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치모녀 도쿄헤매記 - 번역가 엄마와 여고생 딸의 투닥투닥 도쿄여행기
권남희 지음 / 사월의책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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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를 할 줄 알고, 일본 문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는 사람이 일본 여행을 할 때의 마음이 잘 그려져 있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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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즐기는 세상
김민식 지음, 이우일 그림 / 행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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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때 나의 꿈은 방송 프로듀서가 되는 것이었다. 중학교 때 친구 따라 들어간 방송반에서 처음으로 PD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었고, 고등학교 때에는 교지편집부 활동을 하면서 교양 PD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때 나에게 영향을 주었던 프로그램 중 하나가 MBC '!느낌표'의 '아시아 아시아'라는 코너였다. 그 때만 해도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연예인들이 나와서 웃고 떠드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그 코너를 보면서 어렵게 느껴지는 사회 이슈, 잊고 지내기 쉬운 역사 문제를 대중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아예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종사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여 꿈을 바꾸기는 했지만, 방송 프로듀서는 여전히 내게 매력적이고 좋은 직업으로 보인다.

 

 

PD라는 이름에 끌려 <낭만덕후 김민식 PD의 공짜로 즐기는 세상>이라는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그런데 깜짝 놀랐다. 저자 김민식 님이 바로 내가 그토록 좋아했던 '아시아 아시아'를 만든 PD님이라는 것이 아닌가! 저자는 어려서부터 책 읽기를 좋아하여 문과에 진학하고 싶었으나 의대에 가라는 아버지의 강권에 못이겨 이과에 진학했고, 1987년 한양대 자원공학과에 입학했다. 공대 수업에 재미를 못 느낀 저자는 책 읽기와 영어 공부에 몰두했고, 영업사원, 통번역대학원을 거쳐 1996년 MBC PD로 입사했다. 저자는 그 후 시트콤 <뉴논스톱>을 비롯하여, <!느낌표>,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드라마 <내조의 여왕> 등을 만들며 승승장구했다. <뉴논스톱>은 중학교 때 안 보면 간첩 취급 당했던 시트콤이다. <뉴논스톱> 끝나는 시간이 영어학원 시작하는 시간이라서 나는 사실 제대로 본 적이 없는데, 조인성의 왕팬인 친구가 영어학원을 지각하는 대신 끝까지 보고 와서 쉬는 시간마다 나한테 줄거리를 전부 말해주었고, 나는 다음날 학교에서 (마치 본방을 본 것처럼) 어제 줄거리를 아이들한테 들려주었던 기억이 난다 ^^

 

 

학교에서는 왕따를 당했고, 대학에서는 학업에 재미를 붙이지 못하고 떠돌았던 저자는 겨우 들어간 회사도 금방 그만두었고, 통번역대학원에서는 재미삼아 번역을 하는 '고수'들에게 눌려 기를 펴지 못했다. 그러다가 제레미 리프킨의 <노동의 종말>이라는 책을 만났다. "버스 요금 자동 정산기로 버스 안내양이라는 직업이 사라졌듯, 향후 30년 내에 자동 통역기가 나와 통역사 역시 사라질 것이다." 통번역대학원에 다니고 있던 저자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말이었다. 그렇다면 어떤 일을 해야한단 말인가! "미래에도 살아남을 직종은 창작자다. 지식의 2차 유통이나 재생산은 정보화 기기에 의해 대체될 수 있으나, 예술가나 미디어 창작자는 컴퓨터가 대체할 수 없는 직업이다." 그 때 마침 저자의 귀에 MBC 신입사원 모집 광고가 들렸고, 저자는 그렇게 PD가 되었다.

