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 인류학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속담으로 세상 읽기 지식여행자 14
요네하라 마리 지음, 한승동 옮김 / 마음산책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일본 정부를 비판하는 것이 목적이라 한국인 독자에게는 다소 지겨울 수 있지만, 저자의 박학다식함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윗과 골리앗 - 강자를 이기는 약자의 기술
말콤 글래드웰 지음, 선대인 옮김 / 21세기북스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거인에게 힘을 주는 원천인 것처럼 보이는 요소는 종종 커다란 약점을 낳는 원천이기도 하다. 그리고 자신이 약자라는 사실은 때때로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바꾸어놓을 수도 있다. 약자로 존재한다는 것은 문을 열어 기회를 만들어내고, 자신을 가르치고 일깨우며, 그런 처지가 아니었다면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p.20)


단점이나 약점이 좋아서 마음이 끌리는 것들이 더러 있다. 남들 눈엔 촌스럽다지만 내 눈엔 그저 예뻐보이는 천가방, 무겁고 거추장스럽지만 가방에 없으면 허전한 종이책, 부정확한 발음마저 순박하고 때로는 로맨틱하게까지 들렸던 남친의 목소리 등등... 어쩌면 ​나의 단점이나 약점도 ​다른 사람의 눈에는 좋게 보일지 모른다. 이를테면 아무리 파워워킹을 해도 살이 빠지지 않는 두툼한 허벅지는 건강의 상징, 점심 메뉴를 두고 심하게는 한 시간도 고민해 본 우유부단한 성격은 신중함, 마이너한 것만 좋아하는 개성 강한 취향은 세상에 쉽게 물들지 않는 꼿꼿함으로. 자기 위안이라고? 뭐 그럴 수도 있고...


말콤 글래드웰의 <다윗과 골리앗>​에​는 약점이 강점이 되고, 강점이 약점이 되는 사례들이 다수 실려 있다. 대표적인 예가 난독증이다. 런던 시티 대학교의 줄리 로건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성공한 사람들 중 3분의 1이 읽기 장애, 즉 난독증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장애에 굴하지 않고 '읽기를 뛰어넘는 능력'을 키움으로써 성공을 거머쥐었다. 교과서를 읽는 대신 강의에 더욱 집중해 기억력과 암기력을 키웠는가 하면, 엄청난 양의 변론 자료를 읽지 않는 대신 유려한 화술을 이용해 변호사로 성공하거나, 합격점을 받기 위해 선생님을 설득하다가 설득의 달인이 된 사람도 있었다. 난독증이라는 역경이 성공의 발판이 된 것이다.


명문대 진학이 실패의 구렁텅이가 될 수 있다는 대목도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입학 후 중, 고등학교 때의 영광(!)을 잊지 못하고 음울하게 생활하는 명문대 학생들을 주변에서 많이 보았다. 반대로 성적에 조금 못 미치는 학교에 들어가서 성적우수 장학금을 독식하거나, 학생회나 동아리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며 남다른 스펙을 쌓는 학생들도 많이 보았다. 소위 '작은 연못의 큰 물고기가 되는 게 낫다'랄까.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는 '큰 연못의 작은 물고기가 되는 게 낫다'고 믿는 풍조가 만연한 것 같다. 세스 고딘의 <이카루스 이야기>를 인용하자면, 너무 높게 나는 것만 걱정한 나머지 너무 낮게만 난달까? 단점이니 장점이니, 약점이니 강점이니 해도 '관점'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카루스 이야기
세스 고딘 지음, 박세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과거의 개념대로라면 아티스트는 우리와 다른 사람들이다. 우리처럼 입고, 행동하고, 일하지 않는다. 회의에 참석할 필요도 없고, 콧대가 높고, 몸에 문신을 새기고, 재능을 갖고 태어난 사람들이니까. 그러나 우리는 이제 과거의 통념이 달라졌다는 것을 안다. 아티스트란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용기와 통찰력, 창조성과 결단력을 갖춘 사람임을 말이다. 충성으로 보상을 받고 있다면 충성스런 사람이다. 복종으로 보상을 받고 있다면, 복종적인 사람이다. 능력으로 보상을 받고 있다면, 능력 있는 사람이다. 이제 사회는 아트를 하는 사람에게 보상을 한다. 그래서 지금 당장 아트를 시작해야 한다." (pp.201-2) 

 

 

그리스 신화 속 이카루스 이야기에 착안한 이 책에서 저자는 독자들에게 아티스트가 되라고 말한다. 여기서 아티스트란 종래의 예술가 개념을 넘어서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용기와 통찰력, 창조력과 결단력을 갖춘 사람'을 뜻하며, 기존 질서란 종신 고용이 보장되는 대기업 위주의 산업 구조 또는 수직적인 명령과 복종만이 있는 관료제를 의미한다. 즉 기존의 산업 및 조직 구조를 탈피해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사람만이 앞으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는 의미다. 

 

 

말이 쉽지 , 엄격한 체계와 질서가 있는 직장에서 나 홀로 아티스트가 된다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현실성 없다, 뜬구름 잡는 소리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사례가 없지는 않다. 오디션 합격만을 기다리지 않고 버스킹을 하든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든 해서 유명해진 뮤지션, 신춘문예 등단만을 꿈꾸지 않고 블로그에든 트위터에든 꾸준히 글을 써서​ 책을 낸 작가를 여럿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예술 분야가 아닌 직장에서 아티스트가 된다는 게 쉬운 일일까? 평범한 직장인이 책만 믿고 덜컥 이를 실천했다가는 당장 내일 회사에서 자리가 없어지지 않을까?

