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본질 - 세계적 투자자들이 공유하는 성공 사업가의 4가지 핵심
앤서니 K. 찬 외 지음, 김인수 옮김 / 와이즈베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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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과 영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인데, 시험 싫어하는 사람은 많아도 테스트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심리테스트부터 성격테스트, 뇌구조테스트, MBTI 테스트, IQ테스트(이건 아닌가?) 등등 수많은 테스트가 넘쳐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다른 건 몰라도 기업가, 경영인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이 테스트는 꼭 한 번 해보길 바란다. 바로 벤처캐피탈 회사인 큐볼 그룹의 CEO 앤서니 찬, 큐볼 그룹의 회장 리처드 해링턴, 컨설턴칭 서비스를 제공하는 린하트 그룹의 설립자 선옌 시에가 만든 기업가 적성 테스트(E.A.T)다. 이 테스트는 성공한 기업가와 사업 경영자에게 필요한 자질을 가슴(Heart), 두뇌(Smart), 배짱(Guts), 행운(Luck) 이렇게 네 가지로 분류하고 개인이 어떤 성향인지 파악하게 해준다. 나는 <승자의 본질>이라는 책에서 이 테스트를 해봤다.  



테스트 결과, 나는 두뇌(Smart)가 가장 뛰어난 자질인 것으로 나왔다. 두뇌 하면 보통 높은 학식과 뛰어난 지적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 책에서는 IQ로 측정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이 아닌 '사업적 두뇌'가 관건이라고 설명한다. 학식, 경험, 대인관계, 창의성 이 4가지가 조합된 것을 일컫는 사업적 두뇌는 평균 수준의 IQ를 지닌 사람도 후천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 오히려 지적 능력, 학문적 두뇌가 너무 뛰어나면 기업가로 성공하는 데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높은 지식 수준을 추구하다보니 생각의 과잉, 조사의 과잉, 분석의 과잉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똑똑한 사람, 좋은 대학을 나온 사람이 반드시 좋은 기업가가 되는 것은 아니며, 작은 지식, 적은 양의 정보를 가지고도 최대한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기업가로서는 더 똑똑한 것이라고 한다.



옳아야 한다는 생각, 반드시 정답을 찾아내겠다는 마음이 학문적 두뇌가 뛰어난 사람들의 발등을 찍는 경우가 많다. ... 예전에 우리는 어떤 거래 과정에서 막대한 세금이 발생해서 이를 최대한 줄이려는 마음에 변호사를 만나 분석을 의뢰했다. 나중에 계산을 마치고 나서 보니 세금을 줄인 금액보다 변호사 비용이 더 많이 들었다. 똑똑한 척 하려다 한 방 맞은 셈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 중용이 중요하다. (pp.82-3)



나의 두번째로 뛰어난 자질은 가슴(Heart)이었다.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애플의 故 스티브 잡스,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같은 이들이 바로 대표적인 뜨거운 가슴의 소유자들이다. 이들은 모두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먼저 발견했고, 남들이 차근차근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할 때 먼저 사업에 뛰어들어 고지를 선점했다. 혹자는 그들을 무모하다고, 준비성이 없다고 욕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성공적으로 사업을 마무리한 창업자의 70퍼센트가 계획 없이 일을 시작했다'(p.31)는 것을 아는가? 구글 CEO 래리 패이지 역시 '느리면서 좋은 결정은 없다. 빠르고 좋은 결정만이 있을 뿐이다."(pp.31-2)라는 말로 이들을 옹호했다. 하고 싶은 일을 진짜로 하는 것. 그것이 리더와 팔로워, CEO와 평사원을 가르는 기준이라는 것일까? 내 가슴은 지금 무엇에 가장 뜨거운가? 곰곰히 생각해보게 된다.