 

 

책에서 인생의 길을 찾은 저자는 그 후로도 책을 끼고 살았다. 점심시간이면 밥값 7천원과 커피값 5천원, 도합 만2천원으로 김밥 한 줄을 사먹고 남은 돈으로 책을 사 읽는다고 한다. 책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독학으로 영어를 마스터했을 만큼 영어 공부도 좋아하고, 애니메이션도 '덕후' 수준으로 좋아한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남들이 어떻게 살든, 눈치 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기. 이 정신은 의외로 잘 통했다. 면접을 봤다하면 무조건 통과. 연애도 잘했고 결혼도 잘했다. 회사 다니면서 일년에 한 번씩 여행도 했고, 이제는 소셜미디어에 푹 빠져 블로거로서도 이름을 날리고 있다. '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知者)'라고, 아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 못 이기고, 좋아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 못 이긴다. 그런데 저자는 알면서 좋아하고 즐기기까지 하니 얼마나 행복할까?

 

 

 

그러고보면 저자와 내가 닮은 점이 꽤 있다. 일단 책 좋아하고 영어 좋아하는 것도 그렇고, 미디어도 좋아하고 콘텐츠도 좋아한다. 무엇을 알게 되면 남한테 알려주고 싶어하고, 새로운 기술과 정보에 굉장히 민감하다. 겉보기엔 범생이고, 조직 생활도 잘 하지만, 사실 노는 것도 좋아하고, 튀는 것도 싫어하지 않고, 남들이 잘 모르고 희귀한 것일수록 빠져드는 - 일종의 '덕후심'도 있다. (책도 공부도 이제는 소수의 취향이고, 소셜 미디어도 제대로 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남들 다 마시는 술, 다 피우는 담배 안 하는 것도 어쩌면 '덕후심'에서 비롯된 것일지 모른다.)

 

 

 

덕후라는 말, 안좋은 의미도 있다고 하지만 내 생각엔 이보다 더한 '존칭'이 없다. 살면서 팬도 아니고, 마니아도 아니고, 덕후로 불릴 만큼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좋아한 일이 있는가? 게다가 그 대상이 남들이 모두 좋아하는 대중적인 것이 아니라, 소수 취향이고, 희귀하고, 때로는 금지된 것이라면? 남들은 욕을 하는데도 나는 미쳐버릴 만큼 좋아하는 마음. 그 마음을 잊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젊고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님 연배가 되었을 때 내 모습이 이러했으면 좋겠다. 깨어있고, 즐겁고, 행복한 도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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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습관 - 병 없이 건강하게 사는
이시하라 유미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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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일 1식>이라는 책이 화제다. 일본의 나구모 요시노리 박사가 쓴 이 책은 하루에 세 끼를 꼬박꼬박 챙겨먹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하루에 한 끼만 먹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책을 읽어보면 그 이유를 더욱 정확히 알 수 있다. 옛날에는 농업을 비롯하여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하루 세 끼를 먹어야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움직임이 별로 없는 사무직,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에 굳이 하루 세 끼를 먹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이 화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수명보다 오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평균 수명이 늘어나 오래 사는 것이 당연해지면서 늘어난 수명만큼 어떻게 잘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어차피 오래 사는 것, 기왕이면 젊어서부터 건강 관리를 잘 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기왕이면 몸에 좋은 음식을 찾고, 몸에 좋다면 입에 맞지 않는 음식도 먹고, 아예 채식이나 단식을 하기도 한다. 운동을 하는 사람도 많고, 최근에는 담배도 끊고 술도 끊은 사람을 많이 본다. 건강과 장수. 어느 쪽도,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기 때문이다.

 

 

<병 없이 건강하게 사는 100세 습관>은 이러한 추세에 잘 맞아떨어지는 책이다. 저자 이시하라 유미는 1948년 생으로 나가사키대학 의학부 및 동대학원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일본의 저명한 의사이자 그루지야공화국 과학아카데미 장수의학회 명예회원이기도 한 그는 스위스, 모스크바 등지에서 장수에 관한 연구를 했고, 장수식 연구를 위해 코카서스 지방의 장수촌에 5회에 걸쳐 방문했으며, 최근에는 자연요법을 기본으로 한 건강법을 대중에게 전파하고 있다. 저자 자신도 연구 결과를 생활에 응용하여 무려 30년 가까이 병 없이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한다.