 

 

저자는 아트를 기반으로 하는 오늘날의 경제가 감정노동을 요구한다고 말하는데, 이 감정노동이라는 것도 마냥 좋게만 볼 수는 없다. 재화나 서비스를 팔기에 급급하지 않고 고객의 감정을 만족시키며 인간적인 배려와 신뢰로 일을 한다는 게 말이야 쉽지만, 막상 그 일을 수행하는 노동자의 입장에서 보면 까다롭고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이 또한 노동자의 창의성보다는 무한한 희생과 끝없는 경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닐까? 시스템이 아닌 인적 네트워크, 즉 인맥이 좌우하는 사회라는 것이 공정한 지도 의문이다. 아트도 좋고, 변화도 좋고, 창의성도 좋지만, 이상과 현실, 이론과 실제의 간극은 좀처럼 좁히기가 어려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속담 인류학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속담으로 세상 읽기 지식여행자 14
요네하라 마리 지음, 한승동 옮김 / 마음산책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요네하라 마리는 생전에 20년에 걸쳐 하루 평균 7권의 책을 읽었다고 한다. 말이 7권이지, 단순 계산으로 20년 동안 51,100권의 책을 읽은 셈. 그녀의 박학다식함은 엄청난 독서량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속담 인류학>은 그녀의 박학다식함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의사 제 병 못 고친다', '이왕 기댈 바엔 큰 나무 밑이 안전하다', '바보와 가위는 쓰기 나름' 등 일본의 속담을 한국, 중국, 미국 및 유럽 등지의 유사한 속담과 한데 엮어 소개한다. 물론 비슷한 속담을 그저 엮기만 하지는 않았다. 요네하라 마리 특유의 유머와 야한 이야기를 함께 소개해 웃음을 자아낸다. 여기에 당시 세계를 들썩였던 미국의 대(對)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일본의 자위대 파병 등 시사 이슈들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강도 높게 비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일본의 세간이라는 건 암묵의 규칙이 실로 엄격한데, 그것은 어느 정도 외국 생활을 해보지 않으면 알아차리지 못하는 수가 많다. 요네하라 씨도 나리타에서 비행기를 타는 순간 몸이 가뿐해진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팍팍하게 살지 않아도 됐을 텐데. 요네하라 씨는 틀림없이 그렇게 이야기하고 싶었을 것이다." (p.293)



추천사를 쓴 일본의 뇌 과학자 요로 다케시의 말이다. 알려져 있다시피 요네하라 마리는 체코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귀국한 후에도 한동안 일본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고, 도쿄외대 러시아어학과에 진학해 동시통역가로 활동하며 보통의 일본인보다 외국 문화에 더 많이 노출되는 생활을 했다. 덕분에 그녀는 여러 나라의 문화와 언어 차이에 훨씬 더 민감할 수 있었고, 내부자가 아닌 외부자의 시선에서 일본을 비판하는 일도 서슴지 않을 수 있었지만, 그만큼 자국 문화에 소속감을 느끼기는 어려웠을 것이며 정체성으로 고민하는 일도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작가로서 자신의 소임을 다한 그녀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비록 이 책을 끝으로 국내에 출간된 그녀의 책은 모두 읽게 되었지만, 앞으로도 좋아하는 작가, 존경하는 작가를 묻는 질문에는 그녀의 이름을 댈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폰 쇤부르크 씨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김인순 옮김 / 필로소픽 / 201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는 '폰 쇤부르크'라는 성이 암시하듯 유서 깊은 귀족가문의 후예지만 부자는 아니다. 18세기까지 넓은 영지를 거느렸던 그의 가문은 역사와 함께 천천히 몰락했고 급기야 아버지 대에서 ​전 재산을 ​소비에트 점령군에 빼앗겼다. 허나 그의 부모는 비극적인 운명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가난한 살림일지라도 우아하게 꾸리는 법을 익혔다. 그런 부모 슬하에서 자란 덕분일까. 잘 다니던 언론사에서 실직을 당했을 때 그는 '우리 집안은 원래 이랬다'며 여유롭게 받아들였고, 심지어는 <폰 쇤부르크 씨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이라는 책까지 냈다.​

 


"나는 내 경험에 비추어, 상대적으로 가난해지는 경우에 올바른 태도로 잘 대처하면 오히려 생활양식의 이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 집안은 이미 몇백 년 전부터 가난해지는 길을 걷고 있다. 그러니 오늘날과 같은 시대에서 가난해지면서도 부유하게 느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당연히 몇 가지 조언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p.16)​



고도 성장이 끝나고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지금, 무조건 크고 많고 비싼 것이 좋다는 부모 세대의 경제 관념을 답습했다가는 거지꼴을 면하기 어렵다. 최근 들어 가난에 대처하는 방법이라든가 정리하기, 절약하기, 버리기, 비우기에 대한 책이 많이 나오는 것도 이런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것일 터. 비슷한 주제의 책을 이미 여러 권 읽어서인지 메시지 자체는 크게 새롭지 않았지만, 가난을 일시적, 개인적인 경제 현상으로 보지 않고 역사적, 시대적 흐름으로 조망한 점이 인상적이었고, 몰락한 귀족 가문의 후예로서 일찍부터 경험하고 관찰한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을 비교적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제시한 점도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