 


뜨거운 가슴으로 창업한 사람들은 마음속 깊은 곳에 간직한 열정과 목표를 잃지 않고 산다. 이들은 만지고, 보고, 듣고, 하는 모든 것에서 영감을 얻는다. 이들은 관습에 사로잡히지 않고 이상주의적 사고를 한다. 물론 이들에게도 위험이 따른다. 그러나 이들은 결코 안전이라는 버팀목에 기대지 않는다. 안전이 위협받는 순간까지 계속 밀어붙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업가가 많다. (pp.34-5) 



기업가 적성 테스트(E.A.T)를 비롯해 각각의 유형에 대한 설명과 장단점, 개선 방법 등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어서 좋았고, 경영자, 리더뿐 아니라 개인도 자신이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어떤 자질이 뛰어난지 알아보기 위해 해보면 좋을 것 같다. 또한 유형마다 유명한 CEO와 대표적인 사례 같은 것도 제시되어 있어서 성공한 CEO의 유형과 리더십 사례를 공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책을 통해 알아본 '승자의 본질'이라는 것이 아주 특별한 몇몇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처럼 평범한 사람에게도 있고 개발하기 나름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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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주목 경제경영/자기계발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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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 비행기 1등석 담당 스튜어디스가 발견한 3%의 성공 습관
미즈키 아키코 지음, 윤은혜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9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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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를 점령하라- 99%의 화폐는 왜 그들만 가져가는가
마르그리트 케네디 지음, 황윤희 옮김 / 생각의길 / 2013년 8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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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씽 The One Thing- 복잡한 세상을 이기는 단순함의 힘
게리 켈러 & 제이 파파산 지음, 구세희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3년 8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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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의 힘- 단순하고 강력한 삶의 기술
김용길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3년 8월
13,800원 → 12,420원(10%할인) / 마일리지 6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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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야, 이제 만나서 - 희망의 길을 걸었다. 여덟 번의 기적을 만났다
안성기.배종옥.송일국.고수.양동근.한혜진.윤은혜.보아.KBS 희망로드 대장정 제작팀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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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희망로드 대장정 제작팀이 만든 <다행이야, 이제 만나서>. 이 책에서 나는 먼저 윤은혜의 마다가스카르 방문기를 읽었다. 전쟁과 기아, 빈곤에 시달리는 섬, 마다가스카르의 아이들은 쓰레기 더미에서 음식을 주워 먹는다. 그마저도 인근 농장에 가축 사료로 팔면 못 먹는다. 조금 더 나이를 먹은 아이들은 채석장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여자아이들은 매춘을 한다. 이들은 고작 아홉 살, 열 살이다. 윤은혜는 아이들이 잠시라도 팍팍한 현실을 잊고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밥을 사주고, 같이 노래하고, 우쿨렐레를 연주하고, 서로 머리를 땋아주며 놀았다. 아픈 아이는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학교도 지었다. 아이들이 지고 있는 삶의 짐을 모두 덜어주기에는 역부족일지 몰라도 짧은 시간 동안 그녀는 최선을 다했다. 누구라도 박수를 보낼 만큼 잘한 일이지만, 나는 어쩐지 가슴 한쪽이 저릿했다. 만약 그녀처럼 도와주는 사람이 계속 나타나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다시 굶을 것이고, 병원에서 쫓겨날 것이고, 학교에도 다닐 수 없게될 것이다. 그러면 아이들은 그녀와의 일을 그저 빛바랜 추억으로 기억하게 되겠지? 곁에서 계속 도와줄 수 없어서, 혼자 힘으로는 이 가엾은 아이들을 모두 도와줄 수 없어서 윤은혜는 너무나도 안타까웠을 것이다. 책을 통해 그 모습을 지켜보는 나도 같은 마음이었다.   