 

 

이 책에는 그가 각국에서 연구한 장수 비결이 담겨 있다. 먼저 역사상 장수한 사람들과 일본, 코카서스 지방의 장수인들의 비결이 소개되어 있다. 나라마다, 사람마다 식생활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과식을 하지 않고, 운동을 꾸준히 하며, 많이 웃고, 인간 관계를 잘 유지했다는 점은 비슷했다. "코카서스 지방에서는 전통적으로 노인을 공경하는데, 이 점도 장수의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중략) 대가족 제도하에서 많은 사람들과 즐겁게 생활하고 기쁘게 지내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 할 수 있다. 장수인들은 남을 미워하거나 원망하지 않았다. 혼자 사는 사람도 없다." (p.37) 어느 자료에 따르면 우리가 음식을 먹는 이유는 허기를 채우고 영양소를 섭취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피상적인 인간관계에 시달리고, 가족과 연인, 친구와 적절한 유대관계를 맺지 못하는 현대인들이 유난히 식생활과 관련된 질환이 많은 이유는 이것이 아닐까?

 

 

병 없이 건강하게 사는 방법으로 저자는 운동과 식습관, 생활습관 등을 제시한다. 꾸준한 운동으로 근육을 단련하라, 자연식 밥상으로 바꿔라, 소식하며 체온을 높여라 등 잘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팁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저자는 우엉과 사과, 당근, 생강 등 우리가 자주 먹는 채소와 과일이 몸에 매우 좋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리 비싸지도 않고, 조리법이 어려운 것도 아니니 평소에 꾸준히 먹어야겠다. 생활습관의 중요성도 간과할 수 없다. 많이 웃고, 좋은 사람들을 자주 만나는 것이 그 어떤 약이나 보양식보다도 몸에 좋다고 한다. 잘 먹고 많이 움직이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즐겁게 살아야지. 병 없이 건강하게 100세까지 살기. 생각만큼 어려운 일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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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 신고 독서하기 - 그녀들처럼 성공하는 지적인 자기계발 독서법
윤정은 지음 / 애플북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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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 신고 독서하기>. 제목이 참 근사하다. 키도 크고 발도 커서 하이힐은 잘 안 신지만 독서는 매일 같이 하고 있는 여자로서 전부터 읽어 보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 윤정은 님은 파티플래너, 의상 디자이너, 광고대행사 마케팅 등 10여 개가 넘는 직업을 전전한 끝에 현재는 전업 작가로 활동 중인 분이라고 한다. 이 책은 독서법에 관한 책이면서 동시에 여성을 위한 자기계발서이기도 하다. 즉, 성공하기 위해, 자기계발을 하기 위해 여성들이 책을 언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에 관한 책인 셈이다.

 

 

이 책은 크게 네 개의 파트로 나뉜다. 첫번째 파트에는 자기계발을 하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관한 저자의 설명이 나온다. "당신의 소비습관을 들여다 보자. 어디에 가장 투자를 많이 하며 어디에 가장 인색한가? 현재 문화비로 한 달 생활비의 10~20퍼센트 정도 투자하고 있다면 청춘 재테크를 잘하고 있는 편이다.(p.32)" 저자는 '이십 대에 버는 돈은 진짜 네 돈이 아니'라며 그 돈을 책을 사는 데 쓰라고 조언한다. 지금 읽은 책 한 권, 문장 한 줄이 내 인생을 통째로 바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한 달 생활비의 20퍼센트 정도를 책 사는 데 쓰고 있다. (인터넷 서점, 적립금, 마일리지 등을 다 고려하면 그보다 더 쓰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의 이 '투자'가 내 인생을 부자로 만들어 줄까? 일단 한 번 믿어보고 싶다.

