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도 괜찮지만 오늘은 너와 같이 - 잠든 연애세포를 깨울 우리 사랑의 기록
나승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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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영화를 보거나 아름다운 풍경을 볼 때면 누군가와 이 감정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라도 괜찮지만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KBS 라디오 <사랑하기 좋은 날 이금희입니다>의 메인작가 나승현의 <혼자도 괜찮지만 오늘은 너와 같이>는 잠들어 있던 연애 세포를 두드려 깨우기에 충분한 책이다. 이 책은 <사랑하기 좋은 날 이금희입니다>의 코너 '연애일기, 만약에 우리' 앞으로 보내온 청취자들의 사연을 방송에 맞게 편집한 대본을 간추려 엮은 것이다.


책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연애 모습이 나온다. 소개팅하기로 한 남자와 영화관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약속 시간이 다 되어 나타난 남자가 마음에 들어 속으로 '땡잡았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 소개팅남의 입에서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이 나온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다른 분과 착각했네요." 알고 보니 다른 여자와 소개팅하기로 한 남자였던 것이다. 그 남자와 헤어진 후 원래 소개팅하기로 되어 있던 남자와 만나 영화를 봤지만, 마음이 딴 데 있어서 그런지 잘 풀리지 않았다. 만약 그때 용기를 내서 그 남자를 붙잡았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이야기에 내 마음이 다 콩닥거렸다.


인생의 고락을 함께 하며 더욱 깊어지는 사랑 이야기도 나온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두 남녀가 마음이 맞아 결혼식을 올렸다. 나이도 같고 직장도 같고 자취 경력이 있는 것도 같고. 어쩌면 우리는 이렇게 비슷할까. 눈만 마주쳐도 깨가 쏟아졌다. 그러던 어느 날 여자가 아이를 가졌다. 두 사람은 기뻐하며 바로 아이 맞을 준비를 했다. 그런데 36주 뒤에 태어나야 할 아기가 23주 5일 만에 태어났다. 의사는 아기가 살 확률이 0퍼센트이며, 살더라도 평생 장애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른둥이인 아기가 잘 자라는 동안 이번에는 여자의 가슴에 혹이 생겼다. 병원에 가보니 유방암이라고 했다. 다행히 수술이 잘 되었고 아기도 무사히 잘 자라고 있다. 삶의 고통과 즐거움을 함께 겪은 두 사람의 사랑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저자 자신의 연애담도 나온다. 사랑에 관한 책을 쓸 만큼 사랑이라면 많이 알기도 하고 해보기도 했지만, 막상 사랑이 뭔지, 연애를 잘하는 비결이 뭔지 누가 물으면 주저 없이 '이거다'라고 대답하지는 못한다. 사람마다 사랑에 대한 정의가 다르고, 연애하는 방식이 다르고, 또 같은 사람이라도 나이에 따라,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사랑에 대한 태도나 연애 기술이 바뀌기 때문이다. 다만 저자는 "함부로 사랑에 빠지지는 않지만 언제든 사랑에 빠질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고 싶다고 말한다. 남들 눈치에 압박을 느껴 원하지 않는 사람과 원하지 않는 연애나 결혼을 하는 것도 안 되지만, 주위 시선을 의식해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도 말을 못 하거나 마음을 접으면 안 된다는 의미가 아닐까. 깊이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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