밤이 다 되었을 때에야 나는 겨우 작별 인사를 했다. 그런데 쉼터 바깥에 서서 안녕, 하고 인사하니 아이들은 안녕, 하고 쉼터 안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안아주지도 않고 그렇게 가버려서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일부러 담담하게 구는 건지...... 혹시 내일 또 올 거라고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어, 제대로 인사하기 위해 다시 한 번 들어갔다. 아이들은 저마다 응접실 구석구석에서 울고 있었다. 기약 없는 이별은 이 아이들에게는 익숙하면서도 슬픈 일이었다. 아이들은 내게 '또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마음을 주었지만 우리가 다시는 만나지 못할 거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토록 담담하게 굴어 놓고는 나와 헤어지는 게 슬퍼서 그렇게 울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는 것이었다. 마음이 짠해져 도저히 그곳을 떠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윤은혜 pp.46-8)  



이 책에는 윤은혜 말고도 안성기, 배종옥, 송일국, 고수, 양동근, 한혜진, 보아 등 8명의 스타들이 세계 각지에서 전쟁, 기아, 빈곤 속에 사는 아이들을 만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양동근은 어떤 사람을 만나든 소탈하게 잘 어울렸고, 아이들과 친해지려고 한국에서 마술까지 배워갈 만큼 열정적이었던 고수는 밤낮없이 노예처럼 일하는 소년을 만나고 안타까워했다. 배종옥은 조혼 풍습으로 인해 여덟 살, 아홉 살 나이에 시집을 가야했고, 이른 성관계로 병까지 난 아이들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고, 탄자니아 땅을 처음 밟은 한혜진은 깨끗한 물이 없어서 각종 희귀한 병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보다못해 분개했다. 그런가 하면 오랫동안 봉사활동을 해온 베테랑 안성기는 내가 잘 먹어야 더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다며 씩씩한 모습을 보였고, 송일국은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부르키나파소에 다녀온 이후에도 그곳의 아이들을 잊지 못해 커피 한 잔 값을 저금통에 모으고 있다. 연예인이 이미지 관리하는 거라고, 방송국에서 시키니까 하는 거라고 안좋게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연예인이고 아니고를 떠나, 같은 사람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일부러 시간을 내 먼 외국땅까지 가서 온갖 불편함을 감수하며 나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아이들을 돕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라도 동의할 것이다. 보아의 경우 <K팝스타> 촬영을 마치자마자 지친 몸을 이끌고 인도의 빈민촌을 찾았다. 악취와 더위에 시달리는 것도 괴로웠을텐데, 보아는 평생을 그런 환경 속에서 노동을 하며 살아온 아이들을 보며 더욱 가슴 아파했다.



직접 부르키나파소에 가본다면 이해할 것이다. 내가 왜 한국에서도 부르키나파소의 아이들을 생각하는지. 왜 커피 한 잔에 마음이 무거워지는지.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먹는 밥, 버리는 음식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래서 나는 커피를 마시고 싶어질 때마다 한 잔 가격을 그대로 저금통에 저금하기로 했다. 내 아들들 대한이, 민국이, 만세의 사진을 붙인 저금통을 마련해서 아내와 함께 수시로 어려운 환경에 사는 아이들을 돕기로 한 것이다. 이처럼 저금통만 한 아주 작은 정성만 있으면 아이 하나가 생명을 얻고, 그만한 관심이 꺼지면 아이들의 목숨도 쉽게 꺼진다. 부르키나파소는 사람이 참 많이도, 쉽게도 죽는 나라다. (송일국 p.163)


"저기 미안해요." "뭐가요?" "그냥 미안해요...... 원래 우리는 모르는 사람들과 함부로 말해선 안 돼요." "천민이라서요? "네. 우린 세상에서 가장 낮은 사람들이에요." "아냐 아냐, 마시마가 낮은 만큼 나도 낮아요." "그럴 리가요...... 이렇게 피부가 하얗고 좋은 냄새도 나는데." (보아 pp.284-5)