 

 

두번째 파트에는 독서를 통해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생을 살게 된 여성 멘토들이 소개되어 있다. 큐레이터 이주은, 이미지 컨설턴트 김은실, 영화사 대표 정승혜 등 사회적으로 유명한 여성 멘토들이 등장하여 책이라는 것이 정말 성공으로 이어지기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번째 파트에는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을 비롯하여 강금실, 마거릿 대처, 한비야, 오프라 윈프리 등 역사에 남을 만한 여성 인사들의 책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 국회의원 시절에 쓰신 책에 관한 소개도 나와 있는데, 대통령께서 소녀 시절 <삼총사>와 <삼국지>를 즐겨 읽으셨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네번째 파트에는 성공으로 이어지는 독서법에 관한 구체적인 예시와 설명이 나온다. '베스트셀러에 현혹되지 말라', '서점을 즐기는 여자가 돼라', '다독보다 정독에 욕심내자' 등 하나하나 공감가지 않는 내용이 없었다. 특히 나만의 독서노트, 문장노트를 만들라는 부분이 마음에 와닿았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책을 계속 읽었지만 요즘처럼 의욕을 가지고 열심히 읽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책을 읽을 때마다 독서노트를 쓰고, 그 내용을 블로그에 서평으로 올리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책을 그냥 읽지 말고 한 줄이라도 내 글로 적어보고 그 글을 모아두면, 남한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 도움이 된다. 여성으로서, 독서가로서 조금 더 나은 책읽기, 풍성한 책읽기를 하고 싶은 분께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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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미래는 쉽게 오지 않는다 - 성장이 멈춘 세계, 나와 내 아이는 어떤 하루를 살고 있을까
요르겐 랜더스 지음, 김태훈 옮김 / 생각연구소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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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십 년 전인 2002년에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한일 월드컵'이다. 우리나라가 월드컵을 개최한다는 것만 해도 경사스러운 일인데 4강에 진출하는 기적적인 일까지 벌어져 온국민이 함께 감동했던 기억,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그 때는 그것만으로도 굉장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후 박지성을 비롯한 수많은 축구 선수들이 영국 프리미어 리그를 비롯하여 해외 리그에서 당당히 선수로 활약했다. 또한 그 때만 해도 스포츠 종목으로서는 불모지나 다름 없던 피겨 스케이팅에서 김연아라는 슈퍼 스타가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스마트폰은커녕 휴대폰도 없는 중고등학생이 많았고(나도 2002년에 처음 휴대폰을 가졌다.), 3D 영화는커녕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수도 한 손에 꼽을 정도였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하고, 대통령도 두 번이나 바뀌고, 나도, 내 생활도 바뀐다.

 

 

그렇다면 앞으로 십 년 후, 아니 사십 년 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MIT 출신의 세계적인 미래학자 요르겐 랜더스의 <더 나은 미래는 쉽게 오지 않는다>를 읽으면서 앞으로 사십 년 후의 지구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저자 요르겐 랜더스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인류와 지구의 미래에 대해 연구하는 글로벌 비영리 연구기관 '로마클럽'의 멤버로서 <성장의 한계>라는 중요한 책을 집필하는 데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기후 문제를 비롯하여 현존하는 인류의 위협들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하고 인류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방법에 대해 모색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의 연구를 집대성한 책으로, 2052년이라는 구체적인 시기를 상정하고, 그 때 인류의 모습이 어떠할지를 기후, 인구, 식량, 정치,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저자의 어조는 매우 부정적이다. 마음 같아서는 제목에서 '쉽게'를 빼고 <더 나은 미래는 오지 않는다>로 짓고 싶지 않았을까? 그러나 저자는 차마 그러지 못했다. 어쨌든 이 지구에는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새 생명이 태어나고 있고, 그들에게는 죄가 없다. 죄가 있는 것은 더 나은 미래가 오지 않을 것을 어렴풋이 알면서도 바꾸지 않는 어른들이다. 그러니 비록 지금 이대로라면 부정적인 미래를 맞을 가능성이 높지만 노력하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을 전해주고 싶어서, 굳이 제목에 '쉽게'라는 단서를 붙인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먼저 저자는 현존하는 인류의 위협 요소들을 나열하고, 각각이 왜 위험한지를 설명한다. 희귀자원의 대체물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일, 온실가스 같은 위험한 배출 물질에 대한 해결책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일, 지하수, 빙하수처럼 과거에는 공짜였던 생태 서비스를 대체하는 일, 원전 해체, 연안 설치물 제거를 비롯해 과거의 인류 활동으로 누적된 피해를 복구하는 일(p.128) 등 인류가 야기했고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수없이 많다. 특히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자로 재난을 계기로 원자력 발전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서 이를 대체할 에너지원 개발이 시급해졌다. (p.170) 인구는 점점 늘고, 사람들의 소비 수준은 높아지고 있는데, 이를 감당할 새로운 에너지원은 찾지 못한채 점점 화석연료만 고갈되고 있다. 걱정스러운 일이다.

