 여성이 딸을 출산하고 에이미라고 이름 짓는다. 에이미의 아버지는 다른 지역에 사는 유부남이었기에 지넷은 굳이 알리지 않고 혼자서 딸을 키우기로 다짐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에이미의 아버지가 나타나 전 부인과 헤어졌으니 함께 살자고 말한다. 혼자서 에이미를 키우기가 힘에 부쳤던 지넷은 그를 받아들였고, 머지않아 이 선택은 잘못한 것으로 드러난다. 이제까지 자상하고 친절한 모습만 보여줬던 그가, 갑자기 돌변해 허구한 날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것이다. 결국 지넷은 에이미의 아버지를 집에서 쫓아내고 에이미와도 헤어진다.


이후 에이미는 레이시라는 수녀에게 맡겨지기도 하고, 울가스트라는 FBI 요원과 함께 도망치는 신세가 되기도 한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스릴러 소설의 전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소설의 장르가 달라지는 건 이다음부터다. 울가스트는 사실 '노아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약물 실험 3단계에 참여할 사람(대부분이 사형수다)을 찾아오라는 명령을 받고 임무를 수행하는 중이었다. 울가스트가 찾아야 할 사람의 목록에 에이미가 있었고,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여섯 살 여자아이가 끔찍한 실험에 참여해야 한다는 사실에 어처구니가 없어진 울가스트는 상관에 명령에 불복종한 범죄자가 되더라도 에이미를 지키기로 결심한다.


문제는 이 노아 프로젝트의 실체다. 정부가 추진 중인 노아 프로젝트의 목표는 암, 심장병, 당뇨병, 알츠하이머 등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백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마침내 정부는 남아메리카 박쥐에게서 모든 병을 고치고 영원히 살 수 있는 희귀한 바이러스를 발견하고 이를 인간 실험체에 실험하지만, 그 결과 영원히 건강하게 사는 인간, 이 아닌 늙지도 죽지도 않는 괴물 같은 인간이 양산되고 전 자구가 위험에 빠진다.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바이러스가 퍼지는 가운데, 울가스트는 에이미를 데리고 인적이 드문 곳에 숨고 그곳에서 에이미와 평생을 살기로 다짐한다.

얼마 후, 한 소녀가 눈을 뜬다. 소녀는 마치 아버지처럼 자신을 돌봐줬던 한 남자를 기억한다. 그 후에 만났던 여러 남자, 여자, 아이들도 기억한다. 소녀는 걷고 또 걷다가 어둠 속에서 성 하나를 발견한다. 그 성에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소수의 '생존자'들이 있었다. 생존자들은 화살을 맞아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소녀를 보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바이럴'이라고 생각하지만, 머지않아 소녀가 이제까지 본 바이럴들과는 약간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과연 이 소녀의 정체는 무엇일까. 절멸의 위기에 빠진 인류를 구할 수 있을까.

성서와 신화에서 모티프를 얻은 듯한 설정이 인상적이고, 스릴러, 서바이벌, 좀비, 뱀파이어 등 다양한 장르와 소재가 결합되어 앞으로의 전개를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점이 좋았다.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나 영화 <헝거 게임> 등의 팬이라면 이 작품에 흠뻑 빠질지도. 혹시나 하고 찾아봤더니 역시나 올해 초 미국 FOX TV에서 드라마로 제작해 방영했다고 한다. <패시지>는 저스틴 크로닌의 <트웰브>, <시티 오브 미러> 등과 함께 '패시지 삼부작'으로도 불린다. 패시지 삼부작의 첫 작품이 <패시지>이니 앞으로 <트웰브>, <시티 오브 미러>도 출간되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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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진술 - 누구나 아주 쉽게 익힐 수 있다
오사다 유미에 지음, 이주관 외 옮김 / 청홍(지상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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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이상이 있어서 병원을 찾으면 이따금 "원인을 모르겠다."라는 말을 듣는다. 그때마다 일시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 것 같다는 말이 따라오는데, 전문가인 의사의 말을 존중하지만 여러 신체 부위 중에 왜 하필 그 부위에 그런 이상이 생겼는지는 알려주지 않으니 답답하다. 나처럼 병의 '결과'는 알지만 병의 '원인'이나 구체적인 병명, 몸 상태는 알지 못해 혼란스러웠던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의학, 그중에서도 맥진술에 관심을 가져보라는 것이 <맥진술>의 저자 오사다 유미에의 주장이다.


오사다 유미에는 일본의 동양의학 전문가로, 동양의학의 여러 분야 중에서도 맥진술이 특기다. 저자는 두바이에서 자신이 개발한 '유미강맥진법'을 이용해 현지 환자의 초기 췌장암을 발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랍에미리트 왕가의 초청을 받고 현지 언론에 소개되는 등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저자에 따르면 맥진술을 통해 인간의 혈류 흐름을 읽을 수 있고, 혈류가 알려주는 신체 정보와 병의 유무, 병의 진행 상황 정도를 알 수 있다. 맥진은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자기 손으로 할 수 있다. 이 책은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맥진의 방법과 그 원리를 알려준다.