책을 읽으면서 요즘처럼 찌는 듯이 무더웠던 몇 년 전의 여름날을 떠올렸다. 이들처럼 외국까지 간 것은 아니고, 우리나라의 어느 지방 도시에서 결손 가정의 어린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한 적이 있다. 여러 아이들 중에 유난히 나를 잘 따르는 아이가 있었는데, 하루 일과가 끝나고 같이 길을 걷고 있을 때였다. 아이가 내 티셔츠를 잡아당기며 물었다. "언니, '봉사'가 뭐야?" 갑자기 왜 그런 걸 묻느냐는 내 질문에 아이는 내가 입고 있던 티셔츠의 뒷면에 인쇄된 글자를 가리켰다. 00봉사단. 봉사라는 단어의 뜻을 몰라서 물어본 것일 수도 있지만, 내게는 아이의 말이 꼭 '하루 종일 같이 공부하고 논 게 언니한테는 봉사였어?', '우리가 불쌍해서 동정하는 거야?'라고 묻는 것 같아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봉사단체에서 나눠준 티셔츠라서 그냥 입고 온 거라고 대충 얼버무렸지만, 아이는 어렴풋이 알았을 것이다. 봉사가 무슨 뜻인지, 우리가 왜 그곳에 갔는지. 그 날 이후로 나는 직접 참여하는 봉사활동은 가급적 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잘못하면 남에게 잘 보이려고 한다, 착한 일 한다고 생색낸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고, 내가 '봉사'라는 이름으로 하는 일이 상대방에게는 상처나 열등감을 주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을 고쳤다. 좋은 일은,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내가 한 그 작은 일이 어떤 이에게는 기적과도 같은 행운이 될 수도 있고, 삶을 이어가는 유일한 희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해를 살까봐, 상처를 줄까봐 남을 돕는 일을 포기하거나 주저한다면 그 어떤 기적도 일어나지 않고 희망도 생기지 않는다. 나 하나의 힘으로 부족하다면 오랫동안 계속 돕자. 사람을 모아 힘을 합치자. 그것이 이런 귀한 책을 만든 사람들과 이 대장정에 참여한 사람들, 그리고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도 묵묵히 세상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생각이나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답하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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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의 사회학 - 콩트에서 푸코까지, 정말 알고 싶은 사회학 이야기
랠프 페브르 외 지음, 이가람 옮김 / 민음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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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라는 이름의 여학생이 있다. 나이는 스무살. 이제 갓 대학교에 입학했다. 전공은 사회학. 고등학교 때 성적이 잘 나온 과목이라서 선택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 '밀라'라는 이름. 본명이 아니다. 사실 그녀에게는 가족 외에는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이 하나 있다. 대학에 입학하기 얼마 전, 그녀의 아버지가 가난한 사람들의 돈을 훔치는 죄를 저질러 온 국민의 비난을 받으며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고, 하필이면 언론에 딸인 그녀의 사진이 공개가 된 것이다. 자신의 정체가 알려지면 학교 생활을 편히 할 수 없을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이름을 바꾸고 변장을 하고 학교에 다녔다. 룸메이트 친구들도, 좋아하는 남학생도 모르게 말이다.



줄거리만 봐서는 소설같은 책 <스무 살의 사회학>은 어엿한 사회학 개론서다. <소피의 세계>가 소피라는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철학이라는 학문을 개괄하듯, 이 책은 밀라라는 여학생을 통해 사회학이라는 학문을 소개한다. 사회학을 전공으로 선택하기는 했지만, 배우면 무슨 도움이 되는지, 계속 공부를 해도 좋을지 몰라 혼란스러운 밀라. 그런 그녀의 속도 모르고 학교 수업은 계속 진행된다. 사회학의 창시자인 콩트부터 뒤르켐의 도덕적 개인주의, 미드의 상징적 상호 작용론, 고프먼의 낙인 이론, 푸코의 권력 이론, 부르디외의 아비투스, 베버의 관료제, 마르크스 주의, 페미니즘 등 외울 것도 많고, 이해할 것도 많았다. 수업 따라가기에도 벅찬 밀라에게 학교 안팎에서 만나는 친구들과 선배들, 어머니와 오빠, 친척들은 사회학을 배우는 것이 재미있냐, 그거 배워서 취직이 되겠냐고 물어댄다. 속으로는 그만두고 싶다, 하나도 모르겠다고 외치면서도, 막상 그런 질문을 받으면 밀라는 그들에게 사회학이 얼마나 재미있고 유용하며 위대한 학문인지를 설명하게 되어버린다. 전시회에서, 택시 안에서, 심지어는 좋아하는 남학생과의 대화 속에서도 그녀는 수없이 사회학 이론들을 떠올리며 사회학자처럼 생각하고 대답하는 연습을 한다. 그러면서 그녀는 자연스럽게 사회학을 배워서 어디에 쓰는지, 계속 공부를 해도 될지 답을 얻는다.  



