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쇤부르크 씨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김인순 옮김 / 필로소픽 / 201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는 '폰 쇤부르크'라는 성이 암시하듯 유서 깊은 귀족가문의 후예지만 부자는 아니다. 18세기까지 넓은 영지를 거느렸던 그의 가문은 역사와 함께 천천히 몰락했고 급기야 아버지 대에서 ​전 재산을 ​소비에트 점령군에 빼앗겼다. 허나 그의 부모는 비극적인 운명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가난한 살림일지라도 우아하게 꾸리는 법을 익혔다. 그런 부모 슬하에서 자란 덕분일까. 잘 다니던 언론사에서 실직을 당했을 때 그는 '우리 집안은 원래 이랬다'며 여유롭게 받아들였고, 심지어는 <폰 쇤부르크 씨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이라는 책까지 냈다.​

 


"나는 내 경험에 비추어, 상대적으로 가난해지는 경우에 올바른 태도로 잘 대처하면 오히려 생활양식의 이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 집안은 이미 몇백 년 전부터 가난해지는 길을 걷고 있다. 그러니 오늘날과 같은 시대에서 가난해지면서도 부유하게 느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당연히 몇 가지 조언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p.16)​



고도 성장이 끝나고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지금, 무조건 크고 많고 비싼 것이 좋다는 부모 세대의 경제 관념을 답습했다가는 거지꼴을 면하기 어렵다. 최근 들어 가난에 대처하는 방법이라든가 정리하기, 절약하기, 버리기, 비우기에 대한 책이 많이 나오는 것도 이런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것일 터. 비슷한 주제의 책을 이미 여러 권 읽어서인지 메시지 자체는 크게 새롭지 않았지만, 가난을 일시적, 개인적인 경제 현상으로 보지 않고 역사적, 시대적 흐름으로 조망한 점이 인상적이었고, 몰락한 귀족 가문의 후예로서 일찍부터 경험하고 관찰한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을 비교적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제시한 점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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