맥진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면 40가지 이상의 종류를 외우고 배워야 한다. 저자는 일반인 수준에선 단 두 종류만 알면 된다고 말한다. 하나는 '마그마맥'이고, 다른 하나는 '빙하맥'이다. 마그마맥은 오른손으로 왼쪽 손목을 가볍게 쥔 상태에서 맥박이 바로 느껴지는 상태를 뜻하고, 빙하맥은 같은 상태에서 맥박이 바로 느껴지지 않고 힘을 줘야만 맥박이 느껴지는 상태를 뜻한다. 맥박이 빠르고 강하다는 것은 몸에 열이 있고 혈류가 빠르다는 것을 뜻하고, 맥박이 느리고 약하다는 것은 몸에 열이 부족하고 혈류가 느리다는 것을 뜻한다. 마그마맥 상태에서는 몸을 차갑게 만드는 음식을 먹는 것이 좋고, 빙하맥 상태에서는 몸을 따뜻하게 만드는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오른손으로 왼쪽 손목을 가볍게 쥔 상태에서 검지가 닿는 부분이 1번맥, 중지가 닿는 부분이 2번맥, 약지가 닿는 부분이 3번맥이다. 1번맥을 통해서는 뇌와 심장, 눈의 상태 등을 알 수 있다. 1번맥이 강하면 뇌출혈이나 지주막하출혈의 가능성이 높고 눈의 피로가 심각한 상태이며, 1번맥이 약하면 뇌경색이나 치매의 가능성이 높고 만성 피로가 쌓인 상태다. 2번맥은 췌장, 간장, 위장 등의 상태를 알려준다. 2번맥이 강하면 단 음식이나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섭취한 것이고, 2번맥이 약하면 신맛을 과도하게 섭취한 것이다. 3번맥은 신장과 생식기의 상태를 알려준다. 3번맥이 강하면 신장염의 가능성이 높고, 3번맥이 약하면 난임, 전립선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책에 나온 대로 맥을 짚어본 결과, 나는 1번맥과 2번맥은 보통이고 3번맥은 약하게 느껴졌다. 책에는 각각의 경우에 대한 대강의 진단과 대처법, 섭취해야 할 식품 등도 나와 있다. 나처럼 1번맥과 2번맥, 3번맥의 상태가 '중-중-약'인 경우에는 당분을 과하게 섭취해 간장이 약한 상태일 수 있다. 그러니 초콜릿, 과일주스 등의 섭취를 줄이고 몸에 열이 적은 상태이니 운동을 해서 열을 내는 것이 좋다. 음식을 먹을 때 맥진을 해보면 내 몸에 잘 맞는 음식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고, 어떤 일을 결정할 때 맥진을 하면 내 심리 상태를 통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뭔지도 알 수 있다고 해서 신기했다. 이 책을 꾸준히 보면서 연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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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가 된 의사 이야기 - 정신과 의사 이시형의 마음을 씻는 치유의 글과 그림!
이시형 지음 / 특별한서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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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배우 김규리가 연예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힘든 시간을 보낼 때 한국화를 그리며 마음을 다잡았다는 내용의 글을 읽었다. 그 글을 읽고 그림을 그리는 행위에 상당한 치유 및 회복 효과가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이 책의 저자인 정신과 의사 이시형 박사도 나이 여든에 문인화를 그리기 시작해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었다고 해서 반가웠다. 평생 붓이라고는 잡아본 적 없는 아마추어이지만 금방 실력이 수준급으로 발전해 벌써 여러 번의 전시회를 가졌다는 것을 알고 놀라기도 했다.


이 책은 저자가 이제까지 그린 문인화 작품에 짧은 글을 곁들여 완성한 일종의 그림 에세이집이다. 이제까지 저자가 건강, 자기계발, 자녀교육, 공부법 등에 관한 책을 주로 써왔던 것을 떠올리면 이색적인 시도라고 할 만하지만, 평생 여러 분야를 공부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길 주저하지 않았던 저자의 이력을 떠올리면 의외의 일은 아니다. 더욱이 저자가 최근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인 농촌으로 돌아가 '병원 없는 마을'을 건립하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힘쓰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매일 (저자의) 눈앞에 보이는 산과 들의 풍경과 촉촉하게 땅을 뒤덮고 있는 흙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 자연스럽게 여겨진다.


저자는 매일 자연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이 책에 실린 글을 보면 아마도 인간의 '생로병사'에 관한 생각을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간이란 존재는 태어나 늙고 병들어 죽는 존재다. 어느 하나 쉬운 일이 없고 기쁜 일도 없다. 결국 인간은 평생 고통을 짊어가는 존재다. 필연적으로 괴롭고 아픈 존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 하는 존재다. 저자는 사계절의 순환에 따라 피어나 여물고 지고 없어지는 자연을 보면서 더욱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연에는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없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항상 겸허하게 살아야 한다. 작은 기쁨을 소중히 여기고, 작은 시련에 너무 아파하지 말아야 한다. 저자가 문인화를 처음 배울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은 뭘까.


저자는 매란국죽, 즉 사군자를 배울 때 매화 그리기가 그렇게 어려웠다고 말한다. 그림 그리는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매화의 '단아한 선비 같은' 성품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매일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고, 나이 여든에도 독서와 공부를 멈추지 않으며, 어느새 저서가 100권에 달했음에도 벌써 101번째 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저자가 이렇게 말하니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나는 여든 살이 되었을 때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내가 상상하는 삶을 살기 위해 지금 당장 무슨 준비를 하고 있을까. 책을 덮는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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