"사회학은 개인이 그 자신보다 더 큰, 사회라고 불리는 것에 의해 형성된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해요. 어떤 사람이 처음으로 '사회학'이라는 말을 쓴 이래로 계속 이어져 내려온 개념이죠. 그는 바로 지금으로부터 200년도 더 전에 태어난 오귀스트 콩트라는 프랑스 사람이에요." (p.73)


"달리나는 사회학과 상식은 독특한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상식은 사회학의 시작점이자 남겨 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사회학에서는 종종 상식, 즉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 틀렸음을 보여 준다. 상식이 틀렸다는 건 전체를 포괄하는 사고 체계로서나 객관적 사실로서 틀렸다는 뜻이지만, 일상적 수준에서 상식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틀릴' 수 없다. 사회학이 철학, 경제학 등과 다른 것은 이와 같은 상식을 출발점으로 삼기 때문이다." (p.294)



까맣게 있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나도 밀라처럼 대학교 1학년 때 사회학 수업을 들었다. 정식 수업은 아니고 세미나 수업이었는데, 마침 그 세미나를 담당하던 교수님이 사회학과 교수님이라서 본의 아니게 한 학기 동안 '사회학 개론'을 들은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 때 교수님께서 (이 책에 소개되기도 한) 밀스의 <사회학적 상상력>이라는 책을 추천하시며, 사회학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사회과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사회학의 기본 개념과 주요 이론들을 이해해두는 것이 좋을 거라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난다. 그 때는 그저 사회학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자신이 담당하는 학문을 더 알리고 홍보하려고 하시는 말씀인 줄로만 알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보니 그 때 한 학기 동안 사회학을 배웠던 것이 나중에 전공인 정치외교학과 경제학을 공부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각각 학문의 성격이나 이론, 방법론 같은 것은 달라도, 결국 사회과학이라는 큰 틀 안에서 비슷한 인식틀을 공유하고, 무엇보다도 인간도, 자연도 아닌 '사회'라는 대상을 연구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우연이기는 해도 한 학기 동안 사회학을 배운 덕에 대학 4년 동안 남들보다 더욱 편하게 공부할 수 있었던 것처럼, 계속 사회과학을 공부해나갈 사람으로서 이번 기회에 사회학을 좀 더 열심히 공부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다시 생각하게 된 학자와 이론들이 참으로 많다. 푸코가 그렇다. 대학교 때 벤담의 파놉티콘에 관한 소논문을 쓰면서 푸코에 대해서도 잠시 공부한 적이 있기는 했지만, 푸코의 이론이 감시와 처벌 같은 사회적 감시, 형벌 시스템에서 성과 몸의 권력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앞으로 자세히 공부해보고 싶다. 이런 식으로 페미니즘, 감성 사회학, 문화 사회학 같은 것도 다시 공부해보면 좋겠다. 공부라는 것이 대학교 때 반짝 하고 그만둘 게 아니라 평생 동안 해야할 '업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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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ebs북카페에 황현산 선생님께서 나오셨습니다. 방송내용이 좋아서 인터뷰도 찾아보고 책도 주문했는데 글쓰기에 대한 태도나 삶의 철학 등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제 자신에 대해서도 돌아볼 수 있었고요. 여름이 다 가기전에 읽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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