 

 

책에 그려진 미래 모습을 고려하면 걱정은 더욱 커진다. 2052년에는 대부분의 세계 인구가 대도시에서 살 것이라고 한다. "대도시는 대다수 사람들의 사회적 세계를 구성한다. 또한 인간 종의 사회적 존재를 규정하고 어떤 의미에서는 국가보다 더 중요해진다. 우리는 이미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가령 우리는 미국으로 이주한다고 말하지 않고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한다고 말한다." (p.257) 그렇다면 사람들은 더 많이 소비하게 될 텐데 그 자원은 어디서 마련하나? 지금처럼 편안히, 물질 걱정 없이 살기는 어렵지 않을까? 전자책도 한몫 한다. "인쇄 도서에서 전자 도서로의 전환을 예로 들어보자. 디지털 도서로의 이동 노력은 1970년대에 시작되었지만 최초로 전용 이북 리더가 출시된 것은 1998년이다. 소니의 이북 리더와 킨들 같은 주류 제품이 2006년과 2007년에 출시되기 전까지 시장의 수용 속도는 여전히 느렸다. 그러나 아마존은 그로부터 4년 만에 인쇄 도서보다 전자 도서를 더 많이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p.373) 전자책 수요가 종이책 수요를 추월할 조짐이 보인다지만, 전자책 수요가 늘면 그만큼 에너지 수요도 늘 것이다. 그에 대한 대책은 마련된 것일까? 에너지가 부족해서 전자책으로 책을 읽지 못하게 되면 나처럼 책 좋아하는 사람은 어쩌나? 걱정이 태산이다.

 

 

그러나 걱정만 할 일은 아니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벌써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뛰어들었을 것이고, 이미 세계 곳곳의 정부, 기업, NGO 등은 앞장선 지 오래다. 금융가도 예외는 아니다. "근래까지 투자계는 지속가능성 협의에 참석하지 않은 이해관계자가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부채와 조화를 이루는 장기 자산을 모색하고 정부가 여력이 부족한 은행 분야가 아닌 곳에서 녹색 경제에 투입할 자본을 도모하면서 상황이 변하고 있다. 나는 2020년까지 일련의 새로운 정책적 지원과 규제, 금융 혁신이 일상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모든 대도시에서 건물 개보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투자자들은 아마도 확정이자부 채권 형태로 에너지 절약과 연계된 배당금을 받을 것이다." (pp. 280-1)

 

 

마지막으로 저자는 독자들이 미래에 대비할 수 있는 스무 가지 방법을 '미래를 위한 조언'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했다. 그 중에서 나는 '소득보다 만족도에 초점을 맞춰라', '훌륭한 전자 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하고 좋아하는 법을 배워라', '모든 성장이 좋은 것이라고 믿지 마라' 등의 조언이 마음에 와닿았다. 특히 저자는 기계, 컴퓨터, 로봇 등 기술의 발달로 인해 앞으로 제조업 분야의 직업은 절멸하는 반면, 기계로 대체 불가능한 서비스나 돌봄 분야의 직업은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조언하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직업을 고를 때에는 대체 불가능한 서비스 및 돌봄 분야, 또는 에너지 효율성이나 재생에너지 분야를 택하는 것이 낫다고 한다.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나는 어쩌나. 더 나은 미래는 역시 쉽게 오지 않을 